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신선봉 용조봉 ④ / 산에 들면 모두가 신선

산에 들면 모두가 신선 신선봉(635m) 용조봉(635m) ④ 양평군 용문면 (2016.7.3.맑음) 용문사주차장-용계골-용조봉-신선봉-갈림길-조계골-용문사주차장 (약 5.7㎞. 5시간 20분) 산은 작지만 바위 사이로 노송이 신선처럼 사는 곳이 신선봉이다. 비 그쳐 구름이 휘젓고 오르는 풍경을 보러 배낭을 쌌다. 조망 좋은 바위에 앉아 흘러가는 구름을 보고싶었다. 용계골 물소리를 들으며 능선을 탔다. 바위 틈에서 자란 굽은 소나무들은 신선이다. 바위도 신선처럼 우뚝하여 고고하다. 사람(人)도 산(山)에 드니 신선(仙)이라 하였다. 솔향기 맡고 물소리를 들으며 청산을 다녔다. 이곳에 든 삼라만상은 모두 신선이었다.

백운산(원주) / 백운산자연휴양림 울창한 숲길

백운산(1,087m) 백운산 자연휴양림 울창한 숲길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2016.6.25. 맑음) 관리사무소-야외무대-능선길-백운산-소용 소동 계곡-매표소 이동시간 4시간 18분. 휴식시간 1시간 12분. 총 소요시간 5시간 30분 강원도에 있는 원주는 조선 500년 동안 강원감영이 있던 역사가 깊은 도시로 큰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동으론 구룡사에서 성남리까지 남북으로 길게 치악산(1,288m)이 장막을 치고, 남으로는 백운산(1,087m)이 둘러싸서 오른쪽으로 치악산과 맞닿아 있다. 남쪽에 있는 백운산이나 구학산, 감악산은 제천과 경계가 된다. 전국에 백운(白雲)이란 이름만 하여도 북한산 제1봉 백운대(836), 포천 백운산(904), 양평 백운봉(937),정선 백운산(883), 백운산(883)..

가리산 / 정상이 볏가리처럼 생긴 산

가리산(1051m) 정상이 볏가리처럼 생긴 산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춘천시 북상면 (2016.5.1) 가리산휴양림-합수곡-가삽고개-가리산-무쇠 말재-합수곡-가리산휴양림 (약 8㎞. 4시간 반) 홍천읍에서 인제로 가는 길에 두촌면 가리산 입구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봉우리에 바위 두 개가 툭 튀어나온 산이 가리산이다. 낫가리나 나뭇 가리를 쌓아 놓은 것처럼 생겨 그리 이름 지은 것인데, 한자로 쓴 가리산(加里山)은 아무런 뜻도 없이 빌어 쓴 이름일 뿐이다. 두촌면 반대편 북상면 산길은 소양호에서 오를 수 있다. 아주 오랜 옛날 대홍수가 있어 무쇠 말뚝을 박고 배를 붙들어 놓았다는 이름은 무쇠말재로 남아 있다. 가리산휴양림에서 오르는 산길은 산 이름처럼 길이 순한 편이다. 넓게 펑퍼짐하게 퍼진 산세이다. 능선..

관음봉-된봉 / 천마산 줄기에 있는 산

천마산 2 과음봉(566m)-된봉(475m) 천마산 줄기에 있는 산 경기도 남양주시 (2016.4.3. 비. 기온 6℃내외) 평내호평역-판곡중-관음봉-된봉-송릉리-광해군묘-송릉리 (11.2㎞. 4시간 50분) 경춘선 열차에서 내리니 빗방울이 가늘게 떨어졌다. 지도를 보며 관음봉을 찾아 나섰다. 호평 IC 아래 굴다리를 지나 산길을 찾았으나 공사로 길을 찾을 수 없다. 묘마다 작은 문인상들이 서 있는 곳을 지나, 길 없는 길을 치고 올라갔다. 진달래와 생강나무는 실비에 젖고, 나무마다 싹을 피워 산길이 싱그럽다. 층층나무 가지에도 쌀알만큼 올라오는 싹들이 가지런하다. 능선 위에서 길을 만나 관음봉에 올랐다. 세상의 소리를 잘 듣는 곳이 관음봉이다. 집중하면(觀) 터득한 사람에게는 깊은 소리(音)가 들린다고..

추읍산 / 용문산에 절하는 산

용문산에 절하는 산 추읍산(趨揖山. 582.6m)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16.3.20. 맑음) 원덕역-구판장-추읍산-샘터-삼성교-물소리길(흑천길)-용문역 (10.8㎞. 5시간 8분) 추읍산은 양평군 용문면에 있는 작은 산이다. 예를 갖추어 다가가(趨) 공손히 허리를 굽힌다(揖)는 뜻을 가진 산인데, 그 대상이 이 부근에서 가장 높은 용문산이다. 자연은 자기를 낮춘다. 사람이 배울 일이다. 자세를 낮출수록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비울수록 채울 수 있다. 노자(老子)가 말하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상선약수 ·上善若水)는 말에서 그것을 읽을 수 있다. 중앙선 전철을 타고 원덕역에서 내리면 논을 사이에 두고 추읍산이 보인다. 추읍산은 멀리서 쳐다보면 마치 큰 동물이 엎드려 있는 모습이다. 순하다. 산..

