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백합과 17

여로와 박새 / 나물로 먹을 수 없는 유독식물

여로와 박새 나물로 먹을 수 없는 유독식물 여로와 박새는 풀이름이다. 여러해살이풀인 여로는 산지 풀밭에서 산다. 여로는 명아주 또는 검은색 식물을 의미하는 여(藜) 와 갈대를 의미하는 로(蘆)를 합한 말로, 갈대같이 생긴 줄기가 검은색 껍질에 싸여 있다는 뜻이다. 여로는 예로부터 땅속줄기를 한약재로 사용했는데, 옛 문헌에서는 여로와 박새를 혼용해서 써서 여로는 박새를 포함한 백합과 여로속 식물을 총칭했던 것으로 본다. 이명으로는 늑막풀이라 하는데 늑막염에 좋은 풀이라는 뜻이다. 잎이 넓고 꽃자루가 짧으며 꽃이 흑자색인 것이 특징이다. 꽃은 7~8월에 핀다. 흰색 꽃이 피는 흰여로도 있다. 박새는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박'은 둥근 것에 붙이는 말이고, '새'는 날카로운 잎을 가진 벼과와..

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 … 잎이 비슷한 백합과 풀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 잎이 비슷한 백합과 풀 산에 다니다가 보면 잎이 비슷한 풀들이 여럿 있다. 꽃이 피면 구별이 되겠지만 꽃이 피기 전이나 꽃이 지고 나서는 구별이 어렵다. 백합과 중에서는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이 그것이다. 윤판나물도 비슷한 윤판나물아재비가 있다. 애기나리와 은방울꽃은 근교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풀이다. 이런 종류의 풀들을 구분하는 것은 꽃대의 수, 가지 형태, 줄기 색깔, 꽃이 달리는 위치, 꽃 모양 등으로 확인한다. 그래도 어릴 때 잎들은 구별이 쉽지 않다. 둥굴레 이외에는 모두 독이 있다. 이들과 비슷한 여로, 박새와 같은 독초도 있어 나물로 먹는 사람들은 조심하여야 한다. ♧ 애기나리 (백합과) -- 외대 줄기 끝에..

비비추와 옥잠화 / 연보라 깔때기 꽃과 옥비녀 꽃

비비추와 옥잠화 연보라 깔때기 꽃과 옥비녀 꽃 7월 중순 대모산 숲길을 걸었다.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그쳤다. 비비추와 옥잠화에 빗방울이 맺혀 보석처럼 반짝인다. 비비추는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주름이 잔물결처럼 반짝이고 주걱처럼 길쭉하다. 긴 잎자루에 잎이 세로줄이라 더 길어 보인다. 잎사귀 사이로 난 새끼손가락 정도 굵기 꽃대에 깔때기 모양을 한 연보라색 꽃송이가 차례차례 달렸다. 암술과 수술은 꽃잎 밖으로 길게 삐죽 나왔다. 비비추는 비비 틀면서 나는 풀이다. 잎이 꼬여서 뒤틀고 있다는 뜻으로 '비비'로 이름을 지었다. '취'는 먹는 나물이란 뜻으로 '취'가 '추'가 되었다. 옛 어른들은 비비추를 비비취라 그런다. 자루가 길어 장병옥잠(長柄玉簪), 색이 보..

처녀치마 / 겨울에 잎을 펼쳐 추위를 이겨내는 생명력

처녀치마 겨울에 잎을 펼쳐 추위를 이겨내는 생명력 과명 : 백합과 여러해살이풀 개화 : 4월 전후 다른 이름 : 치마풀 분포 : 제주 제외 전역 처녀치마는 꽃을 피웠을 때 모습이 처녀가 입는 화려한 치마를 두른 모습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그래서 치마풀이라고도 한다. 잎도 치마 같지만 꽃 모양이 레이스를 단 치마 같다. 정말 주름치마처럼 생긴 잎은 치마난초라 부르는 광릉요강꽃이다. 상록성인 여러해살이풀인 처녀치마는 양지 식물이긴 하지만 반그늘을 좋아하고, 습기가 있는 곳을 찾지만 지나친 습기는 싫어하여 배수가 잘 되는 경사진 바위 부근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여러 장으로 나는 잎은 땅 위로 방석처럼 펼치고 있다. 잎은 길어서 바닥에 닿아 있고, 겨울을 나느라 색은 바래었다. 잎 끝이 뾰족하고 잔 톱니..

원추리 / 어머니 꽃

원추리 어머니 꽃 원추리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참나리 꽃과 크기나 모습이 비슷하다. 참나리는 긴 줄기에 작은 잎이 어긋나게 달리고 꽃이 젖혀지는데 비해, 원추리 잎은 부챗살처럼 퍼지며 달린다. 가운데에서 잎보다 길고 가는 초록 꽃대가 올라와 여러 개 꽃망울이 달리며 꽃을 피운다. 여름에 피는 원추리꽃은 수명이 짧지만 여러 개 꽃망울에서 번갈아 피기에 오래 꽃을 볼 수 있다. 원추리 한자이름은 훤초(萱草)이다. 어른들이 쓰는 말씀 중에 나이가 드신 남의 어머니를 높여 자당(慈堂)이나 훤당(萱堂)으로 부르는데, 그 훤(萱)이 원추리이다. 훤초 〉원초 〉원추 〉원추리가 되었다. 노란색은 부귀의 색이요, 잡귀를 막아내는 색이며, 밝고 아름답다. 원추리가 피기 전 꽃봉오리가 사내아이 고추를 닮..

