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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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25

병꽃나무 / 병 모양 꽃이 피는 한국특산식물

병꽃나무 병 모양 꽃이 피는 한국특산식물 병꽃나무는 5~6월에 꽃이 피는 나무로 꽃 모양이 병을 닮아 붙인 이름이다. 꽃모양이 길쭉한 깔때기 모양으로 매달려 있다. 병은 옛날에는 청자와 백자처럼 도자기로 만들었다. 병(甁)은 한자어에서 나온 글자로 어우러질 병(幷)과 질그릇 와(瓦)를 합한 글자다. 진흙을 구워 병을 만든 것이어서 요즘 쓰는 병을 생각하면 모양이 나오지 않는다.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는 영락없이 병을 닮았다. 병꽃나무는 열매도 병처럼 생겼다. 옛 이름은 비단을 두른 것처럼 아름다운 꽃이란 뜻으로 금대화(錦帶花)였다. 중국 이름도 같다. 병꽃나무는 일제 강점기에 바꾼 이름이다. 병꽃나무 꽃은 잎이 난 다음에 핀다. 처음에는 황록색을 띠는데 꽃잎 앞뒷면 색깔이 다른 경우가 많다. 꽃은 날이 ..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5. 팔월에 꽃 ②

설악산 49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5팔월에 꽃 ②    공룡능선과 대청봉과 중청 등 정상으로 가는 능선에 오르면 고산식물을 볼 수 있다. 고산식물은 대부분 여름에만 자란다. 몇 년 살면서 영양분을 저장하여 꽃을 피우느라 고산식물은 다년생이 많다. 숲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광도는 줄어든다. 적은 광도에서 자라느라 식물은 그에 적응하여 자란다. 오래된 숲이라 고사목도 많다. 고사목은 그 자체로 다른 식물이 살아가는 자양분이 되고, 동물의 은신처가 되면서 다른 생명들을 모은다.  여름에 설악산에 가는 일이 많았다. 산은 여름 기온이 낮아 다니기가 좋다. 거의 매년 다니다가 보니 어느 곳에 바람꽃과 솜다리가 있고, 어느 바위 부근에 가면 금강초롱꽃이 자란다는 것을 안다. 꽃개회나무나 만주송이풀, 바람꽃은 산정에 ..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4. 팔월에 꽃 ①

설악산 48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4팔월에 꽃 ①  설악산에는 법으로 보호를 하고 있는 식물이 여럿 있다. 환경부가 관리하고 있는 멸종위기관리식물 중에서 11종이 설악산에서 자란다. 연잎꿩의다리, 깽깽이풀, 한계령풀, 노랑만병초, 홍월귤, 기생꽃, 가시오갈피나무, 솜다리, 솔나리, 자주솜대, 털개불알꽃이 그것이다. 채취를 많이 해서 멸종위기인 식물은 가시오갈피나무가 있다. 꽃이 아름답거나 자생지가 파괴되어 멸종위기인 식물도 있는데, 기생꽃이나 노랑만병초 등은 애초부터 생육지나 개체수가 적어 위협을 받고 있다. 분포의 가장자리에 있는 식물은 이런 부류이다.  우리가 다니는 산행로에서 이런 풀들을 볼 수 있다. 만주송이풀은 송이풀 종류 중 유일하게 노란색 꽃이 핀다. 중청봉과 대청봉 사이에서 볼 수 있다. ..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3. 칠월에 꽃

설악산 47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3칠월에 꽃  설악산에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이 많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은 107종이다. 이 가운데 설악산에서 65종류가 산다. 한라산 75종류 다음으로 많다. 세계적으로 희귀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귀하여 특별히 관리를 하여야 할 식물이다. 설악산에서 자라는 특산식물은 금강소나무, 설악눈주목, 매화말발도리, 모데미풀, 요강나물, 참배암차즈기, 만리화, 금마타리, 금강초롱꽃, 국화방방이, 자주솜대, 금강애기나리 등이 있다.   설악산에 들면 여름이어도 기온이 그리 높지 않다. 산은 100m 마다 0.65℃씩 기온이 낮아지니 설악산 정상은 산 아래보다 최소 11~12℃는 낮다. 거기에 숲과 물이 있으니 실제는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30℃가 넘는 더위에도..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2. 유월에 꽃

설악산 46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2유월에 꽃  설악산에는 희귀식물이 많다. 북한에서 자라는 식물이 백두대간을 타고 설악산까지 내려오고, 남쪽에서 올라온 것도 많다. 북쪽에서 온 꽃 중에서는 숲개별꽃, 바람꽃, 만주송이풀, 난장이붓꽃을 볼 수 있고, 남쪽식물로는 모데미풀, 변산바람꽃이 있다. 희귀식물은 바위능선에서도 볼 수 있다. 꽃들로는 산오이풀, 두메잔대, 솔체꽃, 산솜다리, 금강애기나리가 있고, 기생꽃이 있다. 자라는 곳이 정해져 있는 식물이 있어 때를 맞추어 발품을 팔고 나서야 한다.  6월 어느 날 새벽에 별이 빛날 때 길을 나서도 산에 들어서면 운무가 산을 에워싸고 막기도 한다. 그래서 큰 산의 진면목을 볼 수 없거니와 등산로에서 꽃을 보는 일이 쉽지 않다. 한때는 6월이면 흔하던 계곡의 물이..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1. 오월에 꽃

