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83

족제비싸리 / 꽃대는 족제비 꼬리, 잎은 싸리를 닮아

족제비싸리 꽃대는 족제비 꼬리, 잎은 싸리를 닮아 과, 속 : 콩과, 족제비싸리 속 개화 : 5~6월 결실 : 8~9월 얼마 전 아이들과 레일바이크를 타러 양평으로 갔다. 지금은 쓰지 않는 철로를 이용한 시설이다. 그 철로변에서 어른 키 보다 더 큰 족제비싸리가 자라고 있다. 뿌리가 잘 발달하는 식물이어서 철로변, 고속도로, 제방 등 사방공사용으로 많이 심어 산하를 복구하는데 썼던 나무다. 일제강점기에 미국 원산의 족제비싸리를 철로변에 많이 심어 널리 퍼졌다. 꿀이 많아서 꿀 채취용으로 유용하게 쓰는 나무이기도 하다. 족제비는 날렵한 생김새에 긴 꼬리가 특징인데, 족제비싸리가 꽃을 피울 때 보면 곧추 선 꽃대가 족제비 꼬리를 닮았다. 족제비 꼬리가 황갈색인데, 족제비싸리는 자줏빛 보라색 꽃을 피우고 열매..

시로미 / 한라산과 백두산에만 있는 식물

시로미 한라산과 백두산에만 있는 식물 과명 : 시로미과 개화 4~5월, 결실 10월 분포 : 한라산,백두산 시로미는 키가 다 커도 10㎝ 정도 되는 늘 푸른 나무다. 한라산 영실에서 어리목으로 산행을 하다가 보면 윗세오름 부근과 만세동산 부근에서 만날 수 있다. 잎은 주목이나 전나무와 닮았으나 길이나 너비가 그것보다는 짧고 좁다. 잎에 살이 많아 조금 통통하게는 보인다. 한라산과 백두산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나무로, 멸종위기식물로 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만나기 어려운 이 귀한 나무는 이른 봄에 꽃이 피는데, 그때 산에 오르는 사람도 적지만 꽃이 작아 꽃인 줄 모르고서 지나치고 만다. 가을에는 둥글고 검붉은 열매를 맺는데, 까마귀가 좋아하는 열매라 한자로는 오리(烏李). 즉 '까마귀의 오얏'이고, 영어로..

하늘을 덮은 층층나무 잎

하늘을 덮은 층층나무 잎 새로 나는 나뭇잎을 보면 아름답지 않은 잎이 없다. 초록은 늘 싱그러운 생명의 빛이다. 습관대로 나무 위를 쳐다보았는데, 층층나무 잎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궁금하여 며칠 뒤 다시 찾아갔다. 그 사이 비가 와서 잎이 무성하여 넓게 보이던 하늘 공간은 좁아졌다. 층층나무는 가지가 뻗을 때 거의 수평으로 돌려서 난다. 층층이나무라고 부르다가 층층나무가 되었다. 아예 계단나무라고도 한다. 숲 속에서 다른 나무를 제치고 너무 빨리 자라서 '폭군 나무'라고도 한다는데, 다시 가보니 다른 나무들도 많이 자라 넓던 하늘이 좁아졌다. 폭군 나무가 아니라 그냥 층층나무다. 층층나무 (2020.4.14) 층층나무 (2020.4.18) 층층나무 (2020.4.20) 층층나무 (2020.4.23)

느릅나무 위용

느릅나무 위용  잎이 떨어진 큰 나무를 쳐다보면 나무의 수형이 아름답다. 그래서 잎이 없는 계절에 큰 나무를 올려다 보는 일이 더러 있다.푸른 하늘 사이로 보는 나무 모습은 더 아름답다. 남한산성에 갔다가 성벽 바깥에서 늠름한 느릅나무를 보았다. 화살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다. 느릅나무 껍질은 지역에 따라 세로로 갈라져 조각조각 일어나면서 벗겨질듯이 붙어 있는 등 변이가 나타난다고 한다.   줄기나 가지에 혹 같은 코르크질이 발달하는 것을 흑느릅나무라 하는데지금은 느릅나무와 같은 것으로 본다.위용이 대단하였는데 남한산성 성밖 정리를 하면서 베어버렸다.    화살나무 / 남한산성 (경기도 광주. 2020.4.10)

산에서 만난 목련

산에서 만난 목련(木蓮) 목련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3.27) 뒷산에 올랐다가 목련을 보았다. 그제 산길을 지나다가 숲에서 희끗희끗 보이는 꽃이 목련이었다. 다음날, 그다음 날까지 찾아갔다. 산에서도 목련이 자라지만 보기가 쉽지 않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백목련은 꽃 조각이 9개이고 적당히 펼쳐진 후 뒤로 젖혀지지는 않는데, 목련은 꽃 조각이 6개이고 춤을 추듯 자연스럽게 젖혀진다. 목련은 원시식물이다. 1억 4천만 년 전 활엽수종인 피자식물이 번성을 시작할 때 화석에 나온 식물이 목련이니 말이다. 꽃 중에서는 살아있는 화석이 목련이다. 원시적 활엽수종 식물은 꽃잎, 수술, 암술이 뚝뚝 떨어진 것이 특징인데, 목련이 대표적이다. 산에서 목련을 만난 것은 산에서 산신령을 만난 것처럼 귀한 ..

