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경상 전라 탐방 77

월남사터 삼층 석탑과 석비 / 늘씬,우아한 석탑과 호걸풍의 석비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③ 월남사터 삼층 석탑과 석비 늘씬하고 우아한 석탑과 호걸풍의 석비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2020.1.12) ※ 중요문화재 월남사터 삼층 석탑 (보물 제298호), 진각국사비 (보물 제313호) 월남사지삼층석탑 (보물 제298호) 무위사에서 차밭을 따라 2.5㎞ 동쪽으로 가면 금릉 경포대 계곡 입구이고, 거기서 0.5㎞를 더 가면 탑전마을 입구에 월남사터가 있다. 월남사는 고려말 무신정권 때 창건하고, 조선 후기에 폐사된 것으로 본다. 정확한 년도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다. 폐사지에 들어서면 비각이 보이고, 발굴을 하기 위해 판막이를 한 옆에 석탑이 보인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늘씬하고 우아하다. 뒤쪽 월출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더 훤칠해 보인다. 높이 7...

월출산 금릉경포대 계곡길 / 겨울 계곡도 푸르다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② 월출산 금릉 경포대 계곡길 겨울 계곡도 푸르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2020.1.13) 월출산 금릉경포대계곡 무위사에서 동쪽으로 가는 길 2.5㎞에는 차밭이 늘어섰고, 차밭이 끝나는 왼쪽으로 모퉁이 숲에 월출산 금릉 경포대 계곡길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월출산 산행은 천황사에서 도갑사로 가는 종주길을 많이 이용하는데, 경포대 계곡에서 월출산 정상 천황산을 돌아서 내려오면 6.7㎞로 3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짧게 걷는 길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산행을 하지 않고 산 아래에서 가볍게 걷는 길도 몇 곳 있다. 경포대 주차장에서 경포대 삼거리까지 걷는 경포대 계곡길(2.8㎞. 2시간), 도갑사길(도갑사 주차장~자연관찰로. 3.8㎞. 2시간), 정약용 유배길..

월출산 무위사 / 소박하고 단정한 절집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① 월출산 무위사(無爲寺) 소박하고 단정한 절집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2020.1.12) ※ 중요 문화재 극락보전(국보 제13호), 아미타여래 삼존 벽화(국보 제313호), 선각대사 부도비 (보물 제507호), 백의관음도(보물 제1314호), 내면사면벽화(보물 제1315호) 월출산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무위사 무위사는 월출산 동남쪽 강진에 있는 절로 617년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절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바로 앞에 단아한 글씨체로 쓴 월출산 무위사(月出山無爲寺) 일주문이 보인다. 무위(無爲)란 노장철학에서는 인위(人爲)를 가하지 않는 것인데, 불교에서는 인위에 따라 이룬 것이 아니라 생멸(生滅)의 변화를 떠난 것이라 한다. 보제루를 지..

내장산 일원에서 본 식물

정읍 여행 ⑥ 내장산 일원에서 본 식물 정읍 1박 2일 여행을 하면서 산내면 장금리에 숙소를 두고서 내장산, 옥정호 주위를 두루 다녔다. 정읍은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동고서저의 지형으로 산지와 평야의 중간지대에 해당한다. 가을 경치를 자랑하는 내장산은 정읍의 자랑이요 상징이며, 섬진강댐에 의해 생긴 옥정호는 물안개와 구절초로 정감 어린 풍경을 자아낸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정읍(井邑)으로 부른 이곳은 땅을 한자만 파도 물을 길어 올릴 수 있을 만큼 물이 넉넉한 고장이라 우물 정(井) 자를 붙인 모양이다. 갑오농민혁명의 고부 읍성, 만석보, 황토재 등은 들러보지 못했지만, 숙소가 있는 산내면 장금리는 조선 중종의 총애를 받은 의녀인 대장금의 고향으로 장금산 일원과 내장산 일원 숲과 절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

백양사 숲 / 산은 내장이요 절은 백양이라

정읍 여행 ⑤ 정읍에서 장성으로 백양사 숲 산은 내장이요 절은 백양이라 '봄 백양, 가을 내장'이요, '산은 내장이요, 절은 백양'이란 말이 있다. 둘 다 명성이 높지만 견준다면 절은 백양이 낫다는 얘기다. 내장산 장성 쪽에 백양사가 있다. 백양사는 대중 앞에서 설법을 하던 환양선사의 꿈에 죄를 짓고 내려와 살던 흰 양이 나타나서, 스님의 설법을 듣고 환생하여 천국으로 가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 뒤 절 이름을 백양사로 고쳐 불렀다. 백양사는 고불총림(古佛叢林)으로 부른다. 총림은 참선도량인 선원(禪院)과 경전을 교육하는 강원(講院)과 계율을 가르치는 율원(律院)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총림이라 부르는 사찰은 다섯 군데인데, 그중 하나가 백양사이다.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숲길은 아름답다. 우리나라 이..

