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경상 전라 탐방 75

숭림사 / 오붓하고 정감 어린 고찰

숭림사(崇林寺) 오붓하고 정감 어린 고찰 전북 익산시 웅포면 송천리 (2009.11.8)   금강을 사이에 두고 충남 서천에서 금강대교를 넘어서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익산이고, 금강하구둑 철새도래지를 지나 고티나는 벚나무가 올망졸망 줄을 선 오붓한 숭림사가 있다. 금마의 미륵사와 같은 시대에 만든 절로 나라 원찰인 미륵사와 달리 동네 절처럼 단아해서 정감이 간다. 절 입구에는  스님이 나와 바람이 나오는 기구를 어깨에 메고 연신 낙엽을 날려보낸다. 낙엽을 일부러라도 두는데 스님도 참 부지런하다. 고려말에 창건한 절인데 대대적 보수를 하였는지 고티는 적으나 부지런한 스님만큼 깔끔한 모습으로 앉아있다. 숭림사란 절 이름이 달마대사가 중국 하남성 숭산(崇山) 소림사에서 면벽좌선한 고사에서 유래하여 숭산의 숭..

유달산과 목포 앞바다

유달산과 목포 앞바다 전남 목포시 유달동 (2009.9.20)  유달산 일등바위에서 바다를 보았다.  해가 솟고 바다가 서서히 제 빛을 찾는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길목이 분주하다.묵언의 바다가 또 하루 일상을 시작한다.  목포가 여행자에게 감동을 줄 공간은 바다이다. 배를 타고 눌도와 달리도, 외달도를 한 바퀴 돌았다.물결을 가르고 바다향이 몸속 깊숙이 들어왔다.섬 천국에 들어왔으니 당연히 가도가도 섬이다.

소쇄원 / 조선시대 아름다운 대표 정원

담양 정자여행(5) 소쇄원(瀟灑園)조선시대 아름다운 대표 정원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2009.9.19)   식영정에서 나와 화순 방면으로 1.2㎞정도 더 내려가면 왼쪽으로 대나무숲 안에 소쇄원이 있다. 조선 중종 때 양산보가 만든 별서정원이다. 깨끗하고 시원한 정원이란 뜻이라 한다. 대나무 울창한 산비탈에 정자를 지어 대숲 사각거리는 소리를 듣고, 계곡 흐르는 물 모아 물소리를 들으려 하였다.  대숲을 지나면 초가정자 대봉대(待鳳臺)에서는 봉황을 기다리고, 외나무다리 건너 광풍각(光風閣)에서는 골에서 내려오는 서늘한 바람을 즐긴다. 담안에는 매화를 심고 계곡물이 정원 안으로 흐르도록 담 아래는 열어두었다. 사랑채와 서재를 겸한 제월당(霽月堂)은 뒤로는 산으로 허허로이 산길을 열고, 앞으론 울담을 쳐..

식영정 /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

담양 정자여행(4) 식영정(息影亭)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2009.9.19)  명옥헌에서 나와 소쇄원 쪽으로 가다 보면 광주호가 끝나는 지점에 식영정이 있다. 그전에는 배롱나무가 줄지어 바로 옆 창계천에 붉은 꽃이 냇가를 따라 줄을 섰다는데, 창계천의 옛 이름이 자미탄(紫薇灘)이었다 한다. 자미(紫薇)가 배롱나무의 한자말이니 명옥헌과 마찬가지로 배롱나무가 많았던 모양이다. 식영정 뒤로는 성산(星山)이 있는데, 이름대로 별을 보기 좋은 산 아래에 서하당을 지어 살던 김성원이 장인이자 스승인 임억령을 위해 식영정을 지었다.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란 뜻이니 시적인 감성이 넘치는 이름이다. 송강 정철이 여기에서 자연을 맛깔스럽게 그려낸 성산별곡을 지어 이곳을 더욱 아름답게 하였다..

명옥헌 / 배롱나무 가득한 무릉도원

담양 정자여행(3) 명옥헌(鳴玉軒) 배롱나무 가득한 무릉도원 전남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 (2009.9.19)  후산마을 안쪽 깊숙히 들어가면 배롱나무 가득한 무릉도원이 있다.네모난 연못 안에 동그란 섬이 있고, 연못 뒤에 그림 같은 명옥헌이 있다. 흘러 내리는 물소리가 옥이 부딪히는 소리와 같다 하여 명옥(鳴玉)이라 한다. 배롱나무 고목이 정자를 에워싸서 포근하고, 연못가엔 주홍빛 꽃무릇이 화려하다. 배롱나무 꽃 필 때면 시를 쓰는 문객들이 드나들고 사진작가들이 찾아 온다는데, 소쇄원 숲이 작고 아늑하다면 명옥헌은 넓게 트여 시원하고 고즈녁하다.   ※ 명옥헌을 꾸민 사람 : 오명중(1619~1655) ※가는 길 : 송강정-고서4거리-창평방향 826번도로-명옥헌원림

