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연인산 4 / 능선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산

연인산(1068.2) 4 능선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산 경기도 가평 (2014.5.17.맑음. 10.9~26.5℃) 상판리 장재울-잣숲-1048봉-연인산-1010봉-애재비고개-백둔리 종점 * 장재울 - 4.1㎞ - 정상 - 2.4㎞ - 애재비고개 - 3㎞ - 백둔리 (9.5㎞) 이동시간 4시간 30분. 휴식시간 1시간 45분 (총 6시간 15분) 장재울로 와서 버스에서 내리는 산꾼은 우리 뿐이다. 숲은 하늘을 덮고 개울은 노래를 부른다. "호호호호' 네 박자씩 끊어서 노래하는 검은등뻐꾸기 노래소리가 숲을 맑게 한다. " 뻐꾹뻐꾹 봄이 가네. 뻐꾸기 소리 잘가란 인사. 복사꽃이 떨어지네 / 뻐꾹뻐국 여름 오네. 뻐꾸기 소리 첫여름 인사. 잎이 새로 돋아나네" 라는 어릴 적 부르던 동요가 있었다. 뻐꾸기 노래..

남한산성 한 바퀴

남한산성 10 남한산성 한 바퀴 치욕의 역사와 백성의 고초가 있던 곳 경기도 광주-하남-성남 (2014.5.10) 거여동-호국사-서문-북장대지-북문-동장대지-장경사-동문-남장대지-남문-수어장대- 서문-호국사-거여동 (6시간 10분) 남한산성은 치욕의 역사를 지울 수가 없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정권을 잡은 인조는 항복의 내용도 치욕적이었다. 그러한 수모를 당한 임금과 정치가는 물론이요, 혹한에 군사나 백성은 몸을 가릴 옷이 없이 추위와 싸웠고 양식이 없어 배를 곯았으니, 그 고초를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문을 나갔던 군사 전원이 몰살한 북문을 역설적으로 전승문(全勝門)이라 하였듯, 그 억지가 현실로 이뤄졌으면 얼마나 좋으랴. 과거만 얘기하기는 서글픈 일이다. 전진을 못하면 실패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소요산 / 봄산은 초록입니다

봄산은 초록입니다 소요산(587m) 경기도 동두천시 (2014.4.24. 맑음. 9.0~26.5℃) 소요산역-팔각정-하백 운대-중 백운대-상백운대(560.5)-칼바위-나한대(571)-의상대(587)-샘골-자재암-일주문-소요산역 숲은 조용하다. 가끔 벙어리뻐꾸기가 조용한 숲을 "브브브브" 울릴 뿐이다. 봄산이 초록이요,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빛의 창고인 나무들이다. 나무가 태어나서 자라는 일은 무척 빠르다. 봄에 산에 들어가 보면 나무의 변화는 순식간이다. 초록은 어디에서 오고, 향기는 어디서 오는지? 붙잡고 물어보면 잎과 꽃으로 답할 뿐이다. 두 팔로 큰 나무를 안아본다. 생명의 흐름이 그 속에 있다. 말발굽처럼 자리 잡은 하·중·상 세 백운대를 지나면 매화말발도리 꽃이 띄엄띄엄 퍼져 있다. 봄이 되..

삼악산 / 의암호를 바라보는 암릉 산행지

삼악산(三岳山 654m) 의암호를 바라보는 암릉 산행지 강원도 춘천시 서면 (2014.3.23. 맑음. -0.1~17.6℃) 의암댐-상원사입구(매표소)-상원사-깔딱 고개-동봉-삼악산 용화봉(654)-송림-333 계단-흥국사-등선폭포-등선폭포입구(매표소) (휴식 1시간 포함. 4시간 반) 삼악산은 광덕고개에서 내려오는 한북정맥이 포천 도마봉에서 동쪽으로 꺾여서 석룡산, 화악산, 가덕산, 계관산으로 이어지다가 북한강을 앞에 두고 우뚝 매듭을 짓는 산이다. 반도의 남쪽에서 5악(岳)은 설악산, 치악산, 삼악산, 운악산, 월악산을 드는데, 삼악산은 5 악의 다른 산들에 비하여 높이나 앉음새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작으나, 암릉의 위용과 협곡 사이를 흐르는 폭포가 아름다워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태봉..

불곡산 / 바위 능선이 아름다운 산

불곡산(佛谷山 468.7m) 바위 능선이 아름다운 산 경기도 양주시 주내면 양주역-양주시청-보루성-상봉-상투봉-임꺽정봉-대교아파트-양주산성 입구 (2014.3.15. 맑음. 0.1~13.4℃. 7.3km. 4시간 20분)   불곡산은 양주시 주내면에 있다. 산 이름은 대동여지도에는 불곡산(佛谷山)이라 하고, 국립지리원 지형도에는 불국산(佛國山)이라 쓰고 있다. 산 아래에 있는 백화사가 신라시대 고찰 불곡사 터에 세운 절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불곡산이 맞을 것 같다. 실제 양주 사람들도 불곡산이라 부르고 있다.  산은 작지만 길게 이어지는 암릉이 긴장을 멈추지 않게 한다. 안전시설을 잘 세워 놓아 위험하지는 않다. 그러나 악어바위가 있는 바윗길은 초심자가 다니기 어려운 위험한 길이다. 양주역에서 내려 시..

