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도일봉 / 바위산 계곡산행

도일봉(864m) 바위산 계곡산행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13.8.24) 중원리주차장-중원폭포-중원계곡-도일봉-먹뱅이골-중원폭포-중원리주차장 (5시간 반) 돌은 한자로 바꿀 때에 '독' 또는 '도'로 표시하였다. 돌산은 도봉(道峰)으로, 돌섬은 독도(獨島)로 삼은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꼭대기에 돌 하나 있는 봉우리라 단순히 도일봉이라 이름 지은 것일 수 있다. 한자에서 도(道)는 걸어가며 생각하는 것을 표기한 글자이다. 그러나 산에서 걸어가면 아무 생각이 없다. 그게 산 오르는 이유 중 하나이다. 여름 막바지에 계곡 구경을 겸해 도일봉으로 갔다. 어느 계절이든 바위로 오르내리는 산행은 만만하지가 않다. 긴장을 하며 오르내려야 하는 것이 바위산이다. 생각을 집중하니 기(氣)가 생겨나는가 보다. 긴장을..

용조봉-신선봉 ② / 바위가 있는 신선의 터

용조봉(635)-신선봉(635) ② 바위가 있는 신선의 터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13.8.17. 맑음. 24.3~33.2℃) 용문사 종점-조계골-용조봉-신선봉-용계골-조계골-용문사 종점 (4시간 반) 사람(人)이 산(山)에 들면 신선(仙) 되고, 산에서 내려와 골(谷)에 들면 속계(俗)가 된다는 말이 있다. 산이 하늘과 교통 하는 곳이라 하는데, 산 중에서도 바위산에 들면 신선의 터에 가까이 든 것이다. 그래서 바위산 뾰족 바위에 올라서면 더 그러하다. 하늘과 더 가깝고 기(氣)가 모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용조봉(龍鳥峰)이란 산이름에서 무언가 속세를 벗어나 훨훨 하늘로 비상하는 느낌이 들고, 신선봉은 최근에 이름을 지은 듯 지도에는 나와있지 않은데, 뾰족 바위나 큰 소나무가 있어서 외경심이 솟을만한..

중원산 상봉-단월봉-도일봉 / 계곡으로 올라 계곡으로 내려오는 산

중원산 상봉(817)-단월봉(775)-도일봉(864 ) 계곡으로 올라 계곡으로 내려오는 산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13.8.4. 흐리고 가끔 비 28㎜) 용문사 종점-용계골-중원산 상봉-단월봉-싸리재-싸리봉(811.8)-도일봉-중원폭포-중원리 주차장 (약 12.6㎞. 8시간 10분. 휴식 1시간 20분 포함) 산과 물이 없는 생활이란 생각할 수도 없지만, 하물며 여름 산행에서는 말해 무엇하랴. 푸른 산은 만고에 전하는 책이라는 옛글처럼 산과 내를 쳐다보다 산수간에 흠뻑 빠진다. 계곡물이 많아져 잔돌을 옮겨 징검다리를 더 놓아야 했다. 동행 산꾼이 궂은일을 하였다. 사랑을 하려거든 돌다리 하나라도 놓아야 할 일이다. 어려운 일에 늘 잔돌이 되려는 산꾼들이 있어서 산행은 늘 마음 넉넉하다. 도일봉을 제외..

화야산 / 골골이 물이 풍성한 계곡

화야산(禾也山 754.9m) 골골이 물이 풍성한 계곡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외서면 (2013.7.20. 흐림. 21.8~31.6℃, 2013.7.27. 맑음. 21.3~31.5℃) (7.20) 솔고개-설악수양관-뾰루봉 큰골 갈림길-화야산-큰골-삼회1리 (6시간반) (7.27) 솔고개-설악수양관-상율림(임도)-화야산-큰골-삼회1리 (6시간) 한여름에도 산을 찾는 것은 같이 할 벗이 있기 때문이요, 산이 마음 속에 있기 때문이다. 산에서 얻는 기쁨은 참으로 좋고, 고요함이 좋다. 고요함에 익숙하면 하루가 길어지고, 세상 일에 무덤덤해진다. 그러면 마음은 한가롭다. 가평 대성리 물 건너에 있는 화야산은 골마다 물이 풍성하고, 교통은 불편하여서 한적하다. 더구나 산 뒤쪽으로 돌아서 들면 산길은 으시시한 원시삼림..

예빈산 견우봉 / 구름 속에서 보는 풍경

구름 속에서 보는 풍경 예빈산-견우봉 경기도 남양주시 (2013.7.14. 흐린 후 비. 23㎜. 23.1~25.4℃) 팔당역-율리고개-예빈산-견우봉-승원봉-능내리 (4시간) 산 밑에서 구름을 볼 수는 있어도 구름 속에선 구름 밖을 볼 수는 없다 산이 구름에 갇혔다 구름이 희끗히끗 지나간다 멀리 산은 푸르고 강은 황톳빛으로 흐른다 구름이 걷히면 멀리 볼 수 있어서 좋고 구름에 갇히면 밖이 보이지 않아서 좋다

