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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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3 지리산 둘레길  전북 남원시 산내면~경남 함양군 마천면, 휴천면 (2009.3.14) 산내면 매동마을(5.8㎞)-등구재(5㎞)-창원마을-금계마을-의탄교-의평마을-서암정사 (3㎞)-벽송사(3.5㎞)-송대마을(3.5㎞)-휴천면 세동마을 (약 20.8㎞. 6시간)     자료 : 지리산길 홈페이지 참조   한반도 남쪽에서 우람한 기세와 장중한 앉음새로 자리 잡은 지리산은 쳐다보기만 해도 압도된다. 오늘은 지리산 자락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지리산을 한 바퀴 도는 300㎞ 전체 구간 중 먼저 길을 연 남원 매동마을에서 함양 세동마을까지 마을과 마을을 굽이굽이 가는 길이요, 산길 들길 논둑길을 걸어가는 그림 같은 길이다. 바람이 불어 갈대는 바람 방향으로 길게 누워 일렁이고, 구름을 이고 있는 지리산은..

섶다리 / 떠내려 가면 또 놓아야 하는 다리

떠내려 가면 또 놓아야 하는 다리 섶다리 강을 건너 마을을 연결하는 섶다리는 섶나무(=작은 나무)로 엮어서 만든 다리인데 기억을 넘어 과거로부터 오고 과거로 가는 추억의 다리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되는 다리가 섶다리다. 이 다리로 장에 가고 이 다리로 학교에 가고, 이 다리로 정든 님이 오가고 애환이 가득한 다리다. 여름에 떠내려가면 다시 이어야 하는 다리. 마을을 이어주고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이다. 가끔 도회지 사람들이 찾아와 출렁출렁거리며 건너는 재미를 준다. 섶다리는 놓기가 어렵고 실속이 적어 점점 찾아보기가 어렵다. 섶다리를 놓자면 평평한 돌을 강둑에 다져놓고(선창 놓기라 함), 다릿발(섶다리의 지지대가 되는 Y자형 다리)을 박은 다음, 다릿발 사이를 이어주는 머기미( 긴 나무에 홈을 ..

겨우살이 / 다른 나무에 붙어 사는 기생나무

겨우살이 다른 나무에 붙어사는 기생나무 과명 : 겨우살이과 분포 : 황해도 이남 개화 2~3월, 결실 가을 용도 : 약용 아버지가 위중한 병을 앓아 힘드시게 보낼 때 겨우살이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구해 드렸다. 그러나 효과도 없이 몇 달을 더 사시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산에 가서 겨우살이를 보면 늘 그 생각이 난다. 겨우살이는 참나무나 버드나무 등 활엽수에 얹혀 기생하며 사는 늘 푸른 나무다. 겨울에 깊은 산에 가면 마른 나뭇가지 끄트머리에 싱싱하게 살아서 푸르게 보이는 것이 '겨우살이'이다. 마치 나뭇가지끝에 새집을 지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겨울에도 푸르다고 하여 동청(凍靑)이란 어쭙잖은 이름을 얻었다. 다른 나무와 경쟁하느라 혼자 살기도 어려운데, 그냥 올라타고 앉아 그 나무의 양분을 빨아먹고 사니 ..

장안산 / 논개의 고장 장수의 명산

논개의 고장 장수의 명산 장안산(長安山 1236.9m) / 전라북도 장수군 (2009.3.7) 무령고개-팔각정-억새밭-장안산-중봉-하봉-갈림길-덕천고개-법연동(8㎞.3시간40분) 장수는 논개의 고장이다. 논개 생가 가는 길도 논개의 호를 따서 의암로(義巖路)요, 논개 사당인 의암사(義巖祠)는 장수읍 대표 공원인 남산공원 호숫가에 자리잡고 있고, 논개를 기려 논개제를 열고 군민의 날로 삼고 있다. 장안산은 논개 생가가 있는 장계면 대곡리 바로 위 무령고개에서 출발한다. 백두대간상에 있는 영취산에서 15분 정도 갈라져 내려오면 무령고개이다. 고갯길을 흙으로 덮어 전에는 없던 동물 이동길을 만들었다. 요즈음은 고갯길을 만들 때 이렇게 동물들이 다니는 길을 만든 곳이 많다. 3월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1000..

논개사당 /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논개사당 의암사(義巖祠)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전북 장수군 장수읍 두산리 (2009.3.7) 대전 통영 간 고속도로에서 장수 IC를 나와 장계면 대곡리 주촌에 논개 생가가 있다. 논개 묘는 생가에서 더 가야 하며, 사당은 읍내에 따로 있다. 장수 삼절(三絶)이 셋이다. 주논개(朱論介)가 있고, 임란 때 모두 도망을 갔을 때 장수향교를 불에서 지킨 향교지기 정경손(丁敬孫) 이 있고, 그리고 세종대왕 때 명정승 황희가 그들이다. 논개사당 의암사는 장수읍내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주변을 말끔하게 꾸미고 사당 앞 호수도 아름답게 단장을 하였다. 사당 입구에는 산수유가 막 피기 시작하였 다. 오래된 일이라 기념관에 기념이 될만한 유물이 적다는 아쉬움이 있다. 논개나 남편..

