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4

붉은색은 눈 속에서 더 붉다

붉은색은 눈 속에서 더 붉다 2017.12.18. 밤새 눈이 제법 내렸다. 동살이 잡히더니 동네가 하얗다. 따지 않은 과실에도 눈이 내렸다. 붉은색은 눈 속에서 더 붉다. 새들 모임이 이곳에서 있는지 감으로 부리나케 소나기밥을 먹고 있다. 이놈들 추운데 체할라 조심 커라 했더니, 두리번거리다가 또 먹는다. 능금나무 산수유 감나무

나뭇잎은 다투지 않는다

나뭇잎은 다투지 않는다 사람의 감각기관이 뛰어나지만 동물이나 식물도 그에 못지않다. 식물도 의사소통을 하며, 음악을 듣고서 큰 식물은 성장과 수확이 다르다고 한다. 사랑을 하면 사람도 나무도 건강해진다. 식물도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느끼며, 자기의 위치를 안다. 빛에 반응하여 몸을 구불릴 방향을 알고, 밤낮의 길이를 잰다. 빛을 가지고 물과 이산화탄소를 당분으로 바꾸어 동물에게 식량을 제공한다. 땅으로 뿌리를 내리고, 그 반대 방향으로 싹을 틔운다. 이웃 식물이 벌레로부터 공격을 당하면 냄새로 알고서 방어 물질을 생성한다. 이 모든 것이 감각이 있다는 얘기다. 산에 다니며 나뭇잎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같은 시기에 태어난 잎은 다른 잎이 빛을 받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식물에게 빛은..

모과나무 / 서재 한 켠에 두었던 은은한 향기의 과일

모과나무 서재 한편에 두었던 은은한 향기의 과일 과 : 장미과 개화 : 4~5월 결실 : 9~10월 모과는 '나무에 달린 참외'라는 의미인 목과(木瓜)에서 유래한 과일 이름이다. 사람들은 모과에 대해 세 번 놀란다는 말이 있다. 우선 너무 못생겨서 놀라고, 못 생긴 과일이 향기가 좋아서 놀라고, 그 과일 맛이 너무 없어서 놀란다는 것이다. 울퉁불퉁하게 생긴 사람을 모개처럼 생겼다는 말을 하였다. 어릴 땐 모과를 모개라고 하였다. 균형이 안 맞는 것은 있다지만 못 생긴 대표 과일로 삼기에는 좀 억울한 점이 있다. 요즘은 품종개량을 하여 미끈한 모과가 많아 놀림을 받기에는 억울하다. 그 못 생긴 모과나무에 피는 꽃은 참으로 아름답다. 봄에 새색시처럼 도톰한 분홍색 꽃잎이 얼마나 고운지 모른다. 모과나무 꽃은..

튤립나무 / 노랑 튤립꽃이 피는 나무

튤립나무 노랑 튤립꽃이 피는 나무 형태 : 낙엽 지는 넓은 잎 큰 키나무 과, 속명 : 목련과, 튤립나무속 개화 : 5~6월 열매 : 9~10월 분포 : 북미, 식재 용도 : 관상수, 조림수, 밀원 예전엔 가로수로 버드나무, 은행나무, 플라타너스(버즘나무)를 많이 심었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가로수를 많이 심는다. 천안에 능수버들은 오래되었고 유명한데, 배롱나무, 감나무, 무궁화, 벚나무도 있고, 제주에는 야자수와 먼나무도 있다. 요즈음 서울에서는 이팝나무, 튤립나무도 볼 수 있다. 우리 동네 큰길엔 전에는 버즘나무가 주종이었다가 지금은 튤립나무가 대부분이다. 튤립나무잎이 노랗게 물들 때 멀리서 보면 버즘나무인지 은행나무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튤립나무는 백합꽃이 달리는 나무라 하여 백합나무로 부르기도 ..

