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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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간주나무 / 못 생겨도 속은 단단하다

노간주나무 못 생겨도 속은 단단하다 측백나무과개화 4~5월결실 10~12월  산에 오르다가 보면 푸석한 흙길에서 메마른 줄기에 거친 바늘잎을 하고 있는 나무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한테 관심도 끌지 못하는 나무다. 노간주나무가 그것인데, 다른 나무와 경쟁을 하는 것도 아름다움을 뽐내지도 않는 나무다. 잎은 뾰족한데 그리 멋스러운 것도 아니다. 줄기는 거칠어 황량하기까지 하다.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도 살아가는 억척스러운 나무인데, 나뭇잎이 너무 거칠어 초식동물들은 이 나무에 입도 대지 않는다. 측백나무과인 노간주나무는 '늙은 가지를 가진 나무'란 뜻인 노가지나무가 변해서 노간주나무가 되었다. 거친 껍질을 살살 벗겨 보면 속은 반질반질하고 탄력이 있다. 또한 잘 썩지도 않는다. 그래서 지팡이나 소의 코뚜레, ..

아우내장 / 천안 병천장

아우내장 / 천안 병천장충남 천안시 병천면 (2017.5.16)아우내 장날 : 1일. 6일   천안역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가까이 가면 아우내장터가 있다. 유관순 열사가 1919년 기미년 아우내에서 만세운동을 하여 더욱 알려진 장터다. 냇물이 아울러서 '아우내'이다. 물이 아울렀다는 것은 정선에 있는 아우라지도 같다. 아우르다는 어우르다의 작은 말이고, 합한다는 뜻의 옛말은 '아울'이다. '아우라지'는 '합해짐'이란 뜻이 된다. 아우르다의 어근이 '아울'인데, 옛말에는 '아울'보다는 '어울'이 많다. 이곳은 잣밭내(栢田川)와 치랏내(葛田川)가 어우러져 병천천(竝川川)이 흐른다. 병천천은 겹말이 되었다.   천안삼거리 능수버들은 휘휘 늘어졌다. 옛시에 버드나무는 사랑과 이별의 나무였다. 이곳에 사랑과 이..

북한산둘레길 1-2. 정릉에서 불광동까지 (5~7구간)

북한산둘레길 1-2 정릉에서 불광동까지 (5~7구간) 정릉주차장-형제봉입구-평창마을길-탕춘대성암문입구-불광동 북한산생태공원 이동거리 10.1㎞. 이동시간 3시간 40분. 휴식시간 1시간. 합계 4시간 40분 (2017.5.15) 정릉주차장에서 시작하는 명상길은 오름내림이 있다. 그래도 위로 오르는 산길 보다 수평으로 다니는 둘레길은 쉽다. 숲길은 명상길로 명명한 길답게 걷기에 편하다. 편안하여 좋다. 아까시 꽃이 향긋하여 코끝도 상쾌하다. 산길에 앉아 준비한 풋나물로 술 한 잔 하였다. 매화를 보며 술을 마시는 것을 매화음(梅花飮)이라 하는데, 꽃내음을 맡으며 마시는 술은 유화주(流花酒)라 할만하다. 명상길을 나와서 들어서는 평창마을길은 산비탈에 지은 주택가로 걷는 길이다. 길은 아스팔트길이지만 제각기 ..

서리산 / 철쭉이 피는 봄산

서리산(832m) 철쭉이 피는 봄산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2017.5.14) 축령산자연휴양림 - 서리산 - 화채봉(649m) - 비금리 (4시간 반) 철쭉을 보러 서리산으로 갔다. 마석역에서 떠나는 버스는 만원이다. 마침 철쭉제 기간이었다. 관광버스 수십 대가 도로를 메워서 차가 들어갈 수가 없다. 산길도 만원이다. 철쭉의 절정기는 지났고, 꽃보다 사람이 많다. 사람이 자연이 하는 일을 어찌 알 수 있으랴. 산철쭉은 꽃이 철쭉보다 진한 분홍색이다. 꽃이 연분홍색이고 잎이 둥글면 철쭉. 꽃이 진분홍색이고 잎이 긴 타원형이면 산철쭉이다. 3월 하순에 피는 진달래는 2주 정도 피고, 진달래가 지는 4월 중순부터는 산철쭉이 5월 중순까지 피고, 마지막으로 철쭉이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핀다. 서리산엔 ..

