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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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그곳 동식물 121

한라산과 오름에 있는 식물 2. 한라산, 어승생악, 궷물오름

한라산과 오름에 있는 식물 2 한라산, 어승생악, 궷물오름2020.4.26~4.30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4,000여 종의 식물 중 1,800여 종이 한라산에서 산다고 한다. 아열대 식물부터 한대 식물까지 수직 분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아열대의 북방 한계이고, 한대의 남방 한계 지역이어서 그야말로 우리나라 식물의 보고여서 한라산이 곧 식물원이라 할 수 있다. '서귀포에서 본 식물'에 이어 한라산과 오름을 다니면서 본 식물을 2번으로 나누어, 모두 3번에 걸쳐 정리한다.   ▼ 가막살나무(인동과) - 2020.4.29 어승생악흰 꽃이 우산 모양 꽃차례로 가득 피고, 가을이면 꽃차례마다 콩알만 한 붉은 열매가 익는다. 이 열매를 까마귀가 잘 먹는다 하여 '까마귀의 쌀나무'란 뜻인 가막살나무란 이름이 붙었..

서귀포에서 본 식물

서귀포에서 본 식물 2020.4.26-4.30  제주도의 식생은 아열대의 북방한계여서 육지에서 보지 못하는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다. 꾸준히 한 장소로 여행가면서 식물을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기쁨이다. 서귀포에 숙소를 두고 한라산이나 오름을 가는 시간 외에 빈 시간에 만날 수 있었던 식물들을 정리하였다.    ▼ 감탕나무(감탕나무과)감탕나무 속껍질을 벗겨 삶거나, 나무 껍질에 상처를 내면 수액을 받아 감탕을 얻을 수 있다. 감탕이란 동물 가죽이나 뼈를 고아 굳힌 아교에다 송진을 끓여서 만든 접착재였다. 감탕을 얻을 수 있다 하여 감탕나무란 이름이 붙었다.    ▼ 구골목서(물푸레나무과)열매에 구연산 성분이 있고 뼈질환에 좋아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목서에는 금목서 은목서 등..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왕벚나무는 한라산이 자생지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2020.4.26)제주도 제주시 봉개동 (2020.4.27)   왕벚나무 / 제주시 봉개동 (2020.4.27)      벚꽃이 한창이면 사람들이 벚꽃을 찾아 나설 때인데 올해는 코로나 감염증으로 그 마저 어려웠다.  벚나무는 종류가 많아 벚나무, 산벚나무, 왕벚나무, 올벚나무, 개벚나무, 섬벚나무에 수양올벚나무도 있다. 일본의 국화는 벚나무가 아니라 왕벚나무이다. 그들은 자생지를 아직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는 왕벚나무 자생지가 제주 신례리와 봉개동, 해남 대둔산 자락에 있는 것으로 밝혔다. 왕벚나무를 세계에 학명으로 등록할 때 우리나라가 유일한 자생지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우리나라가 일본 국화인 왕벚나무의 자생지임..

