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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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83

병아리꽃나무 / 병아리 눈물만큼이나 보기 드문 꽃나무

병아리꽃나무 병아리 눈물만큼이나 보기 드문 꽃나무 과명 : 장미과 개화 : 4~5월 결실 : 9~10월 병아리꽃나무 / 유명산 휴양림 (경기도 가평. 2019.5.11) 병아리꽃나무는 경기, 강원, 경북에 있는 낮은 산지에서 드물게 자라는 나무다. 병아리꽃나무에 대한 정확한 유래는 전하는 것은 없지만 봄에 피는 꽃차례가 병아리처럼 귀여워서 붙였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병아리 눈물 만큼이나 보기 드문 병아리꽃나무는 궁궐이나 왕릉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보기가 좋고 귀한 꽃나무이니 심었을 것이다. 귀티가 나고, 밝은 꽃이라 가까이 두고 보면 좋은 꽃나무다. 병아리꽃나무는 4~5월에 새 가지에서 흰색 꽃이 핀다. 꽃잎 가장자리는 구부러지고 둥그스름한 것이 귀엽다. 잎은 꼬리처럼 길게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

서어나무 / 근육질의 나무

서어나무 근육질의 나무 과명 : 자작나무과 개화 : 4~5월 결실 : 9~10월 분포 : 강원, 황해 이남 산에 다니다가 보면 서어나무는 자주 볼 수 있다. 소나무가 줄고 참나무는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지만, 단풍나무와 서어나무도 많이 늘었다. 산림의 변화는 사람이 비켜 있어도 나무의 세계는 그렇게 바뀐다. 우리가 바꾸지 않아도 바뀌는 것이 식생의 세계다. 식물의 집단인 군집이 변하는 것을 천이라 하고, 식물의 군집이 기후, 온도에따라 안정된 산림군락을 극상림이라 한다. 우리나라 산림 생태계에서 극상림이 서어나무다. 서목(西木)이 변하여 서어나무가 되었다는 유래가 있다. 서(西)는 방향을 가리키는 뜻이 있었을 텐데 찾을 수가 없다. 서어나무는 나무줄기가 아름답다. 줄기에 힘줄이 잔뜩 들어가 있는 듯한 근..

담쟁이덩굴이 사는 모습

담쟁이덩굴이 사는 모습 담쟁이덩굴은 흡착뿌리를 가지고 있어 벽이고 나무고 붙어서 오르며 자란다. 담장에 붙어 오른다고 붙은 이름이 담쟁이덩굴이다. 어떤 환경에서든 적응을 잘하면서 살아간다. 산에 다니다가 보면 우리가 사는 곳 보다 더 많은 담쟁이덩굴을 볼 수 있다. 산에서는 다른 나무를 타기는 하지만 못 살게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신세는 지지만 고약한 이웃은 아닌 셈이다. 또한 같은 시기에 태어난 잎은 다른 잎이 빛을 받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 식물에게 빛은 밥이다. 담쟁이덩굴을 살펴보면 미리 태어난 잎은 다른 잎과 부딪히지 않게 모양을 내고 나중에 난 잎을 위해 햇볕을 받을 자리를 만들어 준다. 살아가는 의지가 어리다고 다를 수는 없다. 미리 난 잎이 배려를 하고, 어리 잎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

더위지기 / 더위에 효과가 있다는 쑥

더위지기 더위에 효과가 있다는 쑥 개화 : 7~8월 결실 : 11월 다른 이름 : 인진고, 산쑥, 사철쑥, 애기비위쑥 더위지기란 식물이 있다. 국화과 식물로 나무다. 식물의 밑둥이 목질화되어 가을이 지나면 잎은 마르지만 줄기는 겨울에도 죽지 않는다. 사철 산다고 사철쑥 또는 인진쑥이라 부른다. 주로 강원도 석회암지대에 많이 난다. 줄기와 잎을 음력 5~7월에 뜯어서 찧어 찬물에 타서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무더운 여름에 더위를 먹거나 현기증으로 어지럽거나 구토증상이 있을 때 사용하는 일명 더위지기 쑥이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몸에 열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는데, 과용하거나 오래 마시면 좋지 않다고 한다. 무슨 약이든 알고 먹어야 하고 과용은 금물이다. 더위지기 / 홍릉 국립수목원

껍질이 벗겨지는 나무

껍질이 벗겨지는 나무   나무도 세월 따라 나이를 먹는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듯 나무도 세월의 흐름을 줄기에서 짐작할 수가 있다. 나무줄기는 크게 나무 부분과 껍질 부분으로 나눈다. 또 나무 부분은 심재와 변재로 나눈다. 심재는 재질이 단단하고 색이 짙은 부분이고 생장이 끝난 부분이다. 변재는 아직도 수분이 오르내려 색이 옅다. 변재는 나중에 심재가 된다. 변재와 껍질 사이에 있는 부름켜는 형성층으로 나무가 굵어지는 것은 부름켜가 굵어지기 때문이다. 나무가 굵어지면 부름켜 안쪽 세포가 쌓이지만 부름켜 바깥쪽 세포는 쌓이지 못한다. 갈 곳이 없는 부름켜 바깥쪽 세포는 주름이 지고 벗겨진다. 느티나무 자작나무 사스레나무처럼 종이처럼 벗겨지는 나무가 있고, 소나무는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벗겨진다...

