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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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리 / 이른 봄 주렁주렁 꽃차례

히어리 이른 봄 주렁주렁 꽃차례 과명 : 조록나무과 학명 : Corylopsis coreana 분포 : 지리산. 경남 남해안, 백운산(광양), 백운산(포천). 광교산(수원) 개화 3월, 결실 9월 2009년 여름, 경기도 포천에 있는 백운산에 갔다가 광덕고개에서 내려오는 산길에서 귀한 식물인 히어리를 보았다. 온난화로 서식지가 위협받는 멸종위기 식물로 학명에 coreana가 들어가 있는 우리나라 특산 식물이다. 그곳 히어리는 가장 북한계선에서 사는 히어리일 것 같다. 히어리는 전남 순천에서 처음 발견하였는데, 인근 주민들이 뜻을 알 수 없는 사투리로 '히어리'라고 한 것이 정식 이름이 되었다. 받침과 턱잎은 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 특징인데, 마치 밀랍을 먹인 것 같아 납판화(蠟瓣花. 밀:납, 외씨:..

쑥 / 봄 향기 나물

쑥봄 향기 나물      쑥은 봄 향기의 대표 나물이다. 흔하다고 하지만 찾아 나서면 귀한 풀이다. 어머니가 우리 집에 머물면서 주변을 산책하시다가 거의 매일 쑥을 뜯는다. 먹는 쑥은 4월에, 약으로 쓰는 쑥은 독이 오르기 직전 단오쯤에 뜯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아직은 어리다. 쑥을 3년만 먹으면 속병을 고친다며  몸이 불편하신데도 부지런히 뜯는다. 내가 앞서 나가도 쑥만 보이면 앉아서 쑥을 뜯느라 오실 줄 모른다. 쑥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는 거친 땅이나 매우 어지럽거나 못 쓰는 땅을 비유적으로 쑥대밭이나 쑥밭이라 한다. 쑥대란 쑥의 대, 즉 줄기를 이르는 말이다. 쑥은 토양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잘 큰다. 어디서나 쑥쑥 잘 자라 쑥이다. 쑥이 메마른 땅에서 잘 자라는 이유는 잎 뒷면에 털이 있어 통..

별꽃 / 은하의 별처럼 빛나는 들꽃

별꽃 은하의 별처럼 빛나는 들꽃 이른 봄 풀밭에 가면 하얀 별꽃을 만날 수 있다. 쑥이나 냉이와 같이 나지막하게 핀다. 해(日)가 하늘에 낳은(生) 것이 별(星)이라면, 해가 땅에 내린 꽃이 별꽃이다. 별꽃은 해가 낳은 꽃이다. 우주는 천억 개의 은하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은하는 3개뿐이지만, 은하마다 1조 개의 별을 품고 있다. 별꽃은 풀밭에 나서면 은하의 별처럼 빛나는 들꽃이다. 밝기가 급작스럽게 수 만 배 밝아지는 별을 신성(新星)이라 한다. 별꽃은 추운 겨울을 나고 봄볕에 신성처럼 다가온 꽃이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별이 반짝이듯, 초록 풀밭에서 별꽃은 더 빛난다. 옛사람들은 별꽃을 가까이 하였다. 별꽃 어린 잎과 줄기를 된장국에 넣어서 먹으면 산모의 젖이 잘 나오고 산후회..

큰개불알풀 / 열매가 개 불알을 닮아

큰개불알풀 열매가 개 불알을 닮아 큰개불알풀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3.12) 개불알풀속은 열매가 개 불알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다. 산수유가 꽃망울을 막 내밀 무렵 개불알풀속 꽃이 미리 가냘픈 꽃대를 내민다. 집 근처 공원에 나갔더니 별꽃과 큰개불알꽃이 봄을 맞으러 진작 나와 있었다. 개불알풀속은 개불알풀이 있고 큰개불알풀이 있는데, 개불알풀은 꽃이 분홍빛이고 지름이 5㎜ 정도로 작은데, 큰개불알풀 꽃은 청색이고 꽃의 지름이 10㎜ 정도 되어서 구분할 수 있다. 개불알이라는 이름을 부르기 뭣하여, 요즘음은 '개불알풀'을 '봄까치꽃'이라고도 부른다. 봄까지만 꽃이 피고 여름이 오기 전에 서둘러 열매를 맺는다고 '봄까지꽃'이 '봄까치꽃'으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있다. 또 난초과의 복주머니란이 있는..

산에서 행복해지는 방법

산에서 행복해지는 방법 산에 가면 행복하다. 새소리를 듣거나, 막 돋아나는 연초록빛 잎을 보거나, 나무에서 떨어진 가랑잎을 밟거나, 펑펑 온 눈을 밟거나, 산길을 걸으면 마음이 맑고 편안하다. 산에 들면 일상의 잡념이 멈춰서는 정신의 숙면처이다. 산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은 참으로 많다. 도토리를 몇 알 땅에 심고 온다. 큰 나무를 가슴 가득 안아본다. 바위나 땅에 누워 하늘을 쳐다본다. 가만히 귀 기울여 새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는다. 눈을 감고 물소리를 듣는다. 나뭇잎을 쓰다듬어 향기를 맡아본다. 바람에 스치는 꽃향기를 맡는다. 꽃에 드나드는 벌 나비들 춤을 감상한다 겨울눈에서 나오는 새싹을 본다. 산을 막았다 여는 구름 속에 서 있는다. 풍경 좋은 산길에서 좋은 경치를 본다.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빛을 쳐..

