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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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생가 / 모란이 피기까지는

영랑생가  전남 강진군 강진읍 남성리(강진군청 뒤) (2009.5.3)   강진에 가면 모란이나 영랑이라는 이름이 많다. 전날 우리가 묵었던 곳도 모란모텔이었다. 그 만큼 강진사람들은 영랑을 사랑하고 있다. 비내리는 아침 일찍 영랑생가를 찾았다. 아직 문을 열어 놓지 않아 담 밖에서만 빙 둘러본 아쉬움은 있으나 영랑 김윤식의 체취를 잠시나마 느끼고 싶었다. 뒤뜰엔 동백이 자라고 마당엔 모란이 피어 있었고 군청까지 나오는 길에도 비를 맞은 모란이 있었다. 영랑의 시처럼 모란이 이미 뚝뚝 떨어져 꽃잎이 시들어 아름다운 봄이 가고 마는가 보다. 이제 가면 언제 다시 올 줄 모르기에 빗속에서 아쉬움이 컸다. '북도에 소월이 있다면 남도엔 영랑'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 순수시의 대표 시인인 영랑이다. 1935..

보길도 / 고산 윤선도 유적

보길도 고산 윤선도 유적 전남 완도군 노화읍 보길면 (2009.5.2)   한반도 끄트머리 사자봉이 바닷속에 발을 담갔다. 땅끝은 반도의 끝점이요 반도의 시작점이다.철석철석 보길도로 가는 뱃길이 여기서 시작되고,미안도 넙도 노화도를 거쳐가는 아름다운  뱃길이다.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하였다는 치욕적인 소식을 듣고세상 일에 지친 고산이 더 이상 세상에 발 들여놓지 않겠노라제주도로 가다가 우연히 찾은 섬이 보길도요. 아예 터를 잡아 버렸다.그 뒤 두어 차례 더 귀양도 갔으나 다시 돌아와 살다가 삶을 마친 곳이다. 섬 산세가 아름답게 피는 연꽃을 닮았다 하여 부용동(芙蓉洞)이요,풍광이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지는 곳이라 세연정(洗然亭)이다.'동풍이 건듯부니 물결이 고이 인다. 지국총 어사와..

앵자봉 / 백년성당 천진암 뒷산

앵자봉(鶯子峰 667m) 백년성당 천진암 뒷산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실촌면 (2009.4.25)천진암주차장-청소년야영장 입구-소리봉-박석고개-앵자봉-천진암주차장(4시간)   초록빛 가로수길을 따라 우산리 깊숙이 들어가면 한국천주교 발상지로 백년성당을 짓는 천진암이 있다. 1780년 천주학 신지식을 공부하던 권철신형제 정약전형제 등 젊은 사람들이 모여 공부하던 곳이었다. 이들을 숨겨주었던 절이 천진암이었다. 신유박해 때 이곳에서 공부하던 이승훈 등 여러 사람이 모두 참수되고, 그들을 숨겨준 스님들도 모두 참수되었다. 그 뒤 절은 폐사되고, 그 자리에 천주교회 초기인물들의 묘를 이장하고, 한국천주교 최초발상지를 기념하여 백년성당을 짓고 있다. 과거 유적과 도움을 준 사람들도 기억하였으면 한다.  앵자봉 산..

홍유릉 / 조선의 마지막 왕릉

홍유릉(洪裕陵) 조선의 마지막 왕릉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경춘국도를 타고 가다가 구리를 지나 남양주시청 못 미쳐 금곡동 오른쪽에 홍유릉이 있다. 사람들이 금곡릉이라 많이 부른다. 왼쪽에 있는 홍릉은 조선 26대 왕 고종황제와 명성황후 민 씨의 능이고, 오른쪽에 있는 유릉은 조선 마지막왕 순종황제와 순명효황후 민 씨와 순정효황후 윤 씨가 잠들고 있다. 조선의 마지막 왕릉이요,조선의 최초의 황제릉이기도 하다. 조선이 1897년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하고 왕도 황제로 불러서 능도 그 격에 맞게 황제릉으로 조성을 한 것이다. 서오릉, 동구릉, 헌인릉 등 서울 주변 왕릉과 달리 능을 화려하게 꾸미고자 하였으나 석물은 이국적이고 부자연스럽고 표정이 딱딱하다. 통상 다른 왕릉은 재실이 작고 소박하게 꾸몄는데, 홍유릉..

백봉산 / 산벚꽃 흩날려 아름다운 산길

백봉(589.9m) 산벚꽃 흩날려 아름다운 산길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2009.4.18) 월문리-묘적사-백봉-철탑-고개-수리봉(485)-샘-진곡사-남양주실내체육관-홍유릉-금곡동 (4시간) 선월교에서 묘적사계곡에 들어서니 산벚꽃이 흩날린다. 花無十日紅은 바람에 떨어지는 벚꽃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바람 불어 떨어진 산벚꽃이 나뭇가지 사이로 눈처럼 휘날려 운치가 있다. 묘적사(*)는 이름 그대로, 조용하고 자연스러워 아름다운 절집이다. 울퉁불퉁한 나무를 기둥으로 써서 자연스러운 맛을 담아내려 하였다. 따스한 봄볕에 새순이 한창 나오기 시작하여 산빛이 초록으로 파릇하다. 들꽃들이 대지에 나직이 붙어서 겨우 얼굴을 쏘옥 내민다. 미리 나온 조팝나무 꽃빛은 눈처럼 희고, 솔숲 사이 진달래군락은 천상회원처럼 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