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3

북한산 참나무 숲길 / 숲이 주는 고마움을 생각한다

북한산 참나무 숲길 숲이 주는 고마움을 생각한다  여기소-백화사-가사당암문-용출봉(571)-용혈봉(581)-증취봉(593)-부왕사터-산영루터-중흥사터-북한산대피소-동장대-대동문-구천폭포-아카데미하우스-수유동 (5시간 반) (2010.12.5)   산길에 활엽림 낙엽이 다 떨어져 멀리 보는 조망이 좋아졌다. 모든 산들이 그렇듯 이제 참나무들이 산을 덮고 있다. 영역을 넓혀가는 참나무의 위력이 거세다. 굴참 상수리나무에서 나는 열매가 상수리이고, 나머지 4가지 나무에서 나는 열매가 도토리인데 올해는 해거리를 하는지 상수리와 도토리가 적은 것 같다.  참나무 잎을 보면 구멍이 뻥뻥 뚫려있다. 참나무잎을 먹이로 한 벌레들이 지나간 자리인 모양이다. 식물들이 각각 테르핀(Terpene)을 발산하고 테르핀이 항균작..

토끼풀 / '클로버'라고 부르는 풀

토끼풀 '클로버'라고 부르는 풀 학교 다닐 때 아나운서 이규황 씨가 굵직한 목소리로 불렀던 '네 잎 클로버' 노래가 있었다. 애당초 유럽이 원산지로 원래 이름이 클로버(clover)이고 우리말 이름이 토끼풀이다. 잎이 토끼를 닮았다는 둥 토끼가 잘 먹어 토끼풀이라 하였다는 얘기가 있다. 길가 풀밭에 지천으로 널린 것이 토끼풀이고, 학교 다닐 때는 교실 앞에서 행운의 상징이라며 네잎 클로버를 찾기도 하였다. 요즘에는 자연 속에서 자란 풀을 식용으로 하는 일이 많은데. 토끼풀도 잎과 꽃을 식용으로 한다. 어릴 때 넘어졌을 때 토끼풀을 이겨서 지혈시켰던 기억도 난다. 번식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잔디밭에도 살아날 정도로 왕성하다. 사실 농촌에서 자운영이나 토끼풀을 논에 갈아엎어 썼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식물들..

등나무 / 은은한 꽃향, 시원한 그늘

등나무 (藤) 은은한 꽃향, 시원한 그늘 과명 : 콩과 개화 5월, 결실 9~10월 용도 : 정원수, 식용, 약용 아름다운 계절 5월에 도심에서 연보라색 꽃송이가 주렁주렁 달린 등나무를 구경할 곳은 넉넉한 정원이 있는 집이거나 학교 거나 그런 비슷한 유형의 공간이다. 여름에 등나무 그늘이야말로 시원하기 그지없다. 들마루라도 하나 있어 그 밑에서 얼음 둥둥 띄운 수박화채를 먹는다면 생각만 해도 운치 있는 일이다. 등나무 휘휘친친 감아 오르는 줄기는 보통 억센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기세등등하다. 등(藤)이라는 한자도 감고 올라가는 나무 모양을 가지고 만든 글자이다. 갈등(葛藤)은 칡나무와 등나무가 얽혀 풀기 어려운 지경을 이르는 말인데, 세상에는 갈등이 참 많다. 세대 간갈등, 고부간 갈등, 조직 간 갈등..

대나무 이야기

대나무 이야기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 곧기는 뉘 시켰으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윤선도가 오우가(五友歌)에서 대나무를 노래한 가사이다. 옛날부터 대나무가 나무인가 풀인가 헷갈린 모양이다. 그래서 나무와 풀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았다. 설명이 한참 복잡하지만 줄여 얘기하면, 나무는 부름켜가 있고 겨울에 땅 위에 줄기가 말라죽지 않으며, 풀은 부름켜가 없으며 꽃을 피우고 나면 죽는 식물이라 정의하고 있다. 대나무는 오래 사는 것과 모습은 나무인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후 바로 죽는 것을 보면 풀인 것이다. 식물학의 특성으로 대나무는 경계가 애매한 식물인데, 쓰임새와 모습으로 보아 나무로 부르는 것 같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죽물 제품을 많이 구경할 수 있었다. 담양 죽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앵초 / 봄색시 같이 고운 꽃

앵초(櫻草) 봄색시 같이 고운 꽃 과목 : 앵초과 속명 : 풍륜초,취란화 개화 4~5월, 결실 8월 생육 : 여러해살이풀 꽃말 : 희망 앵초는 산중에서도 깊은 곳 산길을 조금 벗어난 곳에서 산다. 작은 바람개비 같은 모습을 하고 숲속에 사는 고운 새색시 이다. 잔주름 청록치마에 분홍빛 저고리를 입은 갖 시집 온 봄색시 이다. 반 팔쯤 되는 꽃대 위로 밝고 고운 얼굴을 살며시 내밀었다. 낯빛은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아 앵두꽃을 닮았고. 모습은 반듯하고 화장을 안해도 곱고 기품이 있다. 달라이 라마에게 듣는 티베트 이야기책인 '나의 티베트'에서도 초몰롱마(에베레스트산) 동쪽 카마계곡에서 찍은 앵초가 있다. 고산준령에서 피는 앵초가 순박하고 아름다워 한참 보았다. 앵초 / 백암산 (홍천 2010.6.5) 앵초 ..

