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설악산 2019 가을. 소청 구름바다

설악산 42 설악산 2019 가을. 소청 구름바다 한계령-서북능선-대청봉-소청봉-소청산장 (2019.10.22) 이동 거리 10.3㎞. 소요 시간 : 7시간 소청산장에서 본 구름바다 (2019.10.22) 꽃이 열흘 넘기 어렵다 하는데 단풍도 그와 같다. 한창 단풍이 그렇다는 얘기다.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을 구경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장수대에서 한계령으로 오르는 찻길은 단풍이 아름다와 마음을 설레이게 했다. 거기까지였다. 한계령은 이름대로 서늘하다. 단풍은 이미 마르고, 나무 열매도 구경하기 힘들었다. 구름이 산을 가려서 오리무중이다. 여섯 시간만에 대청봉에 올랐다. 잠시 구름이 흩어져 대청봉을 알현하게 한 것만도 다행이라 여겼다. 소청산장에 도착하니 구름이 바다쪽에서 공룡능선을 넘어 밀려오는 광경이 장..

북한산 백운대 / 우뚝 솟은 화강암봉

북한산 백운대 (836.5m) 우뚝 솟은 화강암봉 우이역-육모정길-영봉(604)-하루재-백운대(836.5)-하루재-백운2탐방지킴터-우이역 이동 거리 12㎞. 이동시간 5:23. 휴식시간 1:40. 계 7:03 (2019.9.20) 영봉에서 보는 인수봉(우)과 그 뒤에 살짝 보이는 백운대 북한산 영봉과 백운대를 오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산을 오른지 수십 년 동안 수백 번 올라간 북한산이지만 백운대 오른 것은 두 손에 꼽을 정도이다. 오늘은 왠지 그곳에 가고 싶었다. 가을은 높은 데는 오는 것이라 가을 산길에 나무들은 잎이 마르기 시작했고 수척해지기 시작했다. 사람이 한창 때가 지나면 몸이 줄듯 가을 산도 그러하다. 육모정길은 사람들 발길이 드문 산길이다. 산길이 나뭇잎으로 덮여 그를 말해주고 있었다. ..

남한산성 한 바퀴를 돌고

남한산성 16 남한산성 한 바퀴를 돌고 남문-동문-동장대-북문-연주봉암문-서문-남문 (2019.7.4) 이동거리 9㎞. 이동시간 3:11 휴식시간 2:16. 계 5:27 산 동호인들과 남한산성 성 밖을 한 바퀴 돌았다. 급할 것이 없이 쉬엄쉬엄 꽃과 나무를 보며 걸었다. 행정안전부에서 폭염경보를 내렸다고 하는데 산속은 시원하다.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를 내는 기준은 최고기온이 33℃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폭염주의보, 35℃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폭염경보를 내릴 수가 있다. 행정안전부의 조치는 조금 세게 내리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나중에 말을 들을까 봐 선제적인 조치로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서울지역 최고 기온은 7.2일 30.1℃. 7.3일 27.4℃. 산에 간..

샘재에서 남한산성 가는 위례둘레길

남한산성 15 샘재에서 남한산성 가는 위례 둘레길 마방집-샘재-객산-사미고개-벌봉-현절사-산성 종로 이동거리 10.5㎞. 이동시간 3:34 휴식시간 1:20 계 4:54 (2019.3.28) 서울에서도 천호동 외곽을 지나 한창 신도시 건설중인 미사강변도시를 지나는 길은 도시변화의 표정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하남 마방집에서 시작하여 벌봉을 지나 남한산성으로 올라가는 산길은 교통이 불편하여 사람들이 없다. 이곳은 서울 근교산 중에서 소나무가 제법 많은 곳이다. 숲의 천이과정에서 소나무가 참나무에 밀려난다 하여도 이곳 위례 둘레길은 여전히 산길 좌우로 소나무들이 도열하여 서 있다. 숲이 변할 때 앞장 서는 나무는 진달래이다. 척박한 환경에 가장 먼저 들어와 고난한 삶을 살고 있다. 진달래는 소나무와 같이 ..

방태산 / 별처럼 아름다운 산

방태산 (芳台山) 별처럼 아름다운 산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2018.10.4) 휴양림-적가리골-지당골-주억봉 삼거리(1365)-구룡덕봉(1388.4)-매봉령-적가리골-휴양림 약 11.7㎞. 6시간. 방태산은 백두대간 갈전곡봉에서 서쪽으로 갈라진 지능 선상에 솟은 산으로 삼 면은 강으로, 나머지 면인 동쪽은 백두대간이 막아선 오지산이다. 능선에 서면 호쾌하고 아름다운 능선을 실컷 구경할 수 있다. 봄 산행은 푯대봉에서 주억봉까지 들꽃과 초록융단이 있는 천상화원을 걷고, 미산리에서 오르는 산행은 계곡미를 만끽할 수 있다. 겨울에는 맵찬 바람과 눈떨기를 헤치고 올라 구룡덕봉에서 보는 일망무제의 설상 능선은 참으로 호쾌하여 수없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는 가을 방태산이다. 방태산은 꽃다울 방(芳)에 ..