정읍 구절초 테마공원 / 구절초 꽃구경이 좋은 곳

정읍 여행 ④ 구절초 테마공원 구절초 꽃구경이 좋은 곳 전북 정읍시 산내면 (2019.10.31) 국화는 중국 진(晉)나라 시인 도연명 이래로 은일의 상징으로 사랑을 받았다. 도연명은 국화를 '서리 속의 영웅(상하걸 霜下傑)'이라 불렀고, 소동파는 '꽂꽂한 선비의 기상(오상고절 傲霜孤節)'으로 여겼다. 조선의 선비 신경준은 국화가 모든 것이 다 피고 난 뒤에 피어 양보하는 정신에 가까운 '사양하는 마음'을 지닌 꽃이라고 하였다. 그만큼 국화는 선비가 가까이 하였던 수양의 꽃이었다. 구절초(九節草)는 아홉번 꺾이는 풀, 음력 9.9에 꺾는 풀이라 하여 구절초라 부른다. 구절초는 뿌리채 캐내어 약으로 쓰는데 음력 9.9에 캐는 것이 약효가 가장 좋다고 한다. 구절초 줄기를 들여다보면 마디가 뚜렷이 있는 것도..

옥정호 물안개 / 새벽에 보는 황홀경

정읍 여행 ③ 옥정호 물안개 새벽에 보는 황홀경 전북 정읍시 산내면 (2019.10.31) 옥정호는 전북 정읍시 산내면과 임실군 강진면 사이에 있는 인공호수이다. 섬진강 다목적댐을 건설하면서 섬진강 상류인 이곳에 전북에서 가장 큰 인공호수가 생겼다. 옥정호란 이름은 댐이 있었던 임실군 강진면 옥정리(玉井里)에서 유래한다. 옥정호 물안개 피어오르는 모습은 이곳의 구경거리다. 옥정호를 가장 조망하기 좋은 곳은 국사봉 전망대 휴게소로 가는 것이다. 거기서 20분 정도 걸리는 옥정호전망대로 올라가야 한다. 국사봉은 475m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산이지만 주변에 더 높은 곳이 없어 조망이 좋다. 물안개는 물에서 피어오르는 안개이다. 물안개는 주로 밤에 생긴다. 물은 주변보다 온도가 높고, 물 바로 위 공기는 다..

무성서원 / 최치원의 위패를 모신 서원

정읍 여행 ② 무성서원(武城書院) 최치원의 위패를 모신 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한국의 서원' 9곳 중 하나 전북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 (2019.10.30) 2019년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한국의 서원은 조선시대 성리학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으로 유학자의 위패도 모시고 있다. 한국의 서원이 세계적 유산이 된 것은 한국의 성리학 문화 전통을 역사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그 기능을 건축적 배치로도 잘 연결하여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지정된 곳은 소수서원 등 9곳이다. 정읍에 있는 무성서원도 그중에 한 곳이다. 무성서원은 통일신라시대에 태산 고을이었던 칠보면 무성리에 있는데, 우리나라 유학자의 효시로 꼽히는 고운 최치원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원래는 태산군수를 지낸 최치원..

내장사에 아직도 남은 신록

정읍 여행 ① 내장사에 아직도 남은 신록 전북 정읍시 (2019.10.30) 숲 동호인들과 정읍으로 여행을 떠났다. 정읍은 전북 남쪽으로 전남과 경계를 하고 있다. 정읍이라 하면 정읍사가 생각나고, 내장산 단풍이 연상되는 곳이다. 백제 시대부터 구전되어온 전승가요인 정읍사는 행상을 나가서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아내가 고갯마루에 올라 부른 노래다. 요즈음 말로 옯기면 "달이 높이 돋으사 멀리 비취오시라. 어느 장에 계시온지요. 진 데를 디디올세라 어디에든 짐 놓고 오세요. 가시는 데 저물세라"라고 부른다. 남편을 생각하는 아내의 마음이 담겨 있다. 차를 타고 다니는 정읍은 주변 산이 부드럽다. 그 고개에 서서 아내는 정읍사를 노래하였다. 그 옛날 정읍사가 이곳을 대표하는 구전 노래라면 내..

석천 계곡과 청암정 / 달실마을 충재 종가 가는 길

석천 계곡과 청암정 달실마을 충재 종가 가는 길 경북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2019.6.24) 봉화읍 유곡리에 달실마을이 있다. 한자로는 유곡(酉谷)이라 쓰고 행정동 명도 유곡리이다. 이중환이 쓴 「택리지」에 보면 이곳 달실마을을 '삼남의 4대 길지'의 하나로 꼽고 있다.달실마을로 가는 석천계곡은 국가지정 명승지인 청암정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석천계곡은 청하동천(靑霞洞天)에서 시작한다. 이름대로 신선의 경계에 닿을 듯한 곳(靑霞)이다. 별천지 동천(洞天)은 수양과 강학의 장소로 쓸 정도로 깊고도 아름답다. 계곡가에 핀 풀과 나무를 감상하며 걸었다. 요즈음 숲을 공부하고 있어서 그런지 길가에 풀 한 포기도 예사롭지가 않다. 유려한 계곡물이 흐르는 물가에 느티나무와 왕버들이 있는 고택을 돌아가면 낙락장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