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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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83

창경궁 온실에서 본 남부지방 나무

창경궁 온실에서 본 남부지방 나무 창경궁에서 온실을 연 것은 1909년으로 110년이 지났다. 온실은 크지 않아서 많은 수종을 들여놓지 못하였다. 왕궁의 온실이니 애당초 과욕은 부리지 못했을 것이고, 관상용으로 키우는 역할에 만족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한겨울에 몇 가지 꽃을 보거나, 희귀한 작은 나무들이나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창경궁 온실 ▼ 광나무(물푸레나무과) 윤이 나는 나무라는 뜻인 제주 방언 '꽝낭'을 바탕으로 광나무라 정하였다. 동백나무 잎과 비슷한데, 잎 표면은 햇빛이 비치면 광택이 난다. ▼ 구골나무(물푸레나무과) 열매에 구연산 성분이 있고 뼈 질환에 좋은 약재라서 구골나무라 하였다. 잎은 뾰족 나온 개수가 많고, 톱니 굴곡이 크고, 폭이 좁다. ▼ 구실잣밤나무..

2019년 '올해의 나무' / 오래된 나무

2019년 '올해의 나무' 오래된 나무 씨앗은 어미로부터 떨어져서 세상으로 나온다. 사는 위치는 저마다 다르고, 사는 곳 기온도 저마다 다르다. 어렵게 나무로 터를 잡아 홀로 살아간다. 나무는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꽃을 세상에 전하였다. 후손은 그 선한 결실이다. 나무는 겨울을 나려 잎을 벗고, 수피로 몸을 감싸서 혹독한 추위를 견딘다. 살면서 몸은 생채기가 나서 피부는 거칠어지고, 꺾이고, 퇴색이 된다. 나무는 그렇게 세월이 쌓인다. 줄기에 저승꽃이 피고 쓰러져 생명을 다 하지만, 쓰러진 나무는 세월에 분해되면서 다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다. 느티나무 / 창경궁 (서울 종로. 2019.6.28). 300살이 넘은 나무다 회화나무 / 창경궁 (서울 종로. 2019.6.28). 사도세자의 비극을 본 나무 ..

명자나무 / 아가씨 바람난다는 나무

명자나무 아가씨 바람난다는 나무 과명 : 장미과 개화 : 4~5월. 붉은 꽃 결실 : 9~10월. 황록색 열매 높이 : 1~2m 분포 : 중부 이남. 중국 원산 명자나무는 아가씨 이름을 붙인 나무 이름 같다. 명자꽃은 수수하게 아름다워서 아가씨 꽃이라 부를만하다. 장미꽃과 모과꽃 중간 정도 모양인 명자꽃은 공원이나 동네 화단에서 볼 수 있다. 옛사람들은 이 꽃을 집안에 심으면 아가씨가 바람난다고 하여 심지 못하게 하였는데, 꽃이 어여뻐 마음이 안정되지 못해서 그랬을 것이다. 노처녀를 시집보낼 집안에서는 오히려 심어야 할 것 같다. 노총각은 어떨까. 명자야 명자야, 노총각도 바람이 나지 않을까? 명자는 한자로 명사(榠樝)로 쓰고 명자로 읽는다. 열매가 명사자(榠樝子)인데, 중간 글자를 빼고 명자(榠子)가 ..

쥐똥나무 / 열매가 쥐똥을 닮은 나무

쥐똥나무 열매가 쥐똥을 닮은 나무 과명 : 물푸레나무과 개화 : 5~6월 결실 : 10월 쥐똥나무는 이름만 들어도 눈치를 챌 수 있는 나무이름이다. 쥐똥나무는 열매가 쥐똥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나무가 그 이름을 알아차릴까마는 참으로 얄궂은 이름이다. 심지어 나무 타령에서는 '더럽구나 쥐똥나무'라고 대놓고 말한다. 그렇지만 5월에 피는 하얀 꽃은 장난감 트럼펫처럼 생겨서 앙증맞고 아름답다. 녹색 잎과 가지 사이에서 얼굴을 내미는 꽃은 맑고 깨끗하여 나무 이름을 붙인 사람을 부끄럽게 한다. 제주도에 가면 바닷가에 쥐똥나무처럼 생긴 광나무가 있다. 나무 크기는 좀 더 크지만 꽃이나 열매나 잎이 비슷하다. 다만 광나무가 잎이 짙은 녹색이고 육질이 단단하고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데 비해서, 쥐똥나무..

꽝꽝나무 / 소리가 나는 나무

꽝꽝나무 소리가 나는 나무 과명 : 감탕나무과 학명 : Ilex crenata 개화 5~6월 결실 9~10월 꽝꽝나무는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늘 푸른 작은 키나 무다. 회양목을 닮아서 일본 사람들은 개회양목이라 부르고, 잎이 겨울에도 푸르다 하여 중국사람들은 동청(冬靑)이라 부른다. 잎 가장자리는 얕고 둔한 톱니가 있다. 학명 뒤에 종소명 crenata는 잎 가장자리에 얕고 둔한 톱니를 나타내는 특징을 의미한다. 감탕나무, 먼나무, 호랑가시나무와 한 집안인 감탕나무과 나무다. 집안에 다른 나무들은 열매가 빨간색인데, 꽝꽝나무는 콩알만 한 새까만 열매를 맺는다. 꽝꽝나무는 손톱만큼 작은 잎은 회양목과 비슷한데, 회양목은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다. 꽝꽝나무 잎 끝은 뾰족한데, 회양목은 잎 끝이 모아져 살짝 ..

