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전체 글 2663

오곡(五穀)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말속에 자연 2 오곡(五穀)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오곡엔 두 가지 뜻이 있다  곡식 중에 고대로부터 중요하게 여긴 5대 작물을 오곡이라 한다. 오곡은 중국 주례(周禮)에 처음 등장하였다. 주례에서는 벼, 기장, 피, 보리, 콩을 오곡으로 기록하였다. 오곡은 시대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쌀, 보리, 콩, 조, 기장을 오곡이라 한다. 기장은 요즈음 생산량이 적어 대신 팥을 넣기도 한다. 단순히 오곡이 무르익었다고 할 때 오곡은 온갖 곡식이고,  오곡백과(五穀百果)는 온갖 곡식과 과일이다. 오곡밥이라 할 때 오곡은 〈동국세시기〉에 찹쌀, 팥, 수수, 차조, 콩으로 실었다. 앞서 쓴  '옛말 속 자연 1'에서 숙맥(菽麥. 콩과 보리)을 얘기하였기에 여기서는 나머지 곡식에 대해서 쓴다.   벼는 ..

숙맥(菽麥) /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말속에 자연 1  숙맥 (菽麥)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식생 공부를 하면 자연과 관련 있는 속담, 고사성어, 관용어구가 가끔 나온다. 그래서 옛말에 있는 자연을 정리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것을 잘 아는 것도 아닌 내가 이것을 정리한다는 것이 어쭙잖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동식물을 만나서는 구분에 어려움을 겪던 내가 아니던가. 옛말에 콩(菽. 숙)과 보리(麥. 맥)도 구분 못하는 무식한 사람을 숙맥(菽麥)이라 했다. '콩을 보고 팥이라 그런다'는 말과 같다. 숙맥은 사리 분별을 못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모자라고 어리석은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누구나 다 아는 것을 모르니 숙맥이란 말이 생겼을 것이다.  콩에 대한 속담은 참으로 많다. 남의 말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을 보고 '콩을 가..

과일 씨 먹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과일 씨 먹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 씨 먹으면 안 되는 것 ː 매실, 살구, 복숭아, 체리, 사과- 씨까지 먹어도 되는 것 : 수박, 포도, 참외   봄부터 가을까지 과일이 많이 나는 계절이고, 연중 먹는 것이 과일이다. 과일은 대부분 익고 나서 먹지만, 덜 익었다고 먹어서 해가 되지는 않으나 매실은 덜 익은 것을 먹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풋매실과 청매실은 둘 다 초록색이라 색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대체로 24 절기 중 망종 이후 나온 매실은 익은 것이다.  과일 씨앗은 씨앗 자체에 자연독소가 있는 것이 있어 먹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매실, 살구, 복숭아, 체리 등 씨앗이 굵은 과일은 씨앗 자체에 독이 있어 먹으면 안 된다. 그 굵은 것을 일부러 먹지는 않기는 하다. 씨앗이 작은 것으로는 ..

남한산성 한봉 ~ 노적산 / 동문밖 큰골에서 광지원 가는 산길

남한산성 31 남한산성 한봉에서 노적산으로동문밖 큰골에서 광지원 가는 산길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남한산성 중앙주차장 - 동문 - 큰골 - 한봉 - 약수산 - 약사산 - 노적산 - 광지원(남한산성면사무소)이동거리 7.4㎞. 이동시간 3:15. 휴식시간 0:48. 계 4:03 (2024.7.12. 맑음. 21.8~30.2℃)     오늘 나의 봉우리는 한봉에서 노적산 가는 길이다. 남한산성 봉암성에서 한봉으로 가다가 보면 노적산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몇번 그 이정표를 보며 한번 가봐야지 마음을 먹고 있었다. 두근거림은 기회를 가지겠다는 것이요 행동의 다짐이다. 큰골에서 오르는 산길은 길이 희미하다. 비 온 뒤라 어디서 구수한 버섯 향이 나다가 사라진다. 사라져서 존재하는 것이 향기다. 숲에서 고라니가 ..

남한산성 외성 / 한봉성과 봉암성을 걷다

남한산성 30 남한산성 외성 한봉성과 봉암성을 걷다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중앙주차장 - 동문 - 돌조각공원 - 한봉 - 남한산 - 벌봉 - 동장대터 - 현절사 - 중앙주차장이동거리 7.1㎞. 이동시간 2:58. 휴식 0:26. 계 3:24 (2024.7.10. 맑음. 22.7~31.1℃)     남한산성 동문 밖 검복리로 가서 남한산성 외성을 돌았다. 검복리로 가는 자동차길 옆에 데크를 깔아 접근이 편리해졌다. 남한산성은 백제의 시조인 온조의 왕성이었다는 기록이 있고, 나당전쟁이 한창이었던 신라 문무왕 12년 때(672년) 한산주에 쌓은 주장성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의 남한산성은 인조 4년(1626년)에 완성하여 병자호란(인조 14년. 1636년)에 청나라가 쳐들어오자 47일간 피난처로 썼다.  남..

