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33

겨우살이 / 다른 나무에 붙어 사는 기생나무

겨우살이 다른 나무에 붙어사는 기생나무 과명 : 겨우살이과 분포 : 황해도 이남 개화 2~3월, 결실 가을 용도 : 약용 아버지가 위중한 병을 앓아 힘드시게 보낼 때 겨우살이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구해 드렸다. 그러나 효과도 없이 몇 달을 더 사시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산에 가서 겨우살이를 보면 늘 그 생각이 난다. 겨우살이는 참나무나 버드나무 등 활엽수에 얹혀 기생하며 사는 늘 푸른 나무다. 겨울에 깊은 산에 가면 마른 나뭇가지 끄트머리에 싱싱하게 살아서 푸르게 보이는 것이 '겨우살이'이다. 마치 나뭇가지끝에 새집을 지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겨울에도 푸르다고 하여 동청(凍靑)이란 어쭙잖은 이름을 얻었다. 다른 나무와 경쟁하느라 혼자 살기도 어려운데, 그냥 올라타고 앉아 그 나무의 양분을 빨아먹고 사니 ..

소나무야 소나무야 4 / 소나무의 이름

소나무야 소나무야 4 소나무의 이름 소나무의 옛 이름은 송(松) 혹은 송목(松木)이다. 널리 쓰고 있는 적송이란 말은 일제강점기 때 들어온 소나무의 일본 이름이다. 적송(赤松)이라는 이름이 처음 쓰이기 시작한 것은 대한제국 융희 4년(1910년)부터다. 한일합방 직전인 이때 농상공부대신 조중용이 농상공부 고시 9호로 공시한 화한한명(和韓漢名)대조표에서 소나무란 이름을 쓰지 말고 적송을 쓰라고 한 이후, 비판 없이 그대로 쓰고 있다. 그 밖에 쓰이는 육송(陸松)이란 말이 있다. 소나무의 또 다른 이름으로서, 소나무가 주로 내륙지방에서 많이 자란다는 뜻으로 육송이라 했다. 역시 근대에 들어와서 생긴 말이다. 〈박상진 지음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중에서〉 검단산 / 하남 고루포기산 / 강릉 구봉대산 / 영..

누리장나무 / 만지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나무

누리장나무 만지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나무 과명 : 마편초과 생약명 : 취오동 속명 : 노나무,개나무,구릿대나무,누리개나무,이라리나무,누른나무,깨타리나무 분포 : 중부,남부지방,울릉도,제주도 개화 7~9월, 결실기 10월 용도 : 식용,밀원용,약용 꽃말 : 행운 누리장나무는 꽃과 열매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른 식물이다. 과연 같은 종족인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꽃 핀 모습은 음습한 곳에서 자라는데다가 황백색꽃에서 누런 진액이 나와서 첫눈에 그리 산뜻한 대면은 아니다. 특히나 산기슭 습한 곳에서 무리 지어 핀 모습에 만지면 금방이라도 냄새가 밸 것 같은 느낌이다. 만지면 고약한 냄새도 나고 독성도 있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나무껍질을 다른 약재와 함께 종기나 피부병 치료에 쓴다. 가을에 누리장나무에서..

파 / 속은 비어도 향취는 있다

파 속은 비어도 향취는 있다 과명 : 백합과 개화기 : 초여름 용도 : 식용(김치, 나물) 약용(강장제, 흥분제, 이뇨제. 발한제, 구충약) 중국을 원산지로 추정하고 있는 파는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요긴한 채소인데 서양에서는 재배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추운 지방에서는 봄에 씨를 뿌리고 더운 지방에서는 가을이나 초봄에 씨를 뿌려 가을부터 초겨울에 걸쳐 수확한다. 파는 키가 큰 것은 70㎝까지 자란다는데 비록 속은 비었지만 여러 개가 감싸며 잘 자란다. 아랫부분은 하얗고 미끈하며 뿌리는 수염과 같다. 초여름 꽃줄기 끝이 뾰족하게 포에 싸여 있으나 크면서 포가 터지며 동그란 모양 꽃이 피는데 꽃 모양새가 그러한지 백합과이다. 품종에 따라 줄기파와 잎파로 나누는데, 땅 쪽에줄기 같이 생긴 하얀색 부분이 긴 것을..

