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축령산 / 굽은 산길마다 무릉설경

축령산(祝靈山. 879.5m) 굽은 산길마다 무릉설경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 가평 상면 잣향기숲-사방댐-절고개-축령산 정상-절고개-휴양림-전자동 버스종점 이동거리 9.4㎞. 이동시간 3:30. 휴식시간 0:42. 계 4:12 (2017.11.25. 눈) 축령산은 축령백림(祝靈柏林)이 있는 명산이다. 백림(柏林)이 잣나무이다. 축령백림은 가평 8경 중하나로 이곳의 잣나무는 아름답고 우람하다. 축령산 남쪽에는 휴양림이 있고, 산 뒤편으로는잣향기숲이 있어 산속에 잣나무 숲향이 가득하다. 추사 김정희가 유배 가 있는 동안 제자 이상적이 구해준 책을 받고 뭉클한 감정을 그린 세한도(歲寒圖)에 세한송백(歲寒松柏)이 나온다. 그 잣나무에 눈이 내렸다. 다른 말로 설중송백(雪中松柏)이라 부르는데, 잣나무숲에 들자 눈 ..

대금산 / 가평 두밀리 골짜기에 있는 산

대금산(大金山 706m) 가평 두밀리 골짜기에 있는 산 경기도 가평군 윗두밀 - 두밀리고개- 대금산-대금이-절골-광산리-윗두밀 이동거리 6.2㎞. 이동시간 3:30. 휴식시간 0:58. 계 4:28 (2017.11.19. 맑음. -6~4℃) 대금산은 경춘국도를 타고 가다가 가평읍 거의 다 가서 두밀리에 있는 산이다. 상면(上面)과 조종면의 경계에 있다. 행정구역명이 바뀌어 하면(下面)이 조종면, 하판리는 운악리가 되었다. 일제시대에 정한 행정명을 물과 산 이름을 따서 바꾸었다. '골짜기 마을'이란 뜻의 '두미울' 또는 '두밀'은 두밀리(杜密里)로 한자화 하여 뜻이 없는 말이 되어버렸다. 가평에서 두밀리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고 가면, 골짜기 마을이란 원래의 이름대로 곳곳에 집들이 있는데, 지금은 골골이 팬..

운길산 / 한강 두물머리 조망을 보는 산행

운길산(610m) 한강 두물머리 조망을 보는 산행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운길산역 - 운길산 - 새재고개 - 억수농원 - 도곡3리종점 이동거리 9.1㎞. 이동시간 3:54. 휴식시간 1:10. 걸린 시간 계 5:04 (2017.10.28) 운길산은 남 북한강 두 물줄기가 만나는 곳에 솟은 산이다. 양평 쪽에서 서울로 들어서다가 보면 강 건너 오른쪽으로 우뚝 솟은 산을 볼 수 있다. 운길산에 오르는 것은 두물머리 풍경을 보는 맛이다. 산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물줄기를 내려다보는 맛은 호쾌하기 이를 데 없다. 쳐다보는 산경은 평범하다고 할 수 있으나, 산 위에서 내려다 보는 두물머리 풍경은 절경의 산수화이다. 운길산의 옛 이름은 조곡산이다. 아침 조(早), 골 곡(谷). 아침 햇살 풍경이 멋진 곳이라 조곡이..

오대산 / 다섯 봉우리 편편한 누대

다섯 봉우리 편편한 누대 오대산(五臺山. 1,563.4m) / 강원 평창 진부면,홍천 내면 (2017.9.23) 상원사 주차장-상원사-적멸보궁-비로봉(1,563.4)-상왕봉(1,491)-임도-상원사 주차장 이동거리 12.2㎞. 이동시간 4:23 휴식시간 0:56. 계 5:19 벌초하러 가는 차로 지체되어 상원사주차장에 도착한 것은 예상보다 한 시간 늦었다. 이 좋은 계절에 오대산을 찾은 사람들이 많다. 대가람 물골길인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숲길인 선재길을 걷는 사람들이 숲 사이로 보인다. 상원사를 지나 적멸보궁으로 올랐다. 사람들이 주문을 외우듯이 읊조리며 오른다. 가파른 계단을 헉헉대고 오르는 이곳에 신라의 자장율사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다. 구도의 길도 이처럼 먼 곳이리라. 용머리 자리라는 적멸보궁..

함왕봉 / 용문산 줄기에 조용한 산

함왕봉(咸王峰. 947m) 용문산 줄기에 조용한 산 경기도 양평군 (2017.8.16. 맑음) 사나사-사나사계곡-함왕봉-함왕성터-사나사 이동거리 7.8㎞. 이동시간 4:26, 휴식시간 1:40, 계 6:06 함왕봉은 용문산 줄기에 있는 산이다. 지도에 있고 표지판에도 있지만, 정작 함왕봉에는 표식이 없고, 정상에 올라왔다는 구분의 특색도 없기 때문이다. 용문산은 고려시대까지는 미지산(彌智山)이었다. '미지'는 '미리(彌里)'의 옛 형태이고, 미리는 용이니, 미지산이 용문산이 되었다. 안갯속에 용이용이 승천하듯 구름을 두른 모습이 천상 그러하다. 사나사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사나사는 고려 태조 초기(태조 6년. 923년)에 개창한 오래된 절이다. 임진왜란, 한일합방시 화를 입었고, 625동란에 불타서 수..