오신채(五辛菜) / 불가(佛家)에서 금지한 채소

오신채(五辛菜) / 불가(佛家)에서 금지한 채소 달래·파·마늘·부추·무릇   달래·파·마늘·부추는 구근(알뿌리) 식물이면서 부추 속(屬)(Allium)인 같은 집안 사촌들이다. 이 알리움 집안의 특징은 알뿌리에 '알리신'이란 성분이 있어 알싸한 맛이 강한 냄새를 풍긴다. 알리신은 항균기능이 페니실린보다 엄청 강력하여 쥐나 멧돼지는 건드리지 않고 노지에서도 잘 자라며 번식한다. 이들 집안 꽃차례는 공처럼 둥근 산형화서(傘形花序)로 화려하고 예쁘다. 임금 수라상에는 늘 올랐지만 불가(佛家)에서 금하였던 채소가 '다섯 가지 매운 채소'란 뜻인 오신채(五辛菜)이다. 맵고 자극적인 맛이 나는 이 채소는 달래·파·마늘·부추·무릇이다.  부추 속 채소에 매운맛을 내는 정체는 '황화알릴'인데 혈액순환을 개선하는데 결정..

쌈으로 먹는 산나물 들나물

쌈으로 먹는 산나물 들나물  십수 년 전 5월 초순 강원도에 있는 산에 갔을 때였다. 강릉 왕산면 삽당령에서 정선 임계에 있는 백복령까지 백두대간 산길을 걸었다. 그 사이에 있는 산이 두리봉(1033)과 석병산(1055)이다. 봄바람이 뺨을 스치고 온천지가 초록이었다. 별유천지가 그곳이었다. 마을사람들이 산에 올라와 나물을 하고 있었다. 식사 중인 옆을 지나는데 어느 분이 부르더니 한 잎 먹고 가란다. 산미나리에 쌈장을 얹어서 건네준다. 한입 받아먹으니 세상에 그런 맛이 없다. 신선이 먹는 음식인지 절로 넘어간다. 그 뒤로 산만 다녔지 나물을 알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고려말 궁녀나 시녀로 원나라에 끌려간 우리나라 여인들은 궁중 뜰에 상추를 심어 쌈을 싸 먹으며 실향의 슬픔을 달랬다. 이를 먹어본 ..

한 잎 따서 먹는 나물 / 찔레꽃, 싱아, 큰괭이밥 …

한 잎 따서 먹는 나물찔레꽃, 싱아, 큰괭이밥, 큰까치수염, 마, 산뽕나무, 다래, 국수나무    산행을 하다가 시원한 바람 한번 불어오면 전신을 재충전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씹을 수 있는 풀잎 물고 걸어가면 걷는 힘이 달라진다. 자연의 기운을 절로 느낄 수 있다. 풀잎 하나가 힘이 될 수 있으니 신비한 일이고 고마운 일이다. 산길에서 한 잎 따서 입에 물고 나물은 하지 않으니 식물을 해칠 일은 아니다. 산 다니며 알게 되고 책을 읽어 알게 된 식물이다. 한 잎 뜯고 한 줄기 꺾어서 음미할 수 있는 몇 가지 식물을 정리하였다.   ○ 찔레꽃 (장미과) 꽃잎과 어린순: 만지면 가시에 찔려 찔레이다. 봄에 꽃과 잎을 나물로 한다. 꽃잎은 그냥 먹거나 꽃전을 부치고, 어린순은 데쳐서 무쳐 먹는다. 어린줄기에 ..

봄날에 화전놀이 / 봄향 가득한 꽃전 · 잎전

봄날에 화전놀이 봄향 가득한 꽃전 · 잎전  삼월삼짇날은 지금은 잊힌 명절이다. 예전에는 설날, 단오 못지않은 명절이었다. 삼짇날은 음력 3.3이 되면 답청절(踏靑節)이라 하여 가까운 산이나 들로 나가 풀을 밟았다. 삼짇날은 4.4~4.5 돌아오는 청명절(淸明節)과 겹칠 때도 있다. 삼짇날 사당에 음식을 올리고 화전(花煎)을 만들었다. 화전은 꽃잎전이다. 어릴 때 큰집에 갔을 때 어른들이 들로 화전놀이 간다고 하여 솥뚜껑을 들고 따라갔다. 솥뚜껑을 돌에 얹고 불을 지펴서 진달래 화전을 만들었다.  전, 부침개, 적을 혼재해서 쓰는데, 사전에서 그 말을 찾아보았다. 전(煎)은 채소나 생선, 고기를 얇게 저며 간을 하여 밀가루와 달걀을 씌워 기름에 부친 음식을 통틀어 하는 말이고, 부침개는 기름에 부쳐서 만..

고추 · 고추나물 · 고추나무 / 고추에서 유래한 식물 이름

고추 · 고추나물 · 고추나무고추에서 유래한 식물 이름 고추 : 가지과. 개화 6~9월고추나물 : 물레나물과. 개화 7~9월고추나무 : 고추나무과. 개화 5~6월. 결실 9~10월   ○ 고추 (가지과) 열매인 고추가 열리는 채소이다. 우리가 음식을 만드는데 많이 쓰는 식용식물이다. 평소에도 쓰임새가 많지만 김장에 필수 재료라 재배하는 면적이 넓다. 품종에 따라 크기와 모양과 맛이 다양하다. 무지 매운 것도 있고 전혀 맵지 않아 싱거운 것도 있다.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후 음식을 조리하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고추가 없었다면 어떻게 음식을 해 먹었을까 가끔은 궁금하다.  고추라는 이름은 한자명 '苦椒(고초)'가 어원으로 괴로울 정도로 매운맛이 나는 것에서 유래했다. 남미원산의 한해살이풀로, 대체로 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