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28

남한산성 / 오늘은 하늘이 아름다운 날

남한산성 오늘은 하늘이 아름다운 날 귀룽나무 연초록 잎은 막 나오고 있었지만 땅 위로 꽃이 얼굴을 내민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오늘은 꽃보다 하늘이 아름다운 날이다. 하늘빛이 아름다워서 눈길이 자꾸 하늘로 간다. 하늘에서 파란 물이 땅 위로 뚝뚝 떨어질 것 같다. 나는 하늘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부처님 가르침을 똘똘 뭉치면 마음 심(心) 자(字) 라는데, 마음을 모으다 보면 이렇게 빠져드는 모양이다. 햇빛은 온갖 색깔이 뒤섞인 혼합색이다. 프리즘으로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프리즘을 통해 굴절하여 나온 색은 빨강, 초록, 노랑, 파랑 등 여러 가지 색인 것을 초등학교 자연 시간에 배웠다. 태양에서 빛이 나와 땅 위로 오기 위해서는 지구의 대기권을 통과한다. 빛은 대부분 대기권을 통과하지만 일부가 공..

불에 잘 타지 않는 나무

불에 잘 타지 않는 나무 우리나라에는 산이 많다. 산 면적이 국토 면적의 63% 일 정도로 넓고, 조림이 잘 되어 나무도 많다. 그런데 건조한 날씨에 큰 산불이 가끔 있어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는 울진에서 일어난 큰 산불이 동해안을 타고 크게 번져 큰 피해를 입었다. 이번 산불은 겨울 가뭄으로 가물었는 데다가 세찬 바람으로 소나무가 많이 있는 산을 타고 크게 번져 불을 끄는데 어려움이 컸다. 소나무는 송진이 많아 불쏘시개 역할을 하였다. 가연성이 높은 송진이 들어 있는 소나무 같은 침엽수는 대체로 화재에 취약하다. 상대적으로 수분이 많은 활엽수는 불에 견디는 내화성(耐火性)이 있어서 침엽수 사이에 활엽수림을 조성하여 내화수림(耐火樹林)을 조성한다. 나무는 불이 나면 탈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굴참나무와 굴피나무 / 굴피집을 만드는 나무는?

굴참나무와 굴피나무 굴참나무는 굴피집을 만드는 나무 굴피나무는 홈통과 어망을 만들었던 나무 지붕을 일 때 기와처럼 쓰는 얇은 돌조각 또는 나뭇조각을 너와라 하여, 그런 재료로 지은 집이 너와집이다. 소나무 판자로 덮은 집도 너와집이다. 그런 너와집 중에 굴참나무 껍질로 지붕을 이은 집이 굴피집이다. 흔히 굴피나무는 굴피집을 만드는 재료로 오해를 한다. 굴피집이란 '굴참나무 껍질'이란 뜻으로 굴피나무와 전혀 관계가 없다. 굴참나무는 참나무 종류로 우리나라 어디에 가나 많다. '골이 지는 참나무'가 굴참나무가 되었다. 아름드리로 자라는 굴참나무는 줄기에 코르크가 두껍게 발달한다. 코르크 껍질은 보온과 방수가 뛰어나 굴피집 지붕으로 썼다. 굴참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많이 닮았는데, 굴참나무 잎 뒤에는 흰털이 많이..

갯버들 / 버들강아지 눈 떴다

갯버들 버들강아지 눈 떴다 봄꽃이 채 피기 전 3월 초가 되면 내(川)가 흐르는 물가에 가장 먼저 움트는 나무가 갯버들이다. 갯버들은 물이 흐르는 상류 하천에 산다. 강이나 바다 가장자리에 물이 드나드는 곳을 '개'라고 한다. 그런 갯가에서 자라는 버들이라 갯버들이 되었다. '개+ㅅ+버들'이 갯버들이 된 것이다. 강아지 꼬리처럼 부드러워 버들강아지라 하기도 하고, 강아지가 줄어 가야지가 된 후, 다시 버들+가야지에서 '야'가 탈락하고 발음하기 좋은 버들개지가 되었다. 버들강아지나 버들개지 모두 표준말이다. 갯버들은 물가에 뿌리를 내리면 가지를 풍성하게 뻗는다. 갯버들은 냇가로 바람이 불어오면 흔들흔들 춤추며 꽃가루받이를 하는 풍매화이다. 물론 벌이 와서 거들기는 하지만 바람이 반갑기만 하다. 꽃이삭은 그..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8. 산길에서 ④

겨울눈 21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8. 산길에서 ④  피어나는 꽃들은 5억 년 전 이 땅에서 생명체가 이룩한 진화의 증거다. 꽃을 피우는 식물 중 300년 이상 살아가는 경우가 없다고 하지만, 사는 동안 지구를 아름답게 하였고 비옥하게 한 공로가 충분하다. 생애가 짧고 다양하게 번식하기에 세상이 풍성하다. 꽃과 나무가 경쟁하며 사는 것이 대단하고, 그렇게 크는 것을 보면 고맙고 대견하다. 꽃과 잎을 내는 시간은 경이로운 시간이다. 카메라를 가지고 산길에서 나무의 겨울눈을 찾으며 생명이 움트는 현장을 발견하는 것은 기쁨의 시간이다.       ▼ 능수버들 (버드나무과) : 버드나무는 가늘고 길게 늘어져 산들바람에도 길게 쉽게 흔들린다. 능수버들(한국 원산)은 잔 가지가 황록색이고, 수양버들(중국 원산)..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7. 집 부근 꽃나무 ②