산수유 / 이른 봄 노란 꽃, 생명의 붉은 열매

산수유 이른 봄 노란 꽃, 생명의 붉은 열매 분류 : 층층나무과 개화 : 3~4월 결실 : 9~11월 산수유 / 경기도 성남 (2020.3.9) 산수유는 이른 봄 개나리와 진달래가 나오기 전에 샛노란 꽃이 핀다. 매화를 제외하면 가장 먼저 피고, 이어서 목련과 개나리가 핀다. 산에 피는 것은 생강나무, 동네에 피는 것은 산수유다. 생강나무는 자생하지만 산수유는 사람이 심는다. 생강나무는 꽃자루가 뭉툭한데, 산수유는 꽃자루가 길다. 생강나무 꽃은 줄기에 붙어서 피지만, 산수유는 꽃자루 끝에서 핀다. 생강나무 줄기는 매끈하지만 산수유나무 줄기는 껍질이 불규칙하게 벗겨진다. 산수유 꽃은 꽃자루에서 짧게 올라오다가 꽃송이가 커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산수유는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라고 추위에도 잘 견디는 데..

히어리 / 이른 봄 주렁주렁 꽃차례

히어리 이른 봄 주렁주렁 꽃차례 과명 : 조록나무과 학명 : Corylopsis coreana 분포 : 지리산. 경남 남해안, 백운산(광양), 백운산(포천). 광교산(수원) 개화 3월, 결실 9월 2009년 여름, 경기도 포천에 있는 백운산에 갔다가 광덕고개에서 내려오는 산길에서 귀한 식물인 히어리를 보았다. 온난화로 서식지가 위협받는 멸종위기 식물로 학명에 coreana가 들어가 있는 우리나라 특산 식물이다. 그곳 히어리는 가장 북한계선에서 사는 히어리일 것 같다. 히어리는 전남 순천에서 처음 발견하였는데, 인근 주민들이 뜻을 알 수 없는 사투리로 '히어리'라고 한 것이 정식 이름이 되었다. 받침과 턱잎은 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 특징인데, 마치 밀랍을 먹인 것 같아 납판화(蠟瓣花. 밀:납, 외씨:..

얼룩무늬 껍질 나무

얼룩무늬 껍질 나무나무껍질은 나이를 말해준다  얼룩은 본바탕에 다른 빛깔의 점이나 줄이 섞인 자국이고, 무늬는 본바탕에 다른 빛깔의 점이나 줄이 섞인 무늬다. 그런 두 가지를 합한 얼룩무늬는 본바탕과 다른 자국을 무늬로 들여온 것이다. 동물이나 식물에는 그런 것들이 여러 종 있다. 얼룩말이나 얼룩소는 대표적인 얼룩무늬 동물이고, 개도 얼룩무늬 품종이 있다. 위장을 하기 위한 것이 있고, 실용의 용도도 있다. 얼룩말의 줄무늬는 피를 빠는 말파리의 눈길을 끌지 않는 무늬이다. 얼룩말의 태아는 검은 피부인데 출산 전에 흰 줄이 나타난다.      식물에도 얼룩무늬가 있다. 얼룩무늬 잎도 있지만 나무껍질에서 얼룩무늬를 찾아보았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모과나무는 나무에 달리는 참외란 뜻인 목과(木瓜)가 모과가 되..

노각나무 / 사슴뿔나무

노각나무 껍질이 갓 돋아난 사슴뿔 같다는 나무 우리나라는 다른 온대 지역 국가들보다 많은 식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지구 빙하기가 한반도를 비켜 지나가서 다양한 종들이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었고, 우리 자연환경도 그러한 다양성에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백산 부근과 남부지방 산에 가서 우리나라 특산종인 노각나무를 만났다. 학명(Stewartia Koreana)이나 영문명(Korean Stewartia)이나 모두 '한국'임을 표기하는 고유종이다. 소백산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지리산까지 볼 수 있다는데, 우리가 갔던 월출산이나 천관산도 그 연장선상이다. 노각나무는 차나무과로 낙엽 지는 큰 키 나무다. 껍질이 마치 갓 돋아난 사슴뿔 같다는 뜻인 녹각(鹿角)나무가 노각나무가 되었다. 껍질을 보면 왜 ..

은행나무 심은 뜻

은행나무 심은 뜻 - 문묘, 볼음도, 용문사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열매 속에 씨앗이 은백색이고, 겉모양이 살구와 비슷하여 은빛 살구란 의미로 은행(銀杏)이라 하였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세 나라에만 있는 나무다. 1억 5천만 년 전에 터 잡은 나무라서 화석 나무라 부른다.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서 제자를 가르쳐 행단(杏檀)이란 이름이 붙었다. 성균관에 있는 은행나무는 1519년 심었다는 안내판이 있어 600년이 넘은 나무다. 수나무에 달린 유주(乳柱)는 젖가슴에 달린 것처럼 생겼는데, 오래된 고목에만 생기는 현상으로 이곳 유주는 특히 크다. 공자의 학문을 공부하는 유생들이 학문을 닦았던 곳이어서 행단이란 말이 어울리는 나무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볼음도 안머리골에 가면 큰 은행나무 한 그루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