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경상 전라 탐방 75

신재효 고택 / 판소리 여섯 마당을 정리한 곳

동리 신재효 고택 판소리 여섯 마당을 정리한 곳  전북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 (2009.8.1)  고창읍성 북문 앞에 얕은 돌담 초가집이 동리(洞里) 신재효(1812~1884) 고택이다.  울 안에 세운 동리가에서 '고창읍내 홍문거리 두촌나무 무지기안 / 시내 우에 정자 짓고 정자 곁에 포도시렁 / 포도 곁에 연못이라' 하였는데, 중인집안으로 재산도 모으고 집안을 잘 일구어 좋아하는 소리로 자기 세상을 열었다. 한 때 넓었던 집은 없어져 사랑채만 남아 중요민속자료로 보존하고 있다. 신재효는 노래청을 집안에 만들어 명창을 불러 모아 제자를 길렀다.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가루지기타령, 토끼타령, 적벽가 등 판소리 여섯 마당의 가사를 정리하고 이론을 세웠다. 그중에 가루지기타령은 음탕하다 하여 잘 부르..

고창읍성 /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한 읍성

고창읍성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한 읍성  전북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 (2009.8.1)  고창은 선사시대 고인돌로부터 모양성과 선운사까지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잘 간직하고 있어서 볼거리가 있는 고장이다. 부안을 돌아 고창으로 들어간 시간은 늦은 밤이었다. 마침 숙소로 잡은 부근에 고창읍성이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어서 찾아갔다. 조선 세종 때부터 왜구의 침략을 막고자 고창 영광 정읍 등지에 성을 쌓아 단종 원년(1453년)에 완성하였다. 모양성으로 더 알려진 성인데, 백제 때 이곳 이름이 모양현(牟陽縣)이어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통일신라에는 이곳을고창현이라 바꾸어 불렀다. 아침 일찍 모양성으로 다시 갔다. 읍성이지만 읍을 둘러싼 성이 아니라 산에 있다. 읍내 사람들이 올러와 음악에 맞추어 춤도 추며 운동..

채석강 / 변산반도 아름다운 층암 절벽과 바다

채석강변산반도 아름다운 층암절벽과 바다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2009.7.31)   변산은 변한(卞韓)에서 유래한 땅으로 변산(卞山)으로 불렀으나 어찌 된 연유로 바뀌었는지 확인이 안 되지만 변산(邊山)으로 되었다. 변산은 기암괴봉과 낙락장송과 폭포와 담과 소와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움이 가득한 절경지이다. 변산은 400여미터 산록으로 둘러싼 산 쪽을 내변산, 바다쪽을 외변산이라 부른다. 산은 높낮이가 심하지 않으나 벼랑바위가 있고 암곡이 절경이다.  변산반도 끄트머리로 가면 채석강과 적벽강이 있다. 변산반도에 붙어있는 강이거니 생각하게끔 이름이 오해를 살만하게 되어있다. 격포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변산반도 위쪽으로 툭 튀어나온 곳이 적벽강이고, 격포해수욕장 아래쪽에서 격포항까지 닭이봉을 중심으로 층..

내소사 / 수수해서 아름다운 절집

내소사(來蘇寺) 수수해서 아름다운 절집  전북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2009.7.31)  내소사는 백제 무왕 때(633년) 창건한 절로 햇수로 1400년이 다 되어간다. 물론 그때 지어서 남아있는 건물은 없지만 대웅보전 절집 등 가람 배치가 아기자기하다. 할머니당산나무를 지나 일주문을 들어서면 전나무 맑은 향이 몸속으로 향긋하게 들어온다. 세상 찌든 때를 다 씻고 들어서는 절이 내소사이다. 천왕문 들어서면 보리수나무와 천년이 된 할아버지당산나무 뒷편으로 봉래루와 병풍처럼 둘러싼 내변산 아름다운 산줄기가 보인다. 남여치에서 산길을 떠나면 쌍선봉 월명암 직소폭포와 관음봉을 거쳐 내소사까지 오는 길이 무지 아름답다. 봉래루 누각 밑을 통과하면 꽃문살이 아름다운 대웅보전이 있다. 석축 위에 단아하게 자리 잡아..

