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2

굴봉산 / 굴봉산역에서 원점 회귀하는 산

굴봉산(屈峰山. 395m) 경춘선 굴봉산역에서 원점 회귀하는 산 굴봉산역-서천분교-장승봉(196.3)-굴봉산-도치교-굴봉산역 이동거리 5.5㎞. 이동시간 2:41, 휴식시간 1:29. 계 4:10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백양리. 2021.10.7. 비(3.2mm) 온 후 갬. 16.8~21.4℃ 경춘선 열차가 가평역을 지나 굴봉산역에 서면 바로 앞에 굴봉산이 보인다. 이곳에 전철역이 없을 때는 강촌역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 하는 산이었다. 아직도 마을버스가 하루 다섯 번 다니는 오지이기는 하지만 전철역이 생기면서 산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사정이 달라졌다. 전철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산이 있고 원점회귀 산행을 할 수 있어서 가기가 좋다. 굴봉산역 북쪽에 있는 서천분교 맞은편에 2층 집으로 가는 길..

새덕산 / 자라섬과 남이섬을 보며 걷는 흙산

새덕산(塞德山. 490m) 자라섬과 남이섬을 보며 걷는 흙산 굴봉산역-백양1리마을회관-MTB길 안내판-기도원-능선-임도-골무봉(463)-삼거리-괭이봉(410)-한치고개-백양2리 샛말부근 이동거리 11.6㎞. 이동시간 4:07. 휴식시간 1:25. 계 5:32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백양리 (2021.9.23. 맑음. 15.9~24.9℃) 가을비가 한두 차례 지나간 후라 아침 기온이 훅 내려갔다. 옷차림을 갖추기 애매한 때이니 얇은 옷을 몇 벌 준비하는 것이 낫다. 뭉게구름이 떠 있고 산빛과 하늘빛은 푸르다. 굴봉산역에 내리는 사람은 없다. 코스모스가 아예 드러눕다시피 하고 윤기 나는 알밤이 길가에 뒹굴고 있다. 단풍잎돼지풀도 더불어 많다. 이 풀은 생태교란종이지만 모두 바빠서 없앨 여력은 없는 듯하다. 백..

중원산 / 산도 세월이 가면 변하고

중원산(中原山. 800m) 산도 세월이 가면 변하고 용문사주차장-신점리-조계골-용계골-조달골-중원산-샘골고개-신점리-용문사주차장 이동거리 9.8㎞ 이동시간 5:52. 휴식시간 1:13. 계 7:05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21.8.17) 양평에 있는 중원산은 수량이 풍부하여 여름에 즐겨 찾는 산이다. 시간은 걸려도 계곡이 좋고 교통이 편리하여 찾아간다. 평일이라 하더라도 용문역에 내리는 사람들이 적다. 가는 날이 용문 장날인데 코로나로 장도 서지 않는다. 농작물을 장날에 팔아서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 어려움이 클 것이다. 용문사 입구 음식점 차량도 태울 사람이 없다. 역병으로 모든 사람이 어렵겠지만 어려운 사람을 더 어렵게 한다. 최근 가물이 들어 산은 마르고 계곡에는 물이 많이 줄었다. 여러 번 찾아..

태백산 / 산은 너그럽고 숲은 풍성하다

태백산(1566m) / 산은 너그럽고 숲은 풍성하다 강원도 태백시·경북 봉화군 유일사주차장-유일사쉼터-장군봉-천제단-문수봉-당골광장-당골주차장 이동거리 12.1㎞. 이동시간 5:18. 휴식시간 0:49. 계 6:07 (2021.6.18. 흐림. 12~14℃) '크고 밝은 산' 태백산(太白山)은 늘 겨울에 올랐던 산이다. 온 산에 눈이 하얗고, 살을 에이는 듯한 바람에 손도 내놓지 못할 정도로 추운 계절에 갔던 태백산이었다. 이번엔 새로운 계절인 여름 퍼즐을 맞추게 되었다. 생육신 김시습은 〈망태백산〉이란 시에서 '서쪽에서 아득하게 태백산을 바라보니 / 푸르고 높은 산이 구름 사이로 솟아 있네 / 사람들이 산 고스락에 기이한 신령이 있다더니 / 하늘과 땅 사이에 조화되고 문이 되는구나' 하였다. 겨울에는 ..

남한산성에서 벌봉으로 가는 숲길

남한산성 18 남한산성에서 벌봉으로 가는 숲길 남한산성입구-산성공원-남문 갈림길-동문-장경사-동장대-남한산-벌봉-현절사 (2021.5.25) 남한산성 성 밖 동쪽엔 벌봉(510m)과 남한산(522m)이 있다. 남한산성을 거쳐서 그곳으로 가야 하는데, 산길은 오르내림은 있지만 험하지는 않다. 비가 내린 뒤라 계곡물이 늘었고, 산은 흙산이라 오르기가 좋다. 산성 남쪽으로 접근하면 바깥으로 옹성이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성 아래는 참빗살나무, 곰의말채 등 드물게 자라는 나무와 층층나무, 물푸레나무, 서어나무, 귀룽나무가 제법 크다. 성돌 아래를 걷는 산길은 숲이 우거져 편안하고 아름답다. 성 안팎으로 층층나무속 식구들이 많다. 산딸나무, 말채나무, 산수유, 곰의 말채, 층층나무가 모두 층층나무속 친..

