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72

도봉산봉 천장만길

도봉산(道峰山. 740m) 도봉산봉 천장만길 서울 도봉구 (2006.9.2)도봉산매표소-금득사-다락원능선-포대능선-망월사-원도봉계곡(4시간)   도봉산봉 천장만길 하늘 속에 빚었구나.우뚝 솟아 웅혼하고 아름답고 빼어나다. 다락능선 포대능선 이어 이어 바위길장엄으로 드러내어 준봉위용 드높구나 가을빛 따사한 빛 깎아지른 바위봉온몸으로 받은 산빛 희고도 눈부시다.

봉정사 / 깊고 고풍스러운 산사

봉정사(鳳停寺) 1 깊고 고풍스러운 山寺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2006.6.25) 계곡 물소리가 玉 굴리는 소리처럼 맑다 하여 이름 지은명옥대(鳴玉臺)를 지나 숲길에 들어서면 마음이 고요하다. 만세루 누각 아래로 몸을 숙이고 절마당에 올라서면 고티 물씬 나는 절집이 정갈하며, 아늑하다. 현존 最古 목조건물 극락전은 소박하고도 간결하며, 대웅전도 짜임새가 아름답고 웅건하며 고풍스럽다. 절 옆 요사체를 지나 계단을 올라가면 빛 바랜 영산암이 있다.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으로 세상에 알려졌으나 다람쥐 한 마리 조르르 달려 나올듯한 한적한 암자다. 만세루를 내려서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출마하였던 분을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누었다. 절집이 고풍스럽고 마음을 편히 놓을 수 있어서 찾았으리라. 잠시 네..

대둔사 / 서산대사 법통을 이은 절

대둔사  서산대사 법통을 이은 절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2006.6.18)  나말여초에 창건한 것으로 추정하는 대둔사를 두고 서산대사는 '만세토록 허물어지지 않을 땅'이며, '종통이 돌아갈 곳'이라 하였다. 그의 유언에 따라 서산대사의 금란가사와 발우가 이 절에 안치되어 서산의 법통을 이어가는 절이 되었다. 십리 숲길을 지나면 서산대사 초의대사 혜장선사 쟁쟁한 선사들의 부도밭이 있다. 나라의 대표 고찰다운 맛이 난다. 숲길도 길지만 절도 둘러볼 곳이 만만치 않다. 대웅전 계단 소맷돌엔 돌사자 입 크게 벌리고, 기단 돌짐승은 큰 눈 더 크게 뜨고서 용맹정진을 재촉하고 있다. 추사가 촌스럽다고 타박했다가 다시 걸게 했다는 이광사가 쓴 대웅보전 현판은 고풍스럽다. 이 절 가장 오랜 유물인 삼층석탑은 단아..

연꽃, 花中君子여

연꽃, 花中君子여연꽃을 찾아서(2006.6.18) 회산 백련지(白蓮池) / 무안군 일로읍 복용리,대둔사 무염지(無染池) /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내가 돌이 되면돌이 연꽃이 되고연꽃은 호수가 되고내가 호수가 되면호수는 연꽃이 되고연꽃은 돌이 되고 …   - 서정주, 내가 돌이 되면-  보리수 아래서 깨우쳐 부처가 된 석가모니는인간들이 호수의 연꽃으로 보였다 한다.흙탕물 속에 있는 것, 흙탕물에서 헤어나는 것물 위로 고개를 내미는 것꽃을 피우려 애쓰는 것이러한 연꽃의 모습은 고해를 헤매고 있는 중생이었다어두움 속에 있거나 더러운 곳에 있거나 어려움 속에서도항상 맑은 본성을 지닌 꽃이여,花中君子여 !

청량산 / 단정하고 청량한 육육봉

청량산(870.4m) / 단정하고 청량한 육육봉 경북 봉화,안동 (2006.6.3~4) 선학정-청량사-자소봉-뒷실고개-의상봉-청량폭포(5시간) 입석-청량산성-축융봉-공민왕당-청량산성-입석(2시간반) 주세붕이 말하길 청량산은 단정하면서도 밝고 깨끗하며, 비록 작기는 하나 가까이 할 수 없는 산이라 하였다. 단정하면서 절도가 있고, 자태가 범접하기 어려웠던 산이다.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 백구야 헌사하랴 못 믿을 손 도화로다 도화야 떨어지지 마라 어주자(漁舟子) 알까 하노라. - 이퇴계- 퇴계도 청량산에 대한 애착이 무척 깊었던 모양이다. 이런 궁벽한 산골에 기기묘묘 아름다운 형상을 빚어 놓았으니 시 한 수를 아니 남길 수 없었을 것이다. 의상대를 눈 앞에 두고 산을 다 내려 갈듯이 오르내리고,..

