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737

식물박사 이영노

“지난달에도 새로운 억새풀 찾았어” 70년째 산 오르며 식물학 연구… 250종 발견한 이영노 박사 한라산 250번·백두산 20번 답사 한국식물 99.9% 담은 도감 펴내… “美·英서도 식물 감정 부탁해와” “잎이 넓고 이삭의 털이 긴 것을 보니 이건 새로운 식물입니다. 억새 속 (屬)의 새로운 종(種)인데, ‘장수억새’라고 이름을 붙이려고 해요.” 한국 식물학계의 원로인 이영노(86) 한국식물연구원 원장은 지금도 전국의 산을 오르내리며 현장 연구를 계속 중이다. 1936년 전주사범학교 시절 ‘들풀과 꽃나무에 미치기 시작한’ 때로부터 올해로 꼭 70년째 그의 식물 연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22일엔 충북 단양 소백산에서 세계 학계에 전혀 보고된 적이 없는 새로운 식물을 또 발견했다. 식물학계로서는..

불두화 / 부처머리를 닮은 꽃

불두화 부처머리를 닮은 꽃 인동과 불두화(佛頭花)는 이름대로 '부처 머리와 같은 꽃'이다. 그래서 오래된 절 경내에 한 두 그루씩은 있다. 불두화를 절에 심는 이유는 둥근 모양도 그러하고, 암수술이 없는 흰꽃잎만 있는 무성화이기에 그럴 것이다. 불두화의 모체가 백당나무인데, 백당나무에서 꽃잎이 작은 유성화를 모두 없애고 무성화만 남은 것이 불두화이다. 봉화 청량산 축융봉 오르는 길에 불두화가 탐스럽게 피었기에 사진으로 담아 왔다. 초여름 숲 속 부드럽고 큰 꽃송이가 시원시원하다. 불두화 / 봉화 청량산 축융봉 가는 길(2006.6.3)

참취 / 대표 산나물

참취 대표 산나물 국화과 속명 / 동풍채(東風菜), 백운초(白雲草), 백산국(白山菊), 나물채, 암취, 취나물 꽃말 / 이별 참취 / 철원 상해봉 전국의 초원과 산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물이 참취인데 취나물이라 부른다. 산나물 중에 대표 나물이라 할 수 있다. 어린순과 부드러운 잎에 된장과 고추장을 버무린 쌈장을 싸서 먹으면 입맛이 절로 돈다. 잎 가장자리는 치아모양의 톱니가 있고, 잎자루가 짧은 가운데 잎은 아랫부분이 심장 아랫부분처럼 생겼다. 잎은 6월이 지나면 억세지고, 꽃이 피는 8~10월이 되면 잎은 떨어지고 꽃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꽃말(이별)대로 꽃 피니 잎과 이별이다. 영어 속명인 Aster는 희랍어 'aster(별)'에서 나온 말이라는데 대표 산나물인 참취에 붙일 수 있는 이름이다. ..

더덕 / 구경하기 힘든 더덕꽃

더덕 구경하기 힘든 더덕꽃 과명 : 도라지과 속명 / 양유(羊乳), 사삼(沙蔘) 사엽삼(四葉蔘) 꽃말 / 행운, 효심(孝心) 더덕은 깊고 큰 산, 숲 그늘에서 자라는데 번식력이 아주 강하다. 더덕은 향이 진해 멀찌감치에서도 향이 코 끝을 스친다. 그러나 이젠 캐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산에서 더덕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나물 채취에도 예가 있는데, 어린것은 취하지 않고, 뿌리째 캐지 않으며, 한 두 잎을 두고 따야 하는 것이 그것이다. 잎은 어긋하여 나는데 덩굴 끄트머리에 네 개 잎이 붙어있다. 그 이파리를 따라 줄기가 올라온 땅 밑을 파고 뿌리를 캔다. 꽃은 8~9월에 피는데 더덕을 캐기보다 더덕꽃 구경하기가 훨씬 더 힘들다. 꽃은 연한 녹색 바탕에 자줏빛을 띠며 고개를 숙이고 핀다. 11월에는 삭과가 여무..

돌쩌귀 / 아름답지만 독이 있답니다

돌쩌귀 아름답지만 독이 있답니다 과명 : 미나리아재비과 꽃말 : 용사의 모자 돌쩌귀 꽃은 모양에 따라 각시투구꽃, 가는줄돌쩌귀, 가는돌쩌귀 등 이름이 모두 다르지만 모두 미나리아재비과 꽃이다. 돌쩌귀는 밀림지대 나무 밑 그늘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자란다. 평창 운두령에서 보래봉 오르는 길에 군락을 이루고 줄 지어 핀 돌쩌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산 다니면서 풀잎을 입에 물기도 하는데, 돌쩌귀 잎을 물면 혀가 마비되고 몸속에 들어가면 전신이 마비되거나 생명을 잃는 맹독성 식물이라 한다. 버섯에 독버섯이 있듯이 풀에도 독풀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이다. 돌쩌귀 / 평창 보래봉 돌쩌귀 / 설악산 공룡능선 돌쩌귀 / 홍천 연엽산 연엽골

