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3

배롱나무 / 품격 있는 여름나무 백일홍나무

배롱나무 품격 있는 여름나무 백일홍나무 배롱나무는 늘 더운 뙤약볕 한가운데에 서 있다.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고창 선운사와 강진에 있는 다산초당과 백련사에 가면 늘 더운 여름날 볼 수 있는 꽃나무가 배롱나무이다. 꽃이 아름답고 나무에 윤이 나고 품격이 있어 대접을 받는 나무이다. 꽃봉오리 아래에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콩알만한 꽃봉오리가 기다리고 있어서 꽃이 지고 또 피고 마치 백일 동안 연이어 핀다하여 백일홍나무란 이름도 얻었다. 꽃밭에 심는 한해살이 꽃 백일홍이 있는데 구분하기 위해서인지 백일홍나무라 부르고 있다. 꽃은 꽃대로 아름답지만 나무 껍질은 껍질대로 홍갈색 얼룩무늬가 윤기가 흐르고 품격이 있다. 나무가 나이가 들수록 좀 꼬듯이 비틀고 올라가며 줄기에 세월을 그렇게 표시한다. 간지러워서 ..

노루오줌 / 여름 산길 연분홍 꽃술

노루오줌 여름 산길 연분홍 꽃술 과이름 : 범위귀과 속명 : 노루오줌, 홍승마, 승마 분포 : 전국 낮은 지대 습지에서 1500m 정상 초원까지 개화 7~8월, 결실 9월 높이, 생육 : 30~70㎝ 여러해살이풀 용도 : 식용, 관상, 약용 꽃말 : 연정 육백산에서 내려오다가 숲 가장자리에서 사람을 멈추게 하는 노루오줌이 있었다. 여름 산길에 다복하게 피는 풀숲 사이에 연분홍 꽃술을 삐죽 피우는 꽃이다. 아래위 균형을 이루어 마치 탑을 쌓듯이 피워 균형을 이룬다. 꽃 색깔은 여러 가지이지만 분홍빛 색깔이 곱다. 노루가 살 수 있는 깊은 산골에 피고 약간 찝찝한 냄새가 난다 하여 그리 이름을 얻었다 하는데, 노루란 이름이 앞에 붙어 있어서 그래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꽃술이 승마의 사촌쯤으로 생겼고 '범의..

찔레꽃 사연

찔레꽃 사연 과명 : 장미과 개화 5월, 결실 9월 꽃 색깔 : 흰색, 연분홍 높이 : 1~2m 분포 : 한국, 일본 (냇가, 골짜기) 용도 : 관상, 약재 꽃말 : 온화 찔레꽃은 5월 늦은 봄날 가물 때 피어서 찔레꽃 가뭄이란 말이 있다. 들길 가다가 찔레 가지 얇은 껍질을 벗겨 씹는다. 물기도 얻고 상큼함은 덤이다. 사람들은 찔레순을 따서 덖어 차를 우려내어 마시고, 꽃잎을 따다 말려 꽃차로 마시기도 한다. 꽃차를 우려내어 마시면 가슴속까지 따뜻하여 속병을 다스린다 한다. 옛사람들은 찔레꽃을 증류하여 화장수로 쓰고 향수로 써서 꽃향에 흠뻑 취했다.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일이다. 포천 불무산에 갔다가 엉겅퀴와 찔레꽃 핀 들길을 지나 음습한 산길에서 독사에 물려 목숨을 잃을 뻔했다. 찔레꽃만 보아도 뱀이..

이끼 / 청정계곡 싱싱한 자연

이끼 청정계곡 싱싱한 자연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 사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끼는 무상이요, 물욕이 없음이요, 적막함이다. 사람 사는 집 마당에 청태(靑苔=이끼)가 있는 것도 자연스럽고 멋이 있어 보였다. 세상 일에 휩쓸려 살다가 산속에서 이끼 한 점을 보고 반가운 것은 청정함과 싱싱한 자연에 마음이 시원해지기 때문이다. 세속을 벗어난 적막강산에서 청정자연과 함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맑은 계곡에 손 담그고 솔바람 소리 들으며 세상 일을 잊는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가리왕산 장구목이골 (정선. 2005.6.11) 가리왕산 장구목이골 (정선. 2005.6.11) 마대산 드름골 (영월. 2009.2.14) 명지산 익근리계곡 (가평. 2005.9.25) 보래봉..

개망초 / 서러운 이름이여, 모습은 연약하나 삶은 억세다

개망초서러운 이름이여, 모습은 연약하나 삶은 억세다  과명 : 국화과속명 : 망국초, 왜풀, 개망풀높이, 생육 : 30~100㎝ 이년생 초본개화 6~7월, 결실 8~9월분포 : 전 세계 온대지역(원산지:아메리카)용도 : 식용, 염료, 약재꽃말 : 화해 별명 : 달걀꽃   개망초. 생김새에 비해서 억울한 이름을 얻었다. 소박하고 여린 모습. 인적이 드문 헐벗은 땅에 사는 풀. 이국 땅 멀리서 건너와 열심히 살아 이젠 토박이처럼 산다. 을사늑약 때 많이 피어 나라가 망할 때 피었다고 개망초(皆亡草) 요, 농사를 다 망친다고 개망초(皆亡草)라 부른다는 얘기도 있다. 나 만의 연민일까. 한들한들 모습은 연약하나 삶은 억세다. 오로지 사람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핀 죄일 뿐이다. 사람이 없는 곳 한편에서 열심히 ..

