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북한산 계곡산행 1. 북한산계곡 겨울 풍경

북한산 계곡산행 1북한산계곡 겨울 풍경 북한산 계곡산행 (북한산성계곡-구천계곡) / 2012.12.29 (흐린 후 눈 조금. -1.9~0.6℃)북한산성입구-중성문-중성사-행궁터-대동문-구천계곡-아카데미하우스 (4시간)    북한산계곡은 산에 오른다는 표현보다는 산에 든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곳이다. 깊숙이 들어 편안한 곳이다. 마음이 한가로워진다. 적어도 대동문까지는 그러하다. 하산길은 가파른 얼음길이어서 쉽지 않지만, 눈 덮인 산과 얼음 계곡을 보며 걷는 겨울 풍경이 참 좋다. 사계절 이 산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얼음은 차가움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드러내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드러나는 것을 얼음의 속성에 비유한다. "숯이나 얼음은 제 능력을 자랑하지 않아도, 얼음은 차갑고, 숯은 스스로 뜨겁다"라..

예빈산-견우봉 / 겨울에는 눈을 보러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예빈산-견우봉 겨울에는 눈을 보러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 (2012.12.25. 눈 후 맑음. -8.9~-4.6℃)팔당역-율리고개-예빈산-견우봉-승원봉-천주교묘원-능내리 (4시간)  해는 기울고 겨울바람은 무척이나 차다. 밤새 눈 내린 후 추운 날씨가 다소 주춤하여 눈을 보러 산으로 갔다. 한강 설경은 두물머리 부근이 아름답다. 한강 소내(牛川) 부근에 살았던 다산도 소내 주변 경승을 읊은 사시사(四時詞)에서 겨울 경치로 '수종산 눈구경'을 들었다.  물은 주변 산을 적시고 그 위에 눈이 소복 내렸다. 산등성이에 바람이 불어서 산은 더욱 차다. 흰 눈이 내려서 온 세상이 하얗다. 겨울에 하얀 눈이 내리면, 눈을 보러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왕방산 / 왕이 찾아간 포천의 진산

왕이 찾아간 포천의 진산 王訪山(737.2m) 경기도 포천시 (2012.12.2. 맑음. -2.6~6.8℃) 무럭 고개-왕방산-570봉-오지재고개 갈림길-전계대원군묘-대진대학교(약 10㎞. 4시간 30분) 포천 시내에서 서쪽으로 고개를 들면 왕방산의 하늘금은 일자형으로 길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고 장막을 치듯 펼쳐진다. 포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지인 무럭 고개까지는 가까워서 택시로 기본요금으로 갈 수 있는 거리다. 무럭 고개를 넘으면 전곡인데, 그 너머 산은 나무들이 적어서 산주름이 훤히 다 보인다. 동쪽으로는 국망봉 줄기를 사이에 두고 포천벌은 안개로 덮여 산 맛이 난다. 왕방산은 신라 49대 왕인 헌강왕이 이 산 아래 절을 창건한 도선국사를 격려차 다녀갔다 하여지은 이름이다. 경주 땅에서 포천까지 왕..

여성봉-오봉 / 음양 조화로 서있는 산

음양 조화로 서있는 산 여성봉(495m)-오봉(660m) 경기도 고양시,서울 도봉구 (2012.11.24. 맑음. -1.8~6.7℃) 송추계곡 입구-여성봉-오봉-오봉샘-우이암-원통사-우이동(65m) (5시간) 나뭇잎이 다 떨어져 산이 훤하다. 사는 것은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요, 잎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도 같은 이치라 하였다. 바위는 장중하고 하늘은 푸르다. 사람이 말 그치면 바위처럼 듬직할까 마음이 맑으면 하늘처럼 푸를까. 오봉 오봉 중 제1봉 오봉 중 제2봉~제5봉 오봉 우이암 우이암 원통사 / 뒤에 우이암이 보인다

불암산 / 바위와 소나무 숲길이 좋은 산

바위와 소나무 숲길이 좋은 산 불암산(佛岩山 509.7m) 서울 노원구 (2012.11.17. 맑음. 1.5~8.0℃) 덕능고개-석장봉(다람쥐광장)-불암산-거북바위-배수지갈림길-중계동-한글비석 (4시간) 불암산이 생긴 전설이 재미있다. 조선을 세우고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려는데 남산이 준비되지 않아서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그 얘기를 듣고 금강산에 있던 불암산이 자기가 남산이 되고자 길을 떠났다. 서울 거의 다 와서 남산이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되돌아 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금강산에 다시 가기도 무엇하여 현재 자리에 머물렀는데, 돌아가려다 멈추어 서울을 등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양을 거의 다 오긴 했다. 조선시대에는 한성부 관할구역은 성저십리(城底十里)라 하여 한양도성에서 십리인데, 한성부 안에 ..

