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지리산 종주 3. 첫날, 성삼재에서 연하천대피소까지

지리산 7 지리산 종주 3첫날, 성삼재에서 연하천대피소까지  성삼재-노고단대피소-임걸령-노루목-화개재-연하천대피소 (13.2㎞. 8시간 15분)2013.5.19 (비 후 맑음) / 전남 구례  지리산은 품이 크고 웅장하다. 큰 산에 들자면 가다듬는 자세부터가 다르다. 그 너른 품을 밖으로만 돌아도 몇 날이 걸리고, 그 산 등허리를 타고 넘자면 깊고도 너른 품이 끝간 줄  모른다. 눈이 닿는 곳은 일부일 뿐 산은 너르다. 고려시대 문인 이인로도 그의 문집 파한집에서 이 산의 신비를 다 알고자 한다면 얼마만큼 세월이 걸릴지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지리산 종주는 몇 년 전에 마지막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배낭을 둘러맨 것은 지리산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어떤 산에 다녀오면 그 산에 대한 유효기간이 있는 ..

지리산 종주 2. 지리산 10경

지리산 6 지리산 종주 2 지리산 10경 지리산은 크기가 크고 장엄하여 그 안에 숱한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 찾는 사람들이 그 승경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데, 1972년 구례에 있는 지리산산악회에서 그중 대표적인 경관 열 곳을 정하여 지리산 10경을 발표하여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고 있다.     천왕봉 일출        노고단의 구름바다 (노고운해 老姑雲海)    주능선 종주를 남쪽에서 하자면 노고단(1507m)이 그 시작이다. 노고단은 신라 때부터 봄가을에 안녕과 풍년이 이 루어지기를 소원하며 제사 지내던 단이었다. 노고 (老姑)는 신라시조 박혁거세의 어머니 선도성모(仙桃聖母)의 높임말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노고는 지리산녀로 보고 있다. 노고단에는 원추리가 모여서 자라는데, 정상부는 입산을 제한하여..

지리산 종주 1. 종주 계획 (2박3일. 지리산 종주 + 칠선계곡 탐방)

지리산 5 지리산 종주 1종주 계획 (2박 3일. 지리산 종주 + 칠선계곡 탐방)         1. 사전 준비    2013년 4월 30일  : 산행일, 참가 인원 확정5월 4일 (D-15일) : 연하천대피소 (5/19) 예약 (인터넷 - 지리산 국립공원)5월 5일 (D-15일) : 장터목대피소 (5/20) 예약 (인터넷 - 지리산 국립공원)                      칠선계곡 내려가기 (5/21) 예약 (인터넷 - 지리산 국립공원)5월 6일 ~ 5월 12일 : 장비 준비(배낭 42리터 이상), 여행자보험 가입(칠선계곡 하산 필요서류)5월 13일 : 예비소집 (장비 점검, 산행 개요 및 준비사항 설명, 임무 분담)     2. 종주 일정 : 2013.5.19~5.21. 성삼재~천왕봉~추성 ..

포천 청계산 / 깨끗하고 한적한 한북정맥의 산

청계산(淸溪山 849m) 깨끗하고 한적한 한북정맥의 산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가평군 북면 (2013.5.1. 맑음) 일동-일동초교-일동양조장-청계(기산) 저수지-큰골-송치골-청계산-850봉-장재울 (약 10㎞. 6시간) 포천과 가평의 경계를 가르는 한북정맥선상에 있는 청계산은 접근로가 멀어 찾는 사람이 적다. 그래서 한적하고 깨끗하다. 차를 세 번이나 타고 포천 일동에 가도 청계저수지로 가는 버스가 없어 50여분은 도로를 걸어가야 산 밑에 닿는다. 주변에 산이 많은데도 어렵게 거기까지 가서산행을 하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발품을 팔아 가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산은 깨끗하여 신선하고 한적하여 호젓하다. 높낮이나 산세는 장년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주변에 높은 산들이 연이어 있어서 그 힘을 더불어 ..

홍천 백암산 / 오지산 들꽃 화원

백암산(白岩山 1099m) 4 오지산 들꽃 화원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2013.4.27) 밤까시-심바우골-가령폭포 갈림길-정상-가령폭포 갈림길-심바우골-밤까시(4시간) 전날 산 밑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잤다. 촛불을 몇 개씩이나 켜 놓고 저녁을 해결한 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환한 달빛이 비치어 나무 그림자가 창문에 일렁일 뿐 적막강산이다. 이른 새벽 체온이 남아있는 이불 속에서 손을 내밀어 바깥문을 여니, 나뭇가지에 물방울은 대롱대롱하고, 새벽 숲향이 일시에 방으로 밀려 들어왔다. 세상에 이런 맑고 상쾌한 공기가 있었다니. 잣나무 아래 샘으로 가서 물 한 바가지를 마시니 속을 다 씻어내는 듯하였다. 마당을 쓸고, 쓸만한 나무가지를 모아서 전날 불을 때느라 쓴 나무를 보충하였다. 마음이 한적하다. 호사..

