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그곳 동식물 131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1. 유월에 꽃 ①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1. 유월에 꽃 ①  꽃이 탄생하는 과정은 시간이 필요하고 정교하다. 식물이 후손을 만드는 과정은 자연환경이나 다른 동식물의 특징을 이용하여 살아가기에 나름의 특성을 가진다. 곤충이 적을 때 나는 이른 봄꽃은 제꽃가루받이로 후손을 만든다. 이런 꽃들은 살아남기 위한 유전적 형질을 가지고 있다. 곤충을 이용하는 꽃은 색깔과 향과 꿀로 곤충을 유인하며, 때론 바람을 기다리고, 새들을 부르기도 한다. 꽃은 대부분 봄에 많아서 산에 가면 여름에는 꽃을 보기 힘들다. 나무 아래에서 사는 꽃들은 잎이 우거지기 전에 후손을 만들어야 하기에 더 빨리 꽃을 피운다. 나무들은 긴 시간이 필요하여 대부분 봄에 꽃을 피운다. 경쟁이 덜한 여름에 피는 들꽃은 대부분 크기가 작다. 크기가 작으니 에너..

만재도 식물

신안 섬 여행 18 만재도 식물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리큰산, 물세이산, 앞산 (2020.7.16~7.17)  만재도는 가거도와 멀지 않은 섬이지만 식생에 차이가 있다. 가거도 산은 습하고, 만재도는 그렇지는 않다. 그래서 가거도는 산수국과 콩짜개덩굴 물봉선이 많은데, 만재도에서는 패랭이꽃이나 뻐꾹채, 억새가 산에 많다. 가거도 산은 습기가 많아 이끼가 많고 산길이 질퍽하다면, 만재도 산은 사람들 발길이 적어 수풀을 헤치고 걷는 길이 많다. 가거도는 습하여 민달팽이와 산거머리가 많고, 길에는 노래기가 많았으며, 만재도는 진드기가 많다. 그래서 하산하며 가거도에선 산거머리를 달고 왔고, 만재도는 진드기가 묻어왔다. 만재도 식물 분포는 많은 양은 아니지만 크게 네 군데로 나눌 수 있다. 큰산은 뽕나무과인..

가거도 식물 / 풀은 하나같이 잎이 컸다

신안 섬 여행 ⑮ 가거도 식물풀은 하나같이 잎이 컸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가거도 독실산, 회룡산 (2020.7.15~16)   우리나라 남서쪽으로 가장 멀리 있는 섬 가거도에서 독실산과 회룡산을 산행하며 보았던 식물을 모았다. 풀잎은 하나같이 잎이 컸으며, 독실산은 습하여 바위나 나무는 이끼로 덮여 별세계를 이루었다. 아열대성 식물이 많고, 산이 습하여 민달팽이가 많았다. 산길에서 산거머리에 몇 번 뜯긴 것은 기억에 남을 일이다. 회룡산 가는 길에는 노래기가 많아 겨울 날씨가 춥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산에서 염소를 방목하는 것은 섬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광경이지만, 방목이 아니라 실제 야생 소를 볼 수 있다는 것도 기억에 남을 일이다. 가거도에서 본 식물을 따로 기록하여 남긴다. 두루 찾고 확..

초여름, 오대산에서 본 식물 ②

초여름, 오대산에서 본 식물 ②오대산 선재길 (상원사~월정사)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2020.7.6)  오대산은 5대 연봉(蓮峰)이 연꽃처럼 피어오르고 그 화심(花心)에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다. 5대 연봉이 꽃이니 그 아래 계곡은 꽃에 자양분을 공급하는 수관인 셈이다. 수관에 해당하는 계곡은 물이 맑다. 오대산 산체가 부드럽듯 선재길도 부드럽다. 선재길을 걸으며 길가에 있는 식물을 찾아보았다.   ▼ 둥근이질풀 (쥐손이풀과)이질풀은 이질병 치료에 쓰는 풀인데, 꽃잎 끝이 날카롭지 않고 둥글어서 둥근이질풀이다.   ▼ 눈빛승마 (미나리아재비과)눈처럼 새하얀 꽃이 피는 승마 종류인데, 8~9월이 개화기라 꽃은 보지 못하였다.   ▼ 복장나무 (단풍나무과)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다. 복자기..

초여름, 오대산에서 본 식물 ①

초여름, 오대산에서 본 식물 ① 상원사에서 비로봉 오르는 길 강원도 평창군 진부읍 (2020.7.6)  오대산은 어느 봉우리를 오르더라도 모난 데가 없다. 그 편안함은 가슴속까지 가득 들어온다. 상원사에서 비로봉을 천천히 오르내리며 이곳에서 사는 식물들을 살펴보았다. 한 밤에 보는 달은 산 냄새가 풋풋하고, 한낮에 깊은 숲은 원시적 생명력으로 생기가 넘쳐흐른다. 여름에 들꽃들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풋풋하다. 그것이 여름 식물이 가진 소박함이다.   ▼ 회목나무 (노박덩굴과)정확한 이름의 유래는 알려진 것이 없다. 잎에 내려앉은 적갈색 꽃잎이 앙증맞다.   ▼ 쥐털이슬 (바늘꽃과)털이 달린 열매를 이슬에 비유한 털이슬이 있는데, 쥐털이슬은 그것보다도 작은 종류란 뜻이다.   ▼ 오리방풀 (꿀풀과)정확한 이름..

