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83

미역줄나무 / 덩굴줄기가 미역줄기처럼 뻗는 나무

미역줄나무 덩굴줄기가 미역줄기처럼 뻗는 나무 과명 : 노박덩굴과 개화 : 6~7월 결실 : 9~10월 미역줄나무란 덩굴줄기가 미역 줄기처럼 뻗으며 자라는 나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줄기 끝이 덩굴처럼 뻗는다. '줄'은 묶거나 동이는데 쓰는 물건인데, 미역 줄기는 유연하면서도 든든하여 간단한 줄로 쓸 수도 있다. 미역줄나무도 그러하다. 미역줄나무는 미역순나무, 미역줄거리나무, 메역순나무라고도 부른다. 큰 나무가 없는 산이나 숲 가장자리, 햇볕이 잘 드는 높은 산 능선에서 볼 수 있다. 흔한 나무는 아니지만 간혹 만날 수 있는 나무다. 덩굴이 길지는 않지만 우거지면 주변을 꽉 채워서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이 나무가 지나는 곳은 사람이 지나기 힘들 정도이다. 미역줄나무의 가장 큰 특성은 줄기와 열매이..

주목 / 산 높은 곳 천지간에 우뚝

주목 / 산 높은 곳 천지간에 우뚝 태백산에서 주목은 겉도 붉고 속도 붉어 주목(朱木)이다. 자라는 속도가 1년에 1~2㎜이니, 제법 굵다 싶으면 수백 년은 훌쩍 넘었다고 보면 된다. 추운 곳에서 살고 있으니 자라는 속도는 그야말로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자란다. 줄기 둘레가 두세 아름 되는 주목은 미루어 천년이 되었을 것이다. 오래 살고, 죽어서도 금방 썩지도 않는 나무다. 그래서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사는 나무라고 한다. 높은 산에서만 볼 수 있어 그 품격을 더한다. 주목은 초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씨앗이 성숙한다. 말랑말랑한 붉은 열매 안에 있는 씨앗은 독성이 있다. 새가 열매를 에워싼 단물은 먹더라도 씨앗은 잘 퍼뜨리라는 주목의 전략이다. 주목이 서 있는 공간은 산 높은 곳에서도 하늘이 잘 보이..

아까시나무 / 바람에 날리는 초여름에 꽃향기

아까시나무 바람에 날리는 초여름에 꽃향기 과, 속 : 콩과, 아까시나무속 개화 5~6월, 결실 10월 분포 : 전국 야산 5월이 되면 아까시나무 꽃향기가 진동을 한다. 벌들도 모여 윙윙거린다. 아까시나무는 전에는 아카시아라고 불렀다. 동요 '과수원길'에서는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길'이라 하고,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로 시작하는 동요 '고향땅'에서는 '아카시아 흰꽃이 바람에 날리니 / 고향에는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라고 부른다. '아카시아'는 호주 및 남태평양 열대 원산의 노란 꽃을 피우는 상록성 나무이고, '아까시나무'는 북미대륙 원산으로 19세기말 중국에서 들여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엽 지는 나무이다. 우리가 보는 나무가 아까시나무이며, 이젠 우리 나무처럼 친근..

참오동나무 /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오고

참오동나무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오고 과명 : 현삼과 분포 : 전국 개화 : 5~6월 결실 : 10~11월 오동나무는 보랏빛 꽃잎과 큰 잎사귀를 가진 나무다. 우리가 오동나무라 부르는 오동나무속 나무는 중국 원산인 참오동나무와 울릉도 원산인 오동나무가 있는데, 통꽃 안쪽에 짙은 보랏빛 선이 나 있는 것이 참오동나무이고 선이 없는 것이 오동나무이다. 우리가 만나는 오동나무는 참오동나무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같은 나무에서도 줄이 있는 꽃과 없는 꽃이 섞여 있어 지금은 두 종을 같은 것으로 보는 추세이다. 오동나무의 옛말인 순우리말은 머귀나무이다. 오동나무를 얘기할 때는 나오는 벽오동은 벽오동과 이고, 개오동나무는 능소화과로 오동나무와 관련이 없는 나무이다. 오동의 동(桐) 이름을 붙인 것은 그밖에 음나무인..

사철나무 / 사철 푸른 나무 대표 이름

사철나무 사철 푸른 나무 대표 이름 분류 : 노박덩굴과 개화기 6-7월, 결실기 10-12월 분포지역 : 한국, 일본, 중국 용도 : 관상, 울타리, 약재 사철나무는 사시사철 푸른 나무란 뜻이다. 겨울에도 푸른 잎을 달고 있으면 모두 사철나무인데, 후박나무, 동백나무, 소나무, 전나무 등이 모두 사철 푸른 나무다. 예로부터 이런 사철 푸른 나무를 동청목(冬靑木)이라 하였다. 모두 사철나무인데, 이 사철나무가 대표로 이름을 받았다. 우리 주변에서 눈 내리는 날 하얀 눈을 안고 서 있는 사철나무를 보면 그 이름을 얻을 만하다. 나무 이름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사철나무는 모두 잘 안다. 사철나무는 대부분 생울타리로 심는데, 한 번 심으면 오랜 세월 줄기가 굵어질 때까지 잘 자라서 푸른 이미지가 남..

