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4

미선나무 / 우리나라 특산식물

미선나무 우리나라 특산식물 과 : 물푸레나무과 개화 : 3~4월 결실 : 9~10월 미선나무 / 창경궁 (서울 종로구. 2012.4.12)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특산식물이 6종인데, 그중에 미선나무가 있다. 꽃은 3월 하순부터 4월 초순에 잎보다 먼저 핀다. 개나리와 같은 생김새로, 개나리보다는 빨리 피는 꽃이지만 워낙 귀한 꽃이라서 사람들은 미선나무를 따로 말하지 않는다. 미선나무는 그 열매가 둥근 부채인 미선(尾扇)을 닮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키는 개나리와 같이 1~2m 정도이고, 대부분 흰꽃이지만 상아색이나 분홍빛을 띤 것도 있다. 충북 영동, 진천, 괴산에서 볼 수 있다는데, 서울 북한산과 도봉산에서 이따금 볼 수 있었다. 몇년 전 창경궁에 가서 미선나무를 볼 수 있었는데, 부근에 ..

동백 / 눈 속에서도 피는 붉은 꽃

동백 눈 속에서도 피는 붉은 꽃 과명 : 차과 속명 : 산다목(山茶木),산다화(山茶花),산다수(山茶樹),춘(春) 개화 : 3~4월 결실 : 11월 높이 : 10~20m 분포 : 제주, 울릉, 남부나 중부 해안이나 섬 생육 : 늘 푸른 큰 키 나무 꽃말 : 신중. 허세 부리지 않음 동백 / 연화도 (경남 통영. 2015.4.5) 동백은 남부 해변이나 섬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원산지인 차과의 늘 푸른 나무이다. 내가 동백을 본 것은 남쪽 해안과 섬을 여행하면 서다. 겨울부터 피기 시작하여 동백(冬栢)인데, 이른 봄에 주로 많이 핀다. 광택이 나는 푸른 잎은 두텁고, 꽃은 붉은 통꽃으로 크고 아름답다. 노란 수술은 곤충이 들어가면 파묻힐 정도로 꽃밥이 탐스럽다. 그러나 이른 봄에는 곤충들이 나오기 전이라 동박새..

사위질빵 / 사위 사랑이 담긴 들꽃

사위질빵 사위 사랑이 담긴 들꽃 으아리나 할미밀망과 비슷하여 구별이 어려운 들꽃 중에 사위질빵이 있다.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에는 시샘이 있어 들꽃 이름에 며느리밑씻개라든지 가시가 있는 들꽃에 며느리란 이름을 붙였다. 반면에 사위와 장모 사이에 장모사랑이 담긴 들꽃 이름이 사위질빵이다. 할미밀망이나 사위질빵은 비슷하게 생겼는데, 할미밀망 줄기는 질겨서 잘 끊어지지 않고, 사위질빵은 줄기가 약해서 잘 끊어진다. 그래서 할미에게는 질긴 멜빵을 해서 짐을 지우고, 사위가 지는 짐엔 사위질빵으로 묶어 짐을 덜 지게 하였다는 얘기다. 사위는 사랑하여도. 시어머니의 어머니인 할미까지 미워하였다. 시에미밀망이라 하지 않고, 할미밀망이라 한 것을 보면 시어미가 무서워 감히 그렇게 이름을 붙일 정도로 범접하지는 못했던 ..

복수초 / 초봄을 알리는 계절 알리미

복수초(福壽草) 초봄을 알리는 계절 알리미 복수초 / 연인산 (경기 가평) 이른 봄 산에 가면 볼 수 있는 들꽃에 복수초가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선정 계절알리미 50종 중에 초봄 (2월 3주~3월 1주)을 알리는 계절알리미 13종 중에 복수초가 있다. 나무 중에는 히어리, 생강나무 등이 봄소식을 전한다면, 들꽃 중에는 노루귀, 복수초가 있다. 복수초는 겨울이 채 가기 전에 봄소식을 전하고자 노란 꽃술과 꽃잎을 내민다. 그 속에 연둣빛 암술이 있어 여린 속을 드러낸다. 지방마다 꽃송이가 다르다고 하는데, 산속에서 보는 복수초는 오목한 것이 앙증맞다. 복수초는 한자로 福壽草로 '복을 많이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이다. 이른 봄 눈 속에 피어 '얼음새꽃' 또는 '눈색이꽃'이라고 부른다. 학명을 보면 그리스신화..

