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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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 부산의 명물시장

국제시장 / 부산의 명물시장 부산 중구 신창동 4가 (2017.5.4) 국제시장은 2014년 영화 '국제시장'으로 유명세를 탄 시장이다. 부평깡통시장에서 동쪽으로 가서 길 하나를 건너면 국제시장이다. 해방 이후에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본인들 물건과 해외에서 돌아오는 동포들의 물건을 거래하던 도떼기시장이 그 출발점이었다. 도떼기시장이란 온갖 물건을 도산매하는 시끌벅적한 시장이다. 낱개로 떼어서 파는 낱떼기의 상대 말이 도떼기이니, 거래 단위가 크고 거래 방법이 다양하고 흥정을 해야할테니 시끄러운 것은 뻔한 노릇이다. 그래서 시끌벅적한 곳을 도떼기시장 같다고 한다. 국제시장이라 부른 것은 1950년 전쟁 때 부산에 미군이 진주하면서 미 군수 물자, 홍콩 수입물품, 일본 전자제품이 거래되면서 붙은 이름이다. 2..

부평깡통시장 / 부산의 수입제품 명물시장

부평깡통시장 부산의 수입제품 명물시장 부산 중구 부평동 (2017.5.4) 부산에 있는 정통시장에는 부평깡통시장, 국제시장, 자갈치시장이 있다. 거리가 멀지가 않아서 발품을 팔면 한 나절에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보수동 책방골목 남쪽에 깡통시장이 있고, 깡통시장 동쪽에는 국제시장이, 국제시장 남쪽에는 바다 쪽으로 자갈치 시장이 있다. 재래시장이란 옛날부터 있었던 시장이란 말인데, 오늘날의 재래시장인 도시 상설시장의 역사는 짧다. 서울의 경우는 1897년부터인데, 이곳 부평시장은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개항 이후 일본인들이 들어오면서 부평동에 시장이 생겨났다. 한국전 이후 미군 물품을 취급하였고, 베트남전 이후 수입물품인 통조림을 팔기 시작하여 깡통시장이 되었다. 부평동은 개항 전에는 갈대밭과 풀밭이었..

보수동 책방골목 / 부산의 명물거리

보수동 책방골목부산의 명물거리 부산 중구 보수동 (2017.5.4)  학교 다닐 때 책값을 아껴보려고 청계천 헌책방에 드나들기 시작하였다. 졸업 후에도 헌책방은 가끔 다니는 편이다. 졸업 직후에 산 책 중에서 교주 춘향전(1954. 을유문화사), 쎄르반떼스의 돈 끼호테(1960. 정음사), 육사 시문집 청포도(1964년. 이육사선생기념비건립위원회) 등은 아직도 귀하게 간직하고 있는 책이다. 헌책이란 이미 사용한 책이다. 이미 절판된 책 중에 간직할만한 책이 없을까 하고 다니다가 가끔 헌책을 구입하고 있다.  부산에 여행할 기회가 생겨 보수동 책방골목을 찾았다. 부산역에서 걸으면 30분가량 걸리는 거리다. 피난시절의 애환이 있는 40 계단을 지나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더 걸어가면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8..

향곡산방 서재 현판

향곡산방(鄕谷山房) 서재 현판 며칠 전에 친구가 내 서재에 걸 현판을 가지고 왔다. 자작나무를 구해서 현판을 만들고, 돌에 낙관 3개를 새겼다. 직접 글씨도 쓰고 칼로 파내고 새겨 정성을 많이 들인 작품이다. 그런데, 얼마 전 집을 좁은 데로 옮겨 서재는 없어지고 책은 이곳저곳 흩어서 쌓아 놓았다. 지금은 마루가 내 서재다. 현판이 생기니, 아내가 다시 서재를 마련해야겠다고 그런다. 재작년 이사 오기 전에 서재에서 하룻밤을 잔 동생이 서재에 현판이 있어야겠다며, 동생이 잘 알고 있는 현초선생에게 부탁하여 서재에 걸어 둘 글씨를 가지고 왔다. 현판을 건다는 생각을 하니 좀 어줍잖은 생각도 든다. 게으름을 피웠다간 누가 될라. 향곡산방(鄕谷山房) 현판,낙관,글씨 / 정유 중춘 상헌 옥야 박인우 서각이라 썼다..

천마산의 봄 1. 얼레지가 벌 나비를 부르고

천마산 3 천마산(812m) 의 봄 1얼레지가 벌 나비를 부르고  경기도 남양주시 천마산역-관리소길-뾰족봉-천마산-돌핀샘-호평동길-수진사 (7.68㎞. 4시간 반. 2017.4.23. 맑음)  며칠 사이에 새로운 들꽃들이 피고 진다. 그만큼 자연은 무상하다. 구경하기 어려운 들꽃을 보려면 멀리 나서야겠지만, 계절에 맞추어 천마산으로 가는 발품만 팔더라도 귀한 들꽃을 구경할 수가 있다. 꽃들은 온도에 맞추어 살아가며 자신의 종을 퍼뜨리는 기준이 있다. 꽃들도 이 땅에서 빈틈없이 살고 있는 것이다. 이즈음에는 제비꽃이 많다. 제비꽃 노랑제비꽃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들꽃은 피었다가 스러져도 다시 다음 해에 피는 끈질김이 있다. 극한의 겨울을 어떻게 견뎠는지 신기하다. 많은 식물들이 꽃가루를 퍼뜨리는 데는 다..

