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경상 전라 탐방 75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 아직 끝나지 않은 분단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아직 끝나지 않은 분단 경남 거제시 신현읍 고현리 (2010.11.7) (2016.10.23)    거제도는 6.25 전쟁 때는 육지와 떨어진 섬이었고, 전쟁터와 떨어진 곳이었다. 1950년 전쟁이 벌어진 후 5개월 뒤 이곳에 포로수용소를 설치하여 17만의 포로를 수용하였고, 10만의 주민, 피난민 20만 등이 머물러 거제도는 전쟁의 흔적이 지금까지도 생생히 남아있는 곳이다.   수용소 사령관이 납치되고 반공 포로와 친공 포로 간 유혈 살상으로 남북 대결이 수용소에서도 격렬하게 벌어진 가슴 아픈 곳이다. 수용소 내에서 인민재판에 의해 죽은 반공포로만 100여 명이 넘었으니 힘이 미치고 못하고 포로는 포로가 아니라 전쟁의 축소판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휴전협정에 따라 귀환을 거절한..

거제 바다 그 아름다운 바다

거제 바다 그 아름다운 바다  경상남도 거제시 (2010,11.6~11.7)   우리나라 육지가 끝나는 곳에 나가면 어디 가도 바다 구경을 못하랴마는 거제도에 가면 올망졸망 해안을 따라 섬과 바다 절경을 감탄하며 볼 수 있다. 거제도에서도 최남단 다포리에는 왜적을 감시하려 망을 보았다는 망산을 끼고 홍포-여차 전망도로를 따라가 바다를 보면, 대·소병대도와 매물도 풍경과 바다 경치는 참으로 아름답다.  망산에서 해금강 쪽 도로를 타고 다대 뒷산 가라산을 끼고돌면 산빛이 가을빛으로 가득하다. 비단같이 아름다워 가라산(加羅山)이니 바다빛과 산빛이 어우러져 발길을 더디게 한다. 산길을 돌아 갈곶리 도장포마을에 들어서면 외지인에게 선물하듯 갯내음을 모았다가 준다. 마을 북쪽에는 바다 전망이 좋은 바람의 언덕이다...

광한루원 / 춘향전의 무대

광한루원 춘향전의 무대 전북 남원시 천거동 (2010.8.6)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산 중턱에 구름이 넓게 퍼진 아름다운 지리산 주변을 돌아서 남원으로 들어갔다. 판소리계 고전소설 중 춘향전과 흥부전이 남원땅에서 생겨났는데, 남원 땅은 춘향이 고장이요, 광한루는 그 무대이다. 고려 때 있었던 서실(書室)을 조선의 정승 황희가 누각을 지었고, 전라감사 정인지가 여기 경관을 구경하다가 달나라 궁전인 광한청허부가 아니냐고 감탄하여 광한루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정문에서 춘향이 절개 같은 대숲을 지나면 춘향이 사당이 있다. 가슴 설레게 아름답다. 그 옆으로 선정비가 죽 세워져 있는데, 남원부사 성안의는 춘향이 아버지란 얘기도 있고, 이도령의 성이 원래 성씨로 이몽룡의 아버지란 얘기도 있다. 호남 제일..

화엄사 / 큰 산에 자리 잡은 위풍당당한 절

지리산 화엄사(華嚴寺)큰 산에 자리 잡은 위풍당당한 절  전남 구례군 마산면 (2010.8.6)  화엄사는 대찰(大刹)이란 말이 어울릴만한 큰 절이다. 들어가는 입구가 분주하고, 최근 큰 건물을 짓느라 분위기가 좀 산만하다. 지리산을 구례로부터 길게 종주하는 경우 천왕봉까지 80리 긴 산길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금강문과 천왕문을 거쳐 보제루까지는 몇 년 사이에 큰 건물을 새로 짓고 넓적한 바닥돌을 깔아 요즘 말로 부티가 난다.     보제루를 지나면 산만한 분위기가 좀 달라진다. 절 마당엔 동서로 오층 석탑이 자리하고, 석축 위에는 대웅전과 각황전이 장중하다. 규모는 위압적이나 석축 위에 올라서면 대웅전 지붕선 위로 지리산 하늘금이 보여 조화를 이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전인 각황전이 위풍당당 하듯..

천은사 / 물 흐르듯 쓴 일주문 현판

지리산 천은사(泉隱寺) 물 흐르듯 쓴 일주문 현판 전남 구례군 광의면 (2010.8.6)   실상사 쪽에서 달궁과 심원마을을 지나 뱀사골 계곡을 거쳐가면 성삼재 1090m 고지는 구불구불 휘휘 올라가야 한다. 성삼재 높은 고개를 오르내리면서 비는 오락가락하고 햇빛도 오락가락하고, 구름이 정령치와 성삼재를 숨겼다가 펼쳐 보이는 구름바다를 만났다. 자연이 연출하는 대장관을 감상할 기회가 흔치 않은데 노고(老姑) 할미가 오늘은 기분이 무척 좋은 모양이다.  성삼재에서 내려서는 고갯길이 끝나는 지점에 호젓하고 아름다운 천은사가 있다. 맑고 차가운 샘물이 있어 감로사였는데, 임진왜란으로 절이 불타고 새로 지을 때 구렁이가 나타나 잡았더니 물이 말랐다 한다. 샘이 숨었다 하여 절 이름을 천은사(泉隱寺)로 바꾸었더니..

