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금병산 / 김유정 문학의 산실 실레마을에 있는 산

금병산 1 금병산(錦屛山 652.2m) 김유정 문학의 산실 실레마을에 있는 산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 김유정역-금병의숙터-산골나그넷길-금병산 정상-동백꽃길-김유정기념전시관-김유정역 이동거리 약 8.4㎞. 이동시간 3시간 30분 (2015.3.22. 맑음. 0.6~16.2℃) 금병산은 문학가 김유정의 고향인 실레마을 뒷산이다. 산에 묻힌 마을 모양이 옴팍한 떡시루 같다고 하여 마을 이름이 실레이다. 한자로는 찔 증(蒸) 자 증리이다. 이곳 마을을 배경으로 지은 소설이 12편이나 되는데, 김유정이 세운 간이학교 금병의숙터가 있고, 김유정이 들렀던 주막터가 있고, 소설 속 등장 실제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경춘선 열차를 타고서 김유정역에서 내려 김유정 소설 제목을 딴 산길을 걷는다. 산은 높이에..

잠두산, 백석산 / 오지 산행, 눈길을 열어 산길을 만들고

잠두산(蠶頭山 1244m), 백석산(白石山 1365m) 오지 산행, 눈길을 열어 산길을 만들고 강원도 평창군 (2015.2.22. 비 후 갬. 0.5~7.7℃) 모릿재-잠두산-백석산-마랑치-던지골(대화리 4반) (약 10㎞. 5시간 반) 모릿재에서 차를 내리니 바람소리가 난다. 아침까지 내리던 비는 이곳에서는 눈이었던 것 같다. 바람은 불지만 귓볼에 닿는 감촉은 부드럽다. 얇은 장갑에도 손이 그리 시리지 않다. 눈은 산밑에서부터 장구를 갖추어야 오를 수 있을 정도로 한 자는 쌓였다. 산 밑에서 잠시 바닥이 보였을 뿐 온통 눈세상이다. 앞사람이 무릎까지 오는 눈을 헤쳐서 길을 트고 그것을 밟고 올라가는 것만도 숨이 차다. 그저 일정하게 호흡하며 무던히 오르는 수밖에 없다. 오대산 두로봉에서 용문산으로 이어..

체감온도 간편 계산법

나의 체감온도 간편 계산법 겨울철 산행 시 기상조건은 기온과 바람이 산행의 어려움을 좌우한다. 그래서 기상청 날씨예보를 볼 때 기온과 풍속을 꼭 보게 마련이다. 체감온도란 우리 몸이 느끼는 온도인데, 기온이 올라가면 체감온도는 올라가고,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내려간다. 체감온도는 기온, 풍속, 습도, 일사 등을 따져서 복잡한 계산 수식에 의해 계산한다. 일일이 계산할 수는 없고,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체감온도를 쉽게 볼 수도 있다 ☞ 기상청 홈페이지-생활과 산업-생활기상지수-지역별. 그러나 인터넷을 찾거나 계산기를 쓰지 않고 셈하여 체감온도를 간편하게 셈하는 방법이 있다. ※ 체감온도 조견표 풍속/기온 5℃ 0℃ -5℃ -10℃ -15℃ -20℃ 5m 4 -2 -7 -13 -19 -25 10m 4..

사패산 / 왕이 패물로 준 산

왕이 패물로 준 산 사패산(賜牌山. 552m) 경기도 의정부시 (2015.1.25) 회룡역-호원2동 주민센터-호암사-사패능선-사패산-회룡능선-회룡사-회룡역(4시간 15분) 왕이 패물로 산을 사위에게 주었다. 선조의 딸 정휘옹주가 결혼할 때 부마 유정랑에게 패물로 하사하였다는 산이 사패산이다. 군주국에서 왕이 사위에게 패물로 무엇을 주지 못할까마는 그래도 그게 나라의 재산이 아니던가. 더구나 임진왜란 당시 백성을 속이고 나라를 팽개치고 도성에서 몰래 도망간 왕이다. 도성을 지키자고 주장하며 나라를 구하려 동분서주한 명재상 유성룡을 기회만 되면 자리에서 내리지 못하여 안달하고, 이순신 등 공을 세운 장군들은 갖은 이유를 대어 고문을 하여 그 명성을 깎아내린 반면, 호종한 신하들 위주로 상을 준 선조였다. 선..

봉암성과 남한산성을 걷는 산행

남한산성 11 봉암성과 남한산성을 걷는 산행 경기도 하남, 서울 송파구 마천동 (2014.12.14, 2014.12.27) 마방집-샘재-객산-봉암-남한산성 북문-서문-마천동 (5시간 반) 마방길에서 남한산성으로 오른다. 샘재에서 시작하는 위례 둘레길로 남한산성을 오르는 산길은 순하다. 눈에 젖은 다복 솔밭에서 새 한 마리 파르르 날면 눈송이가 솔가리와 같이 살며시 떨어지는 아름다운 산길이다. 능선길 건너 검단산의 하늘금이 산수화처럼 펼쳐지고, 중간중간 유래를 알리는 표지판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산길은 눈 소복 내려 겨울 산 맛이 난다. 토성은 안팎 분간이 안되고, 외성인 봉암성은 허물어진 채로 있고, 남한산성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하면서 반듯하게 새로 고쳤다. 허물어진 채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은지, 새..