코스모스 / 하늘 향해 가녀린 손짓

코스모스 하늘 향해 가녀린 손짓 국화과 꽃말 : 순정, 애정, 조화 가을 하늘 애달프게 모가지를 내밀고 가녀린 손짓하는 코스모스이다. 18세기 멕시코에서 스페인으로 건너가면서 코스모스란 이름을 얻었다는데, 정연한 질서가 있는 세계를 뜻하는 그리스어인 Kosmos에서 유래하였다. 길가에서 질서 있게 오손도손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어서 그 이름을 얻었던 모양이다. 코스모스 / 석룡산 조무락골 코스모스 / 상해봉 자명동계곡 코스모스 윤 동 주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

참나리 / 나리 중의 나리

참나리 나리 중의 나리 백합과 속명 : 호피백합, 당개나리, 산나리 꽃말 : 순결, 존엄 참나리는 전국 산과 들에서 여름내 볼 수 있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짙은 황적색 바탕에 반점이 있어 화려하여 호랑무늬를 연상시킨다. 꽃잎이 호랑나비를 닮아서 인지 호랑나비가 즐겨 찾는다. 한껏 뒤로 꽃잎을 젖혀 멋을 내고 암수 수술을 힘껏 내밀며 자랑하고 있다. 산길을 가며 화려함을 자랑하는 참나리가 아름다움을 과시하는데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다. 나리 중의 여왕나리가 참나리다. 상해봉 원아사계곡 올라가다가 참나리 여왕님을 배알 하였다. 참나리 / 철원 상해봉 원아사계곡

복사나무 / 도원경이 있는 곳

복사나무 도원경이 있는 곳 장미과 여름날 복숭아 한 입 베어 물면 그 당도가 입 속까지 가득하여 푸근하다. 복사꽃은 산골동네 소박한 정취를 자아내는 아름다운 꽃이요, 중국 소설에나 나오는 요염한 미인이 생각나는 도화(桃花)는 정염에 넘치는 이름이다. 그만큼 복사나무는 우리와 오래 함께한 친근한 나무이다. 과실나무 몇 그루씩 있었지만 복사나무는 그 과실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온통 벌레가 달려들어 인간보다 앞서 그 맛에 빠져든다. 통조림으로 먹는 백도도 엄청 맛있고, 손오공이 천도복숭아를 먹고 힘을 얻었을 만큼 훌륭한 과실이다. 달빛 아래 먹은 봉숭아는 예뻐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얼마나 낭만적인가. 벌레를 먹든 말든. 예로 부터 복사나무는 신령스럽고 귀한 나무로 쳤다. 이 나무를 가까이 두면 귀신이 오지 않..

봉선화 / 울밑에 선 봉선화야

봉선화(鳳仙花) 울밑에 선 봉선화야 봉선화과 속명 : 봉숭아, 금봉화 꽃말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봉선화는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이 원산지인 한해살이 원예식물이다. 붉은색, 흰색, 자주색 꽃이 고개를 숙여 핀다. '울 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우리의 신세를 노래한 것인가, 우리를 그렇게 만든 노래인가. 이웃집 여자들이 우리 집 마당에 와서 봉선화 물을 들였다. 봉선화 꽃잎에 괭이밥풀잎과 소금을 넣고 돌멩이로 짓뭉갠다. 그것을 손톱에 얹고 헝겊으로 묶어 하룻밤을 두면 손톱이 곱게 물든다. 야생봉선화를 물봉선이라 하는데 습지에서 주로 자란다. 물봉선 씨앗이 익으면 아주 민감해서 손대면 톡 터진다. 그래서 꽃말도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touch-me-not)이다. 고려 충선왕은 몽고에서 보낸..

해바라기 / 해를 바라보고 피는 꽃

해바라기 해를 바라보고 피는 꽃 과명 : 국화과 속명 : 향일화, 해바락이 꽃말 : 경모, 휘황 꽃이 해를 바라보고 핀다 하여 해바라기라 이름 붙였다. 그러나 해바라기는 동쪽이나 남쪽을 바라보고 고개를 숙여 피는데 꽃대가 강하여 이리저리 움직일 수는 없다. 해를 바라보고 핀다는 말은 엄밀히 말하면 아닌 듯싶다.꽃이 옆으로 향해서 피고 꽃 모양이 해를 닮아서 이름을 그리 붙였을 것이다. 해바라기는 울타리 밖으로 고개를 삐죽 내밀고 담 밖 세상 구경을 혼자 다하기에 키다리의 대명사 이기도 하다. 해바라기는 노란색 밝은 모습과 달리 시기함이 묻어 있다. 옛날 어느 산골에 해님을 동경하는 형제가 살고 있었다. 욕심이 많은 형은 동생을 시기하여 한밤중 자고 있는 동생을 죽이고 혼자 해님에게 갔다. 그러나 해님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