노적봉과 옥녀봉 / 가평 용추계곡에서 오르는 산

가평 용추계곡에서 오르는 산 노적봉(露積峰 구나무산 858.8), 옥녀봉(玉女峰 510)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 (2013.7.7. 흐린 후 비. 22.4~29.5℃) 용추폭포(산행 안내도)-옥녀봉-750봉(헬기장)-노적봉(구나무산)-790봉-물안골- 칼봉쉼터-용추계곡-공무원휴양소 주차장(버스 종점) (6시간) 가평 용추계곡에 있는 노적산은 조용한 산을 즐기는 사람에게 좋은 곳이다. 연인산 동남쪽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산은 북쪽으로는 백둔리를 넘어 귀목봉, 명지산, 화악산이이 있고, 남쪽에 있는 용추폭포 건너에는 칼봉산 송이봉 매봉이 있는데 접근로가 만만치 않다. 노적(露積)의 뜻은 수북이 쌓은 곳이고, 용추(龍湫)는 물 떨어져 깊게 파인 곳이니, 이름만으로는 높낮이가 하늘 땅 만큼이다. 용추폭포에서 옥녀..

귀목봉 / 원시삼림이 있고 계곡이 아름다운 산

귀목봉 (貴木峰. 1036m) 원시삼림이 있고 계곡이 아름다운 산 논남기-귀목고개-귀목봉-강씨봉 갈림길-장재울 계곡-장재울 마을 (5시간 반) 경기도 가평군 북면 (2013.6.15, 2013.6.29) 귀목봉. 2주 간격으로 같은 산을 갔다. 열차를 타고 가평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50여 분 가까이 조종천을 끼고 달리는데, 무엇이 그리 급한지 참으로 빨리도 달린다. 햇볕은 따가웠지만 산은 완만하고 이따금 바람도 불어 역시 산속은 달랐다. 논남기에서 오르는 삼림은 깊고 음습하여 혼자라면 으스스한 길이다. 원시림으로 들어가면, 이끼 낀 산길을 딛고 깊어지는 산길에 긴장도 생기고 새로운 들꽃과 엉킨 나무들을 보느라 생동감이 넘친다. 이 청정지역에 들어온 것만도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지난번에 많이 보..

소백산 새밭계곡 / 깊어서 한적한 계곡

소백산 새밭계곡 깊어서 한적한 계곡 을전-새밭계곡-늦은맥이재(1272)-신선봉(1420) (왕복 12㎞. 약 8시간) 소백산은 이름부터 작다고 겸양을 부렸지만 능선을 다 종주하자면 하루 해가 빠듯하다. 소백산은 고대로부터 고구려와 신라의 경계였고, 충청과 경상의 경계이며, 물도 나누어져 물줄기가 북으로는 가면 한강이요, 남으로는 낙동강이 되어 흘러간다. 그러니 소백산이란 이름은 겸양일 수밖에 없다. 유연하고 부드러워 이중환도 택리지에서 소백산을 인자하고 부드러운 산이라 하였다. 소백산은 험준하지는 않으나 높고 넓고 깊다. 산이 높아 골도 깊다. 이 산에 있는 골짜기로 치자면, 죽계구곡 희방계곡 천동계곡 어의계곡 등 골골이 깊고 아름다운 계곡이 참 많다. 산뜻한 신록과 요란하지도 않으면서 풍성한 계곡을 구..

지리산 종주 5. 셋째날,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지나 칠선계곡으로

지리산 9 지리산 종주 5셋째 날,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지나 칠선계곡으로  장터목-제석봉(1808)-천왕봉(1915)-칠선계곡-추성리 (11.4㎞. 8시간 40분)2013.5.21 (맑음)   새벽부터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잠자리가 수런거린다. 새벽밥을 지어먹고 4시에 대피소를 나섰다. 북두칠성과 북극성이 놓인 방향으로 보아 우리가 움직이는 방향은 북동쪽이다. 산신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제석봉을 지나 어둑한 천왕봉 쪽으로 오른다. 앙상한 나무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이곳은 침엽수림이 울창했는데, 자유당 시절에 권력을 등에 업고  도벌을 하던 사람들이 이것이 문제가 되자 증거를 없애려고 불을 내어 나무를 불태웠다는 곳이다. 일출의 참맛은 여명 한참 전부터 기다렸다 보는 보는 것인데, 여의치 못하여 일출 직전..

지리산 종주 4. 둘쨋날, 연하천에서 장터목까지

지리산 8 지리산 종주 4둘째 날, 연하천에서 장터목까지  연하천-형제봉-벽소령-선비샘-영신봉-세석대피소-장터목 (13.3㎞. 10시간 10분)2013.5.20 (맑음)    연하천의 아침은 맑고 시원하다. 개울의 물줄기가 구름 속을 흐른다 하여 연하천이다. 연하천 숲향에 연하천 샘물을 들이켜 가슴속을 다 씻는다. 학교 다닐 때 연하천에서 야영할 때 이곳 부근이 빨치산 무덤 위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바로 위 삼각고지나 그 아래가 한국전의 격전지였고, 그 아래 빗점골은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최후를 맞았다는 곳이다. 오르내리는 길이 힘이 들어도 산 아래 초록 융단을 내려보는 맛은 참으로 시원하다.     연하천에서 형제봉으로 가는 주변은 너덜지대이다. 형제봉은 수도하던 두 형제가 산 정령의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