관중 / 오므려 앙증맞고 펼쳐서 아름답다

관중 오므려 앙증맞고 펼쳐서 아름답다 과목 : 면마과 개화 : 포자로 번식 관중은 깊은 산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사는데 고사리와 친척이다. 뿌리를 중심으로 방사선 모양으로 빙 둘러선 잎은 어릴 때에는 금관 장식처럼 오므리고 있다가 서서히 펼친다. 깃털처럼 펼친 잎은 부드러우며 윤기가 있다. 잎 뒷면은 앞면 보다 녹색빛이 덜하고 포자가 두 줄로 가지런하다. 어린 생명이 자라나는 모습은 모두 귀엽고 아름답지만, 땅에서 막 나와 오므린 모습은 앙증맞고 하늘을 향해 펼친 잎은 아름답다. 관중 / 백둔봉 (가평. 2008.5.9) 관중 / 성인봉 (울릉도. 2006.4.30) 관중 / 성인봉 (울릉도. 2006.4.30) 관중 / 설악산 (인제/ 2011.5.30)

요강나물 / 꽃봉오리가 요강을 닮은 검은색 꽃

요강나물 꽃봉오리가 요강을 닮은 검은색 꽃 과명 : 미나리아재비과 개화 : 5~6월 분포 : 금강산, 설악산, 장산곶, 구월산 봄이 끝나고 여름이 시작되는 6월 중순 금대봉을 오르다가 요강나물을 보았다. 요강나물은 여름에 피는 꽃이다. 꽃봉오리를 펴기 전 오므린 모습이 요강을 닮았다 하여 지은 이름이라 한다. 잎은 윤이 나고 끄트머리에 맺힌 꽃은 보기 드물게도 검은색이다. 요강꽃이라고 따로 있는데, 크고 나면 그것이 요강 같고, 요강나물은 크고 나면 투구를 쓴 것 같이 보인다. 말이 나물이지 크고 나면 독이 있어 이름을 보고 먹었다가는 큰 일 날 일이다. 매발톱, 투구꽃도투구꽃도 미나리아재비과인데 모두 유독성식물이고, 생긴 모습이 모두가 각을 세우고 싸울 듯이 하고 있다. 생긴 모습이 전투적이어서 아름다..

환삼덩굴 / 거칠고 날카로운 꺼끌이풀

환삼덩굴 거칠고 날카로운 꺼끌이풀 과명 : 삼과 개화 : 7~8월 속명 : 범삼덩굴,껄껄이풀,율초 얼마 전 양평에 있는 함왕봉 가는 길에 길을 비켜 서다가 환삼덩굴에 스친 적이 있다. 이내 가렵고 진물이 생겼다. 사람이 스치기만 하면 잎 뒷면이나 줄기에 붙은 잔털 같은 가시가 영락없이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다. 다섯 잎은 손바닥처럼 펼치고, 거친 털이 있는 줄기는 뻗어나가기가 한이 없다. 도둑놈풀이라고도 한다는데 도둑놈이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든지 도둑놈 처럼 살금살금 온 군데로 영역을 넓히며 다닌다고 하여 붙였을 이름이다. 쇳조각 양쪽에 잘게 이를 새긴 줄처럼 쓰이는 연장을 환이라 하는데, 잔 가시가 있는 줄기가 환처럼 생기고 잎은 삼잎처럼 생겼다 하여 환삼덩굴 또는 한삼덩굴 이라 한다. 들이나 야산에서 ..

기린초 / 메마른 곳에서도 밝게 피는 꽃

기린초 메마른 곳에서도 밝게 피는 꽃 과명 : 돌나물과 속명 : 꿩의비름, 혈산초 분포 : 중부, 북부지방 개화 6~7월, 결실 9월 높이 : 30~50㎝ 용도 생육 : 식용, 관상, 약용 여러해살이풀 꽃말 : 추억, 인내 초여름에 산에 가면 바위채송화처럼 생긴 기린초를 볼 수 있다. 바위나 길가 메마른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런 억척이 없다. 왜 기린초가 되었는지 책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지만, 아마도 꽃송이를 달고 있는 길게 내민 긴 줄기 모습과 노란 꽃색을 보고 이름을 지었지 않았나 짐작해 본다. 무리 지어 핀 꽃송이를 가만히 살펴보면 다섯 잎 꽃송이가 무리 지어 핀 모습이 별이 빛나듯 아름답다. 척박한 꽃에서 잘 자라면서 밝은 꽃잎을 피우는 것을 보면 귀엽다고 쓰다듬어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