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2024/07 15

어사화(御賜花) / 임금이 급제자에게 내린 꽃

말속에 자연 5 어사화(御賜花) 임금이 급제자에게 내린 꽃  우리나라 과거제도는 오래되었다. 고려 때 중국의 귀화인 쌍기의 건의에 의해 고려 때 처음 시작하여 조선시대 고종 31년(1894년) 갑오경장에 의해 폐지할 때까지 이어갔다. 능력에 의해 관리를 뽑는 과거제도는 벼슬과 양반을 이어가는 발판이었다. 식년(式年: 3년마다 과거를 보는 해) 봄에 초시합격자를 대상으로 대과를 치러 33명을 뽑고, 등급을 매기는 전시를 거쳐 최종 합격 하였다. 대과인 문·무과에 합격한 것을 급제(及第)라 했다. 그중에 최우수 성적자가 장원급제(壯元及第)이다. 합격자 명단을 쓴 방(榜)에 붙지 못하면 낙방(落榜)이다. 낙제(落第)도 낙방과 같은 뜻이다. 알성급제(謁聖及第)는 임금이 문묘에 참배한 뒤 실시한 비정규적인 과거시..

점봉산 곰배령 2. 곰배령에서 본 여름 꽃

점봉산 곰배령 2곰배령에서 본 여름 꽃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2024.7.25)진동리 주차장 - 강선리계곡 - 곰배령 - 쉼터 - 전망대 - 능선길 - 진동리 주차장 (10.8km)    점봉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존구역이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20% 정도 되는 850여 종 식물이 이곳에서 자라고 있다. 점봉산 곰배령 산길은 대부분 강선리계곡으로 올라가서 능선길로 하산하는 길을 이용한다. 강선리계곡은 습기가 있는 계곡이고, 능선길은 계곡에서 조금 떨어진 산길이다. 식물 분포로 보면 능선 정상부까지는 풀과 나무가 고루 분포하고, 곰배령에는 바람이 부는 곳이라 나무가 살 수 없는 지형이라서 풀이 대부분이고, 정상부에서 하산지점까지는 나무가 많다.  계곡길로 오르며 눈에 자주 들어오는 여름꽃으로는..

점봉산 곰배령 1 / 여름꽃을 보러 가다

점봉산 곰배령 1 여름꽃을 보러 가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진동리 주차장 - 강선리계곡 - 곰배령 - 쉼터 - 전망대 - 능선길 - 진동리 주차장이동거리 10.8㎞. 이동시간 4:02. 휴식시간 0:41. 계 5:41 (2024.7.25. 흐림. 24~29℃)    중복(中伏)이다.  '犬'은 사람 곁에 있는 해이고, 人은 닮았다는 뜻이다. 즉 복(伏)은 해가 옆에 있는 것처럼 뜨거운 날이란 뜻이 된다. 올해는 말복이 입추 뒤에 있어 더위가 길 것으로 예상한다. 중복이 지나면 뻐꾸기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 하루 중에서도 가장 오래 우는 새소리가 없으니 금방 표시가 난다.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새끼를 맡기고 자신은 독이 있는 유충을 먹는다. 농약 살포로 먹잇감이 줄어들어 뻐꾸기도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

결초보은(結草報恩) /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

말속에 자연 4 결초보은(結草報恩)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은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는 말이다. 살아 있는 동안은 죽음을 돌보지 않고 은혜에 보답하며, 죽으면 풀을 묶어 은혜에 보답한다는 것이다. 거기엔 이런 고사가 있다. 진(晋)나라 위무자(魏武子)란 사람이 병으로 누워 있을 때에 아들 위과(魏顆)를 불렀다. 자기가 죽거든 자기 첩을 다른 곳으로 시집보내라 했다. 그러나 죽을 임시에 정신이 혼미할 때에는 시집보내지 말고 자기와 같이 묻으라고 유언했다. 아들은 그의 부친이 병석에 누워 있을 때 말대로 위무자의 첩을 다른 곳으로 시집보내주었다. 얼마 후 진진(秦晋)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다. 위과의 군대가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을 때 풀을 묶어 진(秦) 나라 군사가 걸려서 넘어지게 하..

삼밭에서 자라는 쑥은 삼처럼 곧게 자란다

말속에 자연 3  삼밭에서 자라는 쑥은 삼처럼 곧게 자란다  쑥이란 이름은 '쓰다(苦)'와 어근이 같은데, 약용이나 식용을 할 때 조금 쓴맛이 난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쑥쑥 잘 자라서 쑥이란 말도 있다. 쑥은 몇 종류(넓은잎외쑥, 맑은대쑥 등)를 제외하면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산다. 쑥은 잎 뒤에 하얀 털이 빽빽하다. 쑥이 메마른 땅에서 잘 자라는 이유는 잎 뒷면에 털이 있어 통기성을 떨어뜨려 수분이 없어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국화과 식물은 꽃이 화려하여 곤충이 꽃가루받이를 하는 것이 많다. 그러나 쑥은 국화과식물인데도 꽃이 화려하지 않다. 7~10월에 피는 꽃은 잎색과 비슷한 노란색으로 수수하다. 바람에 의해 꽃가루받이를 하는 풍매화라 화려할 필요가 없다.  쑥은 자라는 속도가 빨라 무성하게 크면 ..

