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98

주목 / 산 높은 곳 천지간에 우뚝

주목 / 산 높은 곳 천지간에 우뚝 태백산에서 주목은 겉도 붉고 속도 붉어 주목(朱木)이다. 자라는 속도가 1년에 1~2㎜이니, 제법 굵다 싶으면 수백 년은 훌쩍 넘었다고 보면 된다. 추운 곳에서 살고 있으니 자라는 속도는 그야말로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자란다. 줄기 둘레가 두세 아름 되는 주목은 미루어 천년이 되었을 것이다. 오래 살고, 죽어서도 금방 썩지도 않는 나무다. 그래서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사는 나무라고 한다. 높은 산에서만 볼 수 있어 그 품격을 더한다. 주목은 초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씨앗이 성숙한다. 말랑말랑한 붉은 열매 안에 있는 씨앗은 독성이 있다. 새가 열매를 에워싼 단물은 먹더라도 씨앗은 잘 퍼뜨리라는 주목의 전략이다. 주목이 서 있는 공간은 산 높은 곳에서도 하늘이 잘 보이..

아까시나무 / 바람에 날리는 초여름에 꽃향기

아까시나무 바람에 날리는 초여름에 꽃향기 과, 속 : 콩과, 아까시나무속 개화 5~6월, 결실 10월 분포 : 전국 야산 5월이 되면 아까시나무 꽃향기가 진동을 한다. 벌들도 모여 윙윙거린다. 아까시나무는 전에는 아카시아라고 불렀다. 동요 '과수원길'에서는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길'이라 하고,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로 시작하는 동요 '고향땅'에서는 '아카시아 흰꽃이 바람에 날리니 / 고향에는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라고 부른다. '아카시아'는 호주 및 남태평양 열대 원산의 노란 꽃을 피우는 상록성 나무이고, '아까시나무'는 북미대륙 원산으로 19세기말 중국에서 들여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엽 지는 나무이다. 우리가 보는 나무가 아까시나무이며, 이젠 우리 나무처럼 친근..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6. 산길에서 ③

겨울눈 19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6. 산길에서 ③ 나무는 봄이 되어도 겨울눈이 밖으로 나올 시기가 달라서 일찍 꽃이 피는 개나리나 생강나무는 겨울에 접어들기 전에 꽃눈을 준비한다. 나무가 부지런히 준비하고 기다리듯 성공한 사람들은 언젠가는 올 기회를 위해 평소에 꾸준히 준비를 한다. 달리기에서 늦게 출발하면 따라잡기 힘들 듯 늦게 나오는 겨울눈은 초록에 묻혀 살아가기 어렵다. 또한 겨울눈으로 겨울을 나기 어렵다면 그 나무는 더 이상 살아가기 어렵다. 겨울눈은 겨울을 이겨내는 눈이요, 다가오는 봄에 희망을 펼칠 눈이다. 나무가 겨울눈을 준비하고, 운동선수들이 겨울에 몸을 만들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평소에 갈고닦는 것도 앞날을 기약하기 위해서다. ▼ 갯버들 (버드나무과) 강이나 바다에 물이 들락거리는 ..

참오동나무 /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오고

참오동나무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오고 과명 : 현삼과 분포 : 전국 개화 : 5~6월 결실 : 10~11월 오동나무는 보랏빛 꽃잎과 큰 잎사귀를 가진 나무다. 우리가 오동나무라 부르는 오동나무속 나무는 중국 원산인 참오동나무와 울릉도 원산인 오동나무가 있는데, 통꽃 안쪽에 짙은 보랏빛 선이 나 있는 것이 참오동나무이고 선이 없는 것이 오동나무이다. 우리가 만나는 오동나무는 참오동나무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같은 나무에서도 줄이 있는 꽃과 없는 꽃이 섞여 있어 지금은 두 종을 같은 것으로 보는 추세이다. 오동나무의 옛말인 순우리말은 머귀나무이다. 오동나무를 얘기할 때는 나오는 벽오동은 벽오동과 이고, 개오동나무는 능소화과로 오동나무와 관련이 없는 나무이다. 오동의 동(桐) 이름을 붙인 것은 그밖에 음나무인..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5. 산길에서 ②

겨울눈 18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5. 산길에서 ② 겨울에는 나뭇가지나 줄기에서 겨울눈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귀중한 볼거리다. 나무는 부지런하여 한겨울에도 쉬지 않고 싹을 틔울 준비를 한다. 사람이 나이 들어서도 부지런히 갈고닦지 않으면 녹이 슨다고 하는데, 나무는 쉬지 않고 움직이며 다음 계절을 준비한다. 나무는 잎을 다 떨구고서 사는 시간이 헛된 시간이 아니다. 텅 빈 계절이 아니다. 삶의 이유를 찾아 살고 있는 나무의 시간은 연중무휴다. ▼ 오동나무 (현삼과) 전국의 산과 들에 야생하며 심어서 기르기도 한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고 껍질눈이 발달하여 세로로 갈라진다. 꽃눈은 열매처럼 동그란데 여름부터 생기고 갈색털이 밀생 한다. 잎눈은 작다. ▼ 때죽나무 (때죽나무과) 쪽동백나무에 비해 잎이 작고..