북한산 / 북한산계곡에서 진달래능선으로

북한산 북한산계곡에서 진달래능선으로 북한산입구-중성문-북한산계곡-대동문-진달래능선-북한산우이역 이동거리 약 9㎞. 이동시간 3:30, 휴식 시간 1:30. 걸린 시간 5시간 (2021.4.27) 4월은 자연의 변화가 크다. 일교차가 크듯 꽃과 실록의 변화도 무쌍하다. 꽃이 피고 지는 것과 산에 초록 숲이 차는 것이 하루가 다르다. 오늘은 그 신록의 계곡인 북한산계곡으로 나섰다. 일기예보는 흐리다고 했는데 산에 들었더니 시계가 좋다. 초록이 계곡에도 물소리에도 가득하다. 산 안은 꽃이 피고 지는 것이 조금은 늦다. 능선이나 정상 부근보다 계곡에서는 꽃구경을 더 할 수 있다. 산벚나무 꽃차례는 한창이 지났지만 여전히 꽃이 남아 있고, 귀룽나무, 매화말발도리, 고로쇠나무, 줄딸기, 딱총나무, 병꽃나무, 물푸레..

여성봉과 오봉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여성봉과 오봉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산을 구성 내용에 따라 바위산(岩山)과 흙산(土山)으로 나누는데, 서울 주변은 암석으로 덮인 바위산이 많다. 우리나라에 있는 암석은 크게 변성암인 편마암, 퇴적암인 석회암, 화성암인 화강암과 현무암 네 가지가 있다. 오대산, 지리산과 같은 흙산은 편마암이 풍화되어 형성된 토양이다. 그다음에 형성된 것은 얕은 바다에서 퇴적된 지질인 석회암이고, 북한산, 도봉산, 설악산은 화강암으로 된 바위산이다. 우리나라를 가장 넓게 덮고 있는 것이 화강암이고, 가장 나이 어린 암석이 현무암이다. 백두산과 한라산에 현무암이 많다. 마그마가 땅속에서 식은 것이 화강암이고, 현무암은 땅 위로 올라와 공기와 물을 만나면서 식었다. 북한산 줄기에 여성봉과 오봉이 있다. 기기묘묘한 모습에 보는 ..

무의도 / 서울에서 하루에 다녀올 섬 산행지

무의도 호룡곡산, 국사봉 서울에서 하루에 다녀올 섬 산행지 큰무리선착장-큰무리마을-국사봉(230)-구름다리-호룡곡산(244)-광명항(샘꾸미) 이동거리 7.9㎞. 이동시간 2:57. 휴식 1:07. 계 4:04 (2021.3.4.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 무의도로 섬 산행을 하러 나섰다. 무의도는 인천공항 밖에 있는 섬으로 서울에서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엔 잠진도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배로 건넜는데, 이젠 다리가 놓여 갑자기 섬에 바로 내리니 어리둥절하다. 바다는 산을 에워싸고 산은 우뚝하다. 무의도가 무희가 춤추는 모습이라 하고, 또는 말 탄 장수가 옷을 휘날리는 모습이라는데, 지금은 섬이 온통 도로공사 중이라 대형트럭이 다니고 길은 어수선하다. 한동안 섬의 모습은 그럴 것 같다. 큰 무리 ..

남한산성-봉암성-한봉성 산길

남한산성 17 남한산성-봉암성-한봉성 산길 산성종점-현절사-동장대암문-벌봉-한봉-큰골-장경사암문-동문-남장대터-산성종점 2020.9.18, 2020.9.21. 걸린 시간 각 4:30 남한산성은 도시에서 가까운 산이다. 산은 길에 따라 깊거나 얕다. 연일 올라도 즐거이 걸을 수 있는 곳이다. 가을이 성큼 다가와서 성돌 위에 푸른 하늘이 맑다. 난세에 산에 올라가는 일이 제일이라고 하는 말이 허튼 말이 아니다. 남한산성이 난세(亂世)를 치른 곳이다. 난세란 전쟁이나 무질서한 정치로 어지러워 살기 힘든 세상이다. 난세와 치세(治世)의 차이가 소인이 판을 치면 난세요, 군자가 역량을 발휘하면 치세란 말도 있다. 남한산성 본성에서 시작하여 외성인 벌봉성과 한봉성을 돌아서 다시 남한산성 중심부로 돌아왔다. 산길은 ..

비 그치고 예빈산, 견우봉에 올라

비 그치고 예빈산, 견우봉에 올라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 팔당역-상팔당-율리고개-예빈산(직녀봉)-견우봉 (왕복) 약 8㎞. 5시간. (2020.9.4) 한강을 보러 예빈산과 견우봉으로 갔다. 이곳은 내가 즐겨 찾는 한강 조망처이다. 오랜만에 찾았더니 산에 나무들이 많이 우거졌다. 계곡마다 물길은 풍성하지만 비바람이 불고 간 생채기가 산에 남아 있다. 몇 그루 나무가 쓰러지고, 가지가 떨어져 나간 나무가 많고, 나뭇잎도 산길에 수북 흩어졌다. 산 위쪽에 물기가 마른 흙은 살점이 비에 씻겨 나가서 푸석하다. 그래도 비바람이 한바탕 지나가고 나니 풀잎과 나뭇잎은 세수를 하고 나선 듯 말끔하다. 견우봉에 서면 멀리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수하는 두물머리가 보인다. 북한강은 푸른빛이 조금 남아 있고, 남한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