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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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28

풀은 겨울을 어떻게 날까?

풀은 겨울을 어떻게 날까? 겨울이 오면 풀은 시들고, 나무는 잎을 떨어뜨리고 앙상하다. 사람처럼 옷도 없고 동물처럼 털도 없는 식물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날까? 겨울이 와서 그렇게 죽은 듯이 지내도 풀과 나무는 저마다 겨울을 나는 방법이 있다. 한해살이풀은 죽지만 씨를 퍼뜨리니 씨로 겨울을 나는 것이고, 두해살이풀은 어린 식물이 납작하게 엎드려서 겨울을 나고, 여러해살이풀은 땅속뿌리로 겨울을 나서 이듬해 싹을 틔운다. 줄기가 두꺼운 나무는 씨를 퍼뜨리거나 겨울눈으로 겨울을 나서 이듬해 봄에 잎과 꽃을 틔운다. 한해살이풀은 1년 동안 씨에서 싹이 나고 생장하여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모두 이루는 풀이다. 씨를 만들어 퍼뜨리고 나면 시들어 뿌리까지 죽고 만다. 그래서 한해살이풀은 씨를 많이 만들고, ..

소태나무 / 지독히 쓴맛 소태맛이 나는 나무

소태나무 지독히 쓴맛 소태맛이 나는 나무 과명 : 소태나무과 개화 : 5~6월 결실 : 9~10월 높이 : 10~15m 분포 : 전국 산지 약이나 음식을 먹다가 지독히 쓰면 '소태 같다'라고 표현하고, 찡그린 표정에는 '소태 씹는 얼굴을 하고 있다'라고 한다. 여러 맛 중에서 가장 쓴맛이 소태맛이다. 소태나무 잎이나 가지를 씹으면 지독한 쓴맛이 난다. 소태나무껍질이 소태이고, 소태맛이 나는 나무라고 소태나무다. 또는 나무를 자르면 안쪽에 노란 심재가 별을 박아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을 소태라고도 한다. 즉 소태는 '별박이'가 있는 것을 뜻하는 말이라고도 한다. 소태나무는 잎, 나무껍질, 줄기, 뿌리가 다 쓰다. 특히 줄기나 가지의 속껍질이 가장 쓰다. 소태나무 속명 Picrasma는 쓴맛을 뜻하는 그..

서어나무와 소사나무 / 울퉁불퉁한 서어나무 가족

서어나무와 소사나무 울퉁불퉁한 서어나무 가족 서어나무와 참나무 종류는 중부지방에서 가장 많이 사는 나무 가족이다. 서어나무는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울퉁불퉁한 서어나무 가족으로는 서어나무, 개서어나무, 까치박달, 소사나무가 있다. 서어나무 나무줄기를 보면 껍질이 두꺼워 보인다. 나이테는 나무 안쪽에서 생기고 물과 영양분도 지나간다. 나무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 껍질 바로 안쪽이다. 그래서 껍질은 햇볕과 바람으로부터 나무의 민감한 부분을 보호한다. 서어나무는 추위에는 강하지만 여름에 직사광선을 받으면 껍질이 손상을 입기도 한다. 서어나무와 소사나무는 서어나무 종류 중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 서어나무는 서목(西木)에서 유래되어 서나무라고도 하는데 강원 이남 산지에서 살고, 소사나무는 서어나무 보다..

가죽나무와 참죽나무 / 쓸모 없는 것과 좋은 것을 비유할 때 쓴 나무

가죽나무와 참죽나무 쓸모없는 것과 좋은 것을 비유할 때 쓴 나무 스님들이 나물로 해서 먹는 참죽나무가 있고, 참죽나무와 달리 먹을 수 없다 하여 '가짜중나무(假僧木)'란 뜻인 가죽나무가 있다. 가죽나무는 잎 아래쪽 톱니 부근에 사마귀처럼 생긴 샘이 있는데 그곳에서 약한 역한 냄새가 난다. 사마귀가 있고 없고는 가죽나무과 참죽나무를 구별하는 차이점이다. 가죽나무가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것은 잎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가죽나무는 참죽나무처럼 잎을 사람에게 베풀어 줄 생각이 없다. 가죽나무는 참죽나무처럼 맛있지 않아서 가죽나무라 하였다는 얘기도 있다. 남부지방에서는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라 부르고, 진짜 가죽나무는 개가죽나무라 한다. 가죽나무는 산춘(山椿)이라 불렀다. 산에서 나는 참죽나무란 뜻이다. 가죽나무는 겨..

버드나무 사계

버드나무 사계 버드나무는 나뭇가지가 부들부들하다고 버들 또는 버드나무이다. 뒷산에 큰 버드나무가 있기에 관찰하였다. 버드나무는 봄에는 흰 솜털이 퍼져 주변 넓은 터를 하얗게 덮었다. 씨앗은 흰 솜털 안에 있는데, 숲에 포위되어서 그러한지 멀리 날지도 못하였다. 버드나무 씨앗은 연약하여 나무에서 떨어져 나오면 1주일 정도만 생명력을 유지하고, 그 뒤엔 생명력을 잃어버리니 온천지에 퍼지지 못한 솜털은 헛방이 되고 만다. 씨앗이 든 솜털은 물기가 있는 곳에 앉으면 곧 뿌리를 내리고 자라게 된다. 그늘에선 힘을 못 쓰고 햇볕이 있는 곳을 좋아한다. 씨앗이 아니더라도 버드나무는 가지를 꺾어 꽂기만 해도 된다. 땅에 꽂을 때는 가지 아래위가 따로 없다. 가지 옆에 툭 튀어나온 돌기에서 뿌리를 내려서 살 자리를 마련..

