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산행 43

무의도 / 바다를 굽어보는 섬산행

무의도 호룡곡산(244m)-국사봉 바다를 굽어보는 섬산행 인천광역시 중구 (2012.10.20. 맑음. 15.8~21.0℃) 샘꾸미-호룡곡산-구름다리-국사봉-큰 무리마을-큰 무리선착장 (3시간 반) 요즈음 어느 곳이나 관광지로 이름났다면 찾아드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무의도를 찾는 사람도 워낙 많아서 섬 들어오는 입구 잠진도 먼발치부터 내려서 걸어 들어가야 했다. 2000년 1월 처음 무의도를 찾았을 때는 찾아오는 사람도 가게도 몇 없고, 이 섬 출신 버스 기사가 마이크를 잡고 지명 안내와 아이들 학교 다니는 이야기, 동네에서 고기 제일 잘 잡는 사람이야기, 영화 찍으러 오는 사람들 이야기 등 구수한 입담에 박수 치고, 나올 때 전화하면 구석까지 모시러 오겠다고 하여 재미있었다. 참으로 멀어진 이야기이다..

석모도 해명산 / 바다 위 꽃길을 걷는 섬산행

석모도 해명산(327m) 바다 위 꽃길을 걷는 섬산행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2012.4.28. 맑음. 13.8~22.1℃) 전득이고개-해명산-낙가산-보문사-보문사주차장 (3시간 반) 꽃바람 불어 꽃잎이 다 떨어진다 하였는데, 꽃구경 나선 사람들이 어찌 그리 많은지 강화 가는 길은 도로에 차가 가득하여 예상보다 더딘 길이 되었다. 사람들이 직접 가 봐야 직성이 풀린다고나 해야 할까? 옛말에 문인은 세 가지 것의 노예인 삼노(三奴)라 해서 묵향에 취한 묵노(墨奴), 여행에 취한 풍노(風奴), 꽃향기에 취한 향노(香奴)가 그것인데, 꽃구경 나서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러한 정취를 가진 사람이 많다. 석모도를 가려면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건너야 한다. 배를 타는 것 자체가..

혈구산 / 백두산과 한라산 중간 자리

혈구산(穴口山. 466m) 백두산과 한라산 중간 자리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2011.10.23) 외포정미소-퇴모산-혈구산-매재미 (4시간) 한의학에서 혈(穴)은 생명에너지가 지나가는 자리인데, 풍수지리에서 혈(穴)은 맥의 정기가 모인 자리라 하였다. 혈구산은 백두산에서 499㎞ 남쪽이고, 한라산에서 485㎞ 북쪽에 있어서 지리적으로 한반도 중간 자리이다. 강화에서도 가운데에 있다. 멀리 외포리 쪽 바다 건너로 해명산이 보이고, 남으로는 마리산이 있다. 그 너머로는 장봉도가 삐죽 옆구리를 내밀고 있다. 산이 몸을 한참 낮추어도 앉음새가 좋아 너른 벌판과 바다를 볼 수 있다. 솔숲을 거느려 아름다운 숲향이 있고, 산길이 좋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호젓함이 있다. 산에 오른 시간은 산과 벗하는 시간이요,..

장봉도 섬 산행

장봉도(長峰島) 섬 산행 이름도 길고 봉우리도 많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 장봉 4리-해안가-윤옥골-가막머리-봉화대-장봉 4리-국사봉(151m)-말문고개-팔각정-옹암선착장 장봉도는 이름대로 길고(長) 봉우리(峰)가 많다. 썰물이 빠지면 금방이라도 걸어서 닿을 듯한 거리에 강화도가 있다. 고려 때 몽고 침입으로 본도에서 이곳으로 피난 와서 살기 시작했다는 곳인데, 강화도호부 소속이었으니 본도는 강화도를 의미한다. 매시간 인천 영종도 삼목선착장을 떠나 이곳 옹암선착장에 배가 닿으면 한 무리 사람들이 섬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논 가운데에 백로가 제 얼굴을 비춰 보는지 미동도 않는데, 바다 바깥에선 괭이갈매기가 이따끔 울어댄다. 썰물이 빠져 나간 갯가는 싱싱하다. 군데군데 남아있는 굴을 까서 짭짜름한 바다 냄..

고려산 / 진달래 꽃가지에 바람만 다녀가고

고려산(高麗山 436m) 진달래 꽃가지에 바람만 다녀가고 강화군 (2011.4.10. 흐림→맑음→ 오후 늦게 비. 2.5~12.8℃) 청련사 입구-청련사-고려산-진달래 군락지-고인돌군-고인돌군-적석사 갈림길-낙조봉-미꾸지고개 (8.7㎞. 3시간) 고려산은 애당초 오련산(五蓮山)이라 하였다. 고구려 장수왕 때 인도 고승 천축조사가 오색 연꽃을 뿌려 절터를 잡았다 하여, 산이름도 절이름도 모두 그에 따라 지었다. 몽고 침입으로 고려가 강화로 천도하면서 고려산으로 이름을 바꾸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39년 항몽 기간 중 강화는 국운을 짊어진 곳이었지만, 그 이전에도 근세에도 강화는 수도를 지킨 터이고 고난의 땅이었다. 그 땅에 우뚝 솟아 지키고 있는 산이 마리산,혈구산,정족산,낙가산,해명산,고려산이다. 고려산..

