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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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193

세정사계곡으로 바람꽃을 보러 가다

세정사계곡으로 바람꽃을 보러 가다 운길산역-세정사-새우젓고개-새재고개-도곡리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 (2021.3.8. 맑음. 1.5~13.9℃) 3월 초순이면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지만 매화와 산수유엔 망울이 터질 듯 맺혔다. 남양주 운길산과 예봉산이 만나는 세정사계곡으로 꽃을 보러 갔다. 바람꽃이 보고 싶었다. 아직도 겨울이 계곡 한편에 남아 있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계절에 눈 녹은 물을 마시며 피는 꽃이 바람꽃이다. 계곡엔 아직 눈이 남아 있었다. 바람꽃은 눈처럼 하얀 얼굴을 하고 봄을 전한다. 산에 눈이 점점이 뿌리며 오듯 바람꽃도 그렇게 점점이 내려앉은 꽃이다. 바람꽃은 자리 잡은 곳에서 찬찬히 봐야 볼 수 있는 꽃이다. 가녀린 너도바람꽃이 여기저기서 예쁜 꽃송이를 쏙 내밀고 ..

가시를 내는 나무 / 무엇이 변하여 가시가 되었나

가시를 내는 나무 / 무엇이 변하여 가시가 되었나 산과 들로 다니다가 보면 가시에 찔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가시에 찔리거나 긁히면 상처가 나고 쓰리다. 나무가 가시를 내는 것은 수분을 조절하거나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렇다. 사람이라고 봐주는 법이 없다. 가시가 달린 식물은 독은 없다고 하여 초봄에 나는 새순을 따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나무 중에서 나물로 먹는 것에는 가시가 있는 것이 여럿 있는데, 겨울이면 가시가 달린 나무가 더 눈에 띈다. 털이 나뭇잎이나 열매, 줄기의 표피조직이 변해서 생긴 것이라면, 가시는 잎이나 나무껍질과 가지의 조직이 변해서 생긴 것이다. 1. 줄기 가시(경침) 나무 가지나 줄기가 변해서 된 줄기 가시가 있는데, 이 가시를 경침(莖針. 줄기 경, 바늘 침. ..

도토리의 꿈

도토리의 꿈 며칠 전 산길을 가다가 도토리가 싹을 내린 모습을 보았다. 참나무 열매인 도토리는 밤과 같이 땅속으로 발아한다. 참나무란 나무는 없지만 참나무속에 속하는 여러 나무의 공통 명칭으로 많이 쓴다. 껍질로 굴피집에 지붕으로 쓰는 굴참나무, 떡을 상하지 않게 감싼 떡갈나무, 신발 밑창으로 썼다는 신갈나무, 묵을 쑤기 제일 좋다는 졸참나무, 임금님 수라상에 도토리묵으로 올린 상수리나무가 참나무속 나무다. 삼국시대에도 90%가 참나무였다는데 지금도 참나무가 제일 많다. 가장 많은 새가 참새이듯, 가장 많은 나무이고 쓰임새가 많아 참나무라 한 것 같다. 도토리는 한 때 가뭄이 들거나 흉년일 때 구황식품으로 썼다. 산에서는 산짐승과 바구미 먹이로 쓰인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겨 두었다가 찾지 못하면 싹을 ..

무덤에 도래솔을 심은 뜻

무덤에 도래솔을 심은 뜻 무덤 주위에는 숲과 경계를 짓기 위해 둘레 나무를 심는다. 도래는 '둥근 물건의 둘레'란 뜻이고, 거의 다 소나무를 심어 무덤의 둘레 솔이 도래솔이 되었다. 즉 도래솔은 무덤가에 죽 둘러서 심은 소나무이다. 조선 왕릉에는 송백(松栢)을 주로 심었다고 하는데, 송백은 소나무와 잣나무인데 주로 소나무를 심었다. 중국 주나라에서는 계급별로 아예 나무를 정해서 심으라 했는데 우리는 그런 제한은 없었던 것 같다. 도래솔을 심은 뜻은 이승과 저승의 가리개 역할이 크다. 조상이 이승을 보지 않게 하여 걱정을 덜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세상에서 고생하고 가셨는데 저승에서 더 이상 이승을 보지 말고 편히 쉬시라는 뜻이다. 도래솔이 건강하게 크는 것은 좋은 나무를 골라 심기도 했겠지만 넓고 좋..