연리목 4. 사랑도 인연으로 만나는 것

연리목 4. 사랑도 인연으로 만나는 것 뿌리가 다른 두 그루의 다른 나무가 자라면서 서로 마주 닿아 마치 한 나무에서 자란 것처럼 보이는 나무를 사랑나무라 한다. 생물학적으로 말하면 나무가 생장하면서 수형이나 바람 등 외부 영향으로 가지 등이 맞닿아 접촉 부분에서 비슷한 경우 서로 가지를 파고들어 한 몸으로 거듭나게 된다. 가지가 만나면 연리지(連理枝), 나무줄기가 만나면 연리목(連理木), 나무뿌리가 만나면 연리근(連理根)이라 부른다. 사랑은 몇 겁의 인연으로 만나는 것이다. 사랑은 따뜻한 나눔이고 관심이다. 사랑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각자의 세계를 가지고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진정 사랑이다. 사랑은 연결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다. 매일매일 지속한 정성스러운 노력이 있었기에 사랑은 이루어진다. 사..

얼룩무늬 껍질 나무

얼룩무늬 껍질 나무나무껍질은 나이를 말해준다  얼룩은 본바탕에 다른 빛깔의 점이나 줄이 섞인 자국이고, 무늬는 본바탕에 다른 빛깔의 점이나 줄이 섞인 무늬다. 그런 두 가지를 합한 얼룩무늬는 본바탕과 다른 자국을 무늬로 들여온 것이다. 동물이나 식물에는 그런 것들이 여러 종 있다. 얼룩말이나 얼룩소는 대표적인 얼룩무늬 동물이고, 개도 얼룩무늬 품종이 있다. 위장을 하기 위한 것이 있고, 실용의 용도도 있다. 얼룩말의 줄무늬는 피를 빠는 말파리의 눈길을 끌지 않는 무늬이다. 얼룩말의 태아는 검은 피부인데 출산 전에 흰 줄이 나타난다.      식물에도 얼룩무늬가 있다. 얼룩무늬 잎도 있지만 나무껍질에서 얼룩무늬를 찾아보았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모과나무는 나무에 달리는 참외란 뜻인 목과(木瓜)가 모과가 되..

노각나무 / 사슴뿔나무

노각나무 껍질이 갓 돋아난 사슴뿔 같다는 나무 우리나라는 다른 온대 지역 국가들보다 많은 식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지구 빙하기가 한반도를 비켜 지나가서 다양한 종들이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었고, 우리 자연환경도 그러한 다양성에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백산 부근과 남부지방 산에 가서 우리나라 특산종인 노각나무를 만났다. 학명(Stewartia Koreana)이나 영문명(Korean Stewartia)이나 모두 '한국'임을 표기하는 고유종이다. 소백산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지리산까지 볼 수 있다는데, 우리가 갔던 월출산이나 천관산도 그 연장선상이다. 노각나무는 차나무과로 낙엽 지는 큰 키 나무다. 껍질이 마치 갓 돋아난 사슴뿔 같다는 뜻인 녹각(鹿角)나무가 노각나무가 되었다. 껍질을 보면 왜 ..

모과와 명자

모과와 명자 모과와 작은 모과 사람들이 과일을 다 좋아하지만, 과일 중에서 대접을 받지 못하고 못난이라고 말하는 과일이 모과이다. 그래도 요즈음에는 잘 키우는지, 품종을 개량하였는지, 못난이 모과가 많이 없어졌다. 수요가 적으니 많이 심지는 않는 편이다. 모과는 나무에 달린 참외란 뜻인 목과(木瓜)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듯 참외처럼 노랗고 향긋하다. 그래서 결실의 계절이 지나면 집안 한편에 따로 두고 향을 음미하는 과일이 모과이다. 모과나무와 비슷한 열매가 달리는 나무가 명자나무다. 열매를 명사자(榠樝子)라 하는데 줄여서 명자가 되었고, 나무이름이 되었다. 두 나무 이름은 모두 열매에서 유래되었다. 명자는 꼭 모과처럼 생겨서 작은 모과라 부른다. 모양으로 구분하자면 모과가 좀 길쭉하고, 명자는 사과 모양으로..

빗자루병이 든 벚나무

빗자루병이 든 벚나무 빗자루병이 든 벚나무 / 청량산 (경기도 광주. 2020.2.13) 나무가 새싹으로 자라는 나무는 10%도 안 되고, 다시 큰 나무로 자라는 것은 1%도 안 된다고 한다. 땅에 뿌리를 박고 나와도 많은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 초식 곤충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가뭄과 홍수와 산불이 일어나 죽기도 하고, 대기 오염에 의한 지구온난화 등으로 사는 환경이 열악해지는 데다가 주변 나무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거기에 병이 생기면 치명적이다. 산에 오르다가 보면 나무줄기 옆으로 잔가지가 한꺼번에 많이 난 산벚나무를 드물게 볼 수 있다. 빗자루병이라 하여 가지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고, 가늘고 길게 뭉치로 많이 뻗어 나왔다. 빗자루 모양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으로, 곰팡이 병원균에 감염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