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인왕산 / 인왕산을 넘어가는 숲길

인왕산 1 인왕산인왕산을 넘어가는 숲길 서울 서대문구, 종로구 홍제역-문화촌-개미마을-기차바위-인왕산 정상(338m)-청운공원-경복궁역 6.24㎞. 3시간 13분. 2016.12.13. 맑음. -0.4~8.8℃   홍제동에서 출발하여 경복궁까지 인왕산을 넘어가는 숲길을 걸었다. 홍제역을 나와 문화촌으로 들어섰다. 1950년대 말 문화예술인들이 살아서 문화촌이라 했다. 박화목 시인이 이곳에 살았는데, 그가 작사한 '보리밭'과 '과수원길'은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들이다. 문화촌 입구를 지나 인왕중학교 쪽 언덕을 오르면 개미마을이다. 2013년 '7번 방의 선물'이란 영화에 나와서 알려진 이 마을은 개미처럼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란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마을 집들은 비록 빈약하여도 담마다 예쁜 꽃무..

불곡산 2 / 오르내리는 암릉이 만만치 않은 바위산

불곡산(佛谷山 468.7m) 2 오르내리는 암릉이 만만치 않은 바위산  경기도 양주시 주내면 양주역-양주시청-보루성-상봉-상투봉(431.8)-임꺽정봉(449.5)-대교아파트 이동거리 약 7km. 4시간 40분(휴식 1시간 포함) (2016.11.27. 흐림. 0.8~5.7℃.)  불곡산은 양주역 전철에서 내리면 멀지 않은 곳이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산은 작지만 암릉이 긴장을 멈추지 않게 한다. 전날에 첫눈이 온 뒤라 산행을 망설였으나 찬바람은 산밑에서 없어지며 기온이 조금 올라 눈은 다 녹았다. 상봉까지는 흙길이라 위험한 곳이 없다. 상봉부터는 오르내리는 바윗길이어서 밧줄잡이를 몇 번 해야 한다. 초겨울에는 초심자들이 다니기에 쉽지는 않다. 밧줄을 꽤나 잡고 다녔더니 어깨가 뻐근하다. 그래도 암릉..

오봉산 / 암릉으로 올라가는 청평사 뒷산

암릉으로 올라가는 청평사 뒷산 오봉산(785m) / 강원도 춘천시 (2016.10.30. 맑음. -1.6~13.9℃) 청평사 선착장-청평사-암릉-거북바위-촛대바위-소요대-홈통바위-오봉산-홈통바위-완경사 (약 8㎞. 휴식시간 포함 5시간 반) 오봉산의 처음 이름은 경운산이었다가, 물 맑고 잔잔한 곳에 솟아 청평산이라 했는데, 봉우리가 다섯이라 다시 오봉산으로 고쳤다. 당초에 배후령에서 오르는 산길을 계획하였는데, 그곳으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소양강댐으로 가서 소양호 배를 타고 왕복하는 산길을 잡았다. 소양강댐으로 가는 버스와 배는 자주 있어서 교통은 편리하다. 휴일 하루를 보내기에 좋은 곳이어서 차를 타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김시습이 청평사에 머물며 '먼 산 푸른빛 창을 열고 바라보니, 이웃 절 종소..

호명산 / 청평호와 북한강을 내려보는 산

호명산(虎鳴山. 632.4m) 청평호와 북한강을 내려보는 산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2016.9.25) 상천역-호명저수지-장자터고개-기차봉-호명산-청평역 (10.1㎞. 휴식1시간 포함 5시간50분) 호명산은 이름을 풀어쓰면 '호랑이울음산'이다. 이곳에는 도로와 철도와 댐이 생기기 전에는 깊은 산이어서 호랑이 울음이 들렸던 산인 모양이다. 호랑이는 선사시대 울주반구대 암각화에 등장할 정도로 우리와 오래 살았던 동물이다. 조선시대에는 민간인 피해가 많아 호랑이를 포획하는 부대까지 둘 정도였다. 일제 강점기인 1919년 이후 23년간 잡은 호랑이가 97마리, 표범이 624마리였고, 마지막으로 포획한 호랑이는 1921년 경주 대적산에서 잡힌 후 멸종되었다 (EBS 역사채널팀 지음 '역사e3'에서 참고). 일제의..

오봉산-마적산 / 소양호 서쪽 능선을 걷는 산행

소양호 서쪽 능선을 걷는 산행 오봉산(785m)-경운산(785.6m)-마적산(605.2m) 강원도 춘천시 (2016.9.18.맑음. 17.4~24.9℃) 간척사거리-배치고개(552m)-오봉산-배후령 갈림길-경운산-끝봉 갈림길-마적산-천전리 (13.6㎞. 7시간반) 이곳 산 이름은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오봉산의 처음 이름은 경운산이었는데, 청평산이었다가, 오봉산이 되었다. 배후령 갈림길에서 남으로 내려오며 처음 마주치는 산은 당초 마적산인데, 경운산이 되었고, 마적산은 그 아래 605봉의 이름으로 삼았다. 그러니 옛 등산지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헷갈리게 되어 있다. 이곳은 산 가기도 어렵다. 배후령에 내리는 시내버스(18-1번)는 1대가 움직이니, 버스가 쉬지 않고 운행하여도 2시간만에 1대가 있는 셈..