박태기나무 / 밥알처럼 붙은 자줏빛 꽃나무

박태기나무 밥알처럼 붙은 자줏빛 꽃나무 콩과 개화 4~5월 결실 9~10월 산수유와 개나리가 지는 4월 초가 지나면 꽃밭에는 자줏빛 꽃이 피는 박태기나무가 보인다. 잎이 나기 전에 줄기에 오밀조밀 달리는 꽃은 꽃자루가 없어 천상 꽃 방망이요 꽃 막대기다. 밥알을 밥티기라 하는데, 이것이 박태기나무가 된 것이다. 꽃에는 독이 있어 밥알처럼 생각해서 먹었다간 큰일 난다. 나무껍질은 매끄러운 회백색이다. 척박한 땅에서 자라느라 겨우내 담아낸 자양분을 꽃피워 그럴까. 오래 자라도 굵게 자라지 않는, 몸 관리를 잘하는 나무다. 잎은 윤기가 있는 하트 모양으로 톱니도 없이 매끄럽다. 매달리는 꽃이나 나뭇잎 모양이나 군더더기가 없다. 박태기나무가 콩과 식물인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은 열매가 달리는 것을 보면 안다...

핸드폰 / 기계도 세월 따라

핸드폰 기계도 세월 따라 1885년 평양-의주간 전신선을 설치하였다. 중국이 한반도 지배권을 강화하려고 설치한 것이었다. 미국인 모스가 전신부호를 발명하여 전신을 보급한 지 30여 년이 지난 뒤였다. 그 뒤 조선의 고종은 봉수제도를 철폐하였다. 파발마로 달리고 연기로 연락을 하던 기능은 골동의 제도가 되고 말았다. 1896년에 서울-인천 간 전화가 개통되고, 다음 해에는 덕수궁에 전화를 설치하였다. 미국에서 전화 특허를 받은 지 20여 년만이었다. 교환수가 전화를 연결해 주던 일도 1950년대까지였다. 1958년에는 미국에서 무선호출 벨보이(bell boy)를 시작하고, 우리나라는 1982년 무선호출을 삐삐라고 부르며 시작하였다. 이제 전화기는 최첨단의 기능을 탑재하고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 모든 것..

면도솔 / 30년이나 얼굴을 비벼

면도솔 30년이나 얼굴을 비벼 보통 남자는 머리카락을 땋지 않으면 깎는다. 남자들이 그렇게 머리를 깎기 시작한 것이 1895년 단발령을 내린 이후부터다. 그러니 한국의 남자가 머리를 깎은 것은 120년이 넘었다. 머리를 깎고 난 뒤 면도를 한다. 이발(理髮)이 머리털을 다듬고 자르는 것이라면, 면도(面刀)는 얼굴에 난 털을 칼로 밀어서 없애는 일이다. 털이 유난히 많은 나에게 면도는 큰 공사다. 이발소에서 면도를 할 때, 뜨거운 물에 수건을 넣었다가 꺼내서 짜고, 훌훌 털어서 열기를 대강 없애고 얼굴에 덮는다. 그러면 털을 부드럽게 자를 수 있다. 코는 내놓는다고는 하지만 뜨겁고도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면도를 하고 난 뒤 얼굴은 화끈거리고 쓰리다. 그래서 뜨겁게 하지 말아 달라고 미리 부탁은 하는데,..

한양도성 순성길 ③ 인왕과 북악을 넘어

서울 내사산 한 바퀴 한양도성 순성길 ③ 인왕과 북악을 넘어 돈의문(서대문)터-경교장-인왕산(338m)-창의문-백악산(342m)-숙정문-말바위안내소-혜화동 (약 9㎞. 5시간. (2017.4.11) 지난 번 목적지인 돈의문터를 출발하여 경교장을 들러 인왕산 쪽으로 향했다. 일제 때 경희궁의 우 백호에 해당하는 숲을 허물고 경성측후소를 지었는데, 지금은 다른 기관이 들어섰다. 무어든 한 번 허물면 회복하기 여려운 것이다. 도성 서쪽엔 한양도성의 경계를 두고 무학의 야사가 전하는 선(禪) 바위가 보인다. 스님이 옷을 입은 모습이라고 그렇게 불렀다. 무학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아 선바위는 성 밖으로 밀려났다. 인왕산의 당초 이름은 서봉(西峰)이었는데, 조선 개국 후 인왕산으로 고쳤다. 인왕사(仁王寺) 절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