동문안 당산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장승

동문안 당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장승  전북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2009.7.31)  장승을 표현하는 말로는 장생, 장신, 벅수, 돌미륵, 당산할아버지, 돌하르방 등 지방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지만 표준말은 장승이다. 이번에 찾아간 곳이 부안에 있는 동문안 당산이다. 할아버지장승 할머니장승은 부안과 고창 여러 군데에 있다. 단순히 당산이라고 하면 마을의 수호신이 깃들여 살고 있는 일정 장소나 당산신의 몸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장승, 나무, 솟대 등도 당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부안읍내로 들어가서 몇 사람에게 동문안 당산을 물어보니 고개를 흔들었으나 연로한 할아버지에게 물었더니 단박에 답이 나왔다. 당장 눈에 띄는 것이 오리가 앉아있는 돌솟대이다. 돌솟대에는 당산제에 썼던 줄다리기..

영랑생가 / 모란이 피기까지는

영랑생가  전남 강진군 강진읍 남성리(강진군청 뒤) (2009.5.3)   강진에 가면 모란이나 영랑이라는 이름이 많다. 전날 우리가 묵었던 곳도 모란모텔이었다. 그 만큼 강진사람들은 영랑을 사랑하고 있다. 비내리는 아침 일찍 영랑생가를 찾았다. 아직 문을 열어 놓지 않아 담 밖에서만 빙 둘러본 아쉬움은 있으나 영랑 김윤식의 체취를 잠시나마 느끼고 싶었다. 뒤뜰엔 동백이 자라고 마당엔 모란이 피어 있었고 군청까지 나오는 길에도 비를 맞은 모란이 있었다. 영랑의 시처럼 모란이 이미 뚝뚝 떨어져 꽃잎이 시들어 아름다운 봄이 가고 마는가 보다. 이제 가면 언제 다시 올 줄 모르기에 빗속에서 아쉬움이 컸다. '북도에 소월이 있다면 남도엔 영랑'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 순수시의 대표 시인인 영랑이다. 1935..

보길도 / 고산 윤선도 유적

보길도 고산 윤선도 유적 전남 완도군 노화읍 보길면 (2009.5.2)   한반도 끄트머리 사자봉이 바닷속에 발을 담갔다. 땅끝은 반도의 끝점이요 반도의 시작점이다.철석철석 보길도로 가는 뱃길이 여기서 시작되고,미안도 넙도 노화도를 거쳐가는 아름다운  뱃길이다.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하였다는 치욕적인 소식을 듣고세상 일에 지친 고산이 더 이상 세상에 발 들여놓지 않겠노라제주도로 가다가 우연히 찾은 섬이 보길도요. 아예 터를 잡아 버렸다.그 뒤 두어 차례 더 귀양도 갔으나 다시 돌아와 살다가 삶을 마친 곳이다. 섬 산세가 아름답게 피는 연꽃을 닮았다 하여 부용동(芙蓉洞)이요,풍광이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지는 곳이라 세연정(洗然亭)이다.'동풍이 건듯부니 물결이 고이 인다. 지국총 어사와..

논개사당 /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논개사당 의암사(義巖祠)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전북 장수군 장수읍 두산리 (2009.3.7) 대전 통영 간 고속도로에서 장수 IC를 나와 장계면 대곡리 주촌에 논개 생가가 있다. 논개 묘는 생가에서 더 가야 하며, 사당은 읍내에 따로 있다. 장수 삼절(三絶)이 셋이다. 주논개(朱論介)가 있고, 임란 때 모두 도망을 갔을 때 장수향교를 불에서 지킨 향교지기 정경손(丁敬孫) 이 있고, 그리고 세종대왕 때 명정승 황희가 그들이다. 논개사당 의암사는 장수읍내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주변을 말끔하게 꾸미고 사당 앞 호수도 아름답게 단장을 하였다. 사당 입구에는 산수유가 막 피기 시작하였 다. 오래된 일이라 기념관에 기념이 될만한 유물이 적다는 아쉬움이 있다. 논개나 남편..

보성차밭 / 최대 차 생산지

보성차밭 우리나라 최대 차 생산지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2008.8.30)     우리나라에 차가 들어온 것이 신라 선덕왕 때라 하니 거의 1400년이 되어 온다. 차가 귀한 대접을 받아 오다가 쇠퇴하였는데 승려와 선비들이 명맥을 이어왔고 이젠 건강을 생각하여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보성은 우리나라 녹차잎 대부분을 생산하는 차 주산지다. 보성읍에서 율포 바다 쪽으로 가다 보면 봇재 일원은 온통 차밭이다. 날씨가 덥고 비가 1500㎜ 정도 오는 날씨라야 차가 잘 자란다 하는데, 이곳은 그런 조건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아침저녁 안개가 끼어 모자라는 습기를 보충할 수 있는 곳이라 한다.    이 곳 보성에서는 곡우가 지날 무렵 차 수확철에 다향제를 개최한다. 차를 따서 가마솥에 덖은 후 손으로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