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북한산과 서울의 산 119

여성봉-오봉 / 도봉산과 북한산을 가슴에 품는 산

도봉산과 북한산을 가슴에 품는 산 여성봉-오봉 서울,고양 (2012.2.18.맑음.-13~-3℃) 송추계곡-여성봉-오봉(660m)-오봉샘-우이암-우이동 (4시간반) 겨울이 한 뼘정도 남아있는 우수(雨水) 전날, 거의 마지막 한파가 지나가고 있다. 골바람이 조금은 차다. 아무래도 정신이 번쩍 들도록 찬바람 내리불고 흰 눈 내려 자박자박 물기를 머금어야 기운을 차릴 수 있다. 세상 사는 일도 그런 자극이 있어야 하듯 말이다. 아름다운 산길 여성봉과 오봉은 음과 양의 봉이 늘 마주 보고 있는 곳이다. 이 산길에선 북한산과 도봉산 줄기를 멀리서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다.1770년 스무세살의 실학자 유득공이 친구들과 한양도성 유람을 나섰는데, 이 두 산을 표현한 내용이 참 재미있다. " 도봉산은 빼곡하게 투호 단..

도봉산 / 산에서 소망을 말하라

산에서 소망을 말하라 도봉산(740m) 서울 도봉구,경기도 의정부시 (2012.1.8. 맑음. -5.5~0.4℃) 도봉동-은석암-다락능선-만월암-도봉대피소-도봉서원-도봉동 (4시간) 신년 산행으로 도봉산에 올랐다.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이 넓게 보이는 큰 바위 앞에 섰다. 산은 묵묵하고 풍경은 장쾌하다. 눈비와 바람을 맞으며 계절의 변화를 담아왔던 산이다. 뭇짐승과 풀과 나무들이 발을 뻗을 자리를 품 안에 마련하여 기다리며 받아들인 산이다. 산에 올라 소망을 말하라! 산이 모든 것을 받아들일진데, 그대의 소망도 들어주지 않겠는가. 도봉산 정상 (좌로 부터 선인봉,만장봉,자운봉) 다락능선에서 보는 도봉산 정상 끄트머리 다락능선에서 자운봉 가는 길 도봉산 큰 바위봉우리 위용 중간에 펼쳐진 우이암이 있는 능선 ..

북한산 상원봉 / 산에서 또 겨울을 맞는다

산에서 또 겨울을 맞는다 북한산 상원봉 (715.5m) 북한산성 입구-중성문-행궁터-남장대지-상원봉-청수동암문-대남문-대성문-정릉동 (4시간 반) 2011.12.17 (맑음. -10.6~-1.6℃) 산에서 또 겨울을 맞는다. 산등성이 건너온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얼음골짜기와 북사면 잔설이 겨울 맛을 낸다. 세월은 바람처럼 가고 또 오는 것이다.

도봉산 보문능선-무수골 / 낙수소리 청량하고 물소리 좋은 곳

낙수소리 청량하고 물소리 좋은 곳 도봉산 보문능선에서 무수골까지 서울 도봉구 도봉동 (2011.7.3. 비. 20.7~24.8℃) 도봉동-보문능선-우이암-원통사-무수골 (4시간 반) 도봉산(道峰山)은 불성의 이름이 가득한 산이다. 도봉이 그러하고 보문(普門)과 원통(圓通)이 관세음보살을 의미하는 말이니 또 그러하다. 우이암도 원래는 부처를 향해 기도하는 형상이라 하여 관음암이었는데, 소의 귀처럼 생겼다 하여 우이암으로 부르는 곳이니 오늘 산길은 관음의 세상을 찾아간 셈이다. 산속에 드니 조망이 없는 데다가안개와 구름에 싸여 밖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희끗희끗 만장봉과 자운봉은 볼 수 있으려니 하는 기대는 비가 와서 애당초부터 가질 수 없는 날씨였다. 그래도 점심을 차려 놓은 동안은 비가 그쳐서 잠시 구..

북한산 초록 융단

북한산 초록 융단 북한산 의상능선 경기도,서울 (2011.5.14. 맑음. 12.1~22.9℃) 백화사입구-가사당암문-용출봉(571)-용혈봉(581)-증취봉(593)-나월봉(651)-나한봉-상원봉(715.5)-대남문-구기계곡-구기동 (5시간) 북한산 상원봉에 서면, 멀리 주봉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고, 울퉁불퉁 의상능선 연봉을 건너다 보며 넘치는 싱싱함을 맛 볼 수가 있다. 문수봉에서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비봉능선에서는 그윽함을 느낄 수가 있으며, 넘실대는 초록 융단을 실컷 감상하는 곳이요, 온 몸이 초록으로 물드는 곳이다. 의상봉(앞)과 원효봉(뒤) / 용출봉에서 용혈봉(앞)과 용출봉(뒤) / 증취봉에서 바다 속 수초 사이로 헤엄쳐 다니는 듯한 고기바위 의상능선 / 나한봉에서 비봉능선 의상..