솟대 / 장대에 세운 나무오리

솟대 장대에 세운 나무오리 솟대는 장대에다 세운 나무로 만든 새(鳥)로 밝은 날 보다 어둑한 저녁에 보면 그 윤곽이 뚜렷하고 살아 움직이는듯 하다. 몇 년 전 저녁 무렵 팔당 부근 한강에서 본 솟대도 기억에 남지만, 저수재산장(예천 단양 사이 고개에 있음) 솟대처럼 높이 있어야 제맛이다. 솟대는 장승과 함께 마을을 지키는 상징물이다. 장대는 천상의 통로요 잡귀를 물리치는 기능을 하는데, 그 통로 위에서 새가 하늘과 교통하는 것이다. 솟대로 쓰이는 새는 까마귀 까치 기러기 갈매기 따오기 오리가 있다는데 보통 오리를 쓴다. 오리라면 물과 가깝고 비를 가져오는 동물로 사람과 가까운 농경문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솟대는 청동기시대부터 있어 왔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에 있는 풍습이다. 삼한(三韓)시대 신을 모..

남한산 벌봉 / 남한산 정기가 서려

남한산성 3 남한산 벌봉(522m) 남한산 정기가 서려있는 산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2009.2.28) 광암정수장-금암산-연주봉-북문-동장대터-벌봉-한봉갈림길-파평윤 씨 묘-산신당-새말입구 광암정수장에서 출발하는 산길은 산성으로 이어진 야산을 따라 남한산성을 오르는 산길이다. 산성 북면을 따라서 가다가 외성인 봉암성으로 나와 벌봉을 거쳐 은고개 쪽으로 내려간다. 영하에서 출발한 아침 기온이 이내 올라 양지쪽엔 물기가 질퍽하다. 아직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기엔 봄기운이 모자라는 듯하다. 남한산성은 조선의 선비정신이 살아있고, 민초들의 애환이 서려있고, 왕조의 고초가 묻혀있고, 불교의 호국정신이 어우러진 유서 깊은 사적이다. 8㎞ 산성을 축성하는 데는 8도의 승군인 항마군이 동원되었다. 이 산성을 도..

운길산-예봉산/두물머리 풍광을 보는 산

예봉산(683.2m) 운길산(610.2m) 두물머리 풍광을 보는 산 남양주시 와부읍,조안면 (2009.2.22) 팔당역-남서릉-예봉산-철문봉(632m)-적갑산(564m)-오거리-운길산-수종사-조안보건지소-운길산역(7시간반) 예봉산과 운길산은 중앙선 전철 개통으로 산행 인구가 많이 늘었다. 두 산을 종주하는 인구도 전보다 많이 늘었다. 이제 이 산도 산길이 패이고 산이 몸살을 앓을 것이다. 발길이 늘어 길섶 나무뿌리는 온몸을 다 드러낼 것이다. 운치가 좋고 조용한 맛에 시간을 조금 더 보태서 찾아오는 산인데 좀 그러하다. 예봉산은 구름 구경이 좋으며, 철문봉은 다산이 걷던 체취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운길산 수종사는 묵객들의 시향을 느낄 수 있으며, 차 한잔으로 목을 축이며 운치있는 두물머리 풍광을 구경할..

청계산-부용산 / 해 질 녘 두물머리 금빛물결

청계산(淸溪山 658.4m), 부용산(芙蓉山 365.9m) 해 질 녘 두물머리 금빛 물결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2009.2.21) 양수역-양서고교-갑산공원-벗고개-송골고개-청계산-형제봉-임도-부용산-용담 IC갈림길-약수터-양수역(도상거리 약 18㎞. 9시간)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을 거꾸로 한 바퀴 길게 돌았다. 용늪언덕 쪽 길엔 이정표가 없어서 길을 잘 아는 동행이 없었다면 들머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멀리 운길산을 건너다보고 북한강 풍광을 내려다 보며 걷는 길은 사색을 하며 걸을 수 있을 만큼 호젓하다. 갑산공원엔 최근에 죽은 배우 최진실 묘가 있다. 그를 기억하는 팬들이 큰 판에 사진을 붙이고 꽃을 묘지 앞에 놓아 추모하고 갔다. 어떤 일이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인지 안타까운 일이다. ..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짧은 기억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짧은 기억 김수환추기경이 2009년 2월 16일 우리 나이로 미수(米壽)에 선종하시고, 용인 천주교성직자묘원에 안장되셨다. 추기경이 돌아가시고 머문 명동 성당에 추모 인파가 몰렸고 또 다시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 어른은 온유하면서도 격동의 세월에는 고난의 무거운 짐을 스스로 졌다. 민주화운동 당시 성당 안에 들어간 사람들을 감싸 안았던 기억이 그 당시 학생이었고, 졸업 후에는 명동성당 부근에서 일하였던 내게는 큰 감동으로 남아있다. 김추기경 말씀을 엮은 책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를 보면 선인(仙人)과 속인(俗人) 얘기가 나온다. 사람(人)이 산(山)에 들면 선인(仙人)이고, 사람이 계곡(谷)에 들면 속인(俗人)이라 하였다. 정치인들을 보고 평소 쓴 소리를 많이 하셨는데,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