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문화 테마 27

일주문 / 절의 정문

일주문(一柱門) 절의 정문 절에 들어서면서 처음 만나는 문이 일주문이다. 일주문은 절의 정문으로 열고 닫는 문이 따로 없다. 항상 열려 있어 중생을 받아들이는 문이다. 두 개의 기둥 위에 공포는 다포식으로 꾸미고 그 위에 지붕을 얹었다. 기둥이 가지는 역학적 구도에도 불구하고 균형이 절묘하다. 기둥이 한 줄로 되어 있어 일주문이라 이름을 붙였는데, 일주문이 뜻하는 것은 일심(一心)이며, 세속의 번뇌를 씻고 지극한 일심으로 부처와 진리를 생각하면서 이 문을 들어서라는 의미이다. * 공포(拱包) : 처마끝에 무게를 받치려고 기둥머리에 짜 맞추어 댄 나무쪽 * 다포식(多包式) : 기둥 위만이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짠 형식, 기둥 위에만 공포가 있는 것을 주심포식이라 한다 일주문 / 지리산 천은사 ( 전..

마사박물관 / 말에 대한 자료 박물관

마사박물관 말에 대한 자료 박물관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 685 서울경마공원 (2010.1.14) 말은 우리와 친근한 동물이다. 고구려 주몽신화와 무용총에도, 신라 혁거세신화와 천마총에도 말이 등장한다.우리나라 민속놀이 중에도 '모'는 말에 해당하는 것이다. 어릴 때 골목길에서 말타기는 단골 놀이였고, 운동회 때도 기마전이 빠지지 않았다. 민속학자들은 그것이 기마민족의 후예로 남아있는 흔적이라 얘기할 것이다. 고대시대로 부터 전쟁에서 말의 역할은 승패를 좌우할 정도였고, 통신이 변변치 못한 때 의사를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 말이었다. 조선조 초기에 말을 중국으로 수출하였고 제주도에 목장이 있었던 것은 역사책에서 배웠는데, 임진왜란 이후 효용성이 줄어 말의 숫자도 줄었다고 한다. 요즘은 목장이나 경마장에나 ..

얼굴박물관 2. 나무, 종이 사람 외 / 표정이 있는 공간

얼굴박물관 2. 나무, 도자, 종이, 기와 사람 표정이 있는 공간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2009.12.12) 얼굴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다. 얼굴빛이 하얗다든지 면목이 없다는 뜻일 텐데 얼굴빛을 밝게 해야하는 것이다. 예로부터 어른을 대할 때는 공경하는 얼굴빛으로 대하라는 말이 있다. 마음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이니 마음속으로 예를 다하라는 것이다. 얼굴이 마음을 나타내므로 대개 얼굴 표정으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아름다운 얼굴 맑고 밝은 얼굴을 보면 마음도 편안하다. 사람의 얼굴은 마음에 따라 변한다 한다. 좋은 일을 하면 얼굴도 편안해진다고 한다. 인상(人相)이 심상(心相) 보다 못하다는 말은 있지만, 심상이 인상이 되는 법이다. 나무인형 / 왼쪽은 상여 꼭대기 장식인형 나무인형

얼굴박물관 1. 돌사람 / 표정이 있는 공간

얼굴박물관 1. 돌사람 표정이 있는 공간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68번지 (2009.12.12) 김훈의 수필 '자전거 여행'을 보다가 분원리에 얼굴박물관이 있다 하기에 찾아갔다. 조선시대 도자기 제조를 책임 맡고 있던 관청인 사옹원의 현지 공장인 사옹원 분원이 있었다 하여 분원리이다. 서울 올림픽도로를 따라 미사리 지나 팔당대교를 가로질러 퇴촌에서 분원리로 꺽어 들어가면 마을 안 왼쪽에 박물관이 있다. 연극 연출가 김정옥 선생이 40년간 수집한 돌, 나무, 도자기, 종이, 기와 등으로 만든 얼굴을 구경할 수 공간이다. 묵직한 큰 철제대문을 밀고 들어가면 기와집 앞으로 돌사람들이 정원을 채우고, 박물관은 좀 산만하고 정리가 더 필요하지만 공들여 모은 소장품들이 가득 있다. 얼굴은 모든 외관의 시작이다..