칠엽수와 가시칠엽수 / 몽마르트언덕에 마로니에는 가시칠엽수

칠엽수와 가시칠엽수 몽마르트르 언덕에 마로니에는 가시칠엽수 가시칠엽수는 모른다 해도 마로니에는 익숙한 나무 이름이다. 1970년대 나온 유행가에 루~루 루루루루루 하면서 휘파람이 간주로 나오는 박건이 부른 노래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 있다.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 눈물 속에 봄비가 피고 있겠지~'로 시작하는 이 가사는 한동안 유행을 탔다.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도 몽마르트르 언덕에 마로니에를 얘기하곤 하였다. 소설에도 나오고 시에도 나왔다. 몽마르트르 언덕은 세계에서 유명한 화가 고흐, 고갱, 드가, 세잔, 모네 등이 거쳐가면서 유명세를 타고 마로니에가 더 알려졌다. 칠엽수는 열매껍질이 동글동글하고 밋밋한데 일본이 원산지라서 일본침엽수라고 하며, 가시칠엽수는 열매에 가시가..

창경궁 회화나무 / 사도세자 죽음을 지켜본 나무

창경궁 회화나무 사도세자 죽음을 지켜본 나무 회화나무 / 창경궁 (2019.6.28) 봄이 다 지나가고 여름이 올 즈음 창경궁으로 갔다. 창경궁 정문에 들어서면 옥천교 돌다리가 있다. 아버지가 서울 동숭동에 있는 대학교에 다닐 때 625 동란이 일어나자 한강다리가 끊어지고 피할 데가 없어 3일간 숨었던 곳이 옥천교 돌다리 밑이라 하였다. 그 돌다리 밑을 들여다 보았다. 살구나무가 부근에 있어 익어서 떨어진 살구를 주으러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전쟁중에는 보통 사람들이나 인민군이 살구를 주우러 내려갈 정도의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창경궁 정문으로 들어서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 바퀴 돌면 끄트머리 선인문 부근 넓은 터는 한 때 동물원이 있었던 곳이다. 동물원 뿐만 아니라 궁궐 밖 원남동 쪽에..

계수나무 / 낙엽에 달콤한 솜사탕 향기

계수나무 낙엽에 달콤한 솜사탕 향기 음악가 윤극영이 작사 작곡한 동요 '반달'에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라는 가사가 있다. 이 노래에 나오는 계수나무는 달나라에 있는 나무인 줄 알았다. 달을 쳐다보면 계수나무 아래서 토끼가 방아를 찧는 모습이 보인다고 하는데, 운석이 날아와 충돌한 흔적이라 한다. 달나라에 나오는 계수나무를 중국에서는 목서라 하고, 쓰기는 금계(金桂), 은계(銀桂)라 쓴다. 중국의 유명한 관광지 계림(桂林)의 계수나무도 목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계수나무로 쓴다. 남원 광한루에 걸려 있는 현판 계관(桂觀)은 달나라 계수나무를 일컫는 현판이고, 퇴계가 쓴 시 '어린 솔을 심으며'에서 '초동은 (소나무를) 쑥대처럼 보지만 / 산 늙은이는 계수나무..

자귀나무는 사랑나무

자귀나무는 사랑나무 과명 : 콩과 개화 : 6~7월 결실 : 9~10월 분포 : 황해도 이남 자귀나무 / 창경궁 (서울 종로. 2019.6.28) 산 입새에 자귀나무 꽃이 피었다. 자귀나무는 양지를 좋아하고 서늘한 곳보다는 사람이 사는 동네에 같이 사는 나무다. 자귀나무가 피면 여름이다. 자귀나무 꽃이 피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6~7월에 꽃이 피기 때문이다. 하얀 받침에 화려한 분홍색 수술이 수를 놓은 듯하고,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공작이 날개를 펼친 것처럼 아름답다. 슬쩍 잎을 만졌더니 오므라든다. 자귀나무는 콩과이지만 더 세분하면 미모사아과에 속한다. 미모사는 잡기만 하면 잠이 들고, 자귀나무는 온도에 민감한 나무다. 비가 오거나 기온이 내려가는 저녁 무렵이면 잎이 오므라든다는데, 슬쩍 건드렸..

매발톱나무 / 매발톱처럼 예리한 가시가 있는 나무

매발톱나무 매발톱처럼 예리한 가시가 있는 나무 과명 : 매자나무과 개화 : 5~6월 결실 : 9~10월 높이 : 2~3m 매발톱나무 / 설악산 (2010.10.17) 매발톱은 이름만 들어도 날카로움에 섬뜩하다. 금방 공격이라도 받을 것 같다. 식물에 그런 이름을 가진 것이 있다. 눈으로 직접 보지 않더라도 이름만으로 생김새를 짐작할 수가 있다. 매발톱 이름을 가진 식물은 미나리아재비과 여러해살이풀인 매발톱이 있고, 나무로는 매자나무과인 매발톱나무가 있다. 풀인 매발톱이 안으로 굽은 꿀주머니 모양이 움켜쥔 매발톱을 닮은 것이라면, 매발톱나무는 잎자루 쪽에 있는 예리한 가시를 매의 발톱에 비유하였다. 수년 전 늦가을 설악산 공룡능선에 갔을 때 매발톱나무를 본 적이 있었다. 가시는 날카로웠고 타원형으로 길쭉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