장도습지 식물

신안 섬 여행 ⑫ 장도습지 식물 전남 신안군 흑산면 비리 장도 (2020.6.10)  흑산도 옆 장도는 람사르 지정 산지습지다. 외딴섬에서 사람들이 장도습지를 발견하였다. 습지란 물을 머금은 땅으로 동식물이 살 수 있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다. 흑산도에서 배를 타고 건너가서 산지습지에 있는 식물을 보았다. 흑산도 칠락산 보다는 종의 수가 적은 것 같지만 면적에 비해서 다양한 식물이 살고 있다. 장도의 식물은 총 331종이라 한다. 식생은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등 상록활엽수가 가장 많다. 산길로 오르면서 왕쥐똥나무, 반디지치, 갯장구채, 기린초, 꿩의다리를 볼 수 있었고, 나무로는 팽나무, 식나무, 돈나무를 볼 수 있다. 습지를 벗어난 능선에는 이곳 깃대종 식물 흑산도비비추를 비롯하여 석위, 산일엽, 계요등이..

흑산도 식물

신안 섬 여행 ⑩ 흑산도 식물전남 신안군 흑산면 (2020.6.8~6.10)  김훈의 장편소설 '흑산(黑山. 2011. 학고재 간)'에서 보면 '사철나무 숲이 섬을 뒤덮어서 흑산은 검은 산이라고 한다'는 글이 나온다. 사철나무는 한 종류 나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록수를 대표하는 나무를 이르는 것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뒤에 나오는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흑산에는 상록수가 밀생 한다. 동백숲과 소나무 숲은 폭양 속에서 힘이 뻗쳐서 검게 빛났다. 소금기에 단련된 잎들이 번들거렸고, 바람이 불면 숲은 뒤척이며 수런거렸다. 멀리서 보면 햇빛이 좋은 날 섬은 먹빛으로 번쩍거렸고, 흐린 날에는 시커먼 바위덩이도 떠 있었다.'라고 썼다. 이 문장이 흑산도와 흑산도에 사는 식물에 대한 특징을 잘 설명하고 있다..

홍도 식물

신안 섬 여행 ⑦ 홍도 식물전남 신안군 흑산면 (2020.6.8)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홍도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기도 하다. 관광지역으로 더 알려진 곳이지만 아름다운 절경에 숨어 있는 동식물도 그에 못지않게 살고 있다. 바다에 떠 있는 섬이 꽃 한 송이가 물에 떠 있듯 아름답다. 깃대봉으로 가는 길은 구실잣밤나무 연리지가 있는 곳을 지나고, 두 번째 전망대를 지나면 동백나무 숲길이 편안하다.  일명 연인의 길이라 명명하였다. 산길에서는 후박나무, 소태나무, 천선과나무, 광나무, 황칠나무, 참식나무 등 남부지방에서 사는 나무들이 줄지어 있어, 나무 구경을 하느라 눈이 즐겁다. 마지막 숨골재를 지나 숲터널을 빠져나오면 다정큼나무가 도열하고 있고, 어느 것이 바다이고 어느 것이 숲인지 모를 정도로 ..

비금도 식물

신안 섬 여행 ⑤ 비금도 식물그림산, 선왕산 / 전남 신안군 비금면 (2020.6.7)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겨울이 10일 이상 짧아지는 겨울 축소 현상은 1980년대 이후 심해졌다. 그만큼 동식물의 활동시기가 길어졌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동식물의 활동 시기는 남에서 북으로 갈수록 위도 1도마다 4일 정도, 경도 5도마다 3~5일 정도 늦어지는 생물 기후의 법칙이 있다. 전남 신안에 섬들은 서쪽에 있어서 식물 개화시기도 빠를 것이고, 계절 변화를 알 수 있는 봄 지표 동물인 제비도 빨리 올 것이다. 비금도 산에서는 남쪽지방 식물을 찾을 수 있다. 6월은 계절로는 꽃이 적은 시기다. 이곳 산에서도 꽃이 피는 식물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산에서 꽃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반가웠다.    ▼ 광나무(물푸..

한라산과 오름에 있는 식물 3. 한라산, 어승생악, 삼다수숲길

한라산과 오름에 있는 식물 3 한라산, 어승생악, 삼다수숲길, 가시리 들판2020.4.26~4.30  한라산과 오름에 오르다가 보면 나무 이름에 제주어로 부르는 이름을 같이 쓴 것을 볼 수 있다. 그 이름이 유래가 되어 나무의 표준 이름으로 삼기도 한다. '똥낭'에서 돈나무로, '먹낭'에서 먼나무로, 쿠살낭이 구상나무로 정착한 것이 그 예이다. 그밖에 제주어로 쓴 것과 표준 나무이름을 찾아보았다. '솔피낭'은 솔피나무, '베염부기'는 비목나무, '본지낭'은  노박덩굴, 볼레낭은 보리수나무, 마께낭은 마과목, 가스레기낭은 사스레피나무가 그 예이다. 가막살나무나 덜꿩나무는 모두 '얼루레비낭'으로 부른다. 우리도 구별이 어려워 겨우 턱잎으로 분류하는데, 제주 사람들은 같이 부른 것 같다. 제주어로 쓴 식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