구상나무 / 우리 땅에서만 자라는 나무

구상나무 우리 땅에서만 자라는 나무 과 : 소나무과 개화 : 4~5월 결실 : 9~10월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사는 나무다. 학명도 '한국의 침엽수'란 뜻을 가졌다. 구상나무는 제주도 사람들이 '쿠살낭'이라 부르던 나무인데, '쿠살'은 '성게'를, '낭'은 나무를 가르킨다. 구상나무 잎이 성게처럼 닮았다고 부른 이름이었다. 백록담 부근에 구상나무 군락이 있고, 윗세오름에서 돈내코로 가는 길과 동검은이오름 오르는 길 등 여러 곳에서 구상나무를 볼 수 있었다. 구상나무는 전나무보다 잎이 짧고 잎이 오목하게 파이는 점이 다르고, 분비나무에 비해서는 솔방울 조각 끝이 아래로 젖혀지는 점이 다르다. 그런데 분비나무도 솔방울이 뒤로 젖혀지는 것이 있다니 구별이 어렵다. 구상나무는 암수 한 그루로 수꽃은 길쭉한데..

해국 / 바닷가에서 사는 국화

해국(海菊) 바닷가에서 사는 국화 과명 : 국화과 해국(海菊)은 바닷가 절개지나 해안 절벽에서 사는 국화이다. 줄기 밑부분은 딱딱하고, 잎은 두터우며 양면에 흰 잔털이 보송보송 나 있다. 만져보면 달라붙는 느낌이 든다. 꽃이 피는 잎 끝은 가장자리가 주걱처럼 생겨서 넓다. 꽃대가 나오지 않은 줄기와 잎은 한겨울에도 마르지 않아 파릇파릇하다. 꽃차례는 노랗고 둥그스름한 머리모양이며, 꽃잎은 산에서 흔히 보는 벌개미취처럼 보라색인 갈래꽃인데, 색깔은 짙고 갈래의 틈이 촘촘한 편이다. 제주 남원큰엉 부근을 지나다가 해국을 보았다. 바닷가 바위틈인데 햇빛을 미리 받는 곳이기도 하지만 바람도 많이 받는 곳이다. 줄기나 잎을 튼튼하게 키워서 살아간다. 식물도 살아가기 위한 요령이 다 있다. 해국 / 제주 서귀포 남..

털머위 / 바닷가에서 사는 머위

털머위 바닷가에서 사는 머위 과명 : 국화과 다른 이름 : 말곰취, 갯머위, 넓은잎말곰취 제주 서귀포 보목동에 있는 제지기오름을 오르는 산길에 노란 꽃이 핀 털머위가 줄을 지어 자란다. 털머위는 울릉도나 제주도 등 바닷가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바닷가에서 자생하여 갯머위라고도 부르며, 잎과 꽃이 곰취와 비슷하여 말곰취라고도 부른다. 자세히 보면 잎은 원형에 가까운 동의나물을 닮았으나 더 두껍고, 꽃은 곰취를 닮았으나 꽃갈래가 길쭉하다. 머위와 비교하면 잎은 닮았으나 꽃은 아주 다르다. 이름을 지은 유래는 열매에 털이 나고, 잎이 머위를 닮아 털머위로 지은 것으로 본다. 제지기오름을 내려와 위미리와 남원큰엉을 가다가 길에서 띄엄띄엄 자라는 털머위를 더 볼 수 있었다. 털머위 / 제주 서귀포시 보목동 털머위..

수크령 / 강아지풀보다 큰 풀

수크령 강아지풀보다 큰 풀 강아지풀처럼 생겼는데 강아지풀보다는 크다. 이게 수크령이다. 다른 이름을 찾아봤더니 랑미초(狼尾草) 요, 구자미(狗子尾)이다. 모두 개꼬리풀이란 의미이니, 강아지풀보다 큰 풀이 맞다. 그령은 길 중간에 자라는 작은 풀이고, 길가에 자라는 큰 풀은 수크령이다. 종류는 다른데, 그렇게 부른다. 습지가 있는 양지쪽 들가나 논둑에서 자란다. 아이들은 그령을 묶어 뒤에 오는 친구들 걸려 넘어지라고 장난도 한다. 강아지풀을 뜯어 풀씨름을 해도 잘 뜯어지지 않는데, 수크령은 더 억세서 손을 베기 십상이다. 수크령을 벨 때는 연장이 필요하다. 한여름에 보들보들 하던 수크령이 가을바람이 부니 갈색이 되어 간다. 풀도 가을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