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분류 전체보기 2672

오대산 선재길 / 물과 같이 걷는 숲길

오대산 선재길 / 물과 같이 걷는 숲길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상원사 입구 - 동피골 - 반야교 - 월정사 이동거리 9km. 이동시간 3시간 (2020.7.6) 오대산 선재길을 걸었다. 선재(善財)는 불경전에 등장한다. 늘 훌륭한 벗과 법을 찾아 나서는 구도자로 지혜와 덕망이 뛰어난 선지식의 보배라 그런 이름을 지은 것 같다. 길은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 이다. 계곡과 숲 사이로 걷는 여름 풍광이 좋다. 사찰림은 통일신라시대의 선종, 고려시대 도선의 풍수지리설, 조선의 억불숭유로 절이 심산으로 들어온 이유로 생겼지만, 이곳 오대산은 세조가 문수보살을 친견한 인연과 자객으로부터 세조를 구한 고양이 은혜 등으로 하사 받은 것이 있어 숲은 더 커졌다. 몸으로 느끼는 것 중 가장 좋은 것은 걷기이다. 걸으면 온몸을..

오대산 비로봉 가는 길

오대산 비로봉 가는 길 상원사-사자암-비로봉(1563.4) 왕복 걸린 시간 : 4시간 25분 (2020.7.6)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정상 비로봉 오대산은 불교의 성지로 산 아래 큰 사찰림을 지니고 있는 산이다. 천하의 명당 적멸보궁에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고, 동, 서, 남, 북, 중 5대에는 석가세존과 보살들이 상주하는 것으로 전해온다. 오늘은 상원사에서 적멸보궁 있는 곳을 거쳐 비로봉에 올랐다가 같은 길로 다시 내려와 상원사에서 월정사 계곡을 잇는 선재길을 걷기로 하였다. 초여름이긴 하지만 본격 더위가 오기 전이라 그리 덥지는 않다. 산도 험하지 않고 사계절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사자암(중대사)까지는 층계 길이다. 석가모니불을 외우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산길이다. 사자암을 거쳐 비..

초여름 천마산계곡에 꽃이 피었을까?

초여름 천마산계곡에 꽃이 피었을까?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팔현리 (2020.6.29) 천마산 팔현계곡은 들꽃의 보금자리라서 봄이면 이 계곡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초여름에는 꽃이 없는 계절이기는 하지만 혹시 기다리는 꽃이 있을지 알 수 없어서 갔다. 이즈음엔 모기가 많아서 얼굴을 완전무장하고 올라가는 사람이 있었다. 자주꿩의다리와 돌양지꽃이 핀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왔다고 한다. 우리도 돌핀샘을 목적지로 정하고 산에 올랐다. 꽃과 열매는 식물을 분류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기는 하지만 꽃과 열매가 거의 없어서 잎으로 구별하는 공부가 되었다. 개다래 숲을 지나니 매미소리가 들린다. 종족번식을 위한 임무의 시작을 참 빨리도 한다. 매미는 시간대에 우는 매미가 다르고, 매미마다 소리를 낼 수 있는 적절한 체온이..

연필로 쓴 추억

연필로 쓴 추억 연필은 나무속에 흑연을 넣어 만드는데, 연필(鉛筆)이란 흑연으로 쓰는 필기구란 뜻이다. 1565년 영국에서 흑연을 막대기에 넣은 연필을 처음 만들었다. 그러다가 18세기말 프랑스 사람 콘테가 흑연 분말과 점토를 섞어서 연필심의 크기를 일정하게 만들고, 그것을 가마에서 구워내고 나무를 씌워 지금의 연필을 만들었다. 나중에 지우개를 연필에 달았고, 그 뒤 플라스틱이나 다른 재질에 넣어서 쓰는 연필이 나왔다. 누구에게나 연필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거나 글씨를 배울 때 처음 잡아보는 필기구였다. 학교로 갈 때 달리다가 보면 양철 필통에 든 연필은 달가닥거렸고, 연필은 책상에서 곧잘 굴러서 떨어지기도 해서 곯게 되고 심이 부러지기도 했다. 그래서 연필 몇 자루는 더 준비해서 학교에 가지고 갔다. ..

산사나무 / 서양은 꽃을 귀하게 여기고, 우리는 열매를 유용하게 쓴다

산사나무 서양은 꽃을 귀하게 여기고, 우리는 열매를 유용하게 쓴다 분류 : 장미목, 장미과 다른 이름 : 아가위나무, 야광나무, 이광나무, 뚱광나무 개화, 결실 : 5~6월. 9~10월 꽃말 : 유일한 사랑, 희망 만물은 봄빛을 머금어 꽃눈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른 봄꽃은 일러서 반갑고, 늦은 봄꽃은 꽃이 귀한 철이라 반갑다. 5월이면 전국의 산에서 피는 산사나무 꽃은 하얗고 아름답다. 서양에서는 5월의 여신에게 바치는 꽃이라 5월의 꽃, 즉 메이플라워(mayflower)라 한다. 산사나무 꽃은 희망과 시작을 뜻하기에 신대륙으로 떠나가는 배 이름을 메이플라워라 했고, 결혼식장에도 산사나무 꽃을 썼다. 산사나무는 서양에서는 꽃을 귀하게 여기고, 우리는 열매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쑥잎처럼 생긴 잎은 톱니..