남한산성 벌봉 ~ 객산 / 산성리에서 선법사로 가는 역사의 길

남한산성 32 남한산성 벌봉 ~ 객산 산성리에서 선법사로 가는 역사의 길 남한산성 산성리 종점(300) - 현절사 - 동장대터 - 벌봉(512.2) - 바람재 - 전망바위 - 막은데미고개 - 사미고개(219) - 객산(292.1) - 선법사 - 광주향교이동거리 10.3㎞. 이동시간 4:02 휴식시간 0:47. 계 4:49 (2024.7.19. 흐림. 24.2~30.8℃)    며칠 오던 비가 그치고 날씨는 흐리다. 남한산성 지도를 살피던 중 선법사를 지나 광주향교로 가는 길이 눈에 들어왔다. 남한산성 산성리 종점에서 시작하면 계속 내려서는 길이라 힘도 들지 않는다. 버스를 타고 내린 산성리 종점은 남한산성 종로이다. 천흥사 동종이 있는 종각이 있어 붙은 이름이다. 산성리 종점 해발은 300m로 벌봉(51..

오곡(五穀)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말속에 자연 2 오곡(五穀)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오곡엔 두 가지 뜻이 있다  곡식 중에 고대로부터 중요하게 여긴 5대 작물을 오곡이라 한다. 오곡은 중국 주례(周禮)에 처음 등장하였다. 주례에서는 벼, 기장, 피, 보리, 콩을 오곡으로 기록하였다. 오곡은 시대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쌀, 보리, 콩, 조, 기장을 오곡이라 한다. 기장은 요즈음 생산량이 적어 대신 팥을 넣기도 한다. 단순히 오곡이 무르익었다고 할 때 오곡은 온갖 곡식이고,  오곡백과(五穀百果)는 온갖 곡식과 과일이다. 오곡밥이라 할 때 오곡은 〈동국세시기〉에 찹쌀, 팥, 수수, 차조, 콩으로 실었다. 앞서 쓴  '옛말 속 자연 1'에서 숙맥(菽麥. 콩과 보리)을 얘기하였기에 여기서는 나머지 곡식에 대해서 쓴다.   벼는 ..

숙맥(菽麥) /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말속에 자연 1  숙맥 (菽麥)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식생 공부를 하면 자연과 관련 있는 속담, 고사성어, 관용어구가 가끔 나온다. 그래서 옛말에 있는 자연을 정리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것을 잘 아는 것도 아닌 내가 이것을 정리한다는 것이 어쭙잖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동식물을 만나서는 구분에 어려움을 겪던 내가 아니던가. 옛말에 콩(菽. 숙)과 보리(麥. 맥)도 구분 못하는 무식한 사람을 숙맥(菽麥)이라 했다. '콩을 보고 팥이라 그런다'는 말과 같다. 숙맥은 사리 분별을 못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모자라고 어리석은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누구나 다 아는 것을 모르니 숙맥이란 말이 생겼을 것이다.  콩에 대한 속담은 참으로 많다. 남의 말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을 보고 '콩을 가..

과일 씨 먹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과일 씨 먹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 씨 먹으면 안 되는 것 ː 매실, 살구, 복숭아, 체리, 사과- 씨까지 먹어도 되는 것 : 수박, 포도, 참외   봄부터 가을까지 과일이 많이 나는 계절이고, 연중 먹는 것이 과일이다. 과일은 대부분 익고 나서 먹지만, 덜 익었다고 먹어서 해가 되지는 않으나 매실은 덜 익은 것을 먹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풋매실과 청매실은 둘 다 초록색이라 색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대체로 24 절기 중 망종 이후 나온 매실은 익은 것이다.  과일 씨앗은 씨앗 자체에 자연독소가 있는 것이 있어 먹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매실, 살구, 복숭아, 체리 등 씨앗이 굵은 과일은 씨앗 자체에 독이 있어 먹으면 안 된다. 그 굵은 것을 일부러 먹지는 않기는 하다. 씨앗이 작은 것으로는 ..

남한산성 한봉 ~ 노적산 / 동문밖 큰골에서 광지원 가는 산길

남한산성 31 남한산성 한봉에서 노적산으로동문밖 큰골에서 광지원 가는 산길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남한산성 중앙주차장 - 동문 - 큰골 - 한봉 - 약수산 - 약사산 - 노적산 - 광지원(남한산성면사무소)이동거리 7.4㎞. 이동시간 3:15. 휴식시간 0:48. 계 4:03 (2024.7.12. 맑음. 21.8~30.2℃)     오늘 나의 봉우리는 한봉에서 노적산 가는 길이다. 남한산성 봉암성에서 한봉으로 가다가 보면 노적산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몇번 그 이정표를 보며 한번 가봐야지 마음을 먹고 있었다. 두근거림은 기회를 가지겠다는 것이요 행동의 다짐이다. 큰골에서 오르는 산길은 길이 희미하다. 비 온 뒤라 어디서 구수한 버섯 향이 나다가 사라진다. 사라져서 존재하는 것이 향기다. 숲에서 고라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