가덕산,북배산 / 억새와 단풍이 아름다운 산

억새와 단풍이 아름다운 산 가덕산(858m), 북배산(867m) 경기도 가평군 북면 (2012.10.28) 신당리-토골-850봉-가덕산-북배산-작은 멱골-멱골버스종점 (7시간) 가을 산은 풀과 잎이 마르고 그 공간이 넓어진다. 나무는 남은 양분을 저장하고, 자손을 만들기 위해 씨앗과 열매를 퍼트리고, 잎을 떨구어 한 해를 마감한다. 자연이 부리는 아름다운 순환이다. 가을이 오면 나무는 잎을 떨구고, 곤충은 모습 바꾸기를 한다. 이번 산행의 주제는 억새와 단풍이다. 떠나는 가을에 화려한 그 끄트머리를 보고 싶었다. 어제 비 온 뒤라 숲길이 젖고 골짜기는 물소리로 정겹다. 토골이라니 토끼가 다니던 길인 모양이다. 길은 좁고 젖은 낙엽이 산길에 붙어 미끌하다. 잠시 길을 헛돌아 능선에 올랐다. 억새가 예년보다..

설악산 시원한 가을 산맛

설악산 28 설악산 시원한 가을 산맛 설악산(1708m) 강원도 인제,속초 (2012.10.14~10.15. 맑음. 4~13℃) 첫날(10/14) 한계령-서북능선-끝청-중청산장-대청봉-중청산장 (8.9㎞.7시간) 둘째날(10/15) 중청산장-대청봉-중청산장-소청봉-희운각-천불동계곡-설악동 (11.6㎞.7시간) 시월 중순 천 고지 이상 설악산 나무들른 잎은 다 떨구고 가지만 덜렁 남겼다. 백여 일 전에 공룡능선을 넘을 때만 하여도 심록으로 가득 차 있더니, 귀때기청봉 신선봉 화채봉이 구름발치 아래허옇게 너설이 다 드러나서 오히려 시원하다. 설악산이 가진 깊은 속을 다 내놓았다. 가을 단풍이 산 아래로 다 내려가 산은 보기에도 시원하다. 날이 어스름해져 겨울 외투를 꺼내 입고도 으슬으슬하다. 어둠이 드리워지..

연엽산 / 깊은 산림에서는 깊은 호흡이 필요하다

연엽산(蓮葉山 850m) 깊은 산림에서는 깊은 호흡이 필요하다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2012.10.2. 맑음. 11.8~24.6℃) 연화사-연엽골-새목현-연엽산-연엽골재-연엽골-연화사 (6.8㎞. 5시간 반) 연엽산은 우리말로 연잎산이다. 정상을 중심으로 수많은 봉우리들이 연꽃잎처럼 퍼져 있다고 도선국사가 붙인 이름이다. 연꽃이 물속에서 자라는 꽃이듯이 연엽산은 습하여 이끼가 많다. 이리저리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고, 길은 미끌하고 희미하여, 오르고 내리면서 길을 만들어 다니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오르내림이 쉽지 않다. 연엽산에 몇 번 올랐지만 오늘따라 날씨가 쾌청하여 시계가 멀다. 남으로 구절산(750.4m)이 있다. 비가 엄청 내려 헤맸던 곳으로 다시 가보지 못한 산이다. 북동쪽으로 낫가리 같..

북한산 진관계곡-응봉능선 / 아름다운 계곡, 조망 좋은 능선

북한산 진관계곡-응봉능선 아름다운 계곡, 조망 좋은 능선 (2012.9.2. 맑음. 20.8~29.5℃) 진관사-진관계곡-비봉-사모바위-응봉능선-진관사 (4시간)(2012.9.9. 맑음. 17.1~25.0℃) 구파발역-진관근린공원-진관사-응봉능선-사모바위-비봉-진관계곡-진관사 (5시간)   진관계곡에서 비봉과 사모바위를 거쳐 응봉능선으로 내려서는 산길은 북한산을 압축해 놓은 곳이다. 아름다운 계곡이 있고, 밧줄을 몇 번씩 잡고 오르내리며 긴장을 잠시도 늦출 수 없는 바위능선이 있다. 고양벌 위로는 둥실 떠 있는 구름과 의상능선 너머 호쾌한 북한산 주봉을 실컷 감상할 수 있다. 기운이 펄펄 살아 있어서 장엄하고도 아름답다.   진관계곡과 응봉능선은 1968년 1.21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있은 뒤, 2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