청계산 / 청계산의 식생

청계산 옥녀봉 청계산의 식생 서울 서초구, 경기도 성남시 (2018.4.20) 원터골 입구-원터골 쉼터-옥녀봉-진달래 능선-원터골 입구 (약 4㎞) 4월 중순이 넘어서자 봄볕이 따스해졌다. 나뭇잎은 연초록 잎으로 산을 단장하였다. 광합성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온도가 15~25℃인데 지금이 그러한 시기이다. 산 아래는 진달래가 거의 지고 있고, 병꽃나무가 꽃대를 내밀고 있었다. 산 중턱엔 진달래가 많으나 한창 때는 지났다. 진달래가 많은 산은 척박한 산이다. 우리나라 산은 산성암인 화강암인 곳이 많아 바위가 변한 흙도 척박하다. 척박한 땅에 진달래와 소나무가 자라다가 낙엽이 쌓이고 흙이 비옥하게 되자 참나무와 서어나무 같은 활엽수가 차지하였다. 청계산에 다닌지 오래되었다. 그렇게 오르내리다 보니 식생..

예빈산, 견우봉 / 참나무의 말

예빈산, 견우봉 참나무의 말 경기도 남양주시 팔당역-율리고개-예빈산-견우봉-조개울-팔당역 (2018.1.20) 참나무는 예빈산 견우봉에서도 나무 종의 대세이다. 나무 벌채권이 있는 예빈시란 관청이 관리하던 곳이라 예빈산이니, 이곳 나무들도 그 후손이다. 이솝우화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참나무가 신에게 불평을 하였다. 나무들은 목적도 없이 살아왔고, 잘려나가기 위해 성장하고 있다며 도끼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하였다. 신은 참나무에게 누구를 비난할 수 없다며, 참나무로 도끼자루를 만들지 않았다면 어떻게 잘려나가겠는가 하였다. 사람들은 잘못이 자기에게 있는 줄을 모르고 남의 탓을 하기도 한다. 새해 산을 오르며 그런 일을 있었는지 돌아본다.

남한산성 전승문에서

남한산성 14 남한산성 전승문(全勝門)에서 고골-전승문(북문)-행궁-수어장대-우익문(서문)-산할아버지상-마천동 이동거리 7.5㎞. 이동시간 3:20. 휴식시간 0:50. 계 4:10 ( 2017.12.23. 맑음. 2℃) 고골에서 남한산성 북문으로 올라가는 길은 가깝고도 순하다. 전승문으로 올라가는 길에 표지판이 있다. 표지 방향을 반대로 세워 놓기도 하고, 거리가 갑자기 줄기도 한다. 왼쪽에 세워야 하는 것을 길 오른쪽에 세우면 길은 엉뚱한 방향이 된다. 현장 확인을 하지 않은 탓이다. 일이 틀어지는 것은 대강 일을 하고 현장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는 이런 데서 생긴다. 처음 오는 사람은 이런 표지를 보고 길에서 헤맬 것이다. 조선의 문인 이양연이 말하였다. "어지러이 눈길을 걷지 ..

백운산-광교산 / 겨울바람을 맞으며

백운산(567m)-광교산(582m) 겨울바람을 맞으며 경기도 의왕시, 용인시 의일 마을-바라산 휴양림-고분재-백운산-광교산 시루봉-고기동 체육공원 이동거리 9.8㎞. 이동시간 4:13, 휴식시간 0:45. 계 4:58 (2017.12.16. 맑음. -8℃내외) 눈이 와서 언 산길에 바람까지 분다. 언 땅에 스틱이 퉁퉁 튀어 뒤에 오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뒤에 따라가는 사람은 평소보다 더 거리를 두고 움직여야 한다. 바람이 불어 얼굴이 차다. 장갑을 두 겹 낀 손도 시리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겨울산행 난이도에 바람 한 가지가 크다. 아이젠으로 딛는 바닥은 뽀득뽀득 얼음 깨지는 소리가 난다. 참으로 잘 만든 장비라 생각하였다. 이런 장비가 없었던 옛사람들은 산을 어떻게 다녔을꼬? 겨울 내복을..

겨울 마유산 / 시원한 눈산 조망

겨울 마유산 (유명산. 862m) 시원한 눈산 조망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유명산휴양림-능선길-정상 (왕복). 약 4.5㎞. 3:08 ( 2017.12.13. 맑음. -12~-4.4℃)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 마유산(유명산)에 올랐다. 숲에서는 딱따구리가 나무줄기를 쪼는 소리가 "또르르르" 울리며 경쾌하다. 이 새는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 쿠션이 있어 세게 나무를 두드려도 머리가 성하다. 딱다구리가 나무를 쪼아 큰 소리를 내는 것은 먹이를 찾기보다는 소통과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잠을 깬다지만, 곤히 자고 있는 산속의 동물들을 딱다구리가 다 깨울 심사이다. 산은 오를수록 찬기운은 오히려 덜 하였다. 산 아래가 더 얼었고 바람도 더 차가웠다.산은 오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