칠봉산 천보산 / 옛 영화가 묻힌 회암사터 뒷산

칠봉산 천보산 1 칠봉산(七峰山 506.1) 천보산(天寶山 423) 옛 영화가 묻힌 회암사터 뒷산 경기도 양주시·동두천시 (2013.4.21. 맑음) 송내동-칠봉산-장림고개-천보산-회암사 (약 8.5㎞. 4시간 반) 칠봉산 천보산 산행은 진달래가 만개하는 봄철이 제격이다. 산 들면서부터 내려설 때까지 진달래 꽃길을 감상하며 걷는 곳이다. 바람은 부드럽고 전날 비가 온 뒤라 파릇한 풀들이 돋아나 산뜻하다. 눈길은 꽃에 머물고 미소가 절로 생긴다. 옛사람의 미음완보(微吟緩步)가 이것일까? 진달래 꽃잎을 따서 술잔에 담는다. 잔 가득 분홍 봄빛이 내려 흥취를 돋운다. 천보산 산정에서 내려보는 산길은 아름답다. 꼬불꼬불 풀어진 이런 길이 좋다. 회암사 만여 평 절터는 주춧돌과 석재만 남았지만, 동방제일의 불교 ..

소요산-감투봉-번대산 / 기품이 있는 소나무가 있는 산

소요산-감투봉-번대산 기품이 있는 소나무가 있는 산 경기도 동두천시 (2013.3.30. 맑은 후 흐림) 소요산역-비각-팔각정-하백운대(440)-중백운대(510)-감투봉(덕일봉 535.6)-삼거리-번대산(445)-신북온천 (4시간) 이름난 산은 명성대로 좋고, 그 이름난 산에 가려져 있는 산은 한가하여서 좋다. 군자(君子)는 군자대로, 은자(隱子)는 은자대로 많은 사람들이 마음으로 기리는 것과 같다. 소요산은 단풍이 화려하여 가을에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들풀조차 피지 않은 3월에 가면 큰 나무들은 아직 겨울처럼 꺼칠하다. 그곳에서 유독 눈에 띄는 나무가 소나무이다. 이곳 산이름이 김시습, 양사언, 서경덕 등 이름난 분들이 찾아와 소요하여 얻었다고 하였듯 이곳 소나무도 기품이 있다. 김시습의 시에..

서리산-축령산 / 봄이 오는 곳에서

봄이 오는 곳에서 서리산(825m)-축령산(879m)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2013.3.16. 맑음. 1.6~12.7℃) 비금리(220m)-요양병원-철쭉동산-서리산-절고개-축령산-남이바위-수리바위-휴양림 (6시간) 봄이 오는 산길은 질퍽하다. 산길이 녹는 것은 봄이 가까이 왔다는 신호이다. 북사면은 눈이요, 남사면은 마르거나 눅눅하다. 산길은 진흙창이요 얼음이어서, 물리적 경계선에 있고 계절의 경계선에 있다. 산 오르내리기 불편한 계절이지만 이것이 계절이 오는 소식이구나 생각하며 다녀야 한다. 그 춥던 겨울의 흔적은 낙엽 밑에 얼음으로 남아있을 뿐, 봄은 이미 산 너머에서 다가서고 있다. 나뭇가지도 물이 올라 겨울에 거칠던 모습이 제법 부드러워졌다. 생강나무도 움이 생겼다. 며칠 뒤에는 노란 꽃망울이..

용마산 / 두물머리를 넓게 보는 산

두물머리를 넓게 보는 산 용마산(594.4m) 경기도 광주시 (2013.2.16. 맑음. -7.0~2.6℃) 산곡초등-산곡샘-두리봉(고추봉.570)-용마산-밤골 (4시간20분) 산에 오르면 다 꽃이다 향곡 땅이 얼었다고 꽃이 피지 않으랴 산에 오르면 세상이 다 꽃이다. 바람이 품으로 드니 맑은 꽃이요 하늘이 머리에 내려 푸른 꽃이요 산에서 눈 밟는 맛은 상큼함의 꽃이다. ※ 경기도 광주에 있는 용마산은 하남에 있는 검단산 남쪽에 있는 산이다. 두물머리를 넓게 볼 수 있는 곳으로 일출도 장엄하다. 눈 내려 강물은 오히려 푸르고 산은 검다. 자줏빛 비단처럼 곱다는 옛이름 자봉(紫峰)이 풍광에 더 어울린다. ※ 교통편 : 서울지하철 2호선 강변역(1번 출구), 5호선과 8호선이 다니는 천호역 (4번,6번 출구..

북한산 계곡산행 2. 북한산 삼천사골-부왕사터

북한산 계곡산행 2. 북한산 삼천사골-부왕사터 눈 내려 산길이 더 아름답다 2013.1.5 (맑음.-12.1~-1.2℃) 삼천사골-부왕동암문-부왕사터-중성문-산성입구-구파발역 (5시간) 2013.1.19 (맑음. -2.0~1.6℃) 삼천사골-부왕동암문-부왕사터-중성문-산성입구 (4시간) 눈이 많은 곳은 지명도 눈과 연관하여 지은 곳이 많다. 히말라야에 있는 산도 눈과 연관한 이름이 많다. '히말라야'는 '눈의 집'이란 뜻이고, '칸첸중가'는 '큰 눈의 보고'요, '다울라기니'는 '하얀 산'이라는 뜻이다. 우리의 산도 백두(白頭)와 설악(雪嶽)이 '눈산'의 이름을 가졌고, 태백(太白)과 함백(咸白)이 눈처럼 희고 밝다. 모두 때 묻지 않은 산들이다. 눈 내린 깊은 산속은 자연도 사람도 때가 묻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