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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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상고대 / 겨울이 선물한 서리꽃

덕유산 상고대 겨울이 선물한 서리꽃 전북 무주 (2020.1.29) 덕유산(德裕山. 1614m)은 2개 도, 4개 군에 걸쳐 펼친 산이다. 정상인 향적봉에서 남덕유산(1507m)에 이르는 산세는 산 이름대로 크고(큰 덕 德) 넉넉(넉넉할 유 裕)하다. 중봉에 올라서 덕유평전을 내려다 보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중하고 광대하다. 이 큰 산에 봉우리와 골짜기는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지 종주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감탄을 한다. 지금은 그 깊은 산골에 길이 뚫리고, 향적봉 바로 아래에 있는 설천봉까지 곤돌라가 올라가서 정상에 오르기가 쉽다. 겨울이 끝날 즈음 상고대를 보러 길을 떠났다. 상고대는 나무나 풀에 서리가 들어붙어 눈이 내린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다. 기온이 영하 이하로 내려가고, 바람이 불지 않은 고산지대에서..

신촌 대학탐방길 / 서울 신촌에 있는 대학을 이어 걷기

신촌 대학 탐방길 서울 신촌에 있는 대학을 이어 걷기 신촌역(2호선)-서강대 정문-노고산-서강대 동문-이화여대 정문-이화여대 후문-연세대 동문-연세대 정문-신촌역(2호선) (2020.1.21. 6.6㎞. 2시간) 젊음과 면학의 요람인 캠퍼스를 이어서 걷는 것도 즐거운 걷기 행보다. 신촌 부근에 있는 학교는 서강대, 이화여대, 연세대 캠퍼스이다. 신촌은 지금도 교통의 요지이지만 조선시대부터 잘 알려진 곳이다. 조선초 정종이 태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머물렀던 곳이 연희궁(延禧宮)이었고, 그 지역 연희방에 새로이 터를 잡은 마을인 새터말이 있었다 하여 신촌이 되었다. 신촌에서 남쪽으로 가면 마포(麻浦)이다. 마포는 조선시대부터 한강 나루터의 하나로 삼개라 불렀다. 이를 한자로 옮겨 마(麻=삼) 포(浦=개)가 ..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2)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⑭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2)   - 전남 강진 다산오솔길에서 (2020.1월)    ▼ 동백나무 (차나무과)추운 겨울에 꽃이 피는 나무란 뜻으로 동백(冬栢)이라 한다.  백(栢,柏)은 측백나무나 잣나무를 가리키는 글자지만 다른 나무 이름에도 널리 쓰인다.     ▼ 황칠나무 (두릅나무과)옻칠은 적갈색인데, 황금빛이 나는 황칠이 있다. 나무진으로 황칠을 할 수 있는 나무다. 남해안이나 섬에서 나는 늘푸른나무로 아름드리로 크게 자란다.    ▼ 가시나무 (참나무과)가시나무는 참나무과인데 늘 푸른나무다. 왕의 행차에 앞에서 깃대를 매는 긴 막대를 가서봉(哥舒棒)이라 하는데, 가시나무를 가서봉을 만들 때 흔히 사용하여서 그 이름이 가서목-가서나무-가시나무로 변한 것으..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1)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⑬  겨울, 전남 해안지역 나무 (1)  - 강진 무위사, 월출산 경포대계곡, 해남 녹우당 (2020.1월)  겨울에 전남 강진,장흥,해남 일원을 여행하였다. 원래 따뜻한 남쪽지방이지만 올해는 겨울이 춥지 않아 더 따뜻하였다. 남쪽지방은 아무래도 중부지방 보다는 겨울 기온이 5~6도 정도는 높아서 여행하기도 좋지만 상록수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춥기 전에 겨울 옷을 사고 문풍지를 바르고 연탄을 드여놓듯, 나무도 춥기 전에 물기를 세포와 세포 사이로 옮기고 당분을 농축시켜 세포내 점도와 혼합도를 증가시켜 쉽게 어는 것을 방지한다. 올해는 추운 겨울이 없었기에 나무도 한시름 놓을지도 모른다. 꽃샘 추위가 닥치면 사람이 적응하기 어렵듯 나무도 마찬가지다. 여행을 다니..