혈구산 / 사방이 터져 둘러보는 맛이 좋은 산

혈구산(穴口山 466m) 사방이 터져 둘러보는 맛이 좋은 산 인천광역시 강화군 (2011.3.13. 맑음. 4~13.2℃) 외포 1리 외주정류소-외포정미소-임도-퇴모산(338)-혈구산-고비고개 (약 9㎞. 4시간) 지기(地氣)가 모인 곳을 혈구(穴口)라 하는데, 혈구산은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다. 사람 입에 해당하는 혈구는, 초입부터 정상까지 올라가면서 내려보는 내가저수지가 그런 자리일 것이다. 산은 높아야만 좋은 산이 아니라 가슴 속에 느끼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혈구산에 올라 보면 주위가 모두 터져 호호탕탕 시원하다. 온 산이 빨려들 듯 모여들고 흩어진다. 산줄기가 살아 숨쉬 듯 호쾌하다. 백두산에서 499㎞, 한라산에서 486㎞. 백두산과 한라산 중간에 자리 잡은 지리적인 위치도 의미가 있고, 넓..

해명산 낙가산 / 아름다운 갯벌을 보며 걷는 석모도 산길

해명산(327) 낙가산(235) 아름다운 갯벌을 보며 걷는 석모도 산길 인천 강화군 삼산면 (2010.12.12. 맑음.-8.7~1℃) 전득이고개-해명산-새가리고개-낙가산-보문사주차장 (4시간) 강화도 외포리선착장에서 버스에서 배로 바꿔 타고 석모도로 가는 바다를 건넜다. 석모도 산길은 우두머리 갈매기가 끼욱끼욱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전득이고개에서 시작한다. 산으로 오를수록 바다는 넓어지고 이제 막 썰물이 나가는지 갯벌도 점점 넓어진다. 히얀도 하지. 사람들은 어떻게 바닷물을 밀고 당기는 것이 달님이 하는 것임을 알았을까. 방죽 안은 논이고, 그 바깥은 갯벌이라 멀리 보아도 물 나간 흔적이 걸쭉하다. 갯벌에 사는 사람들은 물때를 알아 이곳 갯벌에서 먹고 살아갈 것을 찾는다. 강화도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무의도 호룡곡산 / 무희가 춤추는 아름다운 섬에 백설도 춤춘다

호룡곡산(虎龍谷山 244m), 국사봉(國史峰 230m) 무희가 춤추는 아름다운 섬에 백설도 춤춘다 인천 무의도 (2009.12.27) 흐린 후 눈. 기온 -8.8℃~-4.9℃. 풍속 2.1m. 적설량 2.7㎝ 샘꾸미-마당바위-호룡곡산-부처바위-환상의 길-하나개해수욕장-구름다리-국사봉-실미도유원지 입구-당산-큰무리선착장 (4시간 50분) 샘이 꾸러미처럼 솟는다는 무의도 남쪽 끝 샘꾸미에 도착하였다. 무의도와 소무의도 사이에 다리를 놓고 있었고, 무의도와 잠진도 사이에도 다리를 놓는다는데 환상적인 섬 산행 맛도 줄어들게 되었다. 10년 전 마이크를 잡고 무의도 소개를 재미나게 하던 마을버스 기사는 어디 가고. 운전대에 테이프를 덕지덕지 감은 녹슨 차와 표정 없는 버스기사가 대신하였다. 축구선수 김남일이 이곳..

마니산 2. 함허동천능선 풍경이 압권

마니산(469.3m) 2 함허동천능선 풍경이 압권 인천광역시 강화군 (2009.9.5) 함허동천 야영장-능선길-마니산-참성단(465)-능선길-야영장(4시간 반) 자전거를 타고 흥왕리 바닷가로 나갔다. 늪에서 오리들이 놀라서 물줄기를 길게 그리며 달아나고, 포구에는 어부들이 어구를 손질하고 배 띄우느라 바쁘다. 벼가 익어가는 들판을 가로질러 마니산 너머로 해 떠오르는 것을 보고 한참 뒤에야 산에 올랐다. 함허선사가 도를 닦던 함허동천 능선을 길게 올라서느라 온몸이 땀이다. 가는 여름이 마지막 열기를 뿜어내는지 한낮 기온에 소금이 눈에 맺히도록 따갑다. 함허선사를 만나러 온 아내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각시바위가 되어 오늘도 멀리 분오리 갯벌에 서있다. 마니산은 백두산과 한라산 가운데 있기에 또 의미가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