무갑산, 관산 / 조망이 좋은 광주(廣州)의 산

조망이 좋은 광주(廣州)의 산 무갑산(武甲山 581.7m), 관산(冠山 555m) / 경기도 광주시 무갑리 (2016.8.27) 무갑리-무갑사-무갑산-웃고개-열미재-608봉(앵자봉 갈림길)-관산-안부-무갑리 (약 10㎞. 6시간 20분) 경기도 광주는 역사가 깊은 고장이다. 고구려 한산군에서 시작하여 광주(廣州)란 이름을 얻은 것이 고려 태조 때이니 말이다. 무갑산이 있는 무갑리는 이름에 대한 유래는 찾을 수 없었지만 무장한 장수의 이미지가 난다. 무갑리가 원래 '무래비'이고 옛 이름이 수복리(水伏里)라서 물과 연관성을 찾기도 한다. 관산(冠山)은 옛 이름이 '갓산'인데, 멀리서 보면 천상 삿갓처럼 생긴 산이다. 무갑산은 접근로가 멀어 강변역에서 중부고속도로를 지나는 직행버스를 타고 떠났다. 가는 날이 ..

번암산 / 들꽃과 계곡이 아름다운 화천의 산

번암산(磻岩山.832m) 들꽃과 계곡이 아름다운 화천의 산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2016.8.9) 번암산쉼터-암릉-번암산-윗덕골-번암계곡-범암산쉼터 (약 9㎞.4시간) 동서울터미널에서 사창리 가는 아침버스를 탔다. 평일이라 군에 면회 가는 사람이나 산꾼이 적어서 한적하다. 차표는 맹대까지 끊어 광덕고개를 넘어 번암산쉼터에 내렸다. 번암은 반암이라고도 부르는데, '강이름 번(磻)'이나 '강이름 반(磻)'으로 다 읽기 때문이다. 지금은 번암으로 통일한 것 같다. 강태공이 낚시를 한 중국 싼시성(陝西省) 동남쪽으로 흘러 위수로 흘러가는 강이름이 반계(磻溪)로 '강이름 반(磻)'자를 쓴다. 예전에 이곳은 사탄향(史呑鄕)이란 곳이고, 맹대는 그곳의 사람이 모여사는 세 군데 집터(垈) 중 한 군데였다. 사..

취적산 / 덕산기계곡과 연계하여 다니는 오지산행

덕산기계곡과 연계하여 다니는 오지산행 취적산(728.2m)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덕우리 (2016.8.6) 석공예단지(해발 374m)-하돌목교-사모바위-취적봉-덕산기계곡-덕산1교 (약 9㎞. 5시간 40분) 전국이 연일 폭염으로 끓고 있다. 연이틀 서울의 기온이 36도로 폭염경보가 내렸는데, 오늘도 그 기세는 끝날 줄 모른다. 입추가 내일인데 그 열기가 이어지리라 예보하고 있다. 이럴 때 산에 다니는 사람에겐 계곡산행이 폭염을 피하는 좋은 방법이다. 정선에 있는 취적산은 정선읍 덕우리에 있다. 연산군의 아들이 9살 때 이곳 부근 버드내(유천리)로 유배를 왔는데, 이곳에 와서 피리를 불어 시름을 달랬던 모양이다. 그래서 불 취(吹) 피리 적(笛) 취적대(吹笛臺)이고, 그 뒷산이 취적산(吹笛山)이다. 연산군..

설악산 2014. 봉정암 가는 길에

설악산 35 설악산 2014. 봉정암 가는 길에 첫날(2016.8.3) : 백담사-영시암-수렴동대피소-쌍룡폭포-봉정암 (10.6㎞. 6시간) 둘쨋날(2016.8.4) : 봉정암-사리탑-오세암-영시암-백담사(9.5㎞. 7시간) 나무 껍데기에 아직도 저승꽃이 지워지지 않은 나무들이 산길 이곳저곳에 쓰러져 있다. 가진 것을 다 비워서 공기와 물을 만들었고 초록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였던 나무들이다. 이제는 새로운 생명의 거름이 되고 있다. 각자의 염원을 가슴에 안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 결국은 그 염원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인 것을 알아서 자신에게 약속하러 가는 것이다. 기도는 몇 번씩 스스로에게 골똘히 물어서 힘써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일이다. 물은 비우고 흐르니 늘 맑고 푸르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지 않습니..

중원산 / 계곡에서 즐기는 한여름

계곡에서 즐기는 한여름 중원산(812m)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2016.7.25. 맑음. 24.1~32.0℃) 용문사주차장-용계골-너덜지대-안부-(옛) 중원산 정상-갈림길-용계골-용문사주차장 (5시간) 날은 계속 더웠지만 용문역에 내리니 선선하였다. 역 바깥으로 나가니 음식점 기사들의 고객 유치가 적극적이다. 5명만 된다면 어디든 모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경쟁이 참으로 치열하다. 용문사주차장에 내려서 찐 옥수수와 감자를 사서 간식을 하고 용계계곡으로 발길을 옮겼다. 물길이 콸콸 힘이 넘친다. 늘 와도 싱그럽다. 옛 중원산 정상으로 한 바퀴 돌았다. 물길을 벗어나니 기온이 더 오르기는 했지만 숲 바깥에 견주면 엄청 시원하다. 동행인이 핸드폰으로 꽃 사진을 찍어서 즉시 검색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가르쳐 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