북한산둘레길 나무 겨울눈 8. 도봉산 입구~우이동

겨울눈 17 북한산둘레길 나무 겨울눈 8. 도봉산입구~우이동 도봉산 입구-무수골-쌍둥이전망대-정의공주묘-연산군묘-우이동 이동거리 6.3㎞. 이동시간 3시간 (2021.2.8. 맑음. -5.4~0.2℃) 겨울 날씨 치고는 기온이 그리 낮다고 볼 수는 없으나 바람이 불어서 차게 느껴진다.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으니 내 몸이 핫팩이다. 사람은 옷 등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유일한 종이다. 체온 조절이 어려운 파충류는 줄고 사람과 조류가 살아남는 이유다. 에너지 소비를 보충할 수 있는 동물이 유리하다. 북한산둘레길 중 도봉동에서 방학능선을 거쳐 우이동까지 오는 길에는 멧돼지 폐사체와 멧돼지 출몰에 유의하라는 플래카드가 많다. 숲 속에 지천으로 깔려 있어야 할 도토리 열매가 사람들이 주어 가니 산에는 먹이가 없어져서..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4. 산길에서 ①

겨울눈 16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4. 산길에서 ① 눈이 몇 차례 왔지만 눈은 이내 녹고 없다. 대지의 숨결인 바람이 눈을 가만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람은 늘 변화를 좋아한다. 겨울을 나는 식물은 잎이 짙고 어두운 편인데, 이곳 산기슭엔 그런 모습이 적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볕을 담뿍 받고 있다. 그 나무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길은 근처에 사는 사람을 닮듯, 사람은 그가 사는 곳 나무를 닮았을 것이다. 인연과 생태계는 그렇게 순환한다. 나무에서 겨울눈은 나무의 다음 세상을 준비한다. 겨울눈에서 다가오는 나무의 봄을 그려본다. ▼ 팥배나무 (장미과) 열매는 팥알, 꽃은 배를 닮아 팥배나무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인데 세로무늬가 생긴다. 겨울눈은 긴 난형이다. ▼ 물오리나무 (자작나무과) ..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3. 집 부근 꽃나무 ①

겨울눈 15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3. 집 부근 꽃나무 ① 나무가 겨울이 되면 침엽수는 잎에 결빙을 막는 부동액이 있지만 잎이 부드러운 활엽수는 방어력이 없어 서둘러 잎을 버려서 고난한 겨울을 피한다. 그리고 휴식에 들어간다. 찬란한 봄을 맞기 전까지 휴식은 나무에겐 달콤한 시간이다. 겨울이 따뜻하다고 나무껍질에 저장해 둔 양분을 꺼내서 금방 싹을 틔우지는 않는다. 온도도 올라가야 하지만 낮의 길이도 셈하고 있다. 나무의 시계는 치밀하다. 봄을 맞아 꽃대를 올리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 개나리 (물푸레나무과) 나리꽃을 닮았으나 작고 덜 아름답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으로 짐작한다. 껍질눈이 발달하고 가지는 휘어져 끝이 아래로 처진다. 겨울눈은 긴 난형이다. ▼ 명자나무 (장미과) 열매를 명사자라 하는..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2. 가로수와 울타리 나무

겨울눈 14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2. 가로수와 울타리 나무 가로수는 이집트, 중국에서 기원한다는 기록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나폴레옹이 병사들이 쉬도록 하기 위해 가로수를 심었다. 가로수는 햇빛을 가려 쉼터가 되고, 온도를 낮추어 더위를 식히고, 경계를 지어 가림막도 하고, 매연 등 환경오염을 줄이는 역할도 한다. 은행나무, 버즘나무(플라타너스), 벚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썼지만 열매가 떨어져 지저분해지고 냄새가 나서 사람들이 피하여 점차 줄고 있다. 대신 모감주나무, 이팝나무, 튤립나무, 팥배나무, 마가목 등이 가로수로 등장하고 있다. 꽃과 잎이 보기 좋고 열매가 붙어 있어 잘 떨어지지 않는 장점도 있다. 위례 주변에서 자라는 가로수와 울타리로 쓰는 나무의 겨울눈을 찾아보았다. ▼ 대왕참나무 (참나무..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1. 열매를 얻는 나무

겨울눈 13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1. 열매를 얻는 나무 위례는 남한산성이 있는 청량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동네이다. 위례 일원 공원과 산길에는 많은 나무가 자라고 있다. 사람은 식물에서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자원과 산소를 얻고 있는데, 그중에서 나무에서 얻는 자원이 많다. 산책을 하다가 보면 열매를 얻는 나무, 가로수나 울타리로 심는 나무, 꽃이 아름다워 심는 나무, 산에서 자라서 오솔길에서 만난 나무도 있다. 그런 나무를 구분하여 겨울눈을 찾아보았다. 나무는 봄이 오는지 빛을 감지하고 있다. 식물의 생체 시계는 늘 움직이고 있다. 겨울눈에서 꽃과 싹이 움틀 날이 멀지 않다. ▼ 가래나무 (가래나무과) 가래나무 씨앗은 밭갈이에 쓰는 가래를 닮아 가래나무다. 겨울눈은 갈색이고 털로 덮인다. ▼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