북한산둘레길 1-1. 우이동에서 정릉까지 (1~4구간)

북한산둘레길 1-1. 우이동에서 정릉까지 (1~4구간) 우이 우이령입구-솔밭공원-이준열사묘역 입구-북한산생태숲-정릉주차장 거리 11.6㎞. 이동시간 4:30. 휴식시간 1:50. 계 6:20 (2017.5.9) 우이동 종점에서 출발하는 북한산둘레길은 21구간 71.5㎞이다. 모두 7번으로 나누어 걷고자 한다. 한 달에 두 번씩 걸을 계획이니, 지금 시작하면 한여름까지 걸을 것 같다. 봄 한철 들꽃들이 서둘러 피더니 어느새 수목의 빛이 푸르다. 산길 곳곳에는 큰 나무들이 제법 있다. 나무는 지지구조가 허락하는 한 높이 자란다 하는데, 미루나무 버드나무 큰 나무들이 끝 간 줄 모르게 자랐다. 물이 오르는 연한 이파리에 눈이 시원하다. 노자가 말하였다. "만물은 태어날 때는 부드럽고 약한데, 죽고나면 마른다"..

해동용궁사 / 바다 절경에 있는 해변 법당

해동용궁사바다 절경에 있는 해변 법당 부산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2017.5.5)  해운대 달맞이길에서 더 동쪽인 기장군으로 가면 해변 법당으로 바다 경치가 뛰어난 절 용궁사가 있다. 용궁사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절 아래 사하촌(寺下村)이 형성되듯, 절 아래 가게도 대목을 만난 듯하다. 절집을 다닥다닥 세워 절터가 비좁다. 그래서 바다를 배경으로 삼은 모양이다. 무지개다리는 바다와 절 사이에 걸쳐 있다. 바다에서 시끌벅적하였더라도 이 다리를 건너면 알음알이를 내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부처님 오신 날이 며칠 지나지 않아 법당 안팎에 연등이 가득하다. 연등을 밝히는 것은 부처님이 인류의 빛으로 오신 것을 기념한다는 뜻이다. 구름다리를 건너 바다 쪽으로 가서 바위 한편에 앉았다. 바다는 출렁이고 마음은 조..

해운대 달맞이길 / 바다와 달빛이 있는 낭만 오솔길

바다와 달빛이 있는 낭만 오솔길 해운대 달맞이길 (Moonten Road) 부산 해운대구 중동 (2017.5.5) 해운대 미포사거리를 지나면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오솔길이 있다. 해운대 달맞이길. 이름이 낭만적이다. 벚꽃이 피는 봄날 휘엉청 달을 보면 그 운치가 더 있을 것이다. 별빛에 잠 못 이룬 들꽃도 있지만, 달빛에 취해 쳐다보는 낭만도 있어야 한다. 파도소리를 듣고 달빛에 취해 걸을만한 오솔길이다. 청사포(靑沙浦)나 해월정(海月亭)에서 보는 달은 운치가 있다고 한다. 달빛 비치는 밤에 배꽃이나 조팝나무 밑에서 보는 달빛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달맞이길을 걷다가 보면 바닷가쪽으로는 미포에서 송정까지 잇는 옛 철길이 있다. 부산에서 경주까지 다니던 동해남부선 철길 일부를 복선화 하면서 철로를 옮겼다..

태종대 / 부산의 바다 전망대

태종대(太宗臺) 부산의 바다 전망대 /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7호 부산 영도구 동삼2동 (2017.5.4)  부산에서 영도다리를 건너 태종대로 가는 길은 복잡하다. 차량들이 많아 도로는 비집고 나갈 틈이 없다. 이 먼 땅을 삼국통일을 이룩한 태종(太宗) 무열왕이 다녀간 곳이라 태종대라 하였다. 김춘추가 최초의 진골 출신 왕이 된 것이다. 통일의 위업을 이룬 왕이라 하여 시호인 무열(武烈)을 받고, 사후에 묘호인 태종(太宗)을 받았다. 당나라에서는 묘호가 황제의 나라에서 쓰는 것이고, 더구나 당태종과 같은 묘호를 쓸 수 없다고 항의를 하였다. 그러나 신라는 태종이 덕이 있고 그만한 자격이 있다고 시비를 잠재웠다. 예나 이제나 힘 있는 나라를 건드릴 수는 없다. 당의 말대로 따른 것인지 다음 왕부터는 묘호..

자갈치시장 / 한국의 대표 어시장

자갈치시장 한국의 대표 어시장  부산 중구 자갈치 해안로 (2017.5.4)   부산에 가서 시장 구경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자갈치시장이다. 우리나라 대표 어시장이기 때문이다. 자갈치란 말은 시장이 있던 자리가 주먹만 한 '자갈'이 있던 바닷가이고, 고기를 나타내는 '치'를 합해 자갈치시장이 되었다. 아마도 자갈에다가 판을 깔아놓고 갓 잡아 올린 고기를 팔았을 것이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바다를 메워서 남항(南港)을 건설하여 부산의 어업기지로 삼고, 수산물 도매시장을 세웠다. 일본이 물산을 모으고 교통수단을 연결하는 것은 생산물을 통제하고 수탈하기 위한 것이었다. 소형 어선으로 잡은 생선을 노점상이 팔았는데, 이것이 자갈치시장이 되었다. 국제시장에서 바닷가 쪽으로 가면 바다 내음이 물씬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