댑싸리와 비짜루 / 빗자루 만드는 풀, 빗자루 닮은 풀

댑싸리와 비짜루빗자루 만드는 풀, 빗자루 닮은 풀   어릴 때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일은 마당을 쓸고, 학교에 다녀와서 숙제하기 전에 방마루를 청소하고 공동수도에 가서 물을 받아 두멍(물독)을 채웠다. 겨울에는 아궁이에 땔감으로 쓸 잔가지나 가랑잎을 모아 오기도 하였다. 마당을 쓸 때는 집 밖에 큰길이 있는 먼 곳까지 쓸었다. 마당 쓸기에는 수수비는 짧고 굵어서 힘이 들고, 댑싸리비는 손으로 잡기 좋고 힘도 덜 든다. 싸리나무 비로 쓸면 마당이 파이고, 어른들은 마당 밖으로 흙을 쓸어내면 복 나간다고 했다. '댑싸리'는 '대싸리'라고도 하는데, 동네 산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어릴 때 부르는 동요 '리리 릿자로 끝나는 말'에 '괴나리 보따리 댑싸리 소쿠리 유리 항아리'의 그 댑싸리이다. 댑싸리는 명아주..

화야산 얼레지

얼레지 화야산에 온 보랏빛 화신 경기도 가평군 삼회리 (2020.3.31) 과명 : 백합과 개화 : 3~4월 분포 : 제주 제외 전역 다른 이름 : 산우두, 가재무릇, 얼레지, 얼레기 꽃말 : 바람난 여인, 질투 4월 초순에 화야산은 얼레지 천국이다. 비옥하고 볕이 잘 드는 깊은 산속 능선 비탈에서 자라는 얼레지는 토종 들꽃이다. 이른 봄에 꽃대를 감싸듯 부드러운 육질의 잎이 나온다. 잎은 녹색 바탕에 자줏빛으로 얼룩져서 얼레지란 이름을 얻었다. 잎은 1장짜리도 있는데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것이다. 얼레지는 꽃이 아래를 보고 있다가 기온이 올라가면 꽃잎 6장은 뒤로 젖혀진다. 보랏빛 꽃잎을 열면 긴 보랏빛 암술과 6개 수술이 드러난다. 꽃잎을 여는 것은 벌 나비를 부르는 신호다. 자줏빛 꽃잎을 활짝 젖..

청미래덩굴 / 망개떡을 싸는 잎

청미래덩굴 망개떡을 싸는 잎 목, 과 : 백합목, 백합과 다른 이름 : 명감나무, 망개나무, 산귀래, 토복령 개화 : 4~5월 결실 : 10~11월 길이 : 2m 산에 다니다 보면 길가에 구불구불 줄기가 뻗어가는 덩굴식물에 청미래덩굴이 있다. 옆으로 뻗으면서도 줄기는 마디마디 굵고 갈고리 같은 가시가 달려 있다. 덩굴을 뻗는 나무로, 칡덩굴, 다래덩굴처럼 다른 나무 목을 조르는 명수다. 잎은 동그랗고 넓적한 것이 두껍고 윤기가 나서 망개떡을 싸는 잎으로 쓴다. 경남 의령이 특산물인 망개떡은 겨울철에 골목마다 '찹쌀떡~, 망개떡~' 하고 외치는 소리가 귀에 익은 이름이다. 청미래덩굴 잎을 쪄서 망개떡을 싸면 잘 상하지 않는다고 한다. 망개떡을 싸는 잎이라고 망개나무라고도 부르는데, 그 나무가 청미래덩굴이다..

옥잠화 / 선녀의 옥비녀

옥잠화 선녀의 옥비녀 과명 : 백합과 속명 : 옥잠, 자잔 분포 : 전국 개화 : 7~8월 결실 : 10월 높이 : 30~60㎝ 생육 : 여러해살이풀 꽃말 : 추억 옥잠화는 한여름에 꽃대가 쑥쑥 올라간다. 아침에 나가보면 꽃봉오리는 붕그러 올라서 금세 터질 듯 아름답다. 하늘에 있던 선녀가 떨어뜨리고 간 옥비녀라는데, 길게 핀 꽃잎이 천상 그러하다. 꽃봉오리가 열리기 전 모습이 옥비녀처럼 생겨 그러한 이름이 붙었다. 백합과의 꽃이 그러하듯 꽃은 청초하고 아름답다. 꽃잎 안쪽에서 나온 꽃술은 향기를 멀리 보내려는 듯 길다. 아침에 피고 저녁이면 오므라드니 그 짙은 향기를 간직하는 모양이다. 옥잠화 향기는 하도 강하여 백화주(百花酒)를 담글 때 옥잠화와 왜철쭉, 싸리꽃은 같이 넣지 않는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산자고 / 분단장 하고 나온 봄처녀

산자고 분단장 하고 나온 봄처녀 과명 : 백합과 속명 : 까치무릇 개화 : 3월말~5월 결실 : 7월 크기 : 15~30㎝ 용도 : 식용,약용 생육 : 여러해살이풀 꽃말 : 봄처녀 산자고는 산자락이나 들의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인데,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봄에 남의 눈에 뛸 새라 잠시 나왔다가 들어가는 봄처녀이기 때문이다. 매끈한 잎은 키 큰 호위병처럼 길쭉하고, 꽃은 뿌리에서 나온 가느다란 꽃대에서 핀다. 꽃대에 달린 별 모양의 하얀 꽃잎은 뒷면에 자줏빛 줄무늬가 아름답고, 꽃대를 받치기 힘들 정도로 꽃송이는 크다. 잎은 무릇을 닮고, 꽃잎은 희어서 까치무릇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꽃송이는 봄처녀가 분을 바른듯이 곱다. 햇볕을 좋아하는 산자고는 따뜻한 풀밭이 좋다. 봄처녀가 봄볕에 어디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