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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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2. 유월에 꽃

설악산 46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2유월에 꽃  설악산에는 희귀식물이 많다. 북한에서 자라는 식물이 백두대간을 타고 설악산까지 내려오고, 남쪽에서 올라온 것도 많다. 북쪽에서 온 꽃 중에서는 숲개별꽃, 바람꽃, 만주송이풀, 난장이붓꽃을 볼 수 있고, 남쪽식물로는 모데미풀, 변산바람꽃이 있다. 희귀식물은 바위능선에서도 볼 수 있다. 꽃들로는 산오이풀, 두메잔대, 솔체꽃, 산솜다리, 금강애기나리가 있고, 기생꽃이 있다. 자라는 곳이 정해져 있는 식물이 있어 때를 맞추어 발품을 팔고 나서야 한다.  6월 어느 날 새벽에 별이 빛날 때 길을 나서도 산에 들어서면 운무가 산을 에워싸고 막기도 한다. 그래서 큰 산의 진면목을 볼 수 없거니와 등산로에서 꽃을 보는 일이 쉽지 않다. 한때는 6월이면 흔하던 계곡의 물이..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1. 오월에 꽃

설악산 45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1오월에 꽃  설악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큰 산줄기 백두대간 중간에 있는 산이다.  남북한 식물의 중간지점이요 통로이다. 추운 북방계 식물의 남방 한계요, 따뜻한 남방식물의 북방 한계에 있는 식물의 보고이다. 동물과 식물이 풍부해 천연기념물 천연보호구역이고, 유네스코 생물권보호구역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사는 특산식물이 407종류인데, 이중 설악산에서 65종류가 자란다. 지리산보다 더 많다. 설악산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은 15종류가 된다. 남한에서 고산식물은 130여 종류가 자라는데, 그중 설악산에서 80종류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3,500여 식물이 자라는데, 설악산에서 1,000여 종이 있다. 한라산과 지리산 다음으로 많다. 오대산과 치악산과는 비슷하다. 설악산은 ..

야간 통행금지 / 밤이 늦으면 다닐 수 없다는 것

야간 통행금지밤이 늦으면 다닐 수 없다는 것      조선시대와 해방 후 1981년까지 야간통행금지가 있었다. 밤이 늦으면 길에 다닐 수 없었다. 이를 통금이라 그랬다. 조선시대에는 밤 11시(이경)부터 새벽 4시(오경)까지가 통금 시간이었다. 이경에 인정(人定)이라 하여 종각에서 28번의 종을 쳐서 사대문을 걸어 잠갔고, 새벽 4시에 파루(罷漏)라 하여 33번의 종을 쳐서 아침을 시작하였다. 이 제도는 고종 말년인 1895년에 없어졌다가 해방 후 생겨나 1981년 말까지 있었다. 어릴 때 내가 살던 곳에서는 밤 0시, 새벽 4시, 정오에 경찰서 망루에서 사이렌이 울려서 그 시각을 알렸다. 밤에 사이렌은 치안유지가 목적이라 하여 자유로운 통행을 제약한 조치였다. 집에서도 자녀들 안전과 가정교육을 위해 통..

매실나무와 살구나무 / 벚나무류, 같은 집안 다른 세상

매실나무와 살구나무벚나무류, 같은 집안 다른 세상  옛사람들이 봄꽃이 피는 시기를 절후에 비교하여 기록한 화신풍(花信風)이 있다. 매화는 소한(小寒)이 지나서 피고, 살구꽃은 우수(雨水)가 지나 핀다고 기록하고 있다. 요즈음 꽃이 피는 시기와 맞지 않는 것이 있지만 순서는 맞을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봄꽃이 피는 시기가 촘촘하였다. 지구가 겨울에 예전보다 덜 식었다가 빨리 더워지며 봄꽃이 피는 시기도 빨라졌다. 꽃이 빨리 피었다가 지니 곤충들도 활동시기를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러니 벚나무류에 속하는 매실나무, 살구나무, 복사나무, 벚나무 꽃이 한꺼번에 피는 것을 보고 헷갈려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집 부근에 있는 살구나무 꽃은 대체로 매화가 피고 한 달 정도 뒤에 피었는데, 올해는 그 개화 간격이 줄..

수생식물 / 물 많은 곳이 사는 곳

수생식물 물 많은 곳이 사는 곳 수생식물은 물이 많은 곳에서 사는 식물이다. 수면 위에 떠서 사는 식물이 있고, 아예 물에 잠겨 사는 식물이 있다. 물에서 사는 방식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한다. 식물체가 물에 떠서 사는 부유(浮游)식물이 있고, 물 밑에 뿌리를 내리고 잎과 꽃은 물에 떠 있는 부엽(浮葉)식물이 있다. 물가에서 흔히 보는 것 중에는 물이 많은 흙에 뿌리를 내리고 잎과 줄기가 길쭉하게 물밖으로 내밀고 자라는 것은 추수(抽水)식물이고, 아예 물에 잠겨서 사는 식물은 침수(沈水)식물이다. ♧ 물에 떠서 사는 부유(浮游)식물 부유(浮游)는 떠다닌다는 말이다. 부유식물은 물에 떠서 산다. 식물체 대부분이 잎이다. 뿌리는 땅에 고정하지 않고 떠다니며 평형을 유지한다. 뿌리는 수염과 같은 뿌리라 무겁지..

