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4

천마산 / 경춘선 오가며 늘 보는 산

천마산 1 천마산(天摩山 812.4m) 경춘선 오가며 늘 보는 산 남양주시 화도읍 (2014.1.2. 맑음. -1.3~6.2℃) 천마산역-묵현리(청운빌리지)-뾰족봉-천마산-갈림길-꺽정바위-관음봉(566)-갈림길-호평동 이동거리 : 약 10㎞. 휴식시간 1시간 반 포함 7시간 경춘국도로 춘천 쪽으로 가다가 마치고개를 넘기 전부터 마석 가는 길에 왼쪽에 보이는 높은 산이 천마산이다. 산 뒤에 있는 철마산, 주금산, 축령산, 서리산에 올라가 보면 천마산은 어깨도 넓고 앉음새가 듬직하다. 한 때 세계에서 제일 높았던 빌딩에 마천루가 있었다. 마천(摩天)이 하늘에 닿을 정도로 높다는 것인데, 천마(天摩)도 앞뒤를 바꾸었을 뿐 같은 의미다. 천마산은 오래전에는 신령스러운 산이란 의미인 고령산(高靈山)으로 불렀다. ..

남한산성 연주봉 / 순한 겨울산행길

남한산성 9 순한 겨울산행길 남한산성 연주봉 광암정수장-금암산(325)-연주봉-암문-연주봉-삼거리-마천동 (4시간) (2013.12.29. 맑음 -8.0~1.6℃) 광암정수장에서 남한산성으로 오르는 길은 예전엔 들머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고 사람 자취가 드문 자욱길이었으나, 이제는 사람들 발길이 늘었다. 나무는 졸가리만 남았지만 눈 내려 산은 푸근하다. 더구나 군데군데 표지판에 나무이야기 마을이야기를 써두어서 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다. 모름지기 길 나서면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열매가 팥처럼 작고 꽃은 배꽃처럼 희어 팥배나무, 9월에 열매가 익으면 술 담글 수 있는 돌배나무, 나무를 태우면 노란색 재가 남아 노린재나무, 땅에 바싹 붙어 자라는 땅비싸리, 짚신 바닥에 잎을 깔아 썼다는 신갈나무 등 나무이야기..

예봉산 / 눈 내려 아름다운 겨울 산길

눈 내려 아름다운 겨울 산길 예봉산(683m)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2013.12.22. 맑음. -6.8~2.1℃) 팔당역-예봉산-철문봉(632)-적갑산(564)-새재고개-억수농원 (4시간반) 동짓달에 눈이 오면 풍년이 든다 하였다. 며칠 전 내린 눈은 발자국이 날 정도의 자국눈은 넘어서고, 능선에는 눈이 남아 있어서 눈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순백의 세계에 마음도 순백이 되는 산이다. 눈 내릴 때 산에서 볼 수 있는 하늘과 땅이 합쳐지는 색깔을 지금 감상하지는 못하여도, 꼬부랑꼬부랑 눈 속 산길은 눈 내려서 볼 수 있는 설경이다. 눈 내려 산속에 들면 화가에게 따로 수고를 구하지 않아도 온 천지가 설경산수도이니, 겨울 그림 감상을 하려면 산에 오를 일이다. 원거리에서 열차를 타고 찾아온 친구가 있어..

봉화산 / 구곡폭포가 있는 산

봉화산(519m) 구곡폭포가 있는 산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2013.11.23. 맑음. -4~10℃) 강촌역-봉화산-임도-감마봉-문배마을-구곡폭포-주차장(4시간) 경춘선을 곧게 만들면서 강촌역을 이전하였다. 북한강변에 있던 역이 봉화산 쪽으로 물러서서 역에서 내리면 바로 산행을 할 수가 있다. 산행은 동네 산을 다니는 것처럼 편하다. 온 산을 머리를 깎은 것처럼 시원하게 간벌하였다. 참나무는 나일론끈으로 표식을 하였다. 간벌의 기준으로 삼는 것 같다. 나무의 살생부인 셈이다. 산에도 삶과 죽음을 나누는 일이 있다. 삼국사기에는 온조왕이 우두산성을 치려고 왔다가 이곳에서 큰 눈을 만나 돌아간 기록이 있다. 우두성은 춘천의 옛 이름이었다. 그만큼 이곳 산은 깊다. 봉화산 산중 문배마을 사람들은 6.25가 ..

관악산 육봉과 팔봉이 있는 바위능선

육봉과 팔봉이 있는 바위능선 관악산 (629.9m) 서울,과천,안양 (2013.11.17) 정부과천청사역-육봉능선-깃대봉-팔봉능선-서울대수목원-안양예술공원 (4시간반) 단풍은 다 지고 잎마저 땅으로 내려앉아 나무들이 겨울로 들어가는 신호는 이미 시작되었다. 바람이 불어 산밑 도로까지 내려온 나뭇잎들이 곧추서서 내달린다. 관악산은 불의 산이라 부르듯 바위들이 날카롭다. 육봉의 바위에선 사람이 서서 가지를 못한다. 바위에 몸을 바짝 붙이게 한다. 그것이 육봉이 사람에게 허락하는 오름법이다. 맨손으로 바위 한 틈을 겨우 잡고 오른다. 바위가 차다. 겨울에 삭풍이 오면 이마저도 사람의 접근을 거부할 것이다. 깃대봉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가 요란하다. 팔봉으로 오면 긴장은 줄어든다고 하지만 그래도 팔봉이다..