천보산에서 해룡산으로 / 회암사터를 보는 산행지

칠봉산 천보산 2 회암사터를 보는 산행지 천보산에서 해룡산으로 경기도 동두천, 양주군 회천읍 (2014.12.19. 흐림. -8.1~0℃) 회암사터-천보산(423)-천보산휴양림-해룡산(660.7)-오지재고개 (5시간 반) 눈이 내리면 산꾼들은 눈 보러 가고 싶다. 눈 내린 넓은 곳을 보거나, 눈 내리는 것을 쳐다보거나, 눈을 실컷 밟아볼 수 있으면 좋다. 눈 내려 회암사터 넓은 곳에 하얀 눈이 가득한 장면이 떠올랐다. 거기다가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해룡산 쪽으로 넘어가면 처녀설을 밟아볼 수 있는 기회도 되겠다 싶어 짐을 샀다. 천보산과 이어진 칠봉산도 또한 명산이다. 만산홍엽이 펼쳐져 금병산(錦屛山)이라 하였다가, 세조가 말년에 지난 일을 후회하고 이곳에 올랐다 하여 어등산(御登山)이라 하였는데, 이젠..

운길산에서 조조봉까지 / 운길산을 길게 타는 또 다른 산길

운길산에서 조조봉까지 운길산을 길게 타는 또 다른 산길 남양주시 조안면 (2014.11.27. 흐림. 6.7~14.9℃) 운길산역-수종사-절상봉(515)-운길산(606.4)-새재 고개-갑산(547)-두봉(가마 바위)-비봉(조조봉)-꼭지봉(갓 무봉)-도곡리 운길산을 종주하는 방법에는 운길산과 예봉산을 이어서 가는 방법도 있지만, 운길산을 지나 새재 고개에서 북쪽에 있는 갑산 쪽 능선을 타는 방법도 있다. 길은 순한 듯하여도 꼭지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잠깐 경사진 곳이 있다. 운길산-예봉산 종주를 많이 하여 식상한 산꾼들이 있다면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산길이다. 수종사 뒤쪽 절상봉은 그렇다 하더라도, 갑산을 지나 두봉에 올라서면 능선상 소나무와 쉴만한 바위가 있어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구름이 산에 걸려 멈춘..

불암산 / 구름 산봉에서 수묵화 한 편 감상하고

구름 산봉에서 수묵화 한 편 감상하고 불암산(佛岩山. 509.7m) 남양주, 서울 노원구 (2014.11.22) 당고개역-실상사-덕능고개-불암산 정상-거북바위-삼육대 갈림길-넙적바위-불암산관리소-상계역 (5시간) 불암산은 정상을 이루는 암봉을 포함하여 크고 작은 화강암들이 솟아 있는 산이다. 불암산을 이룬 마그마가 식기 전에 더 뜨거운 마그마가 들어와서 생긴 지형이다. 오래된 옛날 거대한 암봉을 만들기 위해 불을 뿜는 소용돌이가 이 산에서 있었다. 비 온 뒤라 산은 촉촉하고 상큼하다. 진한 솔향이 코 끝을 스쳐 폐부로 스며든다. 정상 바로 앞에서도 산정은 운무에 갇혀서 보이지 않는다. 구름이 넘실넘실 구름 밖 세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였다. 구름 산봉에서 기운생동(氣韻生動)하는 운치있는 수묵화 ..

치악산 비로봉 / 황골로 오르는 짧은 산행길

치악산 비로봉(1288m) 황골로 오르는 짧은 산행길 강원도 원주 (2014.10.25. 맑음. 7.7~22.1℃) 입석대입구-입석사-비로봉-입석사-입석대입구 (8.2㎞. 5시간 반) 치악산은 원주와 횡성 사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원주에 가까이 다가서면 멀리서도 뚜렷한 산등성이에 부챗살처럼 펼쳐 보이는 산이 치악산이다. 비로봉에서 남대봉까지 14㎞나 되는 용마루는 늠름하다. 남쪽 성남에서 북쪽 학곡까지 종주를 다 할라치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겨울산이 백미인 산이라지만 언제나 그 위용에 움츠러든다. 특히 사다리병창으로 유명한 북쪽 산길은 힘들기로 이름나 오죽하면 '치가 떨리고 악에 받치는 산'이라 치악산이라는 말까지 있었을까. 원래는 단풍이 아름다워서 적악산(赤岳山)이라 하였으나, 꿩의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