설악산 45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1오월에 꽃  설악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큰 산줄기 백두대간 중간에 있는 산이다.  남북한 식물의 중간지점이요 통로이다. 추운 북방계 식물의 남방 한계요, 따뜻한 남방식물의 북방 한계에 있는 식물의 보고이다. 동물과 식물이 풍부해 천연기념물 천연보호구역이고, 유네스코 생물권보호구역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사는 특산식물이 407종류인데, 이중 설악산에서 65종류가 자란다. 지리산보다 더 많다. 설악산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은 15종류가 된다. 남한에서 고산식물은 130여 종류가 자라는데, 그중 설악산에서 80종류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3,500여 식물이 자라는데, 설악산에서 1,000여 종이 있다. 한라산과 지리산 다음으로 많다. 오대산과 치악산과는 비슷하다. 설악산은 ..

매실나무와 살구나무 / 벚나무류, 같은 집안 다른 세상

매실나무와 살구나무벚나무류, 같은 집안 다른 세상  옛사람들이 봄꽃이 피는 시기를 절후에 비교하여 기록한 화신풍(花信風)이 있다. 매화는 소한(小寒)이 지나서 피고, 살구꽃은 우수(雨水)가 지나 핀다고 기록하고 있다. 요즈음 꽃이 피는 시기와 맞지 않는 것이 있지만 순서는 맞을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봄꽃이 피는 시기가 촘촘하였다. 지구가 겨울에 예전보다 덜 식었다가 빨리 더워지며 봄꽃이 피는 시기도 빨라졌다. 꽃이 빨리 피었다가 지니 곤충들도 활동시기를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러니 벚나무류에 속하는 매실나무, 살구나무, 복사나무, 벚나무 꽃이 한꺼번에 피는 것을 보고 헷갈려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집 부근에 있는 살구나무 꽃은 대체로 매화가 피고 한 달 정도 뒤에 피었는데, 올해는 그 개화 간격이 줄..

수생식물 / 물 많은 곳이 사는 곳

수생식물 물 많은 곳이 사는 곳 수생식물은 물이 많은 곳에서 사는 식물이다. 수면 위에 떠서 사는 식물이 있고, 아예 물에 잠겨 사는 식물이 있다. 물에서 사는 방식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한다. 식물체가 물에 떠서 사는 부유(浮游)식물이 있고, 물 밑에 뿌리를 내리고 잎과 꽃은 물에 떠 있는 부엽(浮葉)식물이 있다. 물가에서 흔히 보는 것 중에는 물이 많은 흙에 뿌리를 내리고 잎과 줄기가 길쭉하게 물밖으로 내밀고 자라는 것은 추수(抽水)식물이고, 아예 물에 잠겨서 사는 식물은 침수(沈水)식물이다. ♧ 물에 떠서 사는 부유(浮游)식물 부유(浮游)는 떠다닌다는 말이다. 부유식물은 물에 떠서 산다. 식물체 대부분이 잎이다. 뿌리는 땅에 고정하지 않고 떠다니며 평형을 유지한다. 뿌리는 수염과 같은 뿌리라 무겁지..

작살나무와 좀작살나무 / 잎과 꽃자루로 찾는 보랏빛 열매 나무

작살나무와 좀작살나무 잎과 꽃자루로 찾는 보랏빛 열매 나무 오래전 영월 주천에 갔다가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을 보았다. 아이들은 물에 들락날락하면서 나무 작살로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물고기를 많이 잡았다고 했더니, 닭모이를 주려고 잡는다고 한다. 작살(斫殺)이란 물고기를 찔러 죽이는 기구이고, '결판이 났다'는 뜻이다. 작살난다는 말은 완전히 깨어지고 부서진다는 의미다. 작(斫)은 베다는 뜻인데, 뜻을 나타내는 도끼(斤)와 음을 나타내는 석(石. 석→작)을 합한 글자이다. 아이들은 닭모이를 주기 위해 개울에서 작살을 들고 물고기를 작살내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쓴 나무는 아니지만 작살처럼 생긴 작살나무가 있다. 줄기를 두고 가지가 갈라진 모습이 작살 같다고 붙인 나무 이름이다. 가지는 셋으로..

별꽃, 쇠별꽃, 개별꽃, 큰개별꽃 … 땅으로 내려온 작은 별들

별꽃, 쇠별꽃, 개별꽃, 큰개별꽃 … 땅으로 내려온 작은 별들 별꽃은 밭이나 길가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별꽃이 하얗게 피면 하늘에 작은 별들이 땅으로 내려온 것 같다. 별꽃의 학명 'Stellana'도 별에서 유래한다. 꽃으로 치면 별꽃보다 쇠별꽃이 더 많다. 잎이 크고 풍성해서 별꽃에 쇠(牛)를 더하여 쇠별꽃이라 한다. 줄기나 잎은 나물로 먹는다. 예전에는 잣나물이라 했다. 좋은 먹을거리였다는 말이다. 별꽃은 적당한 그늘이 있는 곳에서 사는데, 쇠별꽃은 양지에 산다. 두 꽃은 크기도 다르지만 생식기관인 암술머리가 3개인 것은 별꽃, 5개인 것은 쇠별꽃으로 구분한다. 별꽃과 유사하다는 뜻을 가진 이름을 가진 개별꽃과 큰개별꽃이 있다. 개별꽃은 꽃잎 끝이 파이고 큰개별꽃은 파이지 않은 차이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