송강정 / 송강 정철이 숨 쉬던 자연

담양 정자여행(2) 송강정(松江亭) 송강 정철이 숨 쉬던 자연 전남 담양군 고서면 원강리 (2009.9.19)  면앙정을 나와 15번도로를 타고 남으로 10여 리쯤 되는 곳 소나무숲 안에 송강정이 있다. 동서붕당의 가운데 있었던 송강 정철이 동인의 탄핵을 받고 물러나서 이곳에 정자를 지었다. 그 후 2백년 후 허물어졌던 정자를 후손이 다시 세워 3백 년이 지났다는데 다시 손질을 하였는지 말끔하다. 정쟁의 가운데에 서고, 탄핵을 받아 낙향하고, 다시 올라서서 동인을 철저히 내몰고, 왕의 노여움으로 유배 가고 또 벼슬에 올랐다가 내려오고 … 낙향의 이유가 그것이다. 어린 시절명문가 집안에서 나서 왕가의 친구가 되고, 뛰어난 사림 학자들에게서 글을 배우고, 벼슬에 오르내리고 당쟁의 가운데에 서며 산마루와 골짜..

면앙정 / 바람과 달을 불러들인 정자

담양 정자여행(1)  면앙정바람과 달을 불러들인 정자 전남 담양군 봉산면 제월리 (2009.9.19)  담양은 대숲의 고장이며, 골마다 선비의 풍류가 가득한 정자의 고장이다. 조선 중기 가사문학을 연 면앙 송순이 고향에 돌아와 지은 정자가 면앙정이다. 땅을 굽어보고 하늘을 쳐다보며 초가삼간에 바람은 들였으나 산천은 들일 데가 없어서 둘러 두고 보며 자연 속에 묻혀 살았던 면앙이었다.  정극인의 상춘곡과 더불어 호남 가사문학의 원류가 되었고, 정철의 성산별곡에 영향을 준 가사문학의 대표작 면앙정가 한 구절을 새긴 비가 정자 곁에 서있다. 초가가 이젠 기와지붕으로 변하였지만 제월봉 아래 바람은 여전히 마루에 가득하다. 면앙이 심은 참나무는 우뚝하고, 퇴계 이황, 고봉 기대승, 백호 임제와 면앙 자신이 남긴 ..

선운사 2 / 도솔암 내원궁

선운사 2 마애불과 도솔암 내원궁이 있는 곳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2009.8.1)  선운사에서 나와 숲길을 따라 도솔암 내원궁으로 향했다. 노인을 모시고 가는데 안쪽까지 차를 가져오지 않아 어려웠다. 가는 길에 꽃무릇이 피었다. 상사화(相思花)와 같은 과인데 가을엔 이곳에서 꽃무릇 축제가 열리는 모양이다. 꽃무릇은 상사화처럼 꽃과 잎이 만날 수 없다고 한다.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할 사랑이 있고, 만나고 싶지 않나도 만나야 하는 미움이 있다.  진흥왕이 수도하였다는 진흥굴과 최근에 지은 도솔암을 지나면 높이 17m나 되는 큰 마애불이 있다. 고려 때 조성한 곳으로 보는데 입을 꾹 다문 위엄으로 앉아있다. 머리 위에는 비각이 있었던 흔적이 있고, 배꼽에는 꺼내보는 사람 이름을 적은 비결이 있었..

선운사 1 / 동백 숲이 가득한 절집

선운사 1  동백 숲이 가득한 절집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2009.8.1)   선운사는 동백꽃으로 이름 높다. 가람도 넓고 문화재도 많아서 내원궁을 지나 천마봉과 낙조대까지 올라야 대충 돌아보았다고 할 수 있다. 선운사는 절 입구에 세워놓은 미당 서정주의 시비 '선운사 동구'에서 시작한다. 붉은 동백꽃에다가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을 버무린 걸걸한 시 한수를 적어 두었다. 절 들어가는 숲이 짙어 고답스런 분위기가 살아난다. 선운사 마애불 내원궁 용문굴 천마봉으로 이어서 다 볼라치면 네댓 시간도 빠듯하다. 봄엔 동백꽃이요, 가을엔 단풍 구경이라는데 여름도 부도밭이 있는 숲길만 들어서면 시원하다. 사천왕상 발밑에 음녀가 벌을 받으며 씩씩거리며 있는 천왕문을 지나면 만세루이다. 맞배지붕이 건물 ..

상갑리 고인돌 / 세계 제일 고인돌 지역

상갑리 고인돌  세계 제일 고인돌 지역, 세계문화유산  전북 고창군 아산면 상갑리 (2009.8.1)  청동기시대 문화유적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고인돌이다. 우리나라에서 분포하고 있는 3만 여기 고인돌은 숫자로 세계 제일인데, 부창 고창일대 고인돌이 가장 많다. 고창군에만 2천 여기의 고인돌이 있다하니 이곳이 세계 제일의 고인돌 지역이다. 몇 년전 왔을 때는 산 밑까지 차로 접근하여 구경할 수 있었으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후 산 밑까지 700여 m를 걸어가야 볼 수 있다.  고인돌은 풍부한 농업력을 기반으로 우두머리인 족장의 가족묘역으로 추정하고 있다. 440 여기 가산밑으로 가면서 번호를 매겨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그냥 본다면 그저 바위가 이곳저곳 흩어져 있는 모습으로 볼 수도 있었는데 발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