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노랑꽃 9

물레나물 / 여름에 피는 금빛 바람개비 꽃

물레나물 여름에 피는 금빛 바람개비 꽃 과명 : 물레나물과 분포 : 전국의 산과 들 개화 : 6~8월 높이 : 50~80㎝ 결실 : 10월 꽃말 : 추억 물레나물은 여름에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잎이 바람개비처럼 휘어지는 모습을 보고 실을 잣는 물레 같다고 붙인 이름이다. 바람개비꽃이라 해도 될 만큼 한여름에 수풀 속에 바람을 일으킬 듯 서 있다. 한여름에 피는 꽃 치고는 색이 강렬하고 커서 풀밭에서도 금방 눈에 들어온다. 자라는 환경은 꽃색처럼 깔끔한 곳을 좋아하는지 양지바른 산기슭이나 볕이 잘 드는 풀밭이나 구릉지에서 볼 수 있다. 주로 모여서 피지는 않는다. 키는 곧게 자라고 가지를 치는데, 봄에 올라오는 어린 줄기는 붉은색을 띠고 네모가 진다. 자라면서 아래쪽은 나무처럼 단단해지며 갈색으로..

원추리 / 어머니 꽃

원추리 어머니 꽃 원추리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참나리 꽃과 크기나 모습이 비슷하다. 참나리는 긴 줄기에 작은 잎이 어긋나게 달리고 꽃이 젖혀지는데 비해, 원추리 잎은 부챗살처럼 퍼지며 달린다. 가운데에서 잎보다 길고 가는 초록 꽃대가 올라와 여러 개 꽃망울이 달리며 꽃을 피운다. 여름에 피는 원추리꽃은 수명이 짧지만 여러 개 꽃망울에서 번갈아 피기에 오래 꽃을 볼 수 있다. 원추리 한자이름은 훤초(萱草)이다. 어른들이 쓰는 말씀 중에 나이가 드신 남의 어머니를 높여 자당(慈堂)이나 훤당(萱堂)으로 부르는데, 그 훤(萱)이 원추리이다. 훤초 〉원초 〉원추 〉원추리가 되었다. 노란색은 부귀의 색이요, 잡귀를 막아내는 색이며, 밝고 아름답다. 원추리가 피기 전 꽃봉오리가 사내아이 고추를 닮..

마타리 꽃이 필 때면 가을바람 불어와

마타리 마타리 꽃이 필 때면 가을바람 불어와 과명 : 마타리과 여러해살이풀 속명 : 패장,가양취,강양취 분포 : 전국 양지바른 곳 개화 7~9월, 결실 10월 높이 60~150㎝ 용도 : 식용, 관상, 약용 꽃말 : 추상(秋想), 미인, 잴 수 없는 사랑 마타리 꽃이 피어나면 여름이 다 간 것이고, 마타리 꽃색이 짙어지면 가을이 다가온 것이다. 마타리는 여름 내내 다른 풀과 섞여 있다가 여름이 다 지나가면 머리를 불쑥 내민다. 마타리는 평평한 양지에서 터를 잡고 키를 높이 세우고 하늘을 향해 서 있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흔들흔들 살아간다. 바람이 산들산들 불고 구름까지 가득한 곳에서 마타리를 만나면 들풀 여왕처럼 우뚝하다. 마타리는 꽃이나 꽃대가 온통 노랑이다. 아래쪽 꽃대는 ..

모감주나무 열매 / 염주를 만드는 씨앗

모감주나무 열매 염주를 만드는 씨앗 모감주나무의 이름은 닳아서 줄어든다는 뜻의 모감(耗減)에서 유래한 말이다. 열매 안에 들어 있는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기에 염주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10월이면 열매는 조금씩 붉어져서 세 갈래로 갈라지며 검은 씨앗이 드러난다. 금강자(金剛子)라 부르는 염주가 모감주나무 열매로 만든 것이다. 모감주나무 벌어진 열매에 깜장색 씨앗이 보인다. 열매는 3개면으로 되어 있는데, 각 면마다 씨앗이 붙어 있어서, 열매 하나에 씨앗은 3개다. 그 씨앗을 주워서 눌러보았다. 손톱이 안 들어가고 이로 깨물어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다. 다 익으면 망치로도 잘 깨지지 않는다고 한다. 노랑꽃이 피어서 맺힌 무른 씨앗이 쇠처럼 단단하여서 금강자란 이름을 얻었다. 깨지지 않는 진리가 금강이..

