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 348

영남의 관문 새재를 넘어

새재 (650m) 영남의 관문 새재를 넘어 경북 문경 (2013.6.2) 조령휴게소-제3관문(조령관)-장원급제길-제2관문(조곡관)-교귀정-제1관문(주흘관)-주차장 (약9㎞.3시간) *제3관문에서 제1관문 거리는 6.5㎞ 영남의 관문 새재는 이제는 옛길로 남아있어 더 정겨운 길이다. 새도 날기 힘들어 새재요, 억새가 우거져 새재요, 조령산과 주흘산 골짜기에 새로 난 고개라 새재이다. 새가 날기 힘들다는 의미는 한자로 조령(鳥嶺)이요, 새재의 옛이름 초점(草岾·풀재)은 억새와 연관이 있다. 문경(聞慶)은 영남 사람들이 과거급제의 기쁜(慶) 소식을 가장 먼저 듣는(聞) 곳인데, 문경의 옛이름 문희(聞喜)도 같은 뜻이다. 문(門)에서 귀(耳)를 대고 기쁜 소식을 기다리고, 억새가 사각거리는 소리도 듣는 제3관문..

영남대로 옛길 문경 토끼비리

영남대로 옛길 문경 토끼비리 경북 문경시 마성면 (2013.6.1) 고모산성 주차장-성황당-고모산성-진남문-토끼비리 옛길 (왕복 1.5㎞. 1시간반) 문경 토끼비리는 안동에서 승용차를 타고 3번국도를 따라 점촌에서 문경쪽으로 가면 된다. 문경시 마성면에 있는 진남휴게소를 1.5㎞ 지나면 고모산성길 작은 도로표지판이 있으나 찾기가 쉽지 않다. 동네 아주머니가 가는 길을 일러주어 입구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성황당 앞에 있는 안내도에 따라 고모산성과 토끼비리 옛길을 돌아오는 것이 이곳 걷기의 순서다. 고모산성은 고모할미가 하룻밤에 쌓았다는 전설이 있는데, 신라가 고구려를 방어하기 위해 쌓았다는 기록으로 보아 삼국시대 초기에 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복원한 성 옆에는 무너진 옛 성벽 잔..

한양도성 5 / 장충동-남산-숭례문

한양도성 5 장충동-남산-숭례문 서울 남산공원 일원 동대입구역-장충동 성곽길-팔각정-반얀트리클럽-국립극장-남산 성곽길-남산타워-봉수대-안중근기념관-회현동-숭례문 (약 6㎞. 2시간 10분. 2013.4.10. 비 후 갬. 1.3~8.1℃) 600년 고도 서울은 흔적이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없어진 편이다. 어쩌겠는가. 남은 자산이라도 잘 가꾸어야 한다. 서울도성은 조선 태조가 종묘·사직·궁궐을 조성한 후에, 1396년에 시작하여 49일 만에 완성하였다. 만드는 속도는 빨랐지만 그 과정은 계획적이었고 엄격하였다. 성곽에는 실명으로 책임자의 이름을 새겨서 책임을 다하였다. 낙산이나 남산이나 북악산 쪽에 가면 그 자취를 볼 수 있다. 이번 걷기는 내사산 성곽 구간 약 20㎞ 중 6㎞ 구간이다. 한양도성은 태조 ..

여의도 한 바퀴 / 도시 속 섬공원

도시 속 섬 공원, 여의도 한 바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2013.3.23. 맑음. -1.2~12.1℃) 여의도역-여의도공원-한강시민공원-서강대교-국회의사당 뒤편-여의도 샛강 생태공원-63 빌딩 부근-원효대교-서강대교-당산역 (약 5.5㎞. 4시간) 여의도 걷기 지도 (여의도역~당산역) 여의도는 원래 '잉화도(仍火島)'라 불렀는데 조선 후기에 여의도(汝矣島)로 바뀌었다. 홍수에 섬이 잠기어도 야산 부근은 물에 안 잠기어 백성들이 '너의 섬'이라 부른 이름이 굳어졌다는 것이다. '잉화'는 '너벌'이라는 뜻이고, '여의도'는 '너의 섬'이란뜻이니 같은 말이다. 여의도는 1968년에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말하는 개발은 땅을 파헤친다는 말과 같다. 여의도는 조선 후기까지도 밤섬과 모래톱으로 이어..

