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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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 추억의 별미

도시락 / 추억의 별미 도시락은 순 우리말, 옛말은 도슭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서 음식을 담아 간편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그릇이 도시락이다. 도시락은 순 우리말이다. 한자는 없고, 옛말은 '도슭'이었다. 도시락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았다. 도시락 역사는 사람들이 음식을 가지고 다니던 역사이니 오래되었다. 조선 중기 김천택이 편찬한 시조집인 청구영언(靑丘永言. 1728년)에 도슭이 나왔다.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에, '지게에 질머 지팡이 바쳐놓고 새암을 찾아가서 점심도슭 부시고, 곰방대를 톡톡 털어 닢담배 픠여 물고 코노래 조오다가' 하는 글이 나온다. 점심도슭을 부시다는 것은 점심도시락을 먹었다는 것이다. 바가지나 나무곽에 연잎이나 토란으로 싼 도시락이 아니었을까? 잎담배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이 광..

가래나무와 호두나무 / 산추자나무와 추자나무로 부르던 나무

가래나무와 호두나무 산추자나무와 추자나무로 부르던 나무 가래나무 : 가래나무과. 개화 4~6월. 결실 9~10월 호두나무 : 가래나무과. 개화 4~5월. 결실 9~10월 가래나무와 호두나무는 옛 마을이라면 꼭 있었던 과실나무다. 모두 가래나무과 나무인데, 가래나무를 산추자나무라 하고, 호두나무는 추자나무라 불렀다. 요즈음은 가래나무 보기가 힘들어졌다. 가랫골이나 추동(楸洞)이라 부른 마을은 가래나무가 많았을 터이다. 호두나무는 주로 중부이남에서 자라는데, 몇 집 건너마다 한 그루씩은 가꾸어서 흔히 볼 수 있다. 가래나무 / 경기도 가평군 (2014.6.29) 가래나무 열매 / 귀목봉 (경기 가평. 2013.9.16) 가래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추운 곳을 좋아해서 북쪽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으나, 남..

큰금계국 / 여름에 피는 코스모스를 닮은 노랑꽃

큰금계국 여름에 피는 코스모스를 닮은 노랑꽃 목, 과 : 국화목, 국화과 개화 : 6~8월 잎 : 마주나기, 타원형 높이 : 30~60㎝ 생육 : 1~2년 서식지 : 건조한 땅 원산지 : 북미 봄이 다 지나가는 계절에 강가나 들길에 나가 보면 코스모스처럼 생긴 노란 들꽃이 핀 것을 볼 수 있다. 코스모스라 부르기에는 분명 철이 이른 꽃이다. 코스모스가 필 때 가을을 알리듯, 금계국은 여름을 알린다. 모두 외래종으로 이젠 많이 심어서 널리 퍼진 꽃이다. 큰금계국은 북미가 원산지로 여름에 핀다. 금계(金鷄)란 새처럼 누런 색이라 붙인 이름이요, 금계국보다 큰 꽃이라 큰금계국이다. 금계국은 꽃잎 아래쪽이 자줏빛이 나는 갈색인데 비해 큰금계국은 온통 노란색이다. 금계국보다 꽃잎이 더 크고 자줏빛 갈색이 넓은 루..

필름카메라 / 아날로그카메라의 퇴장

필름 카메라 아날로그 카메라의 퇴장 필름 카메라 예전에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는 셔터를 함부로 누를 수 없었다. 필름을 사야 했고, 인화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엔 하프 사이즈 카메라를 샀다. 필름 한 장에 두 판을 찍을 수 있어서다. 24장이나 36장짜리 두루마리 필름을 가게에서 사서 끼우는데, 앞에 몇 장은 포기하고 시작한다. 끼울 때 빛이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나머지 필름도 빛이 들어가면 모든 게 도로아미타불이었다. 졸업식이나 신혼여행 가서 찍은 사진이 빛이 들어가서 낭패를 봤다는 얘기를 가끔 들을 수 있다. 다 찍고 나서도 사진기에서 필름을 빼는 손잡이를 거꾸로 돌려서 뺀 다음, D.P&E(현상 인화 확대)라 쓴 사진관엘 찾아가서 필름을 맡겼다. 잘 된 것만 부탁하고 ..

농작물 전래시기

농작물 전래시기 우리가 살면서 식탁에 올라 있는 밥과 채소, 과일은 언제부터 있었으며 그것은 언제 우리나라와 들어왔을까 의문이 있었다. 그러면 그전에는 어떤 것을 먹고살았으며, 시대별로 먹었던 들어온 채소나 과일이 있다면 그전에 식탁은 어떤 것이었을지 짐작을 해본다. 고구마는 1763년에 들어왔고 감자는 그 뒤(1824년)에 들어왔으니, 조선시대 흉년이 들 때 구황작물로 쓸 수 없었다. 벽초 홍명희가 쓴 대하소설 '임꺽정'에서 임꺽정이 사냥을 다니면서 요깃거리로 감자를 먹었다는 얘기는 아무리 소설이라도 사실과 동떨어져 있다. 임꺽정이 죽은 해(1562년)는 감자가 들어온 해보다 262년 전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제사를 지낼 때 조상들은 과일 순서를 홍동백서(紅東白西)라 하면서 왜 사과를 예시하지 않았을까..

