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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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회화나무 / 사도세자 죽음을 지켜본 나무

창경궁 회화나무 사도세자 죽음을 지켜본 나무 회화나무 / 창경궁 (2019.6.28) 봄이 다 지나가고 여름이 올 즈음 창경궁으로 갔다. 창경궁 정문에 들어서면 옥천교 돌다리가 있다. 아버지가 서울 동숭동에 있는 대학교에 다닐 때 625 동란이 일어나자 한강다리가 끊어지고 피할 데가 없어 3일간 숨었던 곳이 옥천교 돌다리 밑이라 하였다. 그 돌다리 밑을 들여다 보았다. 살구나무가 부근에 있어 익어서 떨어진 살구를 주으러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전쟁중에는 보통 사람들이나 인민군이 살구를 주우러 내려갈 정도의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창경궁 정문으로 들어서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 바퀴 돌면 끄트머리 선인문 부근 넓은 터는 한 때 동물원이 있었던 곳이다. 동물원 뿐만 아니라 궁궐 밖 원남동 쪽에..

계수나무 / 낙엽에 달콤한 솜사탕 향기

계수나무 낙엽에 달콤한 솜사탕 향기 음악가 윤극영이 작사 작곡한 동요 '반달'에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라는 가사가 있다. 이 노래에 나오는 계수나무는 달나라에 있는 나무인 줄 알았다. 달을 쳐다보면 계수나무 아래서 토끼가 방아를 찧는 모습이 보인다고 하는데, 운석이 날아와 충돌한 흔적이라 한다. 달나라에 나오는 계수나무를 중국에서는 목서라 하고, 쓰기는 금계(金桂), 은계(銀桂)라 쓴다. 중국의 유명한 관광지 계림(桂林)의 계수나무도 목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계수나무로 쓴다. 남원 광한루에 걸려 있는 현판 계관(桂觀)은 달나라 계수나무를 일컫는 현판이고, 퇴계가 쓴 시 '어린 솔을 심으며'에서 '초동은 (소나무를) 쑥대처럼 보지만 / 산 늙은이는 계수나무..

남한산성 한 바퀴를 돌고

남한산성 16 남한산성 한 바퀴를 돌고 남문-동문-동장대-북문-연주봉암문-서문-남문 (2019.7.4) 이동거리 9㎞. 이동시간 3:11 휴식시간 2:16. 계 5:27 산 동호인들과 남한산성 성 밖을 한 바퀴 돌았다. 급할 것이 없이 쉬엄쉬엄 꽃과 나무를 보며 걸었다. 행정안전부에서 폭염경보를 내렸다고 하는데 산속은 시원하다.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를 내는 기준은 최고기온이 33℃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폭염주의보, 35℃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폭염경보를 내릴 수가 있다. 행정안전부의 조치는 조금 세게 내리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나중에 말을 들을까 봐 선제적인 조치로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서울지역 최고 기온은 7.2일 30.1℃. 7.3일 27.4℃. 산에 간..

자귀나무는 사랑나무

자귀나무는 사랑나무 과명 : 콩과 개화 : 6~7월 결실 : 9~10월 분포 : 황해도 이남 자귀나무 / 창경궁 (서울 종로. 2019.6.28) 산 입새에 자귀나무 꽃이 피었다. 자귀나무는 양지를 좋아하고 서늘한 곳보다는 사람이 사는 동네에 같이 사는 나무다. 자귀나무가 피면 여름이다. 자귀나무 꽃이 피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6~7월에 꽃이 피기 때문이다. 하얀 받침에 화려한 분홍색 수술이 수를 놓은 듯하고,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공작이 날개를 펼친 것처럼 아름답다. 슬쩍 잎을 만졌더니 오므라든다. 자귀나무는 콩과이지만 더 세분하면 미모사아과에 속한다. 미모사는 잡기만 하면 잠이 들고, 자귀나무는 온도에 민감한 나무다. 비가 오거나 기온이 내려가는 저녁 무렵이면 잎이 오므라든다는데, 슬쩍 건드렸..