부엌 / 이제는 가족 공간입니다

부엌 이제는 가족 공간입니다 예전엔 부엌에 사내가 들면 고추 떨어진다고 얼씬도 못하게 했는데 이젠 가족 공간이 되었다. 부엌에 드는 여인네를 '부엌네' '부엌데기'라 낮추어 불렀다. 부뚜막에서 밥을 먹고 부엌에서 하루를 지냈으니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 식구는 어머니를 빼곤 여자가 없어 어머니를 도와드려야 했다. 밤중에 연탄불 갈라고 하면 정지(부엌)에 연결된 고방(광)에서 연탄을 꺼내서 갈고, 학교 갔다 오면 어김없이 물통을 들고 공동수도에 가서 물을 길어 두멍(물독)에 가득 채워야 했다. 밥을 할 때 부엌에 가면 쇠솥에서 김이 새어 나와 밥 익는 냄새가 가득하였다. 나무를 때는 아궁이도 있어서 메주를 쑬 때면 부엌에 김이 자욱하였다. 여름 장마에 운동화를 빨아 급속으로 말릴 때는..

세계기록유산 화성성역의궤 / 화성 건축 기록 종합보고서

수원화성 5 세계기록유산 화성성역의궤 화성 건축 기록 종합보고서 경기도 수원시 (2009.8.30) 성을 한 바퀴 돌면서 어떻게 짧은 기간에 효율적으로 아름다운 성을 쌓았는지 궁금하였다. 10년이나 걸릴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3년이 채 되지 않아 아름다운 성을 완성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수원화성은 축성 연대는 짧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빼어난 솜씨를 보였다. 해박한 지식과 기술, 민폐를 없도록 한 정치력, 물목과 경비내용까지 소상하게 기록하여 낭비가 없이 완벽한 조화로 성곽 건축의 꽃을 탄생시킨 것이다. 거중기는 40근의 힘으로 625배나 되는 25,000근의 돌을 들어 올리고 이동수단의 수레를 개발하고, 백성의 원성을 사지 않도록 터를 보상하고 노임을 모두 지불하였다.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

수원화성 축성 관련 인물과 서책

수원화성 4. 축성 관련 인물과 서책 경기도 수원시 (2009.8.30) 수원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둘째 아이 외국 친구가 우리 집에 며칠 머물게 되어 구경도 시킬 겸 수원화성으로 갔다. 날은 흐리고 비는 가끔 뿌리지만 다니기에 좋은 날씨였다. 일본인 단체관광객이 많았다. 몇 번 구경한 곳이라 성 안팎을 드나들며 구경하였다. 마침 각루에서 쉬는 사이 수원에서 사시는 노인들과 얘기를 나누었는데, 6.25 전쟁 때 북문 기와가 떨어져 미군 장성이 혼난 얘기를 잠시 들었다. 1. 축성 관련 인물 ① 정조 : 수원화성 축성은 정조가 아버지인 뒤주 속에서 죽은 사도세자(뒤에 장조로 추증)를 위한 효심으로 세웠으니 정조가 그 중심에 있다. 화성(華城)이란 이름..

문살 / 여백과 아름다운 문양

문살 여백과 아름다운 문양 어릴 때에 고한옥에서 살았다. 내 방문은 안쪽 문은 장방형 정자(井字) 문살로 된 미닫이였고, 덧문은 여닫이 띠 문살이었는데 아침 햇살이 비치면 바깥쪽 띠 문살 그림자가 미닫이문 창호지를 통하여 비쳤다. 창호지로 비치는 아침 햇살이 그리 포근할 수가 없었다. 누워서 문살 모양에 맞추어 눈으로 글자를 쓰기도 하였다. 늦가을 햇볕이 좋은 휴일엔 온 식구가 아침 일찍 문짝을 떼어내어 우물가에서 씻어 말린 뒤에는 문종이를 바르느라 모두 바빴다. 큰 국자를 휘휘 저어 솥에다 풀을 쑤고, 둥그런 목욕탕 나무뚜껑을 마당에 내어 놓고 그 위에 창호지를 펴서 풀을 바르고, 문짝에 균형을 맞추어 문종이를 발랐다. 꽃밭에서 맨드라미 꽃이나국화잎을 따서 문종이에 붙여 모양도 내었다. 문살은 가는 나..

궁궐 지붕 잡상 /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토우

궁궐 지붕 잡상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토우 궁궐 지붕을 보면 기와지붕 내림마루나 추녀마루에 한 줄로 서있는 군상을 볼 수가 있다. 흙으로 빚어 만든 이 토우를 잡상(雜像)이라 부른다. 높은 위치에 있어서 그 모양을 자세히 볼 수가 없어도 모자를 쓴 사람 형상과 여러 동물 형상인 것은 알 수가 있다. 잡상을 처음 사용한 것은 중국 송나라 때라 하는데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에 그 자료를 찾아볼 수가 있다. 일반 백성들 주택에는 쓰지 않았고, 궁궐 정문, 능이나 원의 정자각, 종묘, 성균관 지붕에 잡상을 사용하였다. 잡상을 만든 것은 궁궐에서는 나무가 많아 화재에 취약하므로 화재를 예방하고, 사람을 해치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고, 왕실을 사악함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보통 3개에서 11개까지 홀수로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