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3

백송 / 흰 얼룩무늬 소나무

백송(白松) 흰 얼룩무늬 소나무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뒤뜰에 가면 귀한 나무인 백송이 있다. 재동은 조선시대 김종서가 살던 동네로 단종 때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피비린내가 났던 곳인데, 그것을 덮으려 재를 뿌려 잿골이 되었다가 나중에 재동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조선이 한양에 터를 잡을 즈음 중국에서 가져다 심은 백송이라 하니 오랜 세월을 살았다. 그 뒤 풍양조씨 세도가 집터였다가 여학교가 있었던 터이기도 했다. 백송은 껍질이 흰 얼룩무늬 소나무이다. 소나무도 오랜 세월 자란 모습을 보면 기품이 있지만, 백송은 외관부터가 귀티가 나고 주변에서 보기가 쉽지 않다. 백송은 처음에는 줄기가 푸른빛을 띠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희게 된다. 잎은 소나무가 2개, 잣나무가 5개인데, 백송은 3개가 모여 나..

벌깨덩굴 / 줄줄이 매달린 연보라 꽃

벌깨덩굴 줄줄이 매달린 연보라 꽃 과명 : 꿀풀과 개화 : 5월 분포 : 한국, 일본, 중국 북동부 5월에 산에 가면 줄기 쪽 겨드랑이 한쪽에 연보라색 꽃이 주르륵 달린 벌깨덩굴을 볼 수가 있다. 참 정감이 가는 이름이고 귀티가 묻어나는 꽃이다그 이름을 찬찬히 뜯어보면 지은 이름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이파리는 깻잎 처럼 쪼글쪼글하게 생겼고 깻잎 향이 난다. 보라색 잎에서 늘어진 아래쪽 꽃잎은 벌이 앉아 있을 정도로 받침을 일부러 만든 듯 넉넉하다. 안쪽을 들여다보면 물고기가 입을 벌리듯 벌어진 속에 흰 무늬와 자주색 점이 박혀있고 보송보송한 흰털로 치장도 하였다. 아래쪽을 보면 가운데는 살짝 비워 두고 성긋성긋한 붓으로 빗금을 치듯 여유도 부렸다. 벌깨덩굴은 잎이 지면 덩굴이 자라나서 마디..

산수국 / 얼굴색을 바꾸는 꽃

산수국(山水菊) 얼굴색을 바꾸는 꽃 과명 : 범의귀과 속명 : 탐라산수국 분포 : 제주도, 남부, 중부지방 개화 7~8월, 결실 10월 꽃말 : 변덕 산골짝이나 그늘이 반쯤 진 계곡에 가면 이따금 무리 지어 핀 산수국을 볼 수가 있다. 옅은 꽃빛을 지니고 접시꽃받침을 하고 서있는 가녀린 모습은 귀하게 생겼다. 산골짜기에서 이렇게 고귀한 꽃을 지닌 꽃나무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습생이 까다로와서 햇볕이 밝은 곳이거나 습기가 많은 곳에서는 볼 수가 없다. 그만큼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곳을 정하기가 쉽지 않기에 더 귀한 족속이다. 한여름에 깻잎처럼 생긴 이파리 위에 접시처럼 생긴 꽃차례를 피운다. 가운데에는 동글동글한 유성화와 무성화가 엉켜있고, 벌나비를 부르려 가장자리에는 아름다운 무성화 꽃잎을 달고 있다..

오이 / 까실한 덩굴손, 노란 주름 꽃

오이(瓜) 까실한 덩굴손, 노란 주름 꽃 우리 동네 학교 담장에 줄기에 털이 달린 까실한 덩굴손을 내민 오이가 열렸다. 노란색 주름 꽃이 피는 모습은 박꽃과 닮은 같은 족속이다.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열매도 돌기가 있어 까실하지만 나이 들면서 그 성질을 죽인다. 온몸을 무장하고 여름 볕에 시달려 성질이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열을 내리는 침착한 성질을 지녔다. 송송 채를 썰어 참기름 몇 방울 띄워 냉국을 만들어 마시면 속이 다 시원하다. 한자로는 오이나 참외나 모과를 모두 과(瓜)로 쓰는데 과(瓜)를 대표하는 것은 오이이다. 익으면 모두 노란색 길쭉한 모습이 되어서일까. 그걸 보면 한자어는 천상 상형문자라는 생각이 든다. 과(瓜) 자를 분해하면 八이 두 개가 모인 것이라 파과지년(破瓜之年)이라 하..