북한산 절터 산행

북한산 절터 산행 북한산 서울 은평구,성북구 (2011.2.5. 맑음. -0.8~5.5℃) 구파발역-진관근린공원-하나고-삼천사-삼천사계곡-부왕동암문-부왕사터-북한산성계곡-중흥사터-행궁터-보국사터-보국문-정릉계곡-정릉동(6시간) 북한산 옛절터를 두루 돌아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같은 거리라도 겨울산은 길다. 애당초 욕심을 부린 탓이다. 북한산성 축성 당시에 절은 중흥사 하나 뿐이었으나, 축성 뒤 3년 동안 12개 절과 암자가 들어서고, 그 뒤에 수 많은 절이 들어섰으니 북한산은 절로 채워진 성(城)이 되었다. 작년말에 주민들이 모두 철수하여 성 안에 사는 사람들은 절집에 사는 사람만 남았다. 절터가 물 가까이 자리잡고 있어서 산등성이를 오르내려도 다시 계곡 안쪽으로 난 길을 따라 돌아다닐 수 밖에 없다...

북한산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화강암 산

북한산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화강암 산 북한산 서울 종로구,서대문구 (2011.1.9. 맑음. -12~-4℃) 상명대-탕춘대능선-비봉-사모바위-응봉능선-진관사 일주문-구파발역 (5시간) 소한 한파가 주말까지 이어져 바람이 차다. 차가운 날씨에도 북한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여전하다. 바위봉우리 우뚝 선 모습이 시원해서 좋고, 봄눈 녹을 때도 질퍽거리지 않아서 좋다. 북한산 오르는 길은 온통 바위길이다. 탕춘대 능선 끄트머리 향로봉은 이름대로 불길이 타오를 듯한 모습이고, 진흥왕 순수비가 있는 우람한 비봉은 경사가 급하여 겨울엔 접근하는 발길이 드물다. 사모바위에서 방향을 틀어 응봉능선으로 내려서자면 밧줄을 잡아도 바윗길이 까탈스럽다. 북한산은 온통 바위요, 화강암 큰 덩어리 산이다. 한반도를 가장 넓게 덮고 ..

북한산 숨은벽능선 5. 거친 비온 후

북한산 숨은벽능선 5 거친 비온 후 경기도 고양시,서울시 (2010.9.24 ) 효자2리-밤골-사기막골-마당바위-숨은벽능선-백운산장-하루재-우이동 (5시간20분) 거친 비 휘몰아치더니 티끌 마저 쓸어 내렸다. 그저 구름이 살짝 걷히기만 바랐을 뿐인데. 그저 모습만 한번 보고 싶었을 뿐인데. 이리 맑은 모습 보이려 그렇게 거센 호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렇게 모질게 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북한산 숨은벽능선 4. 구름 속에 숨은 숨은벽능선

북한산 숨은벽능선 4 구름 속에 숨은 숨은벽능선 경기도 고양시,서울시 (2010.9.12 ) 효자2리-밤골-사기막골-마당바위-숨은벽능선-백운산장-하루재-우이동 (4시간50분) 아침에 풀벌레가 우는 것은 비가 그친다는 소식이다. 배낭을 꾸려 나섰다. 마당바위에서 숨은벽능선을 구경하려 기다렸으나 구름이 내놓지 않는다. 구름 가기를 기다리다간 오늘 하루가 다 지나갈 노릇이다. 산새가 지나가야 신령님이 구름을 걷는다는 소식을 들을 것인데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다. 구름 속 숨은벽능선을 지나 인수봉과 백운대 사잇길로 백운산장에 내려섰다. 팔도 산꾼들이 빗속에 산으로 모였다. 부부 산행팀이 체하여 약을 건네주고, 사진을 찍어주고, 술 한 잔 나누고. 산사람들은 그렇게 나누며 다닌다. ※ 교통편(가는 길) : 서울지..

북한산성 300년. 북한동 사람들이 떠난다

북한산 상원봉 북한산성 300년. 북한동(北漢洞) 사람들이 떠난다 경기도 고양시, 서울 성북구 (2010.7.31) 북한산초교-중성문-중흥사터-행궁터-남장대터-청수동암문-대남문-대성문-영취사-정릉동 (5시간) 북한산에 드니 산성 안 북한동 사람들이 올 12월말까지 이주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북한산성을 만들면서 성을 지키는 병사 가솔들이 살기 시작하여 이어왔던 마을이었다. 1907년 일제에 의해 군대가 해산되고, 1915년 집중호우로 행궁지와 중흥사와 수문지가 무너졌다. 일제 때 방치되던 행궁이었고, 북한산성을 지을 때 유일한 절이었고 승병훈련 총본부였던 중흥사가 원인 모를 불이 일어난데다가 호우로 폐허가 되어 지금까지 황량하다. 1925년 을축년 여름에는 사흘동안 650㎜가 내린 대홍수로 산영루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