산수화 같은 두물머리 풍경

산수화 같은 두물머리 풍경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2013.3.9. 맑음) 우리나라 산줄기는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치고 나누어져 백두에서 땅끝까지 이어지고, 물줄기는 산줄기를 따라 흐르며 골골물이 다시 합쳐진다. 산줄기는 흩어지고 물줄기는 모인다. 산줄기는 물뿌리요, 산이 흩어진 곳이 들이요, 물은 산과 들을 이으니, 그들은 모두가 한몸이다. 강이 산을 적시며 흐르는 것은 자신의 뿌리인 산을 차마 못 잊어서 그럴 것이다. 우리나라 산줄기와 물줄기를 종합정리한 1800년경 만든 지도인 산경표(山經表)를 들여다 보면, 산줄기는 모두 물줄기와 연관하여 이름을 지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절묘한 승경이 두물머리이다. 두 물이 어우른다는 뜻을 새긴 그 말이 아름답다. 한자로 쓴 말은 양수(兩水)·양수두..

하늘공원-노을공원길

하늘공원-노을공원길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마포농수산물센터-하늘공원-노을공원-메타세쿼이아길-평화의 그 옛날에, 난초와 지초가 아름답게 자라는 난지도가 있었다. 외지사람들 15년간 부려놓은 쓰레기로 섬이 몸서리치더니, 흙을, 덮고 풀이 자라고 나무를 심어 까마득하던 푸르름을 다시 찾았다. 억새는 척박한 땅을 다시 살려낸 늠름한 보병이었다. 바람 따라 하늘하늘 세상을 순리대로 살아가는 흔들림이었다. 구름다리와 하늘계단 / 하늘공원 올라가는 길 하늘공원 억새밭 한강이 보이는 풍경 / 하늘공원에서 억새 물결 / 하늘공원에서 하늘공원 억새밭 노을공원 나무 가득한 붉은 열매 / 노을공원에서 난지한강공원캠핑장 / 노을계단에서 노을공원 아래 흙길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길 무릎 주제 조각 / 평화의 공원 / 무릎은 기도..

불암산둘레길

불암산둘레길 오르내림이 편안한 둘레길 / 서울 노원구 (2012.11.10. 맑음. 9.2~14.7℃) 상계역 1번 출구-불암대림아파트 옆길-불암산공원 오르막길-제5등산로-넓적 바위-삼육대갈림길왼쪽- 삼육대정문 방향 오른쪽길-제명호수-삼육대 캠퍼스-화랑로 -서울여대 - 화랑대역 (9㎞. 3시간) 둘레길은 그 쓰임새가 따로 있다. 건강이나 체력이나 참가 구성원에 따라 산행 대신 선택할 수 있는 길이다. 가로로 길을 잡아 위로 오르는 대신 세로로 길을 잡아 옆으로 걷는 길이다. 가뿐 숨을 쉬지 않고 쉬엄쉬엄 걸을 수 있어 좋다. 호흡 조절과 음식을 먹고 걷는데도 둘레길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멀리 가서도 구경 못한 단풍을 볼 수 있어서 또한 좋다. 불암산둘레길은 높낮이가 적고 인공 조형물이 적어 자연스러..

구천동계곡길 / 깊고 아름다운 무주 구천동계곡

구천동계곡길 / 깊고 아름다운 무주 구천동계곡 전북 무주 (2012.11.4. 흐린 후 비) 삼공리 주차장(600m)-월하탄~이 속대-백련사(900m) (왕복 약 12㎞. 3시간) 덕유산 정상을 곤도라를 타고 오르려던 계획은 바람이 많이 불어 무산되었다. 초속 7~8m이면 곤돌라가 움직이지 못한다는데, 그날 바람은 20m가 넘었다. 정상은 눈이 하얗게 쌓였을 텐데 올라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대신 구천동계곡을 걷기로 하였다. 구천동(九千洞)은 마을 이름이 아니다. 동(洞)은 풍광 좋은 계곡을 가리키므로 구천동은 계곡을 이르는 고유명사이다. 구천동계곡은 나제통문에서 시작하여 백련사까지 28㎞로, 삼공리 주자장을 기점으로 그 밑을 외구천동, 거기서 위쪽 백련사까지를 내구천동으로 구분한다. 구천동 33경 중..

강동그린웨이 / 호젓한 동네 둘레길

강동그린웨이 호젓한 동네 둘레길 서울 강동구 (2012.6.30. 20.2~23.7℃. 비 69.5㎜) 명일역-고덕역-명일근린공원-일자산(해맞이공원, 둔굴)-서하남사거리-성내천-올림픽공원 (3시간 30분) 전날 저녁부터 비가 왔고 오전에 비가 많이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어, 산행 목적지를 가평에 있는 산에서 강동그린웨이 트래킹 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모처럼만에 오는 단비였고 기다리던 빗소리를 들으면 걷는 것도 좋다. 비는 어원인 '블'이 '쁘리다'에서 나온 것이라, 이렇게 시원하게 뿌려야 제 맛이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이 왜 우사(雨師)를 거느리고 왔겠고, 비바람을 관리하는 영등할매에게 왜 제사 지냈겠는가? 생산력을 좌우하는 비는 요즈음도 마찬가지이다. 빗속에 나서는 일도 운치 있는 일이다. 이미 걷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