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남한산성-봉암성-한봉성 산길

남한산성 17 남한산성-봉암성-한봉성 산길 산성종점-현절사-동장대암문-벌봉-한봉-큰골-장경사암문-동문-남장대터-산성종점 2020.9.18, 2020.9.21. 걸린 시간 각 4:30 남한산성은 도시에서 가까운 산이다. 산은 길에 따라 깊거나 얕다. 연일 올라도 즐거이 걸을 수 있는 곳이다. 가을이 성큼 다가와서 성돌 위에 푸른 하늘이 맑다. 난세에 산에 올라가는 일이 제일이라고 하는 말이 허튼 말이 아니다. 남한산성이 난세(亂世)를 치른 곳이다. 난세란 전쟁이나 무질서한 정치로 어지러워 살기 힘든 세상이다. 난세와 치세(治世)의 차이가 소인이 판을 치면 난세요, 군자가 역량을 발휘하면 치세란 말도 있다. 남한산성 본성에서 시작하여 외성인 벌봉성과 한봉성을 돌아서 다시 남한산성 중심부로 돌아왔다. 산길은 ..

비 그치고 예빈산, 견우봉에 올라

비 그치고 예빈산, 견우봉에 올라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 팔당역-상팔당-율리고개-예빈산(직녀봉)-견우봉 (왕복) 약 8㎞. 5시간. (2020.9.4) 한강을 보러 예빈산과 견우봉으로 갔다. 이곳은 내가 즐겨 찾는 한강 조망처이다. 오랜만에 찾았더니 산에 나무들이 많이 우거졌다. 계곡마다 물길은 풍성하지만 비바람이 불고 간 생채기가 산에 남아 있다. 몇 그루 나무가 쓰러지고, 가지가 떨어져 나간 나무가 많고, 나뭇잎도 산길에 수북 흩어졌다. 산 위쪽에 물기가 마른 흙은 살점이 비에 씻겨 나가서 푸석하다. 그래도 비바람이 한바탕 지나가고 나니 풀잎과 나뭇잎은 세수를 하고 나선 듯 말끔하다. 견우봉에 서면 멀리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수하는 두물머리가 보인다. 북한강은 푸른빛이 조금 남아 있고, 남한강은..

오대산 비로봉 가는 길

오대산 비로봉 가는 길 상원사-사자암-비로봉(1563.4) 왕복 걸린 시간 : 4시간 25분 (2020.7.6)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정상 비로봉 오대산은 불교의 성지로 산 아래 큰 사찰림을 지니고 있는 산이다. 천하의 명당 적멸보궁에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고, 동, 서, 남, 북, 중 5대에는 석가세존과 보살들이 상주하는 것으로 전해온다. 오늘은 상원사에서 적멸보궁 있는 곳을 거쳐 비로봉에 올랐다가 같은 길로 다시 내려와 상원사에서 월정사 계곡을 잇는 선재길을 걷기로 하였다. 초여름이긴 하지만 본격 더위가 오기 전이라 그리 덥지는 않다. 산도 험하지 않고 사계절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사자암(중대사)까지는 층계 길이다. 석가모니불을 외우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산길이다. 사자암을 거쳐 비..

삼성산 / 절 순례 산행

삼성산 (456m) 절 순례 산행 서울 관악구, 경기도 안양 (2020.6.4) 관악산 만남의 광장-도란도란 길-삼성산-반월암-삼막사-염불암-안양 예술공원 주자장 이동거리 9.4㎞. 이동시간 3:38. 휴식시간 1:36. 계 5:14 관악산은 경기 5 악의 하나로 부르는 바위산이다. 그 산등성이로 오르지 않고 무너미고개를 넘어 서울대 관악수목원으로 가는 길을 잡았는데, 조금 돌아서 거려다 아예 멀리 걸어가게 되었다. 관악을 멀리 하고 삼성산으로 걸었다. 신라시대 원효, 의상, 윤필 세 고승이 이 산에서 암자를 짓고 수도를 하였다고 하여 삼성산이다. 세 분이 일 막, 이 막, 삼 막 세 암자에서 수도 정진을 하였는데, 다른 두 곳은 없어지고 남은 곳이 삼막사이다. 그 밖에도 반월암과 염불암을 돌아서 걸었으..

수리산 / 안양과 군포 경계에 있는 산

수리산 경기도 안양, 군포 (2020.6.1) 수리산역-철쭉동산-슬기봉(469.3)-태을봉(489.2)-관모봉(426.2)-병목안캠프장 (5시간반) 수리산역에서 내려 철쭉동산을 거쳐 올라가는 수리산 산길은 편안하다. 쥐똥나무 향기가 코끝에 진하다. 아까시나무 꽃은 늦게 피어서 졌는지 바닥에 떨어진 꽃에 향기가 남아 있다. 때죽나무 꽃도 몇 가닥 남아 대롱대롱 보이고 하얀 꽃의 향연이 이 산에 펼쳐질 때는 벌나비가 많이 모였을 것이다. 편안한 길은 임도와 오르막 산길이 만나는 슬기정까지다. 그 다음엔 산 높이에 비해 경사가 제법 있는 산길이다. 산길엔 참나무과 잎이 애벌레의 희생양이 되어 많이 떨어졌다. 곤충들은 냉혈동물이어서 따뜻하고 밝은 곳을 좋아한다. 이곳이 볕이 잘 드는 곳이라 나무마다 애벌레들이 ..