작살나무와 좀작살나무 / 잎과 꽃자루로 찾는 보랏빛 열매 나무

작살나무와 좀작살나무 잎과 꽃자루로 찾는 보랏빛 열매 나무 오래전 영월 주천에 갔다가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을 보았다. 아이들은 물에 들락날락하면서 나무 작살로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물고기를 많이 잡았다고 했더니, 닭모이를 주려고 잡는다고 한다. 작살(斫殺)이란 물고기를 찔러 죽이는 기구이고, '결판이 났다'는 뜻이다. 작살난다는 말은 완전히 깨어지고 부서진다는 의미다. 작(斫)은 베다는 뜻인데, 뜻을 나타내는 도끼(斤)와 음을 나타내는 석(石. 석→작)을 합한 글자이다. 아이들은 닭모이를 주기 위해 개울에서 작살을 들고 물고기를 작살내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쓴 나무는 아니지만 작살처럼 생긴 작살나무가 있다. 줄기를 두고 가지가 갈라진 모습이 작살 같다고 붙인 나무 이름이다. 가지는 셋으로..

별꽃, 쇠별꽃, 개별꽃, 큰개별꽃 … 땅으로 내려온 작은 별들

별꽃, 쇠별꽃, 개별꽃, 큰개별꽃 … 땅으로 내려온 작은 별들 별꽃은 밭이나 길가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별꽃이 하얗게 피면 하늘에 작은 별들이 땅으로 내려온 것 같다. 별꽃의 학명 'Stellana'도 별에서 유래한다. 꽃으로 치면 별꽃보다 쇠별꽃이 더 많다. 잎이 크고 풍성해서 별꽃에 쇠(牛)를 더하여 쇠별꽃이라 한다. 줄기나 잎은 나물로 먹는다. 예전에는 잣나물이라 했다. 좋은 먹을거리였다는 말이다. 별꽃은 적당한 그늘이 있는 곳에서 사는데, 쇠별꽃은 양지에 산다. 두 꽃은 크기도 다르지만 생식기관인 암술머리가 3개인 것은 별꽃, 5개인 것은 쇠별꽃으로 구분한다. 별꽃과 유사하다는 뜻을 가진 이름을 가진 개별꽃과 큰개별꽃이 있다. 개별꽃은 꽃잎 끝이 파이고 큰개별꽃은 파이지 않은 차이가 있다. ..

매미 / 맴맴, 여름입니다

매미 맴맴, 여름입니다 매미는 여름에 우는 곤충이다. 매미는 날씨가 맑아야 울고, 비 오는 날에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 매미는 짝을 찾으려 우는 것이니 노래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수컷은 진동막을 흔들어 노래를 하고 암컷은 점수를 매긴다. 진동막을 흔들어 내는 소리는 공명실을 통해 증포되어 소리가 커진다. 암매미는 산란관이 몸통에 자리 잡고 있어서 울지를 못한다. 곤충 중에서는 가장 높은 소리로 울고, 가까이 들려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숨어서 운다. 이곳저곳서 함께 우니 암컷을 부르기도 쉽고, 천적인 새들은 매미가 어디 있는지 분간을 못한다. 매미마다 울음소리가 다르다. 말처럼 크다는 말매미는 챠르르~ 울고, 쓰름쓰름 우는 쓰름매미는 쓰르라미라고 한다. 유지매미는 기름이 지글지글~ 끓는 소리 ..

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 … 잎이 비슷한 백합과 풀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 잎이 비슷한 백합과 풀 산에 다니다가 보면 잎이 비슷한 풀들이 여럿 있다. 꽃이 피면 구별이 되겠지만 꽃이 피기 전이나 꽃이 지고 나서는 구별이 어렵다. 백합과 중에서는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이 그것이다. 윤판나물도 비슷한 윤판나물아재비가 있다. 애기나리와 은방울꽃은 근교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풀이다. 이런 종류의 풀들을 구분하는 것은 꽃대의 수, 가지 형태, 줄기 색깔, 꽃이 달리는 위치, 꽃 모양 등으로 확인한다. 그래도 어릴 때 잎들은 구별이 쉽지 않다. 둥굴레 이외에는 모두 독이 있다. 이들과 비슷한 여로, 박새와 같은 독초도 있어 나물로 먹는 사람들은 조심하여야 한다. ♧ 애기나리 (백합과) -- 외대 줄기 끝에..

비비추와 옥잠화 / 연보라 깔때기 꽃과 옥비녀 꽃

비비추와 옥잠화 연보라 깔때기 꽃과 옥비녀 꽃 7월 중순 대모산 숲길을 걸었다.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그쳤다. 비비추와 옥잠화에 빗방울이 맺혀 보석처럼 반짝인다. 비비추는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주름이 잔물결처럼 반짝이고 주걱처럼 길쭉하다. 긴 잎자루에 잎이 세로줄이라 더 길어 보인다. 잎사귀 사이로 난 새끼손가락 정도 굵기 꽃대에 깔때기 모양을 한 연보라색 꽃송이가 차례차례 달렸다. 암술과 수술은 꽃잎 밖으로 길게 삐죽 나왔다. 비비추는 비비 틀면서 나는 풀이다. 잎이 꼬여서 뒤틀고 있다는 뜻으로 '비비'로 이름을 지었다. '취'는 먹는 나물이란 뜻으로 '취'가 '추'가 되었다. 옛 어른들은 비비추를 비비취라 그런다. 자루가 길어 장병옥잠(長柄玉簪), 색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