2020년 '올해의 꽃'

2020년 '올해의 꽃' 풀씨는 바람에 날려가든 새가 데려가든 어디서든 정착하는 땅이 풀이 사는 곳이다. 싹을 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이 풀꽃에게도 있다. 씨앗이 자리를 잡고 조건이 맞으면 드디어 생명의 꽃이 핀다. 우리가 다가서면 꽃 필 시기가 오지 않은 것도 있고, 놓쳐버린 것도 있다. 꽃을 보지 못하여도 꽃의 비밀은 그 안에 숨어 있다. 겨울에 풀이 형체가 스러져 보이지 않는다 해도 꽃 이야기를 하는 동안 우리는 모두 꽃이 된다. ▼ 화야산 노루귀 (미나리아재비과) 긴털로 덮인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숲 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 화야산 회리바람꽃 (미나리아재비과) 회오리 모양의 바람꽃 종류라는 뜻의 이름으로 추정한다. 꽃받침이 완전히 뒤로 젖..

미세먼지를 잡는 나무

미세먼지를 잡는 나무 작년 겨울에는 미세먼지가 덜했는데 겨울이 되니 미세먼지 얘기가 또 언론에 나온다. 미세먼지는 대기오염물질에서 발생하고, 황사는 중국 모래폭풍에서 발생한다.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날아온 것에다가 국내 환경오염과 일상생활에서도 생긴다.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 많아지면 미세먼지는 더 늘어난다. 매일 미세먼지 배출 총량은 비슷하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공기 상태, 바람, 기상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코로나 때문에 중국 공장 가동이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다고 하니 미세먼지도 같이 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미세먼지 크기는 10㎛이고, 초미세먼지는 2.5㎛를 기준으로 한다. 1㎛(마이크로미터)는 0.001㎜이고 1㎛/㎥는 1PM으로 써서 미세먼지 10㎛/㎥는 10PM으로 표시한다. 머리카락 굵기가 50..

이름에 초(草)나 풀이 들어간 나무

이름에 초(草)나 풀이 들어간 나무 나무 이름에 초(草)나 풀이 들어간 나무가 여럿 있다. 이름만 듣고서는 풀이겠거니 한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지만 이름이 잠시 헷갈리게 하는 것과 같다. 초(草)는 풀을 본뜬 글자이다. 한자를 만들 때 버섯, 곰팡이, 세균(菌), 이끼(苔), 해조류(藻)는 풀로 분류하였고, 칡(葛), 등(藤), 포도(葡萄)도 나무인데도 풀 초(艸)를 썼다. 땅에 뿌리를 박고 똑바로 서지 않는 나무는 풀 초(艸)를 썼던 것 같다. 지금과 같은 분류체계나 기준이 없었을 때 만든 이름이다.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초(草)나 풀이 들어간 나무 이름을 새겨 보면 될 것 같다. 풀이름이 들어간 나무를 찾아보았다. 개산초, 골담초, 낭아초, 큰낭아초, 만병초, 노란만병초, 된장풀, 병조희풀, 자주..

나뭇잎이 하늘을 열고 닫고

나뭇잎이 하늘을 열고 닫고 나뭇잎이 떨어져 하늘이 넓어졌습니다. 한여름 나뭇잎이 하늘을 덮었을 때는 그늘이 져서 좋다고 하고 가을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떨어지니 푸른 하늘을 봐서 좋다고 합니다. 나뭇잎이 떨어져 이제 뿌리를 덮으면 겨울에 뿌리가 따뜻해서 좋다고 하겠지요. 한겨울 추위가 지나고 나면 나뭇잎은 다시 하늘을 덮고 또 하늘을 열고 나뭇잎은 그렇게 바깥세상을 열고 닫습니다. * 사진은 2020.10.29~10.31 남한산성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희귀식물과 멸종위기식물은 무엇?

희귀 식물과 멸종위기식물은 무엇? 국제자연보존연맹에서는 지구 상에서 서식하는 식물의 13%가 멸종위기로 본다. 1600년 이후 지금까지 400년 동안 피자식물이 멸종된 것은 584종이라고 한다. 기구온난화로 생물이 사는 생육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생물들의 환경변화로 자생식물 중 분포가 제한되어서 개체수가 적거나 감소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식물종을 희귀 식물로 정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멸종위기식물이라는 것도 있다. 이것은 환경부에서 정한 것인데, 멸종위기에 있는 식물을 1급과 2급으로 등급을 정하여 멸종위기식물로 관리하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희귀식물을 보전하는 사업을 하면서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로 사용하다가, 환경부와 용어 충돌을 피하기 위해 희귀 식물이란 용어로 쓰고 있다. 산림청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