찔레꽃과 돌가시나무 / 하얀 꽃이 피는 가시나무

찔레꽃과 돌가시나무 하얀 꽃이 피는 가시나무 찔레꽃은 5,6월 늦은 봄날 가물 때 피어 '찔레꽃 가뭄'이란 말이 있다. 들길 가다가 찔레꽃가지 얇은 껍질을 벗겨서 씹으면 초록색 물기에 배어 나온 맛이 싱싱하다. 꽃잎을 말린 찔레꽃차를 마시면 가슴속이 맑아진다. 속병을 다스리는 차라는데 그 향이 은은하다. 6월 초에 섬 산행을 갔다가 찔레꽃을 닮은 돌가시나무를 보았다. 전남 신안에 있는 비금도 그림산과 선왕산, 흑산도 칠락산에서 보았는데, 비금도에 그 꽃이 많다. 찔레꽃은 작은 가시가 나 있어서 '찌르는 꽃나무' 혹은 '찌르는 나무'라 찔레꽃이나 찔레나무가 되었다. 돌가시나무는 바위지대(돌)에서 자라는 가시나무(찔레꽃) 종류라는 뜻의 이름이다. 잎이 반들거려서 '반들가시나무'라고도 부른다. 찔레꽃이나 돌가..

진달래 암술 한 가닥

진달래 암술 한 가닥 심산유곡이 아니더라도 진달래는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나 볼 수 있는 꽃이다. 진달래는 허기졌을 때 먹던 꽃이요, 화전놀이 하며 부쳐 먹던 꽃이요, 막걸리 한 사발에 띄워 먹던 꽃이었다. 진달래는 우리와 잘 어울려서, 진달래 꽃 옆에서 있으면 사람이 수수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진달래는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수술은 꽃과 함께 떨어지고, 암술은 다음 해까지 살아남는다. 어미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그렇게 혼자 보낸다. 진달래 꽃이 지면 잎도 꽃처럼 아름답다. 가을에는 잎은 아름다운 꽃물이 들고, 겨울이면 그 잎마저 보낸다. 한 해가 지나고 진달래 꽃이 피기 전에 나무에 가까이 가 보았다. 열매껍질에는 암술 한 가닥이 여전히 남아 있다. 암술은 일 년을 하루같이 혼자 빈집을 지킨다. 이제 모든..

장도습지 식물

신안 섬 여행 ⑫ 장도습지 식물 전남 신안군 흑산면 비리 장도 (2020.6.10)  흑산도 옆 장도는 람사르 지정 산지습지다. 외딴섬에서 사람들이 장도습지를 발견하였다. 습지란 물을 머금은 땅으로 동식물이 살 수 있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다. 흑산도에서 배를 타고 건너가서 산지습지에 있는 식물을 보았다. 흑산도 칠락산 보다는 종의 수가 적은 것 같지만 면적에 비해서 다양한 식물이 살고 있다. 장도의 식물은 총 331종이라 한다. 식생은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등 상록활엽수가 가장 많다. 산길로 오르면서 왕쥐똥나무, 반디지치, 갯장구채, 기린초, 꿩의다리를 볼 수 있었고, 나무로는 팽나무, 식나무, 돈나무를 볼 수 있다. 습지를 벗어난 능선에는 이곳 깃대종 식물 흑산도비비추를 비롯하여 석위, 산일엽, 계요등이..

장도습지 / 장도에 있는 람사르 지정 산지습지

신안 섬 여행 ⑪ 장도습지 장도에 있는 람사르 지정 산지습지 장도선착장-습지전망대(정자)-산지습지-짝지기미-습지홍보관 이동거리 5.8㎞. 이동시간 2:17. 휴식시간 0:21. 계 2:38 전남 신안군 흑산면 비리 (2020.6.10) 장도는 흑산도에 딸린 작은 섬이다. 흑산도항에서 배로 30분 정도 걸린다. 흑산도에서 서쪽으로 보면 멀리 홍도가 보이고, 가까이 길쭉한 섬이 장도이다. 섬이 길어 장도(長島)인데, 대장도에는 사람이 살고, 소장도는 살지 않는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은 대장도 산 능선 해발 170m 정도 되는 곳이다. 습지란 물을 담고 있는 땅이다. 물이 그 땅 표면을 덮고 있다. 람사르협약 정식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다. 1971년 이란 람사르..

흑산도 식물

신안 섬 여행 ⑩ 흑산도 식물전남 신안군 흑산면 (2020.6.8~6.10)  김훈의 장편소설 '흑산(黑山. 2011. 학고재 간)'에서 보면 '사철나무 숲이 섬을 뒤덮어서 흑산은 검은 산이라고 한다'는 글이 나온다. 사철나무는 한 종류 나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록수를 대표하는 나무를 이르는 것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뒤에 나오는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흑산에는 상록수가 밀생 한다. 동백숲과 소나무 숲은 폭양 속에서 힘이 뻗쳐서 검게 빛났다. 소금기에 단련된 잎들이 번들거렸고, 바람이 불면 숲은 뒤척이며 수런거렸다. 멀리서 보면 햇빛이 좋은 날 섬은 먹빛으로 번쩍거렸고, 흐린 날에는 시커먼 바위덩이도 떠 있었다.'라고 썼다. 이 문장이 흑산도와 흑산도에 사는 식물에 대한 특징을 잘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