초롱꽃 / 숲속을 밝히는 초롱

초롱꽃 숲속을 밝히는 초롱 과명 : 초롱꽃과 속명 : 풍령초(風鈴草) 분포 : 전국(경북지방이상) 개화 5~7월, 결실 9월 높이 : 40~100㎝ 용도 : 관상, 식용, 약용 꽃말 : 기원, 천사 어두운 밤 불을 밝히는 초롱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초롱꽃이다. 속명인 풍령초도 방울처럼 생겼다 하여 그리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낮은 산 높은 산 양지바른 곳에서 다소곳이 앉아 늘 고개를 숙여 깊은 숲 속에 살고 있는 아름다운 산중미인이다. 초롱꽃 아름다운 품 속에 세상을 비출 빛을 가득 담았기에 아름다운 그 모습을 들여보고자 하였으나 얼굴을 들지 않고향취를 맡고자 가까이하였으나 그 향을 맡을 수가 없다. 낮에도 세상을 비출 정도로 불 밝힐 일이 많다. 세상이 바로 서고 아름다운 일이 많을 때까지 세상을 비출..

백당나무 / 아름다운 접시꽃나무

백당나무 아름다운 접시꽃나무 과목 : 인동과 개화 : 5~6월, 결실 9월 분포 : 전국 산지 높이 : 3m 용도 : 정원수, 약용 백당나무는 꽃이 산수국과 비슷하게 생겨 구별이 쉽지 않다. 꽃이 엇비슷한 경우 종방 간인지 남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더구나 산수국은 꽃무리가 흰색 초록색 하늘색 분홍색 보라색으로 변하여 헷갈린다. 백당나무는 봄이 다 가고 여름이 오는 무렵에 피는 꽃이다. 앙증맞은 술잔이나 접시꽃 같이 생긴 가장자리 꽃잎이 뭉게구름과 어우러진 모습은 너무 아름답다. 꽃차례가 오밀조밀한 중간 부분은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는 꽃(有性花)이고, 가장자리는 암술과 수술이 모두 없는 꽃(無性花)이다. 모습이 수국과 닮아 목수국(木水菊) 또는 백당수국이라 부르지만 수국(과목: 범의귀과)과 다른 ..

호두나무 / 두드려야 하는 나무

호두나무 두드려야 하는 나무 과명 : 가래나무과 다른 이름 : 호도나무 분포 : 중부이남 개화 4~5월, 결실 9~10월 높이 : 20m 용도 : 식용, 가구재 어릴 때 집에 큰 호두나무가 있었다. 가을에 추수를 하면 큰 말로 서너 말은 수확하였다.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호두를 털면 담 밖에서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우르르 몰려다니며 주워가곤 했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에 부럼 깰 때는 우리 집에서 추수한 호두를 썼다. 호두를 신문지나 다듬이돌에 올려놓고 망치로 꼭짓점을 조준하여 깨뜨리면 사방으로 열매가 흩어지는 법이 없다. 호두껍질을 깨면 네 개의 방에 갇혀 있던 속살을 꺼내 먹게 되는데 고소한 맛에 몇 개 더 먹으려고 하면 배탈 난다고 많이 먹지 못하게 하였다. 어릴 때 '호두라 하지 않고 '추자'라..

살구나무 / 고향의 봄, 고향의 나무

살구나무 고향의 봄, 고향의 나무 과목 : 장미과 개화 4월, 결실 7월 높이 : 5m 용도 : 약재(해소, 진해, 거담, 천식) 분포 :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미국 꽃말 : 처녀의 수줍음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라고 부르는 노래가사처럼, 살구나무는 복숭아와 더불어 우리 고향의 나무다. 중국에서 건너왔지만 이젠 이 땅에 뿌리를 내린 우리 나무가 되었다. 4월이 되면 살구나무 가지에 연분홍 살구꽃이 앙증맞게 피면 살랑살랑 코 끝에도 봄바람이 불어온다. 안동 소산마을에 갔을 때, 살구나무 밑에서 기웃기웃하니까 어떤 아주머니가 나와서 말하길 '따서 드시고 싶으면 드시라 대신에 먹다가 남길 거라면 따지 말라'라고 한다. 맛이 덜 들어 먹다가 버리는 사람들이 더러 ..

돌나물 / 눈부시게 화사한 꽃 차림

돌나물 눈부시게 화사한 꽃 차림 과명 : 장미목 돌나물과 다른 이름 : 화건초(火建草), 수분초, 돌나물 분포 : 한국 전역 개화 : 5~6월 높이 : 15㎝ 생육 : 여러해살이풀 돌나물은 줄기가 옆으로 뻗어나가는데 각 마디에서 다시 뿌리가 나와 땅에 뿌리를 박고 살고, 꽃줄기는 곧게 서서 꽃을 피운다. 잎은 3개씩 돌려서 나는데 잎자루가 없이 긴 타원형이고 도톰하며,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끝이 뾰족하다. 꽃 차림이 너무 화사하여 눈이 부실 정도다. 봄이 다 가도 아직 끝나지 않은 봄빛이 여기에 남아있는 듯하다. 돌나물 연한 순은 나물로 많이 해 먹는데, 김치로 담가서 먹으면 맛도 있고 향취가 있다. 산에 가서 돌나물을 뜯어 물을 붓고 적당한 양념만 하면 즉석 물김치가 되는 셈이다. 돌나물과 바위채송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