겨울눈 20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7. 집 부근 꽃나무 ②   봄이 오고 있는지 기온은 올라가는데, 나무에 겨울눈은 언제 열릴까 수시로 찾아가 본다. 겨울눈은 이전 봄부터 준비하는 것이라 조바심은 사람이 미리 내고 있다. 2월이 지나면 겨울눈 속에서는 한창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새 생명이 꽃과 잎을 내미는 그날을 기다리며 겨울눈은 생명을 품고 기다린다.    ▼ 목련(목련과) : 목련은 꽃의 크기와 모양이 연꽃과 닮고 아름다운 꽃이 나무에 달린다고 목련(木蓮)이라 하였다. 목련은 한라산에서 자라는 우리 토종 나무다. 백목련에 비해 화피 조각이 좁고 수평으로 펼쳐지며 잎끝이 서서히 좁아지고 꽃 밑에 1개의 잎이 달리는 점이 다르다. 잎눈은 작고 털이 없으며 꽃눈은 크고 긴 황갈색 털이..

서울둘레길에서 피는 봄꽃 ③ 5월에 피는 꽃

서울둘레길에서 피는 봄꽃 ③ 5월에 피는 꽃   봄이 오면 봄꽃들은 저마다의 색깔로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 3월에 피는 꽃은 노란색이 대세인데, 풍년화, 복수초, 생강나무, 산수유, 개나리가 그렇고, 4월에 들면 복숭아나무와 살구나무, 진달래, 벚나무, 매화가 분홍빛 꽃을 피운다. 그러다가 5월이 되면 하얀 꽃이 등장하게 되니, 불두화, 쪽동백, 찔레꽃, 아까시나무가 나뭇가지를 다 덮도록 하얀 꽃을 피운다. 여름에는 백일홍, 능소화, 봉숭아가 태양빛을 받아서인지 빨강 꽃이 많고, 여름 햇살이 숙어지면 용담, 쑥부쟁이, 꽃향유, 개미취, 구절초 등 보라색 꽃이 선선한 가을을 수놓는다. 꽃이 향기와 색을 가지는 있는 것은 꽃가루받이를 하려 동물을 유혹하려는 몸짓이다. 나비는 붉은색, 자주색을 포함한 반짝이는..

계절관측지표 / 기후변화로 중요성이 커진 계절관측 생물

계절관측 지표 기후변화로 중요성이 커진 계절관측 생물 기상청에서 관리하는 계절관측 지표가 있다. 계절관측 표준지표로 식물(12종), 동물(9종), 기상현상(5종)을 정하여 매년 동일지점에서 관측하고 있다. 그렇게 측정한 값을 모아 분석하여 봄이 되면 매화나 벚꽃이 언제 피는지, 가을이면 단풍이 언제 들기 시작하여 절정이 언제인지 분석한 내용을 알려준다. 기상청은 최근 10년(2011-2020) 측정한 계절관측 평년값을 산출하여 발표하였다. 봄꽃 (매화, 개나리, 진달래, 벚나무)은 개화일이 이전 평년값(1991-2010)보다 1~5일이 빨라졌고, 여름철 매미 첫 울음소리는 2일 빨라졌다. 늦가을과 겨울을 나타내는 서리와 얼음 시작은 3일씩 늦어졌다. 봄과 여름은 4일이 길어졌고, 겨울은 7일이 짧아졌다...

서울둘레길에서 피는 봄꽃 ② 4월에 피는 꽃

서울둘레길에서 피는 봄꽃 ② 4월에 피는 꽃   3월 중하순이 지나면 봄꽃의 향연이 시작된다.  꽃은 맛과 향기와 모양으로 곤충들이 자신을 선택을 하도록 알린다. 꽃이 곤충을 유혹하는 일은 꽃에게는 삶이 달린 일이다. 이렇게 하면서 꽃은 진화한다. 초록 식물이 등장한 것은 지구가 탄생한 지 40억 년이 지난 후였고, 꽃이 탄생한 것은 또다시 5억 년이 지난 후였으며, 그 꽃을 감상할 사람이 태어난 것은 다시 1억 5천만 년이 지나고 나서 이다. 꽃을 피우는 것은 자손을 만들기 위한 것이고, 저마다 피우는 꽃의 맛과 향과 모양은 꽃의 선택이다. 4월의 꽃은 3월의 꽃보다 색이 짙어졌지만 물가에서 피는 들꽃은 작으며 화려하지는 않다. 그 꽃들은 바람에 의해 맺어지는 것이기에 화려할 필요가 없다. 숲 속에서도..

서울둘레길에서 피는 봄꽃 ① 3월에 피는 꽃

서울둘레길에서 피는 봄꽃 ① 3월에 피는 꽃  겨울이 서서히 벗어나면 빛에 의해 풀과 나무가 자극을 받고 성장호르몬이 합성된다. 이 호르몬에 의해 식물들은 잠에서 깨어난다. 주변 온도가 올라가면서 식물들의 활동도 조금씩 늘어난다. 온도가 누적되면 식물조직은 분열을 시작한다. 꽃이 피는 시기도 이렇게 정해지는데, 지구 온도가 더워지면서 그것이 앞당겨진다는 얘기를 한다. 꽃이 피는 시기는 일기의 변화와 지구온난화의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봄꽃은 3월 중순이 지나면 많이 늘어난다. 서울둘레길에서 방이동을 지나 수서역까지 걷는 구간에서 오금공원 주변에는 나무 꽃이 많아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일자서울둘레길 구간꽃이 핀 식물2021.3.3도봉산역-당고개역 능수버들, 갯버들3.10당고개역-양원역 산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