구기자나무 / 장수마을에 가면 구기자나무가 있다

구기자나무 장수마을에 가면 구기자나무가 있다 가지과 개화 : 6~9월 결실 : 8~10월 용도 : 관상, 약용 구기자나무는 도시에서는 보기 드물지만 시골로 내려가면 울타리로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가지가 늘어진 것이 개나리처럼 생겼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피는 보라색 꽃은 가지 꽃처럼 생겼고, 열매는 가을에 산수유처럼 빨갛게 익는데 작은 고추를 닮았다. 나무 타령에 보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란 가사가 있는데, 구긴다는 말에 맞추어 만든 말인 듯하다. 가시가 있는 것도 있으니 깔고 앉았다간 가시에 찔릴 수가 있다. 구기자나무는 우리 말로는 '괴좃나무'이다. 열매가 작은 고추를 닮아서 개고추라고 하는데, 나무이름을 그렇게 부르기가 좀 그렇다. 구기자의 어원은 중국말 '구기(枸 구기자 구, 杞 구기..

팥배나무 열매 / 산새를 기다리는 빨강 열매

팥배나무 열매 산새를 기다리는 빨강 열매 과 이름 : 장미과 분포 : 전국 산지 개화 : 5~6월 흰꽃 결실 : 9~10월 붉은 열매 용도 : 관상수, 기구재 팥배나무는 열매는 팥처럼 작고, 꽃은 배꽃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이름은 배나무와 가까운 것 같지만 배나무와 촌수가 멀다. 메마른 땅에서 자라는 나무라 그러한지 흰점이 띄엄띄엄 박힌 열매를 씹어 보면 별 맛은 없다. 그래도 봄에는 하얀 꽃을 피워 벌 나비를 부르고, 여름에는 초록잎으로 산을 푸르게 하며, 가을이 되면 아름답고 도톰한 빨강 열매를 만들어서 산새들을 기다린다. 무지 많으니 천천히 먹으란 듯 많기도 하다. 2019.11.7 남한산성에서

노박덩굴 / 산길에서 만난 보석같은 열매

노박덩굴 산길에서 만난 보석 같은 열매 노박덩굴과 개화 : 5~6월 결실 : 9~10월 길 가장자리를 길섶이라 하는데, 옛 문헌에는 길섶을 노방(路傍: 길 노, 곁 방)이라 했다. 길가에서 잘 자라는 나무란 뜻인 노방덩굴이 노박덩굴이 되었다. 햇빛에 비치는 노란 열매에서 빨간 씨앗이 나오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아름답다. 참빗살나무, 화살나무, 사철나무, 회목나무, 참회나무, 회나무, 나래회나무, 푼지나무 등 노박덩굴과 나무들을 보면 전부 열매를 열고 나오는 빨간 씨앗이 앙증맞다. 산길에서 만날 수 있는 보석 같은 나무이다.

꾸지뽕나무 / 뽕나무와 쓰임새가 같지만 이제는 약으로 쓰는 나무

꾸지뽕나무 뽕나무와 쓰임새가 같지만 이제는 약으로 쓰는 나무 과 : 뽕나무과 개화 : 6월 결실 : 9~10월 남부지방으로 여행하다가 보면 야생으로 자라는 꾸지뽕나무를 가끔 볼 수 있다. 섬 여행을 하면서 꾸지뽕나무를 여러 번 보았다. 구지뽕나무가 맞는 이름일 것 같아도 꾸지뽕나무가 맞다. 나도밤나무 너도밤나무 식으로 이 나무는 재질이 단단하여 뽕나무와 다르지만 쓰임새가 비슷하여 굳이 뽕나무가 되겠다고 하여 굳이뽕나무가 꾸지뽕나무가 되었다는 얘기다. 꾸지뽕나무는 남부지방 양지바른 산기슭이나 마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6월에 꽃이 피는데, 꽃에서 둥근 열매가 달리고, 가을이 되면 초록 열매가 붉어진다. 암나무와 숫나무가 따로 있어 열매가 달리는데, 당연히 암나무에 많은 열매가 달린다. 손을 대려고 보면 ..

꼬리조팝나무 / 부드럽고 화려한 꽃술

꼬리조팝나무 부드럽고 화려한 꽃술 과명 : 장미과 속명 : 수융국, 개취땅나무, 붉은초록싸리 개화기 6~8월, 결실기 10월 용도 : 식용,꿀 채취,관상용 꽃말 : 환희,소녀의 꿈 꼬리조팝나무 / 예봉산 (경기도 남양주. 2017.8.12) 꿀과 향이 넘치는 깊은 산은 들꽃 화원이다. 깊은 산 들꽃 나라에 꼬리조팝나무는 곱고 풍성하다. 꽃술 모양이 다람쥐 꼬리처럼 생겼다 하여 꼬리조팝나무다. 꽃차례가 이삭과 같이 생겨 곧게 피는데, 조팝 속(屬)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다. 코 끝에 대면 향이 은은하고, 분홍 꽃술이 부드럽고도 화려하다. 꿀도 많아 벌나비가 많이 모여든다. 숲의 바깥 길목에서 이런 식물들이 자리잡으면 곤충이 모여들고, 곤충이 모여들면 다른 동물 군집이 유인되고, 식생이 달라진다. 사람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