묵나물 / 햇빛에 말려 이듬해 봄까지 음미하는 맛과 향

묵나물 햇빛에 말려 이듬해 봄까지 음미하는 맛과 향      묵나물은 뜯거나 따서 말려 두었다가 이듬해 봄까지 먹는 나물을 말한다. 묵은 나물을 줄여서 묵나물이라 부른다. 고사리, 호박, 박, 가지, 시래기, 취나물, 참나물, 도라지, 고구마순, 토란줄기 등이 주로 해 먹는 묵나물 종류이다. 겨울에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없을 때 먹으려고 묵나물을 만든다. 묵나물로 할 것은 뜯어서 뜨거운 물에 데쳐서 햇빛에 바짝 말린다. 그래야 나물이 가진 맛과 향이 오래가고 보관하기도 좋다. 그렇게 말린 나물은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는데, 비닐봉지에 보관할 때는 바람이 통하지 않게 밀폐를 한다. 대보름이 되면 말렸던 묵나물을 꺼내서 물에 몇 시간 담가 둔다. 그리고 끓여서 익히고 헹궈내어 나물로 만들어..

붉나무 · 옻나무 · 개옻나무 / 모두 옻이 오르는 나무일까?

붉나무 · 옻나무 · 개옻나무모두 옻이 오르는 나무일까?   어릴 때 가랑잎을 끄느라 산에 자주 올라갔다. 그때 어머니는 아까시나무 가시에 조심하라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그리고 옻나무에 옻 오르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어느 것이 옻나무인지 분간도 못할 때였다. 대체로 옻나무는 밭에다 심어서 그런지 산에서는 보지 못하였다. 나중에 옻이 오른 사람을 보았는데 팔과 얼굴에 진물이 나는 것이 끔찍하였다. 사실 옻나무는 보기 드물었고, 개옻나무나 붉나무도 옻이 오를 수는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 나무에는 가까이 갈 생각을 못하였다. 개옻나무와 붉나무에 옻이 오를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옻나무과 나무는 지구상에는 많아 600종 정도 된다고 한다. 열대지방에 많은데, 우리가 잘 아는 열대지방의 식..

2021년 '올해의 꽃'

2021년 '올해의 꽃' 나무와 풀은 꽃을 피워 후손을 만들고, 곤충과 뭇 짐승은 먹을 것을 찾아 생명을 이어간다. 꽃은 생존수단이요, 생물계의 화려한 의식이다. 나무와 풀은 머무는 자리가 있고, 꽃은 피는 시기가 있으니, 그런 장소에서 꽃은 어우러져야 볼 수 있는 것이다. 꽃 피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 만남이요 그런 꽃잔치에 찾아 나서는 일은 행복한 여정이다. ▲ 너도바람꽃(미나리아재비과) : '너도'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비슷하다는 의미이다. 변산바람꽃과 비슷한데, 포엽이 깃꼴로 자잘하게 갈라지고, 꽃잎의 끝이 2갈래로 갈라져 꿀샘으로 되는 점이 다르다. 3~4월에 제주를 제외한 전역 산지 계곡에서 자란다. ▲ 노루귀(미나리아재비과) : 긴 털로 덮인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붙은 이..

초피나무와 산초나무 / 상쾌한 매운맛 향신료를 만드는 열매

초피나무와 산초나무 상쾌한 매운맛 향신료를 만드는 열매 초피나무 열매껍질을 초피라고 한다. 중부 이남 산과 들에서 초피나무를 볼 수 있다. 추어탕이나 고깃국을 끓일 때 초피 가루를 넣는다. 어떤 추어탕집에서는 제피라고도 하는데,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에서는 초피나무를 제피나무라 하고 젬피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가을이면 씨앗을 따다가 절구에 빻아서 향신료로 쓰는데, 씨앗보다는 씨앗 껍질에서 향기가 많이 난다. 산초도 향기가 있는데 초피 향기가 강하다. 톡 쏘는 상쾌한 매운맛이 추어탕을 맛나게 한다. 생선요리에 넣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은 초피 가루를 산초 가루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산초나무와 초피나무를 구별을 하자면, 산초나무는 함경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서 높지 않고 깊지도 않은 산에서 볼..

2021년 '올해의 나무'

2021년 '올해의 나무' 나무도 생명의 굴레로 살아가는 생명체라 생로병사의 바퀴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산길과 섬, 들길에서 그리고 왕릉에서 줄기차게 살아서 우뚝 선 나무를 만났다. 온누리에 화사한 봄바람도 찌는듯한 여름 더위도 높고 푸른 가을 하늘도 시리게 건너온 차가운 골바람도 나무를 살아 숨 쉬게 한 물결이었다. 감동의 물결처럼 나무가 아름다운 날이다. ▲ 주목(주목과) : 주목은 나이가 들면서 세로로 벗겨지며 붉은빛을 띤다. 목재도 속살이 붉다. 열매도 붉고 잎을 제외한 모든 것이 붉다. 붉은빛은 나이를 먹었다는 주목의 자기표현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그 나무를 태백산에서 만났다. 태백에 오른 보람이 주목을 만난 것에도 있다. ▲ 꽃개회나무(물푸레나무과) : 지리산 이북의 높은 능선이나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