광교산 / 수원의 진산

수원의 진산 광교산(光敎山 582m) 의왕, 수원, 용인 (2014.3.14. 맑음. -1.5~8.5℃) 하오고개-바라산재-바라산(428m)-백운산-노루목-광교산 시루봉(582m)-수리봉-미륵사- 손골(수지) (10.6㎞. 5시간 반) 3월 중순 아직 아침 바람은 선듯하지만, 땅은 녹아 물기가 저미는 철이다. 땅이 녹는 것은 봄이 오는 신호이다. 단풍나무 잎은 쭈글쭈글하여도 봄이 바로 곁에 올 때까지 잎눈을 감싸서 아기 잎이 얼세라 보호막을 한다. 어미의 마음은 이렇게도 눈물겨운 것이다. 아직 초록 구경은 이르다 하지만, 그래도 떠나면 늘 새로운 세계가 기다린다. 떠남은 아름다운 풍경을 얻을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내면의 세계를 만난다. 떠나면 울림이 있다. 바라산은 달을 바라본다는 망산(望山)이었다가 바..

국망봉 / 겨울을 보내는 눈산행

국망봉(1167.2) 겨울을 보내는 눈산행 이동면-국망봉 안내도-1130봉-국망봉-신로령-광산골-휴양림-생수공장-국망봉 안내도-이동면 (17.5㎞. 8시간 50분) 경기도 포천 이동면, 가평 북면 (2014.2.22. 맑음) 국망봉은 광덕고개에서 내려오는 산줄기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산 줄기 중간에 있는 백운산은 산 이름을 받았는데, 국망봉은 어찌 봉인가? 조선 정조 때 실학자 신경준이 쓴 '산경표'에 보면 백운산에서 내려오는 한북정맥에 망국산(望國山)이 있다. 그 산이 이름이 바뀌고, 급수가 한 단계 낮아져 국망봉이 되었다고 본다. 왕건에 쫓긴 궁예가 이곳에 올라 옛 도읍 철원 쪽을 바라보며 회한에 젖고, 그가 쫓아낸 강 씨 부인이 한 때 살고 있었던 강씨봉을 바라보며 그리워하였다는 산이다. 역사는..

광덕고개에서 신로령까지 / 환상적인 눈 산행지

광덕고개에서 신로령까지 환상적인 눈 산행지 경기도 포천군 (2014.2.15. 맑음. -10~3℃) 광덕고개(665)-백운산(903)-도마치봉(948.5)-도마봉(955)-신로봉(999)-신로령(960)-이동면(165) (16.3㎞. 8시간 20분) '살아 진천, 죽어 용인'이란 말이 있듯이, 이곳에도 '살아 포천, 죽어 장단'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일세의 명망가들이 살았던 고장이다. 사육신의 한 사람 유응부가 있고, 한말 기개 있는 유학자이며 의병장으로 활약하였던 최익현선생이 있으며. 오성 이항복과 한음 이덕형이 이곳 출신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광덕고개 오르는 고갯길은 구불구불하다. 구절양장이 따로 없다. 박달봉과 백운산 사이를 비집고 광덕산 쪽으로 올라가는 고개는 경기도 포천에서 강원도 화천으로 넘..

용마산 / 산은 안개로 덮였다

산은 안개로 덮였다 용마산(龍馬山. 595.4m) 경기도 하남시 산곡초등-철탑고개-고추봉(570)-용마산-밤골-거문다리 약7.5㎞. 이동 3시간 20분. 휴식1시간 20분. (2014.1.25. 비 후 갬. 비 3㎜. -0.4~6.3℃) 겨울비가 내리고 산은 안개로 덮였다. 안개는 '안'과 '개'가 모두 물의 뜻을 지녔다. 모두가 물인 셈이다. 강물에서 헤엄치고 나아가듯, 산에서도 물속으로 지나간다. 안개는 신비로 다가온다. 이야기 속에 용이 나타날 때도 안개 속에서 나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용마산의 옛이름은 자줏빛 처럼 곱다 하여 자봉(紫峰)인데, 오늘은 안개에 싸여 온산이 안갯빛이다. 땅이 얼었다고 꽃이 피지 않으랴. 산에 오르면 모두가 꽃이요 그림이다. 나뭇가지 실루엣은 질감이 고운 화폭으로 남고,..

운길산 / 구름 밖에 구름이 ‥‥‥

구름 밖에 구름이 ‥‥‥ 운길산(雲吉山 606m) 경기도 남양주시 (2014.1.18. 맑음. -4.9~0.8℃) 도곡리-억수농원-새재고개-운길산-수종사-운길산역 (8.5㎞. 5시간 20분. 휴식 1시간 20분 포함) 산행을 시작하는 도곡리 부근 땅은 조선의 훈련장이었다. 문무백관이 사냥을 즐긴 곳이 궁벌이고 그 마을이 궁(弓) 말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이곳 길 이름은 궁촌로(弓村路)이다. 그 뒤 조선 영조 때 영의정이었던 도곡 이의현이 살던 곳이라 그의 호를 따서 도곡(陶谷)이라 한다. 마을 입구에는 문용(文龍)마을이라는 큰 표지석이 서 있다. 학문의 대가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그 옆 덕소(德紹. 큰 덕, 이을 소)는 그 대가들의 큰 덕을 이은 마을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운길산의 처음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