석룡산 / 아름다운 청정계곡 조무락골이 있는 산

석룡산(石龍山. 1147m) 아름다운 청정계곡 조무락골이 있는 산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 (2013.10.26) 용수목 종점-38교-갈림길(끝집)-940 고지-1153봉-석룡산-방립고개-조무락골-복호동폭포 갈림길-갈림길(끝집)-38교-용수목 종점 (약 12㎞. 4시간 50분) 10월 하순은 단풍이 절정이다. 가평읍에서 용수동 가는 버스는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정도다. 주민인 아주머니 한 분은 전철이 생긴 후 이렇다며 주말엔 버스 타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였다.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에 있는 석룡산은 경기도 최고봉 화악산(1468m)과 붙어 있다. 용수목인 종점까지는 상봉역을 떠나 2시간반만에 도착하였다. 용소(龍沼)의 물이 있는 마을이라 이름붙은 용수목에서 강원도로 넘는 고개 도마치(道馬峙) 쪽 산은 ..

석화산 / 바위가 아름다운 홍천의 산봉

석화산(石花山.1146m) 바위가 아름다운 홍천의 산봉 강원도 홍천군 내면 (2013.10.20. 맑음. 8.6~23.5℃)내면정류소-창촌교-대원사-승지골-문암재-석화산-동봉-954봉-능선-창촌교회-내면정류소 (6.6㎞. 4시간반)   홍천 내면은 홍천에서 인제로 가는 길에서 서석으로 들어가서 양양으로 가는 중간에 있다. 깊고 외진 곳이다. 얼마나 깊으면 내면일까? 요즈음 길이 좋다 하지만 서울서 홍천읍까지 버스로 1시간이요, 다시 홍천읍에서 버스를 타고 내면까지는 1시간 10분이다. 내면에서 어느 중국요리점에 들어갔더니 벽에는 신문에서 오려 붙이거나 사진으로 담은 축구 재간둥이 이영표선수 얼굴이 여러 장 붙어 있다. 이곳이 이영표선수가 태어난 곳이라 한다. 짜장면을 먹고 주인을 찾으니 마침 장날이라서 ..

명성산 / 궁예의 울음터, 억새 산행지

명성산(鳴聲山. 923m) 궁예의 울음터, 억새 산행지 경기도 포천, 강원도 철원 산정호수 주차장-등룡폭포-팔각정-삼각봉-명성산-산안고개-산정호수-주차장 13.5㎞. 점심 1시간 포함 7시간. 2013.10.6. 맑음. 9.0~26.1℃ 명성산 산행은 포천군 영북면에 있는 산정호수가 시작점이다. 10월 둘째 주 억새축제를 앞두고 벌써 사람들이 많다. 울음산이란 이름을 가진 명성산은 궁예가 왕건에게 패한 후 이곳으로 도망 와 크게 목 놓아 울었다는 얘기에서 비롯되었다. 이젠 바람이 불면 억새가 대신 운다. 삼각봉을 지나 명성산 정상으로 가면 북쪽 누런 철원 벌판이 보인다. 명성산 정상과 이어지는 봉이 궁예봉인데 그 사이로 보이는 벌판이 각별하다. 궁예는 도성을 사치스럽게 쌓아 멸망을 재촉하였다는데, 그 도..

북한산 숨은벽능선 6. 아름답고 장대한 바위능선

북한산 숨은벽능선 6 아름답고 장대한 바위능선 (2013.9.22. 맑음. 20.4~27.2℃) 밤골-숨은벽능선-위문-보국문-정릉 (6시간 반) (2013.9.28. 흐리고 비 4㎜. 15.2~19.9℃) 밤골-숨은벽능선-위문-우이동 (6시간) ※ 산행시간은 점심시간 1시간을 포함한 시간 북한산 숨은벽능선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바위능선이 장쾌하고 아름답다. 화강암은 지하 깊은 곳에 있던 마그마가 식으면서 융기되고 표토들이 침식되어 없어져 그 위용을 드러내었다. 북한산 바위들은 아름답다. 능선 어디든 올라서 눈을 식히고 가슴을 펼쳐 마음을 넓힐 만하다. 북한산 숨은벽능선은 이제 예전의 숨은벽은 아니다. 수년 전만 해도 신령님이 감춰둔 것을 찾아내듯 신비함이 있었는데, 이젠 아예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다 ..

깃대봉, 운두산 / 청평에서 오르는 산

깃대봉(645), 운두산(雲頭山 678.4) 청평에서 오르는 산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2013.9.1. 맑음. 18.1~27.8℃) 청평역-청평초등-청평석재-623봉-깃대봉-삼거리-697봉-운두산-697봉-중앙기도원-경춘국도 (약 14.6㎞. 9시간) 깃대봉 운두산 산행은 청평에서 오르는 산이다. 중간에 잠시 좋은 조망터가 있으나 산 아래를 내려보는 맛은 기대할 수가 없다. 지금 계절은 산에서 산물들이 나오는 철이니 그것을 구경하며 다녔다. 눈이 밝으면 보이는 것도 많겠지만 밝은 눈을 가지진 못하였으니 얻을 것도 적다. 다래가 산길에 떨어져 있었다. 다래를 주어 먹으며 산 다니는 일은 호사이다. 동물이 열매를 먹고 씨를 퍼뜨릴 일을 인간이 대신하지 못하나 어쩔 수가 없다. 이즈음 산엔 또 버섯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