다산오솔길 / 다산초당에서 백련사까지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⑫ 다산오솔길다산초당에서 백련사까지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2020.1.14)   다산오솔길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 온 지 8년째인 1808년 외가 쪽 먼 친척뻘인 해남 윤 씨 윤단이 터를 잡아 주었다. 만덕산 아래 귤동마을에 있는 산정에 다산초당을 꾸몄다. 강진에 온 지 네 번째 거처이다. 정약용은 만덕산의 다른 이름인 다산(茶山)을 호로 삼았다. 다산초당 주차장에서 다산초당을 거쳐 백련사까지 걷는 길은 왕복 3.6㎞ 거리다. 길은 짧지만 아기자기하다.  다산초당 가는 길은 나무뿌리가 얼기설기 발을 뻗고, 나무는 우거져 대낮에도 그늘이 짙다. 초당 가는 길가에 무덤은 윤단의 손자이면서 다산의 제자였던 윤종진의 무덤이다. 동자석 2기가 앙증스러운 표정으로 ..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 / 고산 윤선도와 공재 윤두서의 자취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⑪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고산 윤선도와 공재 윤두서의 자취 전남 해남군 (2020.1.14)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은 해남 윤 씨 어초은공파 녹우당 집안의 유물을 전시하는 곳이다. 국보인 윤두서 자화상, 보물인 고화첩, 종가문적, 노비문서가 대표적이다. 이곳을 대표하는 사람은 고산 윤선도(孤山 尹善道 1587-1671)와 공재 윤두서(恭齋 尹斗緖 1668-1715)이다. 공재는 고산의 증손자이고, 제사를 폐했다고 천주교 박해의 대상이 되어서 순교한 윤지충(尹持忠 1759-1791)은 공재의 증손자이다.  윤선도는 서울 명동에서 태어났다. 양주에 별장이 있었는데, 홍수가 나도 별장이 있던 재산은 섬처럼 홀로 남아 사람들은 이 산을 고산(孤山)이라 했다. 지금은 남양주..

녹우당과 비자나무숲 / 해남 윤 씨 종가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⑩ 녹우당과 비자나무숲해남 윤 씨 종가전남 해남군 해남읍 연동리 (2020.1.14)  녹우당 (해남 윤 씨 종가). 은행나무는 1516년에 심었으니 500년이 넘었다   해남 가학산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머물고 해남 윤 씨 종가 녹우당으로 향했다.  해남읍에서 대흥사 방면으로 가다가 보면 길 왼쪽에 고산 윤선도 유적지 간판이 보인다. 너른 들판에 간판이 없다면 그 안에 고택이 자리 잡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사랑채 이름이 녹우당(綠雨堂)인데, 집 뒷산에 우거진 숲이 바람에 흔들리면 쏴 하고 푸른 비가 내린 듯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봉림대군이 효종으로 즉위하자 왕세자 때 사부였던 고산 윤선도(1587-1671)를 위해 수원에 집을 지어주었다. 효종이 죽자 윤선도는 고..

영랑생가 /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인 영랑 김윤식 생가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⑨ 영랑생가'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인 영랑 김윤식 생가 전남 강진군 남성리 (2020.1.13)     영랑생가  / 전남 강진   영랑생가는 우리나라 대표 서정시인이자 항일 민족지사인 시인 영랑 김윤식(1903~1950)의 생가다. 강진군청 왼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영랑생가가 보인다. 강진 사람들은 영랑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영랑 슈퍼, 영랑 설비 등등, 곳곳에 영랑이 들어가는 이름이 남아 있다. 영랑생가에 들어서면 큰 은행나무가 있고, 겨울이라 앞마당에 모란은 지고 없고, 바로 옆에 그의 명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비가 서 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매끄럽고 세련된 시어이고, 그 선은 굵고 강렬하다. 안채로 들어가면 ..

사의재 / 다산 정약용 강진 첫 유배지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⑧ 사의재(四宜齋) 다산 정약용 강진 첫 유배지 전남 강진군 강진읍 동성리 (2020.1.13)    다산 정약용은 사학(邪學. 천주교)에 물든 죄인이라는 죄명으로 강진에 유배되었다. 그때가 정조가 죽고 순조가 즉위한 1801년이었다. 경상도 장기로 유배되었다가 조카사위인 황사영 백사 사건에 연루되었다 하여 한양으로 압송되어 취조를 받았으나 혐의가 없자 강진으로 유배된 것이다. 아무도 그를 죄인이라고 상대하지 않으려 했는데, 강진 동문 밖 주막집 노파가 방 한 칸을 마련해 주었다. 그 집이 다산의 강진 첫 유배지가 된 것이다. 그 뒤 1805년에는 강진읍 보은산 고성암의 보은산방으로, 다시 1806년 가을에는 이학래의집으로, 1808년에는 귤동마을 다산초당으로 옮겼다. ..

천관산(723.1m. 장흥) / 기암과 억새능선이 장관

2020 강진, 장흥, 해남 ⑦ 천관산(天冠山. 723.1m) 기암과 억새능선이 장관 휴양림-구정봉-환희대-연대봉-환희대-지장봉-휴양림 이동거리 7.4㎞. 이동시간 3:16 휴식시간 0:29. 계 3:45 전남 장흥군 관산읍 (2020.1.13) 천관산 (전남 장흥) / 환희대에서 천관산은 우리나라의 정남진 장흥에 있는 산이다. 기암 봉우리와 정상의 억새 능선이 장관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산을 '큰산'이라 부르는데, 이 큰산은 바다와 맞닿아 그 모습이 변화무쌍하다. 천관(天冠)이라 부르는 것은 산이 부처님이 쓴 보관을 닮아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하고, 관처럼 생긴 바위들이 하늘에 닿을 정도로 높다고 그렇게 부르기도 한다. 산 들머리를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오르는 산세가 다르다. 장천재에서 연대봉으로 바로..