운길산 / 겨울 끄트머리에 나선 산행

겨울 끄트머리에 나선 산행 운길산(610m)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2016.1.29. 흐림. -1.4~5.4℃) 도곡리-꼭지봉-비봉-가마바위-갑산-새재고개-운길산-수종사-운길산역 (11.65㎞. 6시간 54분) 맹추위가 산하를 젓고 지나갔다. 혹시나 눈이 내리면 펄펄 내리는 눈 맞으러 나서려 하였는데, 기다리다가 그 눈은 맞지 못하고 그냥 나섰다. 눈 펄펄 내리는 풍경이 생각나는 곳은 서거정이 동방제일찰이라 이른 수종사이다. 수종사는 한강 두물머리를 조망하는 제1 경이고 말고다. 일찌기 조곡산(早谷山)이라 불렀을 정도로 상서로운 동살 아침 해가 한강을 건너오는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그래서 그러한지 또 다른 이름은 새벽산인데, 이제는 운길산(雲吉山)이라 바꿔서 부르고 있다. 덕소에서 어룡마을로 들어서..

용마산 / 산수화처럼 아름다운 산행

용마산(596m) 산수화처럼 아름다운 산행 경기도 하남, 광주 (2015.12.20, 2015.12.26) 산곡초등-고추봉(두리봉)-용마산-엄미1리 (7.4㎞. 3시간50분) 검단산 남쪽 고추봉에서 용마산 가는 길에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팔당댐 물이 들어와 산 밑을 적신다. 물안개가 드리우면 온 세상은 신비에 잠기고, 날이라도 맑으면 멀리 두물머리 너머 푸모리봉을 닮은 백운봉과 용문산으로 잇는 하늘금과 올망졸망 보이는 첩첩 산들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이 넓은 곳에서 산하를 굽어 보면 가슴이 다 시원해진다. 산이 나를 깨어 있게 한다. 옆구리를 스치는 바람도, 유유히 흐르는 강물도, 계절마다 피었다가 지는 풀과 나무도 나를 일깨운다. 그러니 산은 신선한 영혼을 일깨우는 스승이다. 참된 일 맑..

운악산 / 바윗길이 쉽지 않은 산

운악산(935) 바윗길이 쉽지 않은 산 경기도 포천 화현면, 가평 하면 운악산 광장-폭포 전망대-무지치폭포-궁예성터-대궐터-애기바위-서봉-동봉-미륵바위-병풍바위 전망대-고인돌 바위-눈썹바위-현등사 일주문-주차장 이동거리 6.9㎞. 이동시간 4:52. 휴식시간 0:54 계 5:46 (2015.11.1. 맑음) 화악산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산줄기는 석룡산을 건너 명지산, 귀목봉, 청계산 그리고 운악산으로 이어진다. 운악산은 바위산으로 명성을 지니고 있는 산이다. 연이은 기암으로 산행을 즐겁게 하지만, 이어지는 바윗길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산을 즐겨하는 동행인 셋이서 운악산 산행을 하였다. 젊은 산꾼이 준비한 당초 계획은 운주사쪽에서 암릉으로 올라 동봉과 서봉을 들러서 절고개를 지나 하판리로 내려오는 길인 청..

연인산 5 / 가랑잎 러셀을 하며 오르다

연인산(1068.2m) 5 가랑잎 러셀을 하며 오르다 경기도 가평 (2015.10.31. 맑음) 상판리 장재울-잣숲-1048봉-연인산-1010봉-애재비고개-백둔리 양지말 약 11.6㎞. 휴식시간 1시간 포함 5시간 50분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연인산 아침 최저기온은 산 밑은 영하 3도, 정상은 영하 10도로 기상청에서 예보하였다. 평소보다 조금은 두꺼운 옷차림으로 나섰다. 산 밑 공기는 청정하여 산뜻하다. 인간의 오감 가운데 코가 제일 정직하다는데, 계절의 감각도 산에 오면 코가 제일 먼저다. 갑자기 내려간 기온 탓에 낙엽은 거의 다 떨어지고, 아직 낙엽이 물들지 않은 퍼런 잎까지 바닥에 수북이 쌓였다. 기온이 내려간 탓에 나뭇잎을 떨어트려 필요없는 광합성을 막는 나무의 지혜는 놀랍도록 빈틈없다. 스스로..

화야산 / 계곡물은 쉬지 않고 큰 소리를 내고

화야산(禾也山. 754.9m) 계곡물은 쉬지 않고 큰 소리를 내고 경기도 가평군 삼회리 (2015.7.25. 비) 사기막-사기막골-화야산-큰골 갈림길-설악수양관 (6시간) 오전에 비 예보가 있었지만 산행 출발점 사기막에 내려서도 비는 오지 않았다. 비는 그쳤지만 골골이 모인 물줄기가 큰 물줄기가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내심 염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산길은 물길에 막혀 나아갈 수가 없다. 물길 옆으로 길을 찾아가며 물을 건너지 않는 산길로 올라섰다. 비가 오지 않은 산은 운무에 갇혔다. 온 세상이 구름 속에 있고, 구름 바깥은 가늠할 수가 없다. 새들도 없다. 새들은 비 오자 깃들 곳으로 갔는 모양이다. 그들은 괜히 깃을 젖으며 다니지 않는다. 계곡 물은 쉬지 않고 큰 소리를 내고, 바람이 불 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