설악산 2017 여름 Ⅱ-2. 천불동계곡 / 아름다운 계곡에 젖어 취하는 곳

설악산 39 설악산 2017 여름 Ⅱ 2. 천불동계곡 / 아름다운 계곡에 젖어 취하는 곳 (2017.8.28) 한계령-끝청-중청대피소-대청봉(1708)-중청대피소-소청봉-소청대피소 (10.3㎞) (2017.8.29) 소청대피소-소청봉-희운각대피소-무너미고개-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 (10.2㎞) 첫날 흐린 후 비, 다음 날 맑음. 기온 11~14℃ 설악에 들면 설악에 취한다. 소청은 넋 놓고 구름을 보는 곳이고, 천불동은 아름다운 계곡에 젖어 취하는 곳이다. 소청봉에서 희운각대피소로 내려오는 32도나 되는 급경사를 1시간 이상 내려서면 다리가 후들거린다. 천불동계곡은 그 후들거림을 진정시켜 눈을 즐겁게 한다. 계곡이 끝날 때까지 감탄을 연발하는 보람찬 산행이 이어진다. 눈이 즐거운 대신 걸음은 느려질 수..

설악산 2017 여름 Ⅱ-1. 소청운해 / 구름바다를 보는 산행

설악산 38 설악산 2017 여름 Ⅱ 1.소청운해(小靑雲海) / 구름바다를 보는 산행 (2017.8.28) 한계령-끝청-중청대피소-대청봉(1708)-중청대피소-소청봉-소청대피소 (10.3㎞) (2017.8.29) 소청대피소-소청봉-희운각대피소-무너미고개-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 (10.2㎞) 첫날 흐린 후 비, 다음날 맑음. 기온 11~14℃ 한계령은 고개 이름처럼 서늘하다. 능선에 올라서니 배낭은 무거웠으나 마음은 가볍다. 한계령 경치가 있고, 한계령 노래가 생각나서 그랬을까? 뒤를 돌아보고 쉬엄쉬엄 절경을 보면서 올라선다. 그렇게 대청봉에 오르고 구름을 보았다. 소청의 백미는 일몰과 운해다. 공룡능선 너머 용아장성으로 구름이 몰려오고 공룡능선 바깥 바다로도 구름이 넓게 퍼졌다. 소청은 공룡과 용아에 ..

도봉산 골짜기, 우이동에서 무수골 가는 호젓한 산길

도봉산 골짜기, 우이동에서 무수골 가는 호젓한 산길 2017.8.26. 맑음. 24.2-29.2℃ 우이동 종점- 한일교-원통사-우이암-원통사-무수골-자현암-성신여대 난향원-세일교--도봉옛길-도봉사-도봉탐방지원센터-도봉산역 (9.3㎞. 이동 3:50. 휴식 1:28. 계 5:18) 처서(處暑)가 지나니 아침 저녁으로 날이 선선해지고 하늘빛이 푸르다. 더위가 계절의 끄트머리로 가고 있다. 우이동에서 무수골 가는 길은 도봉산이 숨겨놓은 아름다운 물길이 있어 그곳으로 떠났다. 우이동 종점에서 도봉산 쪽으로 보면 우이암이 보인다. 소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인데, 처음 이름은 관음봉(觀音峯)이니, 세상의 소리를 다 듣는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형이상학으로, 그 이후는 형상으로 이름을 지어 그 뜻을 말하였다...

용마산(하남) / 버섯 구경하며 다닌 산길

용마산(595.4m) 버섯 구경하며 다닌 산길 경기도 하남시, 광주시 (2017.8.19) 하남공영차고지-고추봉-용마산-엄미리 (약 6.5㎞) 비가 온 뒤라 산은 버섯 천지다. 버섯은 죽은 나무의 몸이 환생한 것이다. 버섯은 살아 있는 나무에서 자양분을 얻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죽은 나무에서 그것을 구한다. 쓰러진 나무를 분해하는 작업에 일조를 하는 것에 곰팡이와 버섯이 있다. 이것들이 있어 숲의 많은 생명은 아름답게 사라질 수가 있다. 이것들이 없다면 나무는 흙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그것들은 숲의 파괴자가 아니라 조력자이다. 따라서 그 생태적 가치는 아주 크다. 자연이 살아가고 순환하는 데는 이처럼 빈 틈이 없다. 버섯 이름을 대부분 모르지만 산 다니며 버섯을 구경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