애기나리 / 나리꽃처럼 생기고 작아서 붙은 이름

나리꽃처럼 생기고 작아서 붙은 이름 애기나리 과명 : 백합과 개화 : 4~5월 식생 : 여러해살이풀 홍천 백암산에는 은방울꽃과 같이 자라는 애기나리가 있다. 꽃과 잎이 나리처럼 둥글레처럼 생겼다. 잎자루가 없이 원줄기에 붙은 잎은 둥글다가 끝이 뾰족하다. 꽃은 가지 끝에 한두 개씩 달려 아래로 향하고 꽃빛은 하얀빛과 연둣빛이 어우러졌다. 애기나리 / 백암산 (홍천. 2010.6.5)

은방울꽃 / 꽃대에 조롱조롱 매달린 하얀 방울꽃

은방울꽃 꽃대에 조롱조롱 매달린 하얀 방울꽃 과명 : 백합과 속명 : 오월화, 향수화, 초옥란(草玉蘭) 개화 4~5월, 결실 7월 용도 : 관상용, 약용 생육 : 여러해살이풀 꽃말 : 쾌락, 행복 백암산 숨이 차는 깔딱 고개를 오르면 조롱조롱 하얀빛 은방울꽃이 있다. 널찍한 잎사귀로 하늘을 가리고 하얀빛 고귀한 빛으로 피어있다. 꽃대에 매달려 고개를 숙이고 꽃잎을 말아 올려 한껏 멋을 낸 꽃 향 좋고 어여쁘다 깊은 입맞춤은 말아라. 모습은 곱다 해도 그대를 앗아갈 독이 있다. 은방울꽃 / 홍천 백암산 (2010.6.5)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보리가 역사에 등장한 것이 BC5000년 경으로 오랜 역사를 지녔다. 요즘 보리농사가 다른 농사에 비해 수지가 맞지 않는지 보리밭 구경을 하기 어렵다. 그 어려웠던 춘궁기를 보리고개가 했는데, 먹고살만해서 그런지 보리쌀을 섞어 먹지 않는 모양이다. 학교 다닐 때 쌀이 귀할 때에는 건강에도 좋다며 보리쌀 혼식을 장려하였다. 학교에서 도시락 검사를 하였는데, 보리밥을 싸 온 아이들 도시락에 있는 보리쌀을 몇 개 가져가서 쌀밥 도시락에 박아 놓는 친구도 있었다. 보리밭을 보면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으로 시작하는 국민 가곡 '보리밭'을 흥얼거리게 된다. 6.25 전쟁 부산 피난시절에 만든 노래였으니 그때도 어려운 보리고개 시절이었다. 봉화 청량산 밑에 갔다가 아름다운 보리밭 길을..

백선 / 아름다운 약초

백선 아름다운 약초 경북 봉화군 명호면 (2010.5.30) 봉삼. 사실 이름도 처음 듣는 약초이다. 효능이 대단하여 산삼에 버금간다는 것이다. 백선의 뿌리를 봉삼이라 한다. 봉화 청량산 밑에 갔다가 백선 꽃을 구경하였다. 무척 아름답다. 뿌리는 위암과 탈모효과에도 좋고, 간암, 위궤양, 아토피 피부염에도 좋다고 한다. 대한약전에 등록된 약초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제(2010.5.29) 각 일간신문을 통해 서울지방식품의약품 안전청에서 발표하기를 뿌리에 독이 있어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지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임의 사용할 수 없다 하였다. 백선/ 경북 봉화군 명호면 (2010.5.30)

꿩의바람꽃 / 아네모네 바람의 딸 중 가장 큰 바람꽃

꿩의바람꽃 아네모네 바람의 딸 중 가장 큰 바람꽃 속명 : Anemone 과명 : 미나리아재비과 개화 4~6월, 결실 8월 생육 : 여러해살이 유독성식물 꽃말 : 기다림, 덧없는 사랑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는 듯 그러할 때 피는 봄의 정령이 꿩의바람꽃이다. 산중 깊은 계곡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오면 봄을 반겨 나선다. 꿩의다리 줄기로 나지막이 서서 화장기 없는 얼굴을 내민다. 무성하지도 요란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아네모네 바람의 딸 중 가장 크다. 겉만 보고 마음을 빼앗겨 너무 좋아해서는 안될 일이다. 꽃 좋은 것에 독이 있고, 덧없는 것이 사랑이다. 그렇다고 미워할까마는 사랑이 깊어지면 헤어지기 어려우니. 보기 좋으면 좋은 대로 그저 바람과 같이 스쳐서 가자. 꿩의바람꽃 / 방태산(인제. 200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