루드베키아(천인국) / 해바라기를 닮은 노랑꽃

루드베키아(천인국) 해바라기를 닮은 노랑꽃 목, 과, 속 : 초롱꽃목, 국화과, 원추천인국속 개화 : 7~9월 키 : 1~3m 루드베키아 / 경기도 광주 퇴촌 (2010.7.24) 도로변에 관상용으로 심은 꽃들 중에 해바라기를 닮은 꽃이 북미 원산의 루드베키아이다. 우리말로 천인국(天人菊)이라 하는데, 그 유래는 찾을 수가 없다. 천인(天人)이란 하늘과 사람을 같이 아우르는 말이기는 한데, 태양을 닮아 그랬는지 키가 커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루드베키아(Rudbeckia)란 이름 유래가 재미있다. 식물의 학명을 정하는 이명법(二名法)을 만든 사람이 스웨덴 박물학자 린네인데, 그의 은사 이름 루드베크(Rudbeck)에서 따왔다. 이명법은 속명(屬名)과 종명(種名)을 조합하여 종(種)의 학명(學名)을 정하는 ..

황매화와 죽단화

황매화와 죽단화 황매화 : 장미과. 개화 4~5월. 결실 9~10월 죽단화 : 장미과. 개화 4~5월 봄에 산이나 주택가나 온통 노란색의 봄꽃 일색이다. 산수유 개나리 등 나무도 그렇고, 민들레 애기똥풀 등 풀도 그렇고 봄은 노란 꽃 세상이다. 산수유와 개나리가 질 무렵 황매화와 죽단화가 그 차례를 잇는다. 노란색 꽃이 피는 두 꽃은 모두 장미과인데, 복스럽고 꽃잎이 푸짐하다. 두 꽃은 잎과 줄기의 모습은 비슷하나 꽃잎 수가 다르다. 황매화(黃梅花)는 꽃 색깔이 노랗고 꽃 모양이 매화와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죽단화는 잎과 줄기의 모양이 황매화와 비슷하고 노란 겹꽃이 핀다. 겹황매화 또는 죽도화라고도 부른다. 두 꽃은 꽃이 피는 시기도 4~5월로 비슷하고, 키도 2m 정도, 줄기는 녹색이고 털이 없..

애기똥풀 / 겉과 속이 다 노란 귀여운 이름풀

애기똥풀 겉과 속이 다 노란 귀여운 이름풀 산이나 들에 가면 봄부터 제일 많이 눈에 띄는 풀꽃이 애기똥풀이며, 날씨가 조금 더워지면 개망초이다. 초봄부터 새순이 나기 시작하여 산을 노랗게 물드는 애기똥풀은 이름만큼 귀엽다. 줄기를 잘라 보면 애기똥 같이 노란 진액이 나온다 하여 애기똥풀이다. 겉과 속이 다 노랗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풀과 나무는 이름이 재미있고 정감이 간다. 서양에서는 이 풀을 제비와 연관 지어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이 풀의 유액으로 제비 눈을 씻어 주었더니 나았다고 이름을 그리 지었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들에 가다가 애기똥풀을 가르쳐 주었더니 그 이름을 잊어먹지도 않는다. 애기똥은 냄새도 나지 않는다. 오히려 코 끝을 대면 향기가 난다고 얘기하는 것이 억지일까. 양귀비과의 독..

민들레 / 생명의 꽃, 향수의 꽃

민들레 생명의 꽃, 향수의 꽃 소설가 박완서 씨가 러시아에 갔다가 길가에 핀 민들레를 보고, 시인 이해인수녀가 생각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해인의 시집 「민들레의 영토」 발간 30년을 축하해 주기 위한 편지였다. 태초부터 좁은 영토에서 고독의 진주를 캐며 피는 (이해인의 시 「민들레의 영토」에서 인용) 민들레는 추운 지방에서도 잘 크는 여러해살이 풀로,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이요, 들길이나 사람 사는 부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향수가 묻어나는 꽃이다. 민들레는 길가에서 키 낮은 풀과 같이 자라며, 키 큰 풀에는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없다. 천상 민들레의 영토는 사람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이다. 원줄기는 없고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갈퀴가 있어 영어이름은 '사자의 이빨'이다. 생긴 모습으로 보면 표현이 거칠..

기린초 / 메마른 곳에서도 밝게 피는 꽃

기린초 메마른 곳에서도 밝게 피는 꽃 과명 : 돌나물과 속명 : 꿩의비름, 혈산초 분포 : 중부, 북부지방 개화 6~7월, 결실 9월 높이 : 30~50㎝ 용도 생육 : 식용, 관상, 약용 여러해살이풀 꽃말 : 추억, 인내 초여름에 산에 가면 바위채송화처럼 생긴 기린초를 볼 수 있다. 바위나 길가 메마른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런 억척이 없다. 왜 기린초가 되었는지 책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지만, 아마도 꽃송이를 달고 있는 길게 내민 긴 줄기 모습과 노란 꽃색을 보고 이름을 지었지 않았나 짐작해 본다. 무리 지어 핀 꽃송이를 가만히 살펴보면 다섯 잎 꽃송이가 무리 지어 핀 모습이 별이 빛나듯 아름답다. 척박한 꽃에서 잘 자라면서 밝은 꽃잎을 피우는 것을 보면 귀엽다고 쓰다듬어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