화야산 봄꽃 / 봄소식을 전하는 큰골

2020 봄 꽃길 ①  화야산 봄꽃 / 봄소식을 전하는 큰골경기도 가평군 삼회리 큰골 (2020.3.31)   화야산으로 꽃구경을 하러 나섰다. 꽃들은 후각과 시각으로 새와 곤충을 유혹한다. 향기로 유혹하고, 색깔로 유혹하여 꽃가루를 나를 운반자들을 불러 모은다. 냄새와 관련된 경우는 화학분자를 내놓고, 색깔과 관련한 경우는 빛의 파장을 뿌린다. 이른 풀꽃들은 나무들이 숲을 가리기 전에 후손을 만들어야 하기에 부지런해야 한다. 그 부지런히 피운 꽃들을 보러 사람들이 찾아 나선다. 화야산은 얼레지의 산이다. 얼레지가 지천으로 널려서 보랏빛 봄의 화신을 전한다. 그 밖에도 꿩의바람꽃, 노루귀, 돌단풍이 이곳저곳 많이 있다. 식물은 간단한 접촉만으로 성장이 억제되니 꽃 사이로 다니는 것은 조심스럽다. 그래도 ..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2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2겨울눈은 저마다 색깔과 모양이 다르다남한산성 (2020.2.14-2.16)   나무는 영양분을 모아서 겨울눈을 만든다. 겨울눈이 꽃이나 잎, 가지가 되어서 나가면, 얼마 뒤 겨울눈을 다시 만든다. 겨울눈을 키워 세상으로 내보내는데 공이 들어서 그렇지, 밖에 나오면 인생에 봄날이 쉬 지나가듯 금방 자라서 꽃이 되고 잎이 된다. 어린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듯 그렇게 큰다. 나무의 겨울눈은 잎이나 턱잎이 변해서 발달한 것인데, 비늘처럼 보이는 작은 조각인 인편으로 둘러 싸여 있다. 인편은 그 나무의 재질로 만든 천연 외투다. 목련의 겨울눈은 목련처럼 부드럽고, 잣나무 겨울눈은 송진처럼 끈끈한 점액으로 덮고 있고, 참나무류는 껍질이 매끈하며 단단하다. 겨울눈을 씹어보았다. 쌉싸름하다. 나무가..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1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1겨울눈은 꽃과 잎이 세상으로 나오는 문 남한산성 (경기도 광주. 2020.2.13-2.14)   한겨울이 지나고 기온이 따스해지면 겨울눈이 보인다. 풀에는 겨울눈이 없고 나무는 겨울눈이 있다. 나무는 꽃과 열매로 무슨 나무인지 알아낼 수 있는데, 겨울에 잎과 열매가 다 떨어지고 나면 나무를 알 수 있는 귀중한 단서가 겨울눈이다. 겨울눈은 가지 끝이나, 가지 옆, 줄기나 잎 사이에 있다. 겨울눈은 보송보송한 털로 싸여 있거나, 끈끈한 점액으로 덮여 있거나, 매끄러운 껍질에 싸여 있다.  나무들은 한눈에 꽃눈과 잎눈이 같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어떤 것은 그 눈이 따로 있다. 딱총나무는 겨울눈이 같이 있고, 생강나무나 산수유는 그 눈이 따로 있다. 생강나무 잎눈은 타원형으로 끝이 ..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2)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⑭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2)   - 전남 강진 다산오솔길에서 (2020.1월)    ▼ 동백나무 (차나무과)추운 겨울에 꽃이 피는 나무란 뜻으로 동백(冬栢)이라 한다.  백(栢,柏)은 측백나무나 잣나무를 가리키는 글자지만 다른 나무 이름에도 널리 쓰인다.     ▼ 황칠나무 (두릅나무과)옻칠은 적갈색인데, 황금빛이 나는 황칠이 있다. 나무진으로 황칠을 할 수 있는 나무다. 남해안이나 섬에서 나는 늘푸른나무로 아름드리로 크게 자란다.    ▼ 가시나무 (참나무과)가시나무는 참나무과인데 늘 푸른나무다. 왕의 행차에 앞에서 깃대를 매는 긴 막대를 가서봉(哥舒棒)이라 하는데, 가시나무를 가서봉을 만들 때 흔히 사용하여서 그 이름이 가서목-가서나무-가시나무로 변한 것으..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1)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⑬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1)  - 강진 무위사, 월출산 경포대계곡, 해남 녹우당 (2020.1월)  겨울에 전남 강진,장흥,해남 일원을 여행하였다. 원래 따뜻한 남쪽지방이지만 올해는 겨울이 춥지 않아 더 따뜻하였다. 남쪽지방은 아무래도 중부지방 보다는 겨울 기온이 5~6도 정도는 높아서 여행하기도 좋지만 상록수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춥기 전에 겨울 옷을 사고 문풍지를 바르고 연탄을 드여놓듯, 나무도 춥기 전에 물기를 세포와 세포 사이로 옮기고 당분을 농축시켜 세포내 점도와 혼합도를 증가시켜 쉽게 어는 것을 방지한다. 올해는 추운 겨울이 없었기에 나무도 한시름 놓을지도 모른다. 꽃샘 추위가 닥치면 사람이 적응하기 어렵듯 나무도 마찬가지다. 여행을 다니..

문묘에 있는 나무 / 500년 된 은행나무도 있고

문묘에 있는 나무500년 된 은행나무도 있고  문묘(文廟)는 서울 혜화동에 있는 성균관대학교 입구에 있다. 문묘는 공자를 비롯한 우리나라와 중국의 유학자들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고, 성균관은 조선시대에 세운 최고 교육기관이다. 문묘에 있는 나무를 둘러보았다. 이곳에 나무는 은행나무, 회화나무, 느티나무, 향나무가 문묘 건물 앞쪽에 있고, 주목, 매화나무, 매자나무, 모란, 벽오동 등이 건물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명륜당 앞쪽에 있는 큰 은행나무 두 그루는 성균관의 최고책임자인 대사성(大司成)을 지낸 윤탁이 중종 14년(1519년)에 심었다고 전한다. 이 나무를 심은지 500년이 되었다. 사람으로 치면 육십갑자를 여덟 번 보낸 것이다. 높이가 21m 되는 이 은행나무 굵은 가지 아래는 뿌리 ..

한라산둘레길 나무들 천태만상

한라산둘레길 ⑤한라산둘레길 나무들 천태만상 천아숲길-돌오름길-동백길-수악길 (2019.11.24-11.26)  한라산둘레길은 한라산 중산간을 걷는 둘레길이다. 숲은 우람하고 공기는 청정하다. 숲 생태계가 건강하여 나무들도 건강하다. 계곡은 용암대지로 이루어져 비가 내리면 빗물이 한꺼번에 흘러내린다. 이런 환경에서 사는 나무들은 환경에 순응하고 때론 저항하며 살아간다. 나무는 벌레나 짐승이나 자연환경 등 도처에 위험 요인을 견디며 살아간다. 생존의 원칙은 유전적 다양성이고, 환경이 다양하면 생존방식도 다양하다. 한라산둘레길을 걷다가 보면 다른 나무들과 어울리거나 붙어서 사는 나무를 자주 볼 수 있다. 송악이 많아 나무를 휘감고 오르고 있어 그것도 이겨야 할 대상이다. 바위 위에 올라서 자라는 나무도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