노박덩굴 / 화려한 변신

노박덩굴 화려한 변신 산은 결실이 빠르다. 숲은 8월 말부터 생장을 멈추어 마른 잎이 하나둘씩 산길을 덮는다. 이른 여름 녹색꽃이 피는 노박덩굴은 눈길을 끌 만큼 그리 화려하지가 않다. 그러나 늦가을에 열매를 보면 확실히 다르다. 노란색 열매껍질이 벌어지면 그 안에 있다가 사알짝 얼굴을 내미는 빨간 열매는 어여쁘고 아름답다. 노란 껍질과 어우러져 더 붉다. 줄기가 마구 자라서 길을 막는 덩굴이라는 뜻의 노박폐(路泊廢) 덩굴이 줄어든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어떠하든 많이 맺는 열매는 겨울 동안 먹이를 찾는 새들의 표적이 될만하다. 볼품없던 꽃에서 이렇게 화려한 열매를 맺는 것은 새들에게 좋은 곳으로 보내달라는 구애의 몸짓이다. 사람이 각고의 노력 끝에 화려한 결실로 인생역정에서 성공하듯 아름다운 몸부림이다..

배초향 / 방애잎이라 부르는 굵은 이삭꽃

배초향(排草香) 방애잎이라 부르는 굵은 이삭꽃 과명 : 꿀풀과 속명 : 인단초(仁丹草), 방애잎, 중개풀 분포지 : 전국 개화 7~8월, 결실 10월 용도 : 식용, 약용(감기, 종기, 종독, 곽란, 비위, 구토) 생육 : 여러해살이풀 꽃말 : 향수 배초향 / 강원도 영월군 연하리 미구마을 (2008.10.4) 배초향은 전국 어느 곳에 가더라도 산 아래 계곡에서 산 정상까지 고루 있다.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는데, 잎이 심장모양으로 길쭉하다. 꽃은 자줏빛이며 입술모양으로 생겼다. 꿀풀처럼 두툼하지는 않고 꽃향유처럼 뾰족하지도 않다. 끄트머리 비늘처럼 뾰족한 것은 수술인데, 수술이 좀 길어 털이 난 것처럼 보인다. 꽃이 한꺼번에 피지 않고 드문드문 피어서, 피다 만 건지 피어서 일부는 일찍 시든 것인..

금강초롱꽃 / 깊은 산중 보랏빛 청사초롱

금강초롱꽃 깊은 산중 보랏빛 청사초롱 과명 : 초롱꽃과 속명 : 금강초롱 개화 : 8~9월 결실 : 9월 용도 : 식용 관상용 약용 생육 : 여러해살이풀 꽃말 : 영원히 사랑한다 금강초롱꽃은 중북부 산악지대 깊고 높은 산속 물이 잘 빠지는 반 그늘진 곳에서 자란다. 원래 금강산 근처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태백산맥을 따라 남쪽으로는 대관령, 서쪽로는 가평 명지산까지 분포하고 있다. 두타산이 금강초롱의 남방한계선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금강사삼(金剛沙參)이라 불렀는데,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하여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꽃모양이 옛 선조들이 쓰던 청사초롱과 비슷하다 하여 금강초롱이라 부른 것 같다. 금강초롱꽃을 보면 귀엽고 화사한 보랏빛 아름다움에 발걸음을 뗄 수가 없다. 들꽃 중에 가장 귀하고 아름..

터리풀 / 풍성한 솜꽃

터리풀 풍성한 솜꽃 과명 : 장미과 개화기 : 6월-8월 지역 : 산자락, 숲가, 산정상 초원지대 생육 : 1m 까지 크는 여러해살이풀 소백산 비로봉에서 국망봉 가다가 터리풀을 만났다. 여름철 높은 산에서 터리풀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산정 대초원에서 화사한 미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키가 우뚝하여 하늘하늘 아름다운 모습이 좋다. 들풀 사이에서 유난히 키가 커서 찾아내기도 쉽다. 옛날에는 털이풀이라 하였다는데 꽃차례가 먼지떨이와 비슷하여 그렇게 부르지 않았나 짐작한다. 붉은색 줄기 끄트머리에 오밀조밀 꽃차례 사이에 풍성한 솜꽃이 살며시 퍼져있어 아름답다. 붉은터리풀 / 소백산 (2008.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