수리취 / 수릿날 떡을 해먹는 들풀

수리취 수릿날 떡을 해먹는 들풀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수리취는 표정부터 날카롭다. 찔리면 금방이라도 살갗을 파고 들 것 같다. 산간 조금 올라간 곳에 숲이 우거지지 않는 살짝 그늘진 곳에 핀다. 수리취는 키가 크다. 원 줄기는 세로로 난 줄이 있으며 위쪽에서 가지가 몇 가닥 갈라지며 자주색 빛을 띠고 있다. 곤충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는 듯 거미줄 같은 흰 실을 둘러치고 있다. 수리취 이름의 유래는 수릿날(단오날) 이 들꽃의 어린 잎을 뜯어다가 쑥과 함께 절편을 만들어 먹는다는 데서 왔다고 한다. 강원도에서는 떡취라고도 부른다. 사람들이 떡을 다 해먹었는지 요즈음 산에 가면 수리취 구경하기가 어려워졌다. 수리취/ 백화산 (충북 괴산. 2006.9.28) 수리취 / 설악산 (강원 인제. 2017.8.28)

소나무의 운명

소나무의 운명   어릴 때 학교 다니던 초여름에 뒷산에 가서 송충이를 잡은 일이 몇 번 있었다. 송충이를 잡아 깡통에 담아 시간이 되면 한 군데 모아 처리하였다. 좀 일찍 마치면 나무 밑에 떨어진 소나무 껍질을 주어 와서 운동장 옆에 있는 탄지라고 하는 연못에서 띄우고 놀았다. 그만큼 학교 뒷산엔 소나무가 많았다. 지금 도심 부근에는 나무를 베어내고 산을 허물어 건물을 짓느라 소나무가 줄었다. 일제 때는 전쟁물자를 위해 송진을 채취하고, 춘궁기에는 구황식으로 소나무 껍질을 벗겨 내느라 소나무가 줄었다. 춘궁기에는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살았다. 소나무 두꺼운 껍질을 벗기고 그 안에 물기가 있는 얇은 부분을 벗겨서 허기를 달랬다.  소나무 껍질은 거북등처럼 생겨 현무(玄武)를 상징하기에 산소 옆에 심었다. ..

모란과 작약 / 모란은 나무, 작약은 풀

모란과 작약 모란은 키 작은 나무, 작약은 여러해살이풀 모란은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당나라 현종의 총애를 받는 양귀비가 등장하면서 모란을 애호하는 풍조가 크게 나타났다. 현종이 시인 이백에게 시를 짓게 하였는데, 이백이 양귀비의 농염한 미모를 모란에 비교하였으니 그 풍조가 퍼져나갔다. 그 후에도 다른 시인이 모란을 양귀비에 비교하여 하늘 아래 둘도 없는 미인이라며 '국색천향(國色天香)'이라 하였다. 가장 뛰어난 꽃이라 하여 화왕(花王)이라 일컫기도 하며, 부와 영예를 상징하는 부귀화(富貴花)라고도 한다. 당태종이 신라 선덕여왕에게 모란 그림을 보냈다. 여왕은 모란꽃에 벌 나비가 없는 것을 보고, 모란꽃은 향기가 없는 것으로 짐작하였고, 남편 없이 혼자 사는 자기를 비웃으려 보내온 것으로 알아차렸다고 한..

꽃향유와 배초향

꽃향유와 배초향 가을에 산행을 하다가 보면 보라색 꽃차례로 피는 꽃향유와 배초향가 있는데, 그 구별이 쉽지 않다. 꽃향유는 무릎 위 정도 높이에서 손가락 하나 정도 길이 정도 되는 꽃이 한쪽으로 쏠려서 피고, 배초향은 무릎에서 허리 위까지 크는 높이에서 손가락 길이 반 정도 되는 보라색 꽃이 피는데, 마치 꽃이 뽑힌 듯이 드문드문 핀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이다. 세상에서 꽃처럼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꽃에는 뜻이 있고, 이름을 몰라도 꽃들은 아름답다. 벌들은 가을이 익어가는 산에서 꽃으로 달려든다. 추향이란 꽃말처럼 마지막 가는 가을 향기에 파묻혀 다음 계절을 준비하고 있다. 꽃향유 배초향 과명,생육 꿀풀과. 한해살이풀 꿀풀과. 여러해살이풀 구분법 꽃이 한쪽으로 쏠려서 피어 꽃받침이 보인다 꽃이 사방으..

2017년 '올해의 나무'

2017년 '올해의 나무' 나무는 자연에서 선택하여 스스로 모양을 만든다. 바람에 이기기 위해서 줄기를 굵게 하고, 가지를 질기게 하며, 잎을 납작하고 딱딱하게 하며, 뿌리를 깊게 한다. 곤충이 달려드는 것을 막으려 화학물질을 만든다. 햇빛을 받아 영양분을 만들어 온몸에 전달하고, 가을에는 잎에서 영양분을 걷고 겨울 채비를 한다. 빨리 자란 것은 무를 것이요, 속을 채우고 천천히 큰 것은 야무질 것이다. 큰 나무는 큰 나무 대로, 비뚤어진 나무는 비뚤어진 대로 쓸모가 있다. 사람이 그러하듯, 나무의 모습은 나무가 살아온 결과물이다. ※ 사진 : 향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