화왕산 / 분홍으로 물든 화왕

화왕산(火王山 756.6m) 분홍으로 물든 화왕  경남 창녕읍 (2006.4.15)창녕여중-화왕산-관룡산-관룡사-옥천리(4시간20분)  정수리 암봉은 불꽃으로 일어서고진달래 꽃술은 하늘 속에 붉다.한낮 분홍빛으로 화려한 화왕은   긴 밤에 억새불로 새운다.                                             화왕산성 서문 부근                                      화왕산 정상에서 (북쪽 방향)                                           화왕산 정상                                        화왕산 정상에서(동문 방향)                                        화..

사패산 / 왕이 패물로 산을 주었다

사패산(賜牌山 552m) 왕이 패물로 산을 주었다 의정부시, 양주군 (2006.3.26) 망월사역-망월사-포대능선입구-회룡골재-사패산-안골(4시간 반) 철령에서 달려온 산줄기가 이곳 사패산(賜牌山)까지 이어졌다. 산은 위엄으로 앉아있고 전설과 역사의 숨결이 가득하다. 사패산은 선조의 여섯 번째 딸인 정휘옹주가 결혼하자 부마인 유정랑에게 하사한 산이라 이름을 그리 지었다. 왕이 산을 패물로 줄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달을 보며(望月) 나라(신라) 기틀이 오랫동안 굳건하길 바라며 지은 절 望月寺. 태조(이성계)가 돌아오기를 빌어 소원성취한 뒤로 왕(용)이 돌아왔다는 뜻으로 고쳐 부른 回龍寺. 김구선생 이름자를 새겨 준공식을 하던 1949.6.26 그날 선생이 경교장에서 피살된 기막힌 사연이 있는 석굴암도 있..

월출산 / 울퉁불퉁 바위전시장

월출산(月出山. 809.8m) 울퉁불퉁 바위전시장   전남 영암군 (2005.10.30 산행)천황사터-바람골-통천문-천황봉-구정봉-도갑사(4시간40분)  월출 바위봉은 울퉁불퉁하고 그 위용이 당당하다. 바위벽은 산을 에워싸고 산줄기는 내리 뻗어 호쾌하다.'그림 속같은 산에서 달 뜬다'는 싯귀처럼 그림같은 산경이다. 월출산 품안에 유적은 다 보지 못하고 종종 걸음 내딛고 지나쳤다.안개에 가려 천황봉을 못보았던 윤선도가 '두어라 해 퍼진 뒤면 안개 아니 걷으랴'며 기다리던 그만한 여유가 부러웠다.                        2004.12.05. 라나월출산 기암절벽, 영암의 평야에 우뚝솟은 기백,바람에 놀라다시 또 만나리라 다짐을 해본 산입니다사진으로 다시 보니 감회롭군요사진도 잘찍으셨구요어제..

이은상 시 '성불사 깊은 밤에'

성불사(成佛寺) 깊은 밤에                                       이은상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風磬) 소리    주승(主僧)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구나     저 손아 마저 잠들어 혼자 울게 하여라           뎅그렁 울릴 제는 더 울릴까 맘 졸이고     끊일 젠 또 들릴까 소리나기 기다려져     새도록 풍경 소리 데리고 잠 못 이뤄 하노라       *가곡에서 최초로 시조시에 곡을 붙인 것이 이 시조이다.     시인인 객이 풍경소리 엿듣는 것 조차 송구스러워 혼자 내버려 두란다.     잠잠함 속에 깨침에 이를 것 같은 아름다운 시조다.                                            풍경 / 밀양 표충사 ( ..

모악산 / 백제의 역사가 두런두런 들리는 금산사

모악산(母岳山) 백제의 역사가 두런두런 들리는 금산사  전북 김제군 금산면,완주군 구이면 (2005.4.17)    찔레꽃 필 때 가물어 '찔레꽃가뭄'이란 말이 있다.  봄의 열기에 목이 타는 날 찔레잎 한 입 물고  모악에 올랐다. 나무는 물이 오르고 화사한 꽃 마다 벌이 모이고견훤을 이곳에 유폐시킨 백제의 역사가  두런두런 들리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