뻥튀기 / 장날 흥을 내는 펑소리

뻥튀기 장날 흥을 내는 펑소리 오일장 구경을 다니면서 뻥튀기 장수를 보면 왠지 즐겁다. 뻥튀기 장수는 연신 '뻥이요'하며 손뼉 치고, 그 뻥소리에 시장 분위기가 절로 난다. 손주라도 있으면 곡식을 튀겨서 가져가는 재미도 있거니와 옆에서 구경하는 것만도 즐겁다. 뻥튀기 기계 옆에서 한참을 쳐다보았다. 뻥튀기 기계에 쌀이나 강냉이 등을 집어넣는다. 먹고 남아 말린 떡국떡도 좋은 튀김감이다. 밑불을 붙이고 기계를 돌린다. 20분이 채 안 되어 밑불을 빼고 호루라기를 길게 불어 예령을 울린다. 이제 뻥튀기 기계에서 큰소리가 나니 조심하라는 뜻이다. '펑'하고 대포 소리만큼 큰 소리를 내면서 고소한 튀밥연기가 자욱하게 흩어진다. 장꾼들 소리와 어울려 펑소리가 증폭되어 울린다. 시장분위기는 고조되고, 알싸한 쑥과 ..

조오현의 시 '아득한 성자' 외

조오현의 시 '아득한 성자' 외  조오현시인이 2018.5.26 돌아가셨다. 설악산 절에서 지내고 시를 읊었던 선승이셨다.만해를 알린 시인스님이셨다. "항상 진리에 배고파하고, 어리석어라" 하시며 아름다운 선시를 남겼다. '밤하늘 먼 바다 울음소리를 듣노라면 천경(千經) 만론(萬論)이 모두 바람에 이는 파도'라 하였다. 그의 시가 좋아서 몇 수를 적어서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이 계절에 훌륭한 선승 시인이 그의 법명 무산(霧山)처럼 홀연히 가셨다.     설악산 수렴동계곡 (2011.8.4)       아득한 성자 하루라는 오늘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나는 살아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

호롱기 / 호롱호롱 탈곡기

호롱기 호롱호롱 탈곡기 호롱기 / 경북 안동 소산마을 (2009.6.14) 지금의 현대식 기계로 탈곡을 하기 전 예전에는 타작도구로 '홀테'라는 도구로 이삭을 훑어서 알곡을 내고, '도리깨'로 돌려가며 이삭을 때리거나, 볏짚을 들고 '호롱기'를 밟아가며 알곡을 털었다. 도리깨는 콩이나 팥처럼 굵은 곡식을 두드려 털어내는 것이라면, 시대가 더 지나 발로 돌리는 호롱기가 등장하였다. 호롱기는 원통에 판자를 둘러서 대고 그 위에 철사로 꺽새를 만들어 박아 놓은 농기구였다. 돌아가는 소리가 호롱호롱 그런다고 호롱기인데, 와랑와랑 그런다고 와랑기라 부르기도 했다. 마당에 멍석을 넓게 펼쳐 놓고 호롱기를 마당 한편에 갖다 놓고 일을 시작한다. 동네 한두 대 있을 때이니 돌아가며 쓰고, 품앗이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

씀바귀 / 쓴 맛의 대표 나물

씀바귀 쓴 맛의 대표 나물 씀바귀 들판, 논두렁, 낮은 야산에 봄나물이 올라오는 즈음 씀바귀는 지천이다. 하얀 뿌리가 쓰다고 하여 씀바귀이다. 쌉싸름하여 입맛을 당긴다 하여 봄나물로 많이 해 먹었다. 5월 중순이 넘어서면 씀바귀도 꽃이 벌써 지고 있다. 씀바귀는 꽃대가 생기기 전에 캐야 식용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씀바귀는 한자로 도(荼)라 하는데, 풀어보면 풀초(艹)에 여(余)로, 다른 풀을 다 캐고 남는 식용거리로 캐는 나물이라 그리 붙였다. 약은 식물에서 주로 추출한다. 우리가 먹는 식용 식물은 보약인 셈이다. 씀바귀의 효능을 찾아보았더니 엄청나다. 씀바귀를 달여 그 물을 마시면 위에 좋고, 봄에 나른할 때 춘곤증을 이기게 하며 입맛을 돋우고, 시력에 좋다. 또 당질의 흡수를 막아 혈당을 줄이는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