백두대간수목원 탐방

백두대간수목원 탐방 경북 봉화군 춘양면 (2019.6.25)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진 우리 땅의 중심 산줄기다. 남북 분단으로 갈 수 있는 곳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강원도 진부령까지 640㎞이다. 우리가 차를 타고 넘은 백두대간에 고개는 소백산에서 태백산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있는 곳으로, 옥돌봉(1242m)에서 도리재를 지나 구룡산(1344m)까지 가는 대간길로 오지 중에 오지에 속한다. 옥돌봉에 올라서서 바라보면 파노라마가 가히 압권인 곳이다. 봉화 물야면에서 오전약수탕을 지나 춘양면에 있는 백두대간수목원을 찾아 나섰다. 백두대간수목원은 2018.5.3 개장하여 일천한 곳이다. 그러다 보니 수목원이라 하기에는 내용물이 아직은 적고, 어린 나무들이 많아서 여름에 뙤약볕을 이고 다닐 각오로 나..

정원이 아름다운 봉화 산골에서

정원이 아름다운 봉화 산골에서 경북 봉화군 춘양면 도심리 (2019.6.25) 봉화 산골에서 하룻밤을 묵고 가는데 주인이 붙잡고 꽃이 붙잡고. 꽃만 보고 떠나야 하는 것을 조곤조곤 이름까지 물었다. 이름에는 척 붙는 정이 있어서 꽃이 마음속으로 가만히 들어왔다. 괴불나무 꼬리진달래 꿀풀 기린초 황금낮달맞이꽃 눈개승마 붉은바위취 우단동자 꿩의다리 눈싸리 무궁화고광나무 빈도리 섬초롱꽃 삼색제비꽃 솔나리 술패랭이 양귀비 칠자화 큰꽃으아리 황금매자나무

석천 계곡과 청암정 / 달실마을 충재 종가 가는 길

석천 계곡과 청암정달실마을 충재 종가 가는 길 경북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2019.6.24)   봉화읍 유곡리에 달실마을이 있다. 한자로는 유곡(酉谷)이라 쓰고 행정동 명도 유곡리이다. 이중환이 쓴 「택리지」에 보면 이곳 달실마을을  '삼남의 4대 길지'의 하나로 꼽고 있다. 닭실마을로 가는 석천계곡은 국가지정 명승지인 청암정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석천계곡은 청하동천(靑霞洞天)에서 시작한다. 이름대로 신선의 경계에 닿을 듯한 곳(靑霞)이다. 별천지 동천(洞天)은 수양과 강학의 장소로 쓸 정도로 깊고도 아름답다. 계곡가에 핀 풀과 나무를 감상하며 걸었다. 요즈음 숲을 공부하고 있어서 그런지 길가에 풀 한 포기도 예사롭지가 않다.  유려한 계곡물이 흐르는 물가에 느티나무와 왕버들이 있는 고택을 돌아가면 낙..

무당벌레는 진딧물 청소부

무당벌레 진딧물을 먹어치우는 지구의 청소부 무당벌레는 색상이 화려해서 붙은 이름이다. 독일의 유명한 자동차인 폭스바겐 같고, 콩알을 반 쪼개 놓은 것 같이 생겼다. 예전에는 됫박벌레라 했다는데, 바가지와 같다는 뜻이다. 중국에서도 표주박이란 뜻인 표충(瓢蟲)이라 한 것은 이와 비슷하다. 칠성무당벌레는 점이 7개라 그런 것인데, 점이 더 많은 종도 있다. 무당벌레가 색깔이 화려한 것은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경고의 색이다. 실제로 무당벌레는 잡으려면 노란색 분비물을 내어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빨간색은 건드리면 노란 액체를 내겠다는 경고의 신호가 되는 셈이다. 곤충들이 먹어치우는 동물의 사체와 찌꺼기는 무지 많다. 곤충이 없으면 지구는 시체 밭이요 똥밭이 된다는 말이 있다. 무당벌레는 육식성으로 진딧물..

배꽃이 피는 봄이 오면

배꽃이 피는 봄이 오면 고려시대 시인 이조년의 다정가(多情歌)는 배꽃의 청정함과 운치가 살아있는 시조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 춘심(一枝 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하노라". 달빛에 배꽃이 피는 하얀 밤, 소쩍새까지 울어대니 애상의 봄밤이다. 달빛과 배꽃의 시각에 소쩍새 청각까지 이입하였다. 올해는 배꽃이 피는 순백의 꽃차례가 지나갔지만, 다시 내년을 기약해본다. 배꽃을 만나보고 소쩍새 울음소리까지 기다리려 한다. 철이 바뀌면 다음 계절이 오고, 때가 되면 봄이 온다. 그때는 달빛 비치는 배꽃 아래서 친구와 술 한잔 기울이려 한다. 배나무 / 심학산 (경기도 파주. 2011.5.7) 배나무 / 심학산 (경기도 파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