2020년 '올해의 나무'

2020년 '올해의 나무'  지나온 한 해는 참으로 어려운 시간이었다.세상을 덮은 역질은 끝날 줄 모르고, 삶은 더 팍팍해졌다.수렁에 빠진 혼돈에 세상이 왜 이러냐고 가인이 노래하였다. 모든 것이 지나가리다. 그리고 즐거운 시간이 올 것이다. 산에 오르고 길을 걸으면서 희망의 시간을 기다린다. 나무가 자라 푸른 숲을 이루듯 그런 시간이 올 것이다.    ▼ 외연도 팽나무 (2020.5.7. 충남 보령)바다 바람에 강하고 아름드리 자라서 바닷가 마을 당산나무로 흔히 만날 수 있다. 바닷가를 고향으로 둔 사람들은 눈에 익으리라. 덜 익은 열매는 아이들 팽총의 총알로 쓴다. 기괴한 모습으로 자란 외연도 팽나무는 천연기념물이다.     ▼ 간월암 사철나무 (2020.4.6 충남 서산)사철 푸르러 사철나무다. 중..

낙상홍 / 서리가 내리면 붉은 열매는 더욱 빛나

낙상홍(落霜紅) 서리가 내리면 붉은 열매는 더욱 빛나 목, 과 : 노박덩굴목, 감탕나무과 개화 : 6월 결실 : 9~10월 높이 : 2~3m 이번 겨울 들어 첫추위가 오던 날, 볼 일이 있어 밖으로 나갈 일이 있었다. 동네 어귀를 돌아 나가는데 빨강 열매를 달고 있는 낙상홍이 서 있었다. 겨울 추위에 붉은 열매가 더욱 빛이 났다. 서리(霜)가 내려(落)도 붉은(紅) 열매가 더욱 빛난다고 붙은 이름이 낙상홍(落霜紅)이다. 중국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데, 일본에서 수입해서 열매를 보기 위해 조경수로 심고 있다. 그래서 산이나 들에서는 볼 수 없다. 일본에서 쓰는 이름은 '매화 닮은 나무'란 뜻인 '우메모도키(梅擬)이다. 암수딴그루이고 연한 분홍색 꽃은 6월에 핀다. 잎은 긴 타원형인데 가장자리에 잔 톱니..

주엽나무 / 험상궂은 가시를 내는 이유가 있다

주엽나무 험상궂은 가시를 내는 이유가 있다 과, 속 : 콩과, 주엽나무속 다른 이름 : 쥐엄나무, 쥐엽, 주염 개화 : 5~6월 결실 : 10~11월 높이 : 10~20m 집에서 가까운 산길에 주엽나무가 있어 자주 볼 수 있다. 주엽나무는 줄기나 가지에 난 가시가 험상궂다. 쳐다보면 위엄이 드높다. 주엽나무 열매를 조협(皁莢. 쭉정이 조, 쥐엄나무 협)이라 하는데, 조협이 달린다고 조협나무라 하다가 주엽나무가 되었다. 다른 이름으로는 쥐엄나무라고 부른다. 주엽나무 잘 익은 열매는 약간 단맛이 나는데 쥐엄떡(인절미에 소를 넣고 콩가루를 묻힌 떡)을 떠올리게 해서 붙은 이름으로 짐작한다. 주엽나무는 가시가 여기저기 붙어 있는 나무가 있고, 가시는 없고 회갈색 매끈한 껍질인 나무가 있다. 사람들 발길이 잦은 ..

칡 / 말썽쟁이라도 쓰임새가 있다

칡말썽쟁이라도 쓰임새가 있다  과명 : 콩과. 잎 지는 덩굴나무개화 : 7~8월크기 : 10m 이상       칡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풀처럼 생긴 덩굴나무다. 칡은 다른 나무를 몸살 나게 하고 못 살게 하고,  방종한 자의 욕망처럼 다른 나무를 얽어 매고 사는 말썽쟁이다. 칡이 번성하면 숲 생태계를 위협한다.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는 칡이 타고 오르면 치명적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낫을 들고 다니며 드렁칡을 걷기도 하고, 나무를 타고 오르는 칡넝쿨을 보기만 하면 밑동을 잘랐다.  비뚤어진 나무는 비뚤어진 대로 쓸모가 있듯,  칡은 나무에게 말썽쟁이지만 활용을 잘하면 쓰임새가 꽤 많다. 칡에서 뽑은 실로 짠 옷감인 갈포(葛布)도 있고, 칡뿌리로 만든 갈근탕(葛根湯)은 감기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칡뿌..

산사나무 / 서양은 꽃을 귀하게 여기고, 우리는 열매를 유용하게 쓴다

산사나무 서양은 꽃을 귀하게 여기고, 우리는 열매를 유용하게 쓴다 분류 : 장미목, 장미과 다른 이름 : 아가위나무, 야광나무, 이광나무, 뚱광나무 개화, 결실 : 5~6월. 9~10월 꽃말 : 유일한 사랑, 희망 만물은 봄빛을 머금어 꽃눈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른 봄꽃은 일러서 반갑고, 늦은 봄꽃은 꽃이 귀한 철이라 반갑다. 5월이면 전국의 산에서 피는 산사나무 꽃은 하얗고 아름답다. 서양에서는 5월의 여신에게 바치는 꽃이라 5월의 꽃, 즉 메이플라워(mayflower)라 한다. 산사나무 꽃은 희망과 시작을 뜻하기에 신대륙으로 떠나가는 배 이름을 메이플라워라 했고, 결혼식장에도 산사나무 꽃을 썼다. 산사나무는 서양에서는 꽃을 귀하게 여기고, 우리는 열매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쑥잎처럼 생긴 잎은 톱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