덕유산 상고대 / 겨울이 선물한 서리꽃

덕유산 상고대 겨울이 선물한 서리꽃 전북 무주 (2020.1.29) 덕유산(德裕山. 1614m)은 2개 도, 4개 군에 걸쳐 펼친 산이다. 정상인 향적봉에서 남덕유산(1507m)에 이르는 산세는 산 이름대로 크고(큰 덕 德) 넉넉(넉넉할 유 裕)하다. 중봉에 올라서 덕유평전을 내려다 보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중하고 광대하다. 이 큰 산에 봉우리와 골짜기는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지 종주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감탄을 한다. 지금은 그 깊은 산골에 길이 뚫리고, 향적봉 바로 아래에 있는 설천봉까지 곤돌라가 올라가서 정상에 오르기가 쉽다. 겨울이 끝날 즈음 상고대를 보러 길을 떠났다. 상고대는 나무나 풀에 서리가 들어붙어 눈이 내린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다. 기온이 영하 이하로 내려가고, 바람이 불지 않은 고산지대에서..

천관산(723.1m. 장흥) / 기암과 억새능선이 장관

2020 강진, 장흥, 해남 ⑦ 천관산(天冠山. 723.1m) 기암과 억새능선이 장관 휴양림-구정봉-환희대-연대봉-환희대-지장봉-휴양림 이동거리 7.4㎞. 이동시간 3:16 휴식시간 0:29. 계 3:45 전남 장흥군 관산읍 (2020.1.13) 천관산 (전남 장흥) / 환희대에서 천관산은 우리나라의 정남진 장흥에 있는 산이다. 기암 봉우리와 정상의 억새 능선이 장관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산을 '큰산'이라 부르는데, 이 큰산은 바다와 맞닿아 그 모습이 변화무쌍하다. 천관(天冠)이라 부르는 것은 산이 부처님이 쓴 보관을 닮아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하고, 관처럼 생긴 바위들이 하늘에 닿을 정도로 높다고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 산 들머리를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오르는 산세가 다르다. 장천재에서 연대봉으로 바로..

청계산(성남) 옛골-석기봉 원점회귀 산행

청계산 옛골-석기봉 원점회귀 산행 옛골-정토사-약초 샘골-혈읍재-석기봉(583)-이수봉(545)-목배등-옛골 (경기도 성남) 이동 거리 10.6㎞. 이동 시간 3:41, 휴식 시간 1:29. 계 5:10 (2019.11.19) 전날보다 아침 기온이 10도가량 떨어진다는 한파특보가 내려도 최저 기온이 영하 3도이니 산행을 할만하다. 청계산 중에서도 경사가 완만한 옛골에서 혈읍재로 오르는 산길로 갔다. 비가 내린 흔적이 남아 있어 산빛이 맑다. 새소리는 덤불마다 가득하고, 물소리는 계곡마다 가득하다. 꽃과 곤충이 떠난 숲을 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조용히 있으면 자연의 소리가 마음 깊숙히 들어온다. 혈읍재에 올라서니 과천 쪽에서 넘어오는 바람이 차다. 조선의 정치가 정여창이 이상 국가의 실현이 수포로 돌아가..

도봉산 망월사 단풍산행

도봉산 망월사 단풍산행 망월사역-원효사-649봉-망월사-원도봉계곡-망월사역 도봉산 포대능선 끄트머리에서 본 도봉산 정상 가을은 단풍의 계절이다. 도봉산 망월사 단풍이 좋다고 하기에 산행지로 잡았다. 도봉에 대한 산 유래는 보이지 많지만 이성계가 쓴 시 '등백운봉'에 보면 도봉산의 높은 봉우리인 만장봉이 나온다. '구름이 걷히니 만장봉의 머리가 희고 / 꽃이 지니 삼문의 길 위가 붉다'란 시이다. 아마도 이성계는 가을에 이곳을 지나다가 단풍을 보았던 모양이다. 함흥을 오가며 가는 길목이 도봉산이었다. 늘 다니던 산길이 사패산이나 도봉산 아랫쪽 만월암이나 마당바위쪽이었는데, 오늘은 망월사 원점회귀 산행에 원효사를 거쳐서 가기로 하였다. 포대능선의 굴곡을 비켜간다고 올랐는데 원효사 뒤로 올라가는 산길도 암릉구..

설악산 2019 가을. 내설악 단풍바다

설악산 43 설악산 2019 가을. 내설악 단풍바다 소청산장-봉정암-오세암-만경대-영시암-백담사 (2019.10.23) 이동 거리 17.8㎞. 소요 시간 : 8시간반 만경대에서 보는 오세암 (2019.10.23) 일상의 길이 끝나는 데서 산행은 시작한다. 산행을 하는 사람은 변화를 준다. 그것은 다른 길에서 새롭게 만날 경험과 호기심 때문이다. 이번 하산길은 몇번 다니기는 했지만 오세암 가는 길에 만경대를 추가하였다. 수렴동계곡으로 바로 내려서는 길보다는 길고, 초반은 습한 곳이다. 용아장성능선을 올려다 보고 가야동계곡으로 빠져들며 내려서는 이곳은 별천지다. 봉정암 사리탑에서 내리막길을 다 내려서면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단풍은 양달에서 곱다. 서북능선에서 단풍을 못 만난 아쉬움이 있었는데, 먼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