마천 마애불 / 눈길을 따라가면 천왕봉이 보인다

마천 마애여래입상 눈길을 따라가면 천왕봉이 보인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덕전리 (2010.8.6)   함양땅에서 남원 실상사 쪽으로 가기 직전에 마천면으로 들어서서 마천초등학교 뒷산 길을 조금 오르면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마애여래입상(보물 제275호)이 있다. 마애불(磨崖佛)이 바위에 새긴 불상이요, 여래(如來)가 교화를 위해 이 세상에 왔다는 뜻으로 '부처'를 높여 이르는 말이니, 마애여래입상은 '바위에 새긴 서 있는 부처상'이란 뜻이 된다. 키가 5.8m로 늘씬하여서 고티가 묻어나면서 시원하다.  얼굴은 넓적하고 눈은 길며 코도 큼직하고 입은 굳게 다물었지만 표정이 다감하여 온화하다. 광배도 화려하고, 몸에 맞춘 듯 긴 법의는 주름을 지어 아름답다. 바위 크기에 맞추어 조각을 한 듯 몸체가 길지만 연..

실상사 / 지리산의 꽃밥자리

지리산 실상사지리산의 꽃밥자리   전북 남원시 산내면 (2010.8.5)  지리산 종주 시 시작점이나 끝점으로 잡는 백무동으로 가기 전에 있는 절이 실상사이다. 학교 다닐 때 지리산 종주를 처음 할 때에 남원 기차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실상사까지 갔는데, 길도 어둡고 교통도 불편하여 실상사에서 하룻밤 자며 신세 진 일이 있었다. 아마 보광전 뒤쪽 요사체였던 것 같다. 밤늦게 도착하여 저녁밥을 지어먹고,아침 해 뜰 무렵 절을 나서던 기억이 난다.   해탈교를 건너는 앞 뒤로 돌장승이 눈을 부릅뜨고 서있다. 벙거지모자를 쓰고 눈이 왕방울만 하여 표정은 무섭게 내었지만 오히려 귀여운 모습이다. 연꽃이 핀 연못을 지나서 있는 실상사(實相寺)는 천왕봉을 바라보며 자리를 잡았는데, 지리산 여러 봉우리를 꽃잎으로 ..

익산 쌍릉 / 백제 무왕과 왕비의 묘

익산 쌍릉백제 무왕과 왕비의 묘 전북 익산시 석왕동 (2009.11.8)  금마 사거리에서 720번 도로를 타고 익산쌍릉이라 쓴 표지판을 따라가면, 외진 도로 옆 솔밭에 백제 무왕과 그의 아내 사택비 왕비능으로 전하는 쌍릉이 있다. 능을 발굴하기 전에 이미 도굴되었지만 유물과 무덤 형식과 부근에 미륵사가 무왕 때 창건된 것 등 여러 내용으로 보아 그렇게 추정하는 것이다. 앞에 큰 묘를 대왕묘, 솔밭 안에 작은 묘를 소왕묘라 한다. 부근 마을 옆 논 가운데에는 서동이 태어난 마룡지가 있다. '서동생가터'란 표지가 있는데 서동은 무왕 어릴 때 이름이다. 이 못가에서 용과 인연을 맺어 서동을 낳고, 서동은 선화공주와 인연을 맺어 혼인을 하게 된 내력이 있는 곳이다. 부근 음식점에서 서동생가터를 물으니 아무것도..

동고도리 석불 / 금마 땅을 지키는 수문장

동고도리 석불 금마 땅을 지키는 수문장 전북 익산시 금마면 동고도리 (2009.11.8)  금마에서 왕궁리 오층석탑을 지나 진행 반향으로 1.5㎞ 더 가서 왼쪽으로 1번 국도 밑 굴다리를 통과하면 논 가운데 길다란 석불이 있고 개울을 사이에 두고 200m 거리에 또 한 석불이 있다. 금마땅을 지키는 수문장으로 통하는데 섣달 해일(亥日) 자시(子時)에 개울 옥룡천이 얼면 서로 만나 회포를 풀고 닭이 울면 돌아간다는 전설이 있다.  석불이라기보다는 장승에 가깝다. 긴 몸매에 네모난 얼굴, 가는 눈 코 입이 갸름하고 손모양도 다소곳이 앞으로 맞잡고 있어 친근한 마을 장승이라 부르면 어울릴 이름이다. 믿음직한 모습으로 금마땅을 오랫동안 지킨 덕에 이 땅에 풍요를 가져왔을 것이다.

왕궁리 오층석탑 / 백제의 궁궐터 왕궁평을 지키는 탑

왕궁리 오층석탑 백제의 궁궐터 왕궁평을 지키는 탑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2009.11.8)   왕궁리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대체로 지명에서 그 유래를 짐작할 수 있는데, 왕궁리는 백제의 궁궐터인 왕궁평이 있던 곳이며 왕궁리도 거기서 유래한 이름이다. 지금도 이곳에는 발굴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왕궁평성을 발견한 곳이다. 발굴지에는 백제말기와 통일신라의 유물을 발견하였다 하니 발굴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왕궁평성터에 유물관이 있으며, 유물관으로 들어가는 왼쪽으로 왕궁리 오층석탑이 서있다. 다른 석탑과 달리 체감률이 작아 안정적이며 굳건한 느낌을 준다. 기단은 낮으나 옥개석은 얇은 듯 